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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기본소득 - 자유로운 사회, 합리적인 경제를 향한 거대한 전환
필리프 판 파레이스.야니크 판데르보흐트 지음, 홍기빈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6월
평점 :
“19세기가 노예 해방, 20세기가
보편적 선거권 도입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기본소득의 세기가 될 것이다.” -필리프 판 파레이스
사회보장이라고 하면, 사회보험과 공공부조 그리고 사회복지 서비스 정도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언제던가요? 뉴스에서 핀란드에서 보편적
사회복지 정책인 ‘기본소득’을 실험해본다는 소식을 듣고 그런
방법도 있구나, 라며 스쳐 지나갔었던 거 같아요. 이후 2년만에 이 실험이 2년만에 종료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각종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을 하는 것을 흥미롭게 지켜본 적이 있어요. 양측의 논리가 다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양측의 논리가 다 논파가 가능하겠다 싶기도 하고, 덕분에
기본소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기도 하고요. 문득 그리스 아테네의 페리클레스의 개혁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물론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민회에
참여를 하면 수당을 주는 방식이 유사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아테네 시민들이 정치의 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던 것도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어요.
아무래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자동화와 무인화를 가속화시키고 있고, 결국
일자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세상이죠. 심지어 로봇을 도입하는 기업에게 과세를 하여 사회복지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본 적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기본소득이 대안이 될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개인적인 관심을 쌓아가는 와중에 좋은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바로
기본소득 운동의 주창자인 정치철학자 필리프 판 파레이스와 기본소득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정치과학자 야니크 판데르보호트의 <21세기 기본소득>입니다. 기본소득에 대해 역사, 정치, 경제, 윤리를 비롯하여 다각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고, 배경지식을 충분히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사실 저는 기본소득을 복지의 하나의 형태로 생각했어요. 물론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요. 하지만 제가 갖고 있는 복지에
대한 시선이 선별주의에 가깝기에, 기본소득은 보편적 복지나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에서도 더욱 나아간 것으로
보이는지도 모르죠.
제가 가장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기본소득을 바탕으로 한 자유와 평등의 실현입니다. 사실 사람은 평등하다고 하지만, 자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것들로
분명한 차이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본소득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조건의 평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장치로 보일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사회적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실질적 자유가 주어질 수 밖에 없겠지요.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외치던 복지국가가 만들어지던 와중에 세계적 경제 불황이 오면서 자연스럽게 복지는 축소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역시 지금 이대로 진행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사람들의
소득이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빈곤계층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는 경제불황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겠지요. 그래서 기본소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의미있게 느껴지는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