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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 - 최악의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한국의 관료들
최동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최악의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한국의 관료들’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 이 부제와 제목에 공감하지 않을 한국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동안 시한폭탄처럼 품고 있던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한 표현인 거 같은데요.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나마 쉬운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과연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이 제시되어 있는지 궁금함을 안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1998년에 출판되었던 책이라고 해요. 그리고 20년이 흘러서 출판사의 제안으로 보안하여 출간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계기가 되는 사건이 바로 세월호 참사였다고 합니다. 여전히
최악의 의사결정을 반복하고 있는 한국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야 할지에 대한
답이 20여년 전에 출판된 책에 담겨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예전에 세월호 참사는 이미 벌어졌기에, 이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를 반면교사를 삼아 통해서 대한민국이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과연 그 것이 가능할지 걱정스럽기까지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최동석은 인간과 조직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를 하고, 교육을
하는데 앞장서고 있는데요. 1998년에 이 책을 출간하였을 때도, 책을
읽은 당시 한국은행총재의 제안으로 조직개혁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다고 해요. 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고, 그는 조직을 몇 가지 제도만 바꾼다고 해서 변화시길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바꾸어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조직을 만들어내고, 개혁을 해도, 조직원들이 복지부동한다면 유명무실해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는 조직을 혁신할 수 있는 세가지 대안으로, 직무의 사유화, 수요자에 의한 평가, 그리고 선발의 객관화를 제시하는데요. 우리나라 행정의 문제점으로 볼 수 있는 관료주의 그리고 그가 특히나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품의제도 자체가 일본에서
왔어요. 저는 이전에 이런 문제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어봤기 때문에,
딱히 새로운 대안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사례분석이 더욱 흥미로웠어요. 참 기복 없이, 자신의 역할을 못 해내는 것에 놀라기도 했고요. 대일본지진이 터졌을 때, 일본에서 분석한 문제의 원인은 관료주의와
매뉴얼에 대한 집착이 제일 먼저 거론되었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참 철 지난 유행가처럼 느껴질 정도로, 국가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들려오는 소리였지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다시 한국에 대입한 책을 읽다 보니 가슴 한 켠이 답답해지는 기분이 절로 들었습니다. 일본이 그러했듯이, 우리 역시 또다시 몇 십 년 후에 이 책이 재출간되며, 관료주의의
폐해를 이야기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바라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