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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이 마음이 된 걸까
최남길 지음 / 소통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수묵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서화일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글씨와 그림이 하나라는 것인데, 이번에 만난 <눈빛이 마음이 된 걸까>를 읽으면서, 글과 글씨가 이렇게 어우러질 수 있구나 하며 정말
감탄을 하면서 봤네요. 제가 제일 좋아한 것은 ‘흙’을 흘려 써서 만들어낸 작품인데요. 친구들과도 함께 나누어보며 그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네요.

“떨어지니 포근합니다. 당신과
나란히 앉아서 그리움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글귀와 함께, 꽃과 나뭇잎이 땅에 떨어져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가까운 듯 조금은 멀게 느껴지는 사이가 나뭇잎과 꽃 아닐까 하네요. 이제 자신의 시절을 보내고 떨어진 꽃과 그 곁에 내려 앉은 나뭇잎은 어쩌면 지나간 봄이 아니라 다가올 봄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풍경을 그려낸 작품들도 많았는데요. 아무래도 수묵화하면 아름다운 자연과
옛 건물을 그린 작품들을 많이 봤었어요. 그래서 도시를 그려낸 작품들이 더욱 인상적이더라고요. 개나리오 벚꽃이 만개한 ‘서울의 봄밤’이라는 작품은 수묵화가 이렇게 화사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했고요. 달빛 아래 잠든 빌딩숲의 모습은 수묵화의 매력을 담뿍 느낄 수 있게 해주었네요.
그렇게 아름다운 수묵채색화에 빠져서 책장을 넘기다가 ‘아빠 사랑해요’라는 그림을 보게 되었는데요. 담묵이라는 호를 갖고 있는 수묵캘리그라피
작가 최남길님의 아이의 그림이었겠지요. 그림 속에 해님도 별님도 꽃들도 그리고 아빠의 미소도 가득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좋은 그림도 많았지만, 좋은 글도 많았고, 한 편의 시와 같은 글도 있었고요.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문득
저 역시 제 눈으로 보는 것들이 제 마음으로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