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싱가포르 - 현지인이 알려주는 싱가포르의 또 다른 모습들
최설희 지음, 장요한 사진 / 리스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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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오면 냉장고에 붙일 수 있는 기념품을 하나씩 사오는데요. 문득이것 저것 살펴보다, 문득 싱가포르는 그 기념품에 담겨 있는 관광지를 본 것이 다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유명한 관광지만을 돌고 온, 말 그대로 수박 겉핥기 식의 여행이었다고할까요? 그래서 현지인이 알려주는 정보를 담고 있는 <지금우리, 싱가포르>에 더욱 눈길이 갔습니다.

 

4년동안 싱가포르에서 살아 왔던 최설희의 이 책을 읽다 보면, 싱가포르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더군요. 특히나가보고 싶었던 곳은 바로 올드 시티, Old city’인데요. ‘싱가포르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영국 성공회 교도의 예배 장소라는세인트 앤드루 성당이 자리잡은 곳이니 그 분위기가 더욱기대되고요. 제가 좋아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다양하게 있었어요. 특히나소수민족 페라나칸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페라나칸 박물관에관심이 갑니다. 소수민족이기에 더욱 우리가 기억해야 하니까요. 또한도시국가라는 이미지 때문에 생각지 못했기에 더욱 푸르게 느껴지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부분도 기억에 남는데요. 그중에 가장 오래된 저수지와 중요한 식수 공급원이라는 맥리치 저수지의풍경이 참 아름답더군요.


맛집과 멋집 그리고 특색 있는 서점에 대한 정보도 충실했는데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응용예술 분야 전문 도서관이라는 오차드 도서관은 담고 있는 책들만큼 감각 있는 스타일이 돋보였고요. 타르트를 먹으며 그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은 플레인 바닐라와 아랍 문화의 화려한 분위기를 만날 수 있는 바인 아틀라스는 꼭 가보고 싶어집니다. 너무나 스치듯 다녀왔기에, 제대로 알고 가고 싶어지는 저에게는 딱 필요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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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에 빠진 고동구 샘터어린이문고 52
신채연 지음, 이윤희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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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라는 동구의 계산으로는 엄청난 차이가 나는 쌍둥이 남매 고동구, 고동이의 이야기 <행운에 빠진 고동구> 축구를 좋아하고 그만큼 동이의 친구인 채린이를 좋아하는 동구는 생일날 아침부터 긴장상태였는데요. 동이에게 선물을 내미는 채린이, 그렇다면 같은 날 태어난 자신에게도 선물을 주지 않을까 하는 설렘이 가득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소년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그에게 들려온 것은 9월이 생일인 동이의 행운의 색은 핑크색이고, 피해야 할 색은 초록색이라는 채린이의 이야기뿐인데요. 우유도 멜론 맛을 좋아할 정도로 초록색을 좋아하던 동구에게는 정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아닐까 해요. 거기다 불운이 겹치고 겹치기까지 하니, 중요한 축구시합을 앞둔 동구는 은근슬쩍 행운의 핑크색의 힘을 빌려보고 싶어지는데요.

읽으면서 정말 많이 웃기도 했어요. ‘마법사 루루 공주가 알려주는 행운의 색, 행운의 숫자에 흔들리는 순수한 동구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거든요. 또 친구와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우직한 동구의 모습이 너무나 멋지게 느껴졌고요. 그래서인지 채린이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동구를 보게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화장을 할 때 눈썹이 그려진 모습을 보고도, 오늘 운이 나쁘려나 생각하던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기도 하네요. 자신의 노력으로 행운을 움켜쥔 동구를 응원하며,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보게 되네요. 아옹다옹하는 동구, 동이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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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 가게 - 제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지음, 혜경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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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회 샘터 동화상에서 1등에 선정된 <킁킁 가게>는 매일 아침 킁킁 가게로 달려가는 찬이의 이야기입니다. 그 곳에서는 특별한 것을 살 수 있는데요. 바로 냄새입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들어가는 찬이가 바라는 것은 엄마 냄새이지만,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요. 대신 미용실 원장이 되고 싶어했던 엄마를 떠올릴 수 있는 파마 약 냄새를 골라,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곤 하죠. 몇 일째 그 곳에서 부딪치는 한 아줌마가 있어요. 매일 아기 냄새를 맡으며 울고 있는 아줌마와 찬이는 서로를 잘 이해할 수 밖에 없는데요. 킁킁 가게를 나와서 눈물 짓던 두 사람은 이제는 킁킁 가게 옆에 있는 사르르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기 시작하는데요. 두 사람이 함께 써나갈 이야기는 행복한 빛이 가득하기를 바라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냄새는 추억을 상기시키는 힘이 있다고 하죠. 그래서 이를 소설에 잘 녹여냈던 작가의 이름을 따서 프루스트 효과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킁킁 가게에서 행복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던 두 사람이 만남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거 같아요. ‘작가의 말을 읽다 보니, 아이들이 냄새를 맡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어쩌면 어른이 되어서 점점 더 건조해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후각이 둔감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의 냄새를 느껴볼까 합니다.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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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끝에서 개가 가르쳐 준 소중한 것
다키모리 고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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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하는데요. <고독의 끝에서 개가 가르쳐 준 것>이 딱 그런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이 아닌가 합니다. 펫 테라피스트, 펫 간호사 자격증 소유자라는 조금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 다키모리 고토라서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저는 작가의 전작을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 준 소중한 것>에 등장한 히로무의 어린 시절이 담겨 있는 책이기도 해요. ‘내가 죽어도 슬퍼할 가족이 없다라는 말을 가볍게 할 수 있는 11살 소년 히로무는 어린 시절부터 시설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그와 함께 1하늘을 모르는 개를 유괴하게 되는 인물은 바로 미치 씨 입니다. 50세에 조기 퇴직하고 세상을 부유하며 살아가던 전직 경찰 미치는 히로무와의 인연이 이어지면서 이동 도서관 관장이 되었는데요. 이제는 함께 짧은 줄에 묶여서 고통 받고 있는 고로를 유괴하는 모험(?)까지 펼치게 된 것이죠. 처음에는 고로를 걱정하는 히로무에게 운명이다라고 답했던 미치였지만, 운명이라는 것은 타인이 마음대로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미치 역시 곧 깨닫게 됩니다. 이런 생각은 3나의 K-9’에서 미치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더욱 강하게 다가왔는데요. 제가 쓰고도 상당히 모호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개를 가둬놓고 그 개의 운명이 그러하다 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미치 역시 자신이 지고 있는 마음의 빚을 그런 식으로 접근하게 된 거 아닐까 합니다.

3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각각의 이야기에는 각각의 개들이 등장합니다. 1편에서는 하늘을 모르는 개, 고로가 나오고요. 2편에서는 세발의 영웅 감다가 등장하죠. 3편에서는 미치와 인연이 있었던 K-9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요. 다양한 사연을 가진 개들이 중심이 되고, 그 주변에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접점이 없을 듯 했던 사람들이 연결되고, 그 속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참 흥미로웠어요. 물론 다른 의미의 추천사였지만 성기게 뜬 목도리같은 느낌이 들 정도,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어요. 그 속에서 세상 끝에 홀로 서있는 것 같은 막막함에 사로잡혀 있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 모습이 참 따듯하게 느껴지더군요. 전작도 읽어보고 싶고,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올지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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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36가지 표정 - 시간과 역사, 삶의 이야기를 담은
양쯔바오 지음, 이영주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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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읽어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과 역사, 삶의 이야기를 담은 도시의 36가지 표정> 입니다. 책을 읽다 보니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살고 나면 사라지게 되지만, 그들이 모여서 살아간 도시라는 공간은 여전히 그 곳에 있겠구나,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 역시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교차하는 공간이고요. 하지만 그 것을 읽어나가는 눈이 부족해서인지, 저는 이런 책이 참 좋네요. 간판, 광고탑, 표지판에서도 도시의 시간을 읽어낼 수 있고요. 심지어 우리 곁으로 내려와 있는 다양한 공공 조각상 역시 제가 모르던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늘 제단 위에 올라가 있는 조각상들이 땅으로 내려오게 된 계기가 된 것이 바로 로뎅의 칼레의 시민들이라는 작품 덕이었다고 하니, 그 조각상을 보는 느낌이 또 다른 거 같아요.

도시의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공조각도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어가지만, 제가 인상적으로 본 것은 바로 음용수대와 벤치였습니다. 음용수대는 영화 위대한 유산에서의 키스신으로 참 로맨틱한 공간으로 다가오기도 했었는데요. 파리에 음용수대가 설치되게 해준 사람이 바로 영국의 자선가 리처드 윌리스 경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따서 윌리스 분수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더위를 식히고 물을 공급하는 역할 뿐 아니라 도시를 아름답게 하는 공공예술작품의 역할도 해내고 있지요. 물론 이제는 생수나, 테이크아웃 커피컵을 들고다니는 것이 너무나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 버렸지만요. 그래도 자신들의 개성을 살려 도시의 풍경에 어울리게 설치해둔 음용수대의 매력은 여전한 거 같아요. 벤치 역시 그러한데요. 얼마 전에 대만에 다녀왔는데, 예술가 귀이우메이가 디자인한 벤치를 보지 못했어요. 책을 읽으면서 그 것이 정말 아쉬웠는데, 아무래도 차를 타고 이동을 하다 보니, 그런 거 같아요. 정말 도시의 정의를 거칠게 다시 써내려가는 존재 중에 하나가 바로 자동차인 듯 합니다. 그래서 벤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사람들을 걷게 만드는 장치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미국의 코카콜로니제이션맥도날디제이션에 대한 것입니다. 식민지화라는 뜻의 단어 콜로니제이션을 결합하여 만든 것인데요. 문화적 식민지화의 선봉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브랜드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다 맥도날드의 간판들을 자국의 도시의 풍경에 맞게 제작한 사진을 보고, 문득 작년에 100년이 된 가옥을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교토의 니넨자카 스타벅스에 다녀온 것이 떠올랐어요. 이런 식으로 지역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는 찰나였어요. 하지만 그 역시 매우 섬세한 방식의 글로벌화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다녀온 그 스타벅스에서도 외관과 그 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지극히 일본적이었지만, 그 곳에서 선택하는 음료나 서비스는 스타벅스 그대로였기에, 우리의 생활이 지극히 미국식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볼거리도 생각할거리도 많은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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