난 잘 지내고 있어요 - 밤삼킨별의 at corner
밤삼킨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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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도 잡지 ‘PAPER’에 연재된 글을 묶은 책을 읽은 적이 있어요. 마음을 위로하고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글과 사진이 오래 기억에 남았죠. 발삼킨별의 <난 잘 지내고 있어요> 역시 PAPER 14년간 연재한 앳코너, at corner’를 엮은 책이라고 하는데, 같은 느낌으로 기억되는 걸 보면 그 잡지마저 너무나 궁금해지네요.

책은 조금은 독특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편엽서처럼 느껴지는 표지를 열면 겨울 다시 나에게로라는 감성 에세이를 만날 수 있고요. 별삼킨별의 작품을 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왠지 익숙하게 느껴질 사진표지를 열면 봄 다가서다’, 여름 두근거리다’, 가을 달래다로 이어지는 사진 에세이를 만날 수 있어요. 저는 겨울에 태어나기도 했고, 지금이 겨울이라 그런지 감성에세이부터 읽게 되었네요. 홋카이도 여행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홋카이도에서 쌓았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나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왠지 올 한해도 무심결에 지나 보낸 거 같은 저에게 잘살고 있지 않은 우리 모두의 하루를 응원한다는 말은 힘이 되어주기도 하네요.

그리고 조금 더 오래된 시간을 일깨워주는 듯한 사진 에세이. 문득 영원히 함께일 것이라고 믿었던 그 시간을 함께한 사람에게 잘 지내냐고 마음으로라도 물을 생각이 없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들을 돌아보면, 참 좋았는데도 왜 아직도 그런 여유는 생기지 않는 것인지..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렇게 따듯한 마음으로 이렇게 다정한 글을 쓸 수 있는 별삼킨별님이 부럽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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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자답 : 나의 일 년 - 질문에 답하며 기록하는 지난 일 년, 다가올 일 년
홍성향 지음 / 인디고(글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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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그저 흐르고 있는데, 우리는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죠. 하루라던가, 일주라던가, 한달이라던가, 일년이라던가아무래도 일년이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한 살을 더 먹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언제부터인가 연말이 되면 그래서 더욱 씁쓸해지곤 합니다. 왠지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채 허송세월한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그런 제 마음을 다잡아주는 책을 만나서 2018년의 마무리는 조금 다를 거 같습니다. 바로 라이프 코치홍성향의 <자문자답 나의 일년>인데요. 그냥 일년을 되돌아보는 것보다, 다양한 질문을 가지고 돌아보니 생각보다 좋은 일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내가 정성을 다한 것()은 무엇인가요?”, “올해 내가 가장 자주 애용한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올해 가장 신나게 놀았던 기억은 언제인가요?”, “올해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라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누구로부터 어떻게 사랑받았나요?” 이런 질문들의 답을 생각하다 보니, 기억 저 편에 미뤄뒀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요. 생각해보면 나름 열심히 해온 것도 있었고, 소소하지만 성과도 있었고 말이죠. 물론 답하지 못한 것들도 꽤 있었지만, 곰곰이 생각하다보면 다 채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작은 조각들을 모아 올해를 바라보니, 그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이렇게 파트1이 끝나면 내년을 준비하는 파트2가 나옵니다. 내년에 나는 어떤 모습이고 싶은지 고민하고 계획하고 그렇게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서 내년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게 도와주죠. 물론 계획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계획을 현실로 가져오려는 꾸준한 노력은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부록으로 매달 현재의 나’, ‘프로젝트 관련 평가’, ‘다음 달의 계획과 다짐으로 구성된 나의 한 달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겠죠. 내년 이 때 즈음에는 이 책을 다시 펴들고, 다음 해를 구상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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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 - 아직도 망설이는 당신에게 스펜서 존슨이 보내는 마지막 조언
스펜서 존슨 지음, 공경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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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을 처음 봤을 때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공항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을 때였어요. 청소년 버전이어서 그랬겠지만, 표지만 보고 동화인가? 아니면 치즈에 대한 이야기인가? 이런 고민을 하며 집어 들었죠. 사실 제가 워낙 치즈를 좋아해서… ^^; 짧은 우화이기에 더욱 많은 것을 스스로 생각해보게 되었던 책이었어요. 스니프와 스커리라는 두 생쥐와 헴과 허라는 꼬마인간에게 나타난 치즈, 그들에게는 무한한 행복이었죠. 마치 번영이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믿었던 많은 문명처럼 말이죠. 하지만 어느 날 그 치즈가 사라지고 그 상황에서 대처가 달라지게 됩니다. 물론 책을 읽을 때는 저 역시 끝까지 고민하고 치즈를 찾으러 떠나지 못하는 헴이 답답했어요. 하지만 저 자신을 가만히 돌아보면 저 역시 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할 것 같은 불안함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이 우화를 더욱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후속작 <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는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이 시리즈의 저자인 스펜서 존슨에게도 끝까지 남아있던 헴에게는 어떤 일이 생겼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질문이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그는 거기에 대한 답으로 이 책을 집필하였고, 출간을 준비하던 중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의 유작이자 변화에 대해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헴의 입장에 완전히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먼저 길을 떠난 허의 도움마저, 자신이 알던 그 치즈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하던 헴은 결국 굶주림을 이겨내지 못하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나게 되는데요. 헴이 겪는 본능적인 거부감과 혼란이 너무나 이해가 되고, 그래서 과거의 신념은 우리를 새 치즈로 이끌지 않는다라는 친구 허의 메시지에도 퉁명스럽게 반응하는 헴이 당연하게 보였죠.

꽤 오래 전에 전작을 읽을 때는 헴이 참 답답해 보였는데, 이제는 저 역시 헴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인식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헴이, 마치 소크라테스와 같은 인간소녀 호프를 만나게 되면서, 그리고 자신을 가두고 있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자신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달으면서 이야기의 흐름은 변화하게 되는데요. "우리는 우리의 신념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신념을 선택하는 장본인이다.", 이 말이 정말 의미있게 다가오더군요. 아마 그냥 이 말을 봤다면, 그냥 또 하나의 명언이구나 할 수 있었겠지만, 우화와 함께 읽다 보니 그 의미가 더욱 명확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헴이 갖는 또 하나의 의문이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는 어쩌면 헴이기에 깨달을 수 있었던 지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 내가 헴과 비슷한 사람이라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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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이유 아우름 32
류승연 지음 / 샘터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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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마중물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중에 중도장애인 즉 후천적 장애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거의 90%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장애인이 마치 우리와 다른 존재인 것처럼 인식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전에 간단한 퀴즈 같은 것을 통해서 장애인에 대한 저의 시각을 돌아볼 수 있었는데요.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이, 어려움에 처한 장애인을 보면 도와줄 것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택해야 할 행동은 먼저 장애인의 동의를 얻는 것이었어요. 어쩌면 제가 갖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역시 시혜적인 입장이 아닌가 해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류승연 역시 장애가 벼락처럼 찾아왔다고 해요. 39여년이 넘는 삶에 찾아온 아이의 발달장애, 하지만 장애인이든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이든, 모든 것이 그저 조금 다를 뿐 여전히 그들의 삶이더군요. 저 역시 이런저런 질병을 갖고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겉으로 티가 난다고 해서 그들에게 쏟아지는 무차별적인 시선들이 그들을 더욱 사회 속으로 나오지 못하게 만드네요. 그냥 그들이 가진 장애 역시 하나의 특성으로 생각하는, 장애인의 가족 역시 자신들의 방식과 속도에 맞는 행복이 있다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그래서 더욱 마음 깊이 와 닿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그러네요. 저 역시 장애를 동정의 대상 혹은 극복의 대상 아주 극단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들 역시 비장애인처럼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부터 해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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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이야기
팜 제노프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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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조차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기차에 실어 집단 수용소로 보냈다는 나치의 만행과 그런 나치의 감시를 피해 유대인들을 독일 서커스단에서 보호해주었다는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고아 이야기> 공중곡예를 하는 모습이 표지에 등장하는 것처럼 곡예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노아와 서커스단에 은신하며 그녀를 가르치는 아스트리드가 축이 되어 이야기를 끌고 나갑니다.  

전쟁이라는 단어와 소용돌이라는 단어는 정말 잘 어울리죠.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두 여성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사랑하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아스트리드, 그리고 독일인의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버림받은 노아이기 때문이죠. 노아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유럽의 모습은 참 놀라우리만큼 비극적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선택할 수 없는 것을 이유로 배척당해야 하는 세상이라는 것도 그러하고, 그런 것에 너무나 무감각해져 있는 대중의 모습도 그러합니다. 가족에게 버림받더라도 지키고 싶었던 아이마저 잃은 노아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살아가던 것도 너무나 이해가 되죠. 그런 노아를 일깨운 것 역시 아이의 울음소리였죠. 순수 아리아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신의 아이를 빼앗겼던 노아가 구해낸 것이 유대인의 아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혼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어길 수는 없었지만 그녀에게 도망가라고 권하던 잉그리드의 남편 역시 생각보다 기억에 남더군요. 유명한 서커스 가문을 이은 잉그리드라는 그녀의 이름까지 아스트리드로 바꿔서 숨겨주는 서커스 단장 노이호프까지 물론 주변 인물에 대한 묘사는 많지 않았던 것, 아무래도 두 여인의 시점이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흘러가다보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좀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시대의 아픔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비극적인 전쟁에서 더욱 치열하게 서커스를 해나갔던 사람들의 모습 역시, 전쟁의 짙은 그림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요. 오랜 시간이 흘러서도 노아의 흔적을 찾던 아스트리드에게 마법처럼 그녀가 나타나기를 바랐지만, 그랬다면 여운이 좀 덜했을까요? 억지로 만들어내는 해피엔딩을 싫어하지만, 이상하게 그런 바람이 싹텄던 것은 그 시대가 너무나 아팠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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