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클라스 : 국가.법.리더.역사 편 - 불통不通의 시대, 교양을 넘어 생존을 위한 질문을 던져라 차이나는 클라스 1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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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서 방영되는 차이나는 클라스 질문 있습니다라는 방송은, 자신의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과 차이나는 실력을 갖춘 강연자와 질문을 통해 소통을 하는 쌍방향 토론식 수업이라고 합니다. 저는 전신이었다는 차이나는 도올은 몇 번 챙겨본 기억이 있는데, 이 방송은 잘 몰랐던 거 같아요. 그래서 국가, , 리더, 역사분야의 9명의 강연자와 함께 시작하는 책 <차이나는 클라스>를 통해 이 방송까지 알게 되어서 다행스럽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예전에 인쇄물로 먼저 만났고 이제는 책으로 소장한 황석영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광주항쟁의 의미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물론 좋았지만 말입니다. 광주항쟁을 기록한 이 출판물이 제대로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는 것이 어렵기에, 일단 출판을 해놓고 책이 복사물로라도 제대로 퍼져나간 것을 확인하고 기록자인 황석영과 출판사 사장이 자수를 했다니, 그 시대의 불안함이 느껴지는 거 같았습니다. 제가 대학 시절에 접했던 그 인쇄물의 의미까지도요. “그러니까 우리가 잊지 말고, 기억하고, 진실을 밝혀내고, 용서하고, 같이 삽시다.”라는 황석영님의 메시지 역시 참 좋았는데요. 이는 광주항쟁을 넘어 우리나라의 근 현대사에 접근하는 방식이 되어야 할 거 같았어요. 참 이상하게도 그 모든 단계를 넘어 바로 같이 삽시다로 가려니 삐걱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권력이 시민에게 법률 준수를 요구한다면 시민은 헌법을 만들어서 권력에게 헌법과 법률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것", 헌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이국운과 함께 하는 강의도 참 좋았는데요. 분명 국가의 근간이 되는 최고법이라고 배운 것이 헌법인데, 잊혀져 있었던 느낌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촛불집회 때 다시 한번 헌법에 관심을 갖고 이런 저런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를 잘 정리해준 느낌이고, 헌법을 나라의 영혼이라고 비유한 것 역시 공감이 되네요. 영혼과 육체가 일치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영혼은 진정한 내면이고, 어떠한 지향점처럼 느껴지니까요. 그래서 다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헌법을 읽어보라는 제안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저는 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혹은 도서관을 꼭 방문해보곤 했는데요. 앞으로는 그 나라의 헌법을 먼저 읽고, 가봐야겠어요.

그리고 소외된 약자를 위한 변호사인 박준영의 강의에서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이슈로 진정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들을 덮어버리는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었고요. 인구학 박사인 조영태의 강의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고민하고 있는 인구문제에 대한 분석과 대책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생각해볼 수 있는 대책으로 나왔던 것들이 상당히 과감했고, ‘1국가 2인구 체제는 황당함을 넘어 위험하게 다가오기도 했지만요. 되돌아보니 이런 구상을 할 정도로 인구문제가 심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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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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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타임루프라는 소재를 이용한 영화나 소설이 계속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이 소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 수 있는데요. 이번에 읽은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도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타임루프 물입니다.

해리는 태어난 날과 장소 역시 그의 운명을 암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게, 1919 11일 기차역 화장실에서 태어나는데요. 그와 같은 운명을 가진 사람들, 즉 필멸의 인간에 대척 점에 서있는 그들을 우로보란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매번 반복되는 출생 그리고 같은 질병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해리는 자살을 선택한 적도 있고, 자신의 운명을 누설했다가 불행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그러다 그들의 운명을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이고,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크로노스 클럽을 통해서 조금은 안정된 삶을 반복하여 살아가게 됩니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을 탐닉하기도 하지만, 어느새 지쳐가고 있다고 할까요? 그렇게 열한 번째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던 해리에게 한 소녀가 나타납니다.

천 년 후 미래에서 그에게로 세계가 끝나고 있고 우리는 종말을 막을 수 없어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던 소녀를 보며 해리의 기력이 떨어져 끝까지 할 수 없었던 말 왜 그게 중요하지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같은 운명을 갖고 있다면, 그랬을 거 같았거든요. 그리고 다시 반복된 생에서 자신에게 전해진 메시지를 단초로 삼아 탐구를 시작하는 것까지 공감이 가기도 하고요. 주인공에게 몰입이 잘 되어서 그런지 더욱 재미있게 읽기도 했지만, 세계 3 SF문학상 중에 하나이자 신인들의 등용문으로 알고 있는 좀 캠벨 기념상의 수상작답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더군요. 미래를 조작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고자 하는 크로노스 클럽과 반대의 입장에 선 빈센트 랜키스와의 대립 역시 흥미로웠고요. 엑스맨에서 프로페서엑스와 매그니토처럼 그들의 입장차이 역시 충분히 이해가 가능했고요. 해리가 마지막 선택을 하고, 빈센트에게 건네던 말 우리는 신이 되지 않을 거야, 자네도 나도.”라는 말이 뻔한 결말처럼 다가오지 않는 이유 역시 거기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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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중남미 1 올라 중남미 1
권선흥 지음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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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요. 책에서 많이 봤던 고대 문명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영화 속에서 본 뜨거운 태양과 강렬한 색감 그리고 그에 못지 않게 열정적인 사람들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물론 월드컵과 클럽경기에서 엄청난 플레이를 보여주던 축구선수들도 떠오르고, 또 공권력보다 강한 권력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마약카르텔이나 갱조직이 생각나기도 하죠.

하지만 이번에 <올라 중남미>를 읽으며 또 다른 이미지를 더하게 되었네요. 중국, 중동 그리고 중남미를 합쳐 부르는 ‘3중시장이라는 것이죠. 이 책의 저자인 권선흥은 KOTRA에서 30여년 이상 근무하며, 중남미 문화를 알고 비즈니스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기업가들이 중남미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중남미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말미에 중남미 생활현장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역시 정말 흥미진진했어요. 그 중에 소나무숲이 잘 조성된 골프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최적의 환경에서 커온 자연송이를 그 나라 사람들은 알아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 것을 알아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진 한국인 골퍼들이 자연송이를 채집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쩌면 중남미의 비즈니스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우선 이름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데요. 마치 산수공식처럼 외워야 하는 이름의 구조, 그리고 포르투칼어를 사용하는 브라질 같은 경우에는 다른 형태를 갖고 있기도 하고요. 저는 저와 다른 문화권에서 오신 분과 통성명을 하게 되면, 어떻게 부르는 것이 좋은지 물어보곤 하는데, 이렇게 미리 조합의 방식을 알아두면 더욱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음식에 대한 설명이 이어질 때는, 아르헨티나식 소고기 요리라는 고유명사이기도 한 아사도가 궁금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굽기 정도를 외워두기도 했어요. 그런데 상대의 음식을 즐기는 것 역시 그들의 호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일이니, 미리 살펴두었다가 잘 어우러지며 분위기를 좋게 하는 것이 좋겠네요.

책을 읽다 보면 중남미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는데요. 중남미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로는 카르페디엠’, ‘체념의 미학’, ‘가족주의같은 것들이 있었어요. 이 중에 카르페디엠은 어쩌면 우리가 잘 알고는 잇지만, 생활 속에 녹여내기 힘든 것일 수도 있어요. 책에서 나온 설명 그대로, 한국인의 입에서는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라는 노랫가락이 아니라  잘 살아보세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으니까요. 가족과의 시간을 중시하는 것 역시 그러하고요. 이를 우리와 틀리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기본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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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8-07-31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 남미에서 일년 살기를 목표로 스페인어 공부 중인데, 꼭 읽어봐야겠네요:)
 
강원국의 글쓰기 - 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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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에 이어 나온 <강원국의 글쓰기>글쓰기 3부작이 완성되었습니다. 저자인 강원국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활동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팟캐스트와 방송에 나온 것을 보고 너무나 재미있어서 읽게 되었던 대통령의 글쓰기는 두 전 대통령의 일상까지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그리고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로 방점을 찍는 이 책을 읽게 되었네요. 글쓰기에 워낙 관심이 많아서 강원국과 백승권이 함께하는 글쓰기 바이블이라는 팟캐스트를 듣기도 하지만, 이렇게 책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 더욱 좋기는 하네요.

글을 읽으며 제일 부러운 것은, 그가 이야기를 말로 풀어낼 때의 그 유쾌함이 그대로 글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죠. 저는 말로 할 때와, 글로 쓸 때의 분위기가 정말 많이 달라지는 거 같거든요. 마치 머리와 손가락 사이에 거리가 아예 차원이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죠. 사람의 일상은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이고, 이 것을 통해 자신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왜 이렇게 다 각자 놀고 있는 거 같은지요. 그래도 가끔씩은 말을 참 재미있게 한다는 소리를 듣곤 하는데, 글을 쓸 때는 전혀 아니거든요. 그러다 책 속에서 제 나름대로 답을 찾기도 했는데, 생각에서 시작하여 독자로 끝나야 하는 것이 글쓰기인데, 저에게는 독자가 잘 인식되지 않는 거 같아요. 그래서 늘 그렇듯이 일기를 쓰듯이 독후감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글쓰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 마치 절 위해 준비해놓은 듯한 길이 책 속에서 보이더군요. 바로 글동무입니다. 함께 모여서 글을 쓰고, 고치고, 서로의 글을 통해서 배우고, 학습하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저는 독후감을 쓰기 전에 다른 사람의 글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글을 쓴 이후에 다른 사람들의 글을 살펴보곤 해요. 잘 못해서, 내 생각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을 그대로 담아낼까 봐 그런 것인데요. 그런데 다른 분의 글을 읽다보면, 이런 식의 접근도 가능하구나, 혹은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구나, 라며 혼자 또 다시 생각을 정리해보게 되거든요. 물론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모임을 하는 것이 좋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제 글에 담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자의 가장 좋은 글동무 아내처럼 가족과 함께하는 것도 좋겠지요.

글은 결국 단어의 나열이라고 하죠. 단어가 무여서 문장이, 문장이 무여서 문단이, 문단이 모여서 글이 되기 때문에, 단어를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글을 쓰다 보면 제 머릿속에 있는 그 감각과 개념에 딱 맞는 단어를 기억해내지 못해서 답답해할 때가 많은데요. 이럴 때를 위해서 글과 노는 법, 즉 단어를 풍성하게 연결시켜두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점도 좋았네요. 유익한 글도 많지만, 일단 읽다 보면 정말 유쾌한 이야기들 많아서, 곁에 두고 참고하며 학습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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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왠지 떳떳하지 못합니다 - 공정하지 않은 세상을 향한 인류학 에세이
마쓰무라 게이치로 지음, 최재혁 옮김 / 한권의책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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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류학자 마쓰무라 게이치로가 에티오피아와 일본을 오가며 느꼈던 이질감과 괴리감을 돌아보며 생각한 이야기를 담은 <나는 왠지 떳떳하지 못합니다>

책을 읽으며 문득 저도 비슷한 감정을 가졌었던 순간들이 있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제가 후원하고 있는 아이들의 가족이 한 달을 살아갈 수 있는 돈이, 저에게는 그렇게 크지 않은 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때도 그렇죠. 아이들이 보내오는 편지에서, 자신이 크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도 말이죠. 작다면 작은 돈으로 누군가의 삶이 변화할 수 있고, 그 아이들이 성장하여 또 다른 아이의 삶을 변화시킬 힘을 키운다는 것이 감사하면서도 또 한 켠으로는 세상이 참 불공정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저는 저 멀리 떨어져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뿐이죠. 마치 여행을 가서 리조트에서만 지내다가 잠시 밖에 나가서 느끼는 이질감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더욱 에티오피아에서 현지의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았던 그의 글이 마음에 와 닿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지만, 실제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다른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거리감이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꾸 사회의 문제를 나와 분리시키고, 나만 안락하게 살아가면 된다는 마음이 커지니까요.

아 이걸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이 것을 구축주의라고 말하는데요.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처음부터 당연히 그러한 것이 없고, 주변 환경과의 끊임없는 작용과 반작용을 통해 구축된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저의 지금 상태는 반작용이 전혀 없는 상태라는 것이죠. 그저 저에게 익숙한 것들의 영향을 받으며, 그 중에서 더욱 편안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는 것이죠. 편향이라고 할까요? 그 동안 제가 후원하는 아이들을 만나러 다녀오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단순히 그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넘어서, 저도 그 곳의 삶에 잠시나마 함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책들을 통해서도 그런 힘을 쌓아가겠지만, 그 여행이 저에게는 중요한 계기가 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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