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꿈의 심리학
김정희,이호형 지음 / 책읽는귀족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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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고 나면 너무나 선명해서 메모를 해두기도 하고, 언젠가 꿈에서 봤던 장면이 현실에서 그대로 펼쳐지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요. 물론 이런 경우보다는 도저히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홀로 방황하거나, 맥락이 전혀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때가 많죠. 때로는 분명히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정말 간절한 심정으로 움직였던 거 같은데 그 감각만 살아있을 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을 때도 많아요. 물론 꿈을 꾸고 나면, 잠을 잤어도 피곤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꿈이라는 것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불만 가득한 의문을 가질 때도 많았습니다.

물론 꿈을 분석하는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바꿀 수 있었는데요. 어차피 자신의 의지라 꿈을 안 꾸는 것이 힘들다면, 그 것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지요. 이번에 읽은 <블루오션, 꿈의 심리학>역시 그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2018 3,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중 심리학 분야에 선정된 <꿈을 읽다>의 후속작인데요. 꿈을 통해서 개인의 심리와 정서를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격 통합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는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창시자인 펄스는 꿈에 대해서 꿈꾸는 사람이 자신에게 보내는 자신의 실존적 메시지라고 했다고 하는데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말이 다시 떠오를 정도였네요.

이 책에서 제가 제일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꿈이 낮에 생활할 때 떠오르는 것도 외면하지 말라는 것인데요. 저는 꿈을 꾸고 기억나는 것이 아니면 별 의미가 없다고 나름 생각했기에 그 부분이 저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왔던 거 같아요. 그럴 때에는 단순히 꿈의 내용만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갑자기 떠오르게 한 상황이나 생각 같은 것을 같이 적어두면 더욱 자신의 정서를 들여다 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그 뿐만 아니라 낮에도 자신의 감정적인 변화를 기록하는 것도 좋다고 해요. 비슷한 일에도 자신의 감정의 수위가 달라질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주변을 살펴보고, 나를 자극하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것이 나의 이전 시간과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보는 것이죠. 특히나 이 책에서는 문답식으로 꿈을 해석해주는데, 집단적인 방법과 개인적인 방법이 있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를 통해서 자신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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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슈타인 클럽의 비밀 - ESCAPE BOOK
이반 타피아 지음, 윤승진 옮김 / icox(아이콕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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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취재를 전문으로 하는 기자인 칸델라는 거대한 음모를 숨기고 있는 금융계 거물 아나스트 세스터에 대한 취재를 해오고 있었는데요. 그녀는 독가스가 살포되어서 60분 안에 빠져나가 해독제를 맞지 않으면 안 되는 미로에서 취재를 이어나가고 있었는데요. 시간 내에 암호를 풀어 생명을 구하기도 해야 하고, 음모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정말 게임이 막힐 때는, 커피를 안 마시는 저 역시 커피 한 잔을 하면 답이 보이려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수수께끼가 나올 때마다 힌트도 제공되는데요. 책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보다 QR코드를 통해 웹사이트로 들어가는 것이 더욱 좋아요. 그러면 5개의 힌트를 단계별로 볼 수 있거든요. 아무래도 QR코드를 활용하여 웹페이지로 이동하게 되니까, 예를 들자면 음악에 대한 것이 힌트일 때는 그 음악이 흘러나오면 더욱 흥미진진했겠다 싶기는 하더라고요.

이처럼 <반슈타인 클럽의 비밀>방탈출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요. 밀폐된 공간에서 다양한 암호나 장치를 사용해서 탈출을 하는 게임인 방탈출을 스마트폰으로 즐겨왔었는데요. 책으로 할 수 있다니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네요. 물론 시간제한 같은 것에 대한 압박이 거의 없고, 필요한 것을 찾는 것과 같은 공간적인 감각은 없지만요. 책으로 되어 있다 보니, 스토리에 대한 집중도 좋았고, 주인공인 칸델라 푸에르테스가 된 것처럼 이야기에 빠져들더라고요. 또한 다양한 트릭을 이용한 암호를 풀면 다음 스테이지가 되는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게 해준 점이 독특하더군요. 열심히 풀다 보니 마지막 단계까지 가게 되었는데, 다음 이야기를 예고하는 듯 하여 더욱 즐거웠습니다. 다음 편은 그래서 언제 출간되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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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 무너지는 거리 - 주택과잉사회 도시의 미래
노자와 치에 지음, 이연희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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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초고령사회를 넘어 75세 이상의 고령자가 65-74세이상의 노령자보다 많아지는 중고령사회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고, 출산율은 제자리걸음이라 인구감소국으로 분류되는 것이 일본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주택단지가 지어지고 신도시가 개발되는 형태의 고도성장기 시절의 주택정책의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멀지 않은 미래에 일본의 집 중에 30%는 빈 집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도시공학 박사이자 도요대학교 건축대학교 교수인 노자와 치에는 <오래된 집, 무너지는 거리>를 통해 일본의 도시계획과 주택정책에 강력한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단순히 거기에 주택을 짓는 것에 멈추지 않습니다. 공공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야 제대로 된 도시의 역할을 할 수 있는데요. 거기에 대한 투자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은 수준이죠. 그렇다면 이미 지어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재건축을 하는 것도 방법인데, 기존 주택의 재건축률은 10%에 불가하다고 해요. 예전에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소멸>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 과밀화된 도시와 과소화된 농촌의 문제에 대해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지방은 소멸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보조금을 제공하여 주택을 새로 짓고, 신도시를 만드는 것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다 도쿄올림픽을 앞둔 기대심리가 더해지면서,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에 주택단지가 지어지는 문제가 반복되게 되는 것이죠. 이미 국가의 예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고도성장기에 갖추었던 공공인프라를 재정비해야 하는 시기에 사람들이 살기 불편할 수 있고, 지금도 공실률이 높은 지역에 공공인프라를 까는데 예산이 소모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왜 그렇게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지요. 심지어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로 달려가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뽑히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과연 우리나라의 도시정책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을 반면교사삼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에 저는 그렇다고 절대 대답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마강래의 인구 감소를 먼저 겪은 일본의 현재가 우리의 미래'라는 말에 적극 공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시간의 흐름은 인간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습니다. 다만 그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인간의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요. 일본도 콤팩트시티와 같은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우리 역시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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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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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투 더 레터, TO THE LETTER> 서간집과 유명한 문인들의 편지뿐 아니라 우편제도가 어떻게 발달하였는지,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빨간 우체통은 누가 만든 것인지, 그리고 잘 못된 표기나 지극히 개인적인 추억을 봉투에 써놔서 보내지지 않았던 배달불능 우편물에 대한 이야기까지 역사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는데요. 그 중에 레지널스 브레이라는 인물은 영국의 우편배달 체계를 실험했다고 할까요? 요즘의 개념으로 보자면 택배와 퀵서비스 그리고 심부름센터의 느낌을 주는 우편물을 보내기도 했는데, 배달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나름 도전해보는 느낌이었죠. 심지어 그는 기록된 것으로만 찾아보자면 산타클로스에게 우편물을 보내고자 했던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더군요.

물론 유명한 인물들의 편지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보장된 즐거움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자신의 편지가 출판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약간의 조작도 불사했던 인물들도 있었지만, 그런 것에 민감했던 작가들도 있었어요.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였던 테드 휴즈가 그런 경우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고 있고, 이전에도 편지를 모아놓은 책들을 몇 권 읽으며 즐거워했었는데요. 그렇지만 편지라는 것은 지극히 사적이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 담겨 있기 쉽다는 것을 제 경험을 통해서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제인 오스틴이 편지를 쓰다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에 부끄러움을 표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지극히 건조한 문체를 유지했던 이유도 비슷한 걱정이 있지 않았을까 하기도 하고요.

전자우편이 발달하면서 일단 저부터도 편지를 거의 안 쓰게 되는데요. 문득 물론 책에서는 편지 형식에 미흡하다는 평을 받은 서기 105년의 빈돌란다 편지가 떠오르더군요. 얇게 저민 나무조각에 쓴 편지엔데요. 요즘의 트위터처럼 정해진 공간에 자신이 전해야 할 내용을 적어놓은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물론 서간문학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질지 몰라도, 왠지 편지의 형태가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재미있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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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이 마음이 된 걸까
최남길 지음 / 소통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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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수묵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서화일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글씨와 그림이 하나라는 것인데, 이번에 만난 <눈빛이 마음이 된 걸까>를 읽으면서, 글과 글씨가 이렇게 어우러질 수 있구나 하며 정말 감탄을 하면서 봤네요. 제가 제일 좋아한 것은 을 흘려 써서 만들어낸 작품인데요. 친구들과도 함께 나누어보며 그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네요.

떨어지니 포근합니다. 당신과 나란히 앉아서 그리움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글귀와 함께, 꽃과 나뭇잎이 땅에 떨어져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가까운 듯 조금은 멀게 느껴지는 사이가 나뭇잎과 꽃 아닐까 하네요. 이제 자신의 시절을 보내고 떨어진 꽃과 그 곁에 내려 앉은 나뭇잎은 어쩌면 지나간 봄이 아니라 다가올 봄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풍경을 그려낸 작품들도 많았는데요. 아무래도 수묵화하면 아름다운 자연과 옛 건물을 그린 작품들을 많이 봤었어요. 그래서 도시를 그려낸 작품들이 더욱 인상적이더라고요. 개나리오 벚꽃이 만개한 서울의 봄밤이라는 작품은 수묵화가 이렇게 화사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했고요. 달빛 아래 잠든 빌딩숲의 모습은 수묵화의 매력을 담뿍 느낄 수 있게 해주었네요.

그렇게 아름다운 수묵채색화에 빠져서 책장을 넘기다가 아빠 사랑해요라는 그림을 보게 되었는데요. 담묵이라는 호를 갖고 있는 수묵캘리그라피 작가 최남길님의 아이의 그림이었겠지요. 그림 속에 해님도 별님도 꽃들도 그리고 아빠의 미소도 가득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좋은 그림도 많았지만, 좋은 글도 많았고, 한 편의 시와 같은 글도 있었고요.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문득 저 역시 제 눈으로 보는 것들이 제 마음으로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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