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그런 마음
김성구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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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8주년을 맞이한 월간잡지 <샘터>의 발행인 김성구의 산문집 <좋아요, 그런 마음>

생각해보면, 그의 글이 낯설지 않네요. 저도 한 때는 샘터를 구독해서 보던 사람이고, 책을 마무리하는 발행인 칼럼을 읽어왔으니까요. 이미경 작가의 모란이 필 때라는 그림으로 화사한 봄 풍경으로 시작하는 5월호도 어른과 아이라는 그의 칼럼으로 마무리를 하죠. 일본 사상가인 우치다 타츠루의 <어른 없는 사회>에서 읽은 글을 인용하는데, 문득 산문집에서 본 ‘5월은 어른의 날이라는 글이 연결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어른의 없는 사회라고 한탄하기보다, 나 자신이 어른이 되어보자는 이야기와 어린이 날이 있기에 그 어린이에게 세상은 혼자 살 수 없으며,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라는 진리를 알려주어야 하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말이죠. 단순히 말로 이야기하면, 그저 지나가는 말로 끝나기 쉽죠. 벤자민 프랑크가 말해 주면 잊어버리고, 보여주면 기억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하면 깨닫게 된다라는 말을 했죠. 스스로 행하여 깨닫고, 그 것을 아이들이 따라서 행할 수 있다면 참 이상적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책에서 소개된 피천득님과의 이야기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요? 감동이 많았던 선생님, 좋은 글을 쓰는 법을 말로 이야기하기보다는, 그 삶의 태도를 전해주고자 했으니 말이죠.  

이 뿐만 아니라, 좋은 글이 참 많아서 읽으면서 계속 이런 저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제가 소개한 글도 있지만, 또 다른 글도 미리보기로 만나볼 수 있으니 소개하고 싶어지네요. ^^

<좋아요, 그런 마음> 책 미리보기

http://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453262&memberNo=1256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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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엘리트의 탄생
임미진 외 4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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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책에서 미래를 복수형(futures)으로 표기하고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어서 이런 저런 정보를 검색해봤던 기억이 납니다. 미래학자들이 미래를 단수형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는데, 어떠한 형태가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미래학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때 한가지 조언을 얻었던 것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분석하여, 미래를 그려보라는 것이었는데요. 이번에 바로 그런 책을 읽게 되었네요. 바로 <새로운 엘리트의 탄생>입니다. 이 책은 블루칼라, 화이트칼라에 이어 등장할 뉴칼라New Collar에 대해서 분석한 책인데요. 중앙일보 기자 5인이 집필한 책답게, 이미 우리 곁으로 다가온 미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취재하고 이를 통해 뉴칼라의 특징을 잡아낸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이 책은 미래는 어떠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떠한 일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바로 우리의 이야기처럼 다가오기 때문에, 제가 읽었던 4차 혁명에 대한 그 어떤 책보다 가독성이 뛰어나네요. 기계혁명이 일어났을 때, 인간이 기계에 맞춰서 일해야 하는 것에 사람들은 분노하곤 했지만, 인류는 또 다른 길을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번 4차 혁명 역시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급변하고 있는 세계에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내고 있는 뉴칼라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거 같네요. ‘기술이 바꿀 미래를 내다보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고 있고,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손잡고 일하는 법을 알고 있는뉴칼라의 다섯가지 조건을 찾아내었습니다. 나머지는 쉽게 다가오는 개념인데, ‘디지털 리터러시는 그렇지 않은편인데요. 이것은 바로 디지털 기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한국의 뉴칼라 8인의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다른 나라가 아닌 바로 한국 일자리의 미래 지형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답게, 출판 방식도 이전과 다른 형태이기도 했는데요. 지적 자본으로 유로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퍼블리(publy.co)가 진행한 펀딩에서 예약 판매 매출 1천만 원 이상 달성했던 디지털 콘텐츠였다고 해요. 그리고 2018 1월부터 3월까지 가장 많은 PUBLY 멤버십 이용자가 읽은 콘텐츠이기도 한데요. ‘영향력 있는 개인이라고 불리는 인플루언서들의 선택이 디지털 콘텐츠를 종이책으로 출판하는 데까지 이르게 한 것이죠. 그리고 이런 방식을 지켜보면서, 아니 제가 이런 글을 쓰면서 사용한 단어들에 맞춤법 검사를 해보라는 붉은 줄이 표기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미래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했네요.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말이죠. 이미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조차 낯설게 다가오고, 미래학자들조차 희망과 불안을 섞어서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그 미래가 우리 곁에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더욱 이 책이 가치있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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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숲을 보다 - 리처드 포티의 생태 관찰 기록
리처드 포티 지음, 조은영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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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간 삼엽충을 연구해온 고생물학자인 리처드 포티는 런던 자연사박물관을 은퇴하고, 오천평 규모의 숲을 갖게 되는데요. 그 곳에서 살아있는 동물과 식물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쓴 책이 바로 <나무에서 숲을 보다>입니다.

4월에서 시작하여 다음해 3월에 끝나는 일년의 탐구일기는 단순히 숲에서 멈추지 않고 인문학적인 시선을 더해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데요. 그 중에 12월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8월에 그가 숲은 사람들의 다양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미덕을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처음에는 그게 지극히 인간의 시점에서 보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과연 숲이 우리 곁에 남아 있을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물푸레나무가 장작으로 좋다며 이름을 알 수 없는 이에게 헌정시까지 받았던 시절도 있었지만요. 땔감에 대한 수요가 곤두박질치게 되자, 나무들은 거목으로 자라게 될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그 상태였다면,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숲은 사라졌겠지요. 다행히 목공예와 가구가 유행을 하면서 숲에 자리잡은 거목들은 다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이야기를 읽으며, 제 생각을 고쳐먹을 수 있기도 했습니다.

관찰일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바로 6월이었는데요. 바로 영국에서 가장 희귀한 식물로 알려져 있는 유령란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유령란에 대한 역사까지 있을 정도였는데, 유령란은 생존에 필요한 필수 단백질과 당분을 제조하는 엽록소가 없다고 해요. 그래서 식물로서 존재하는 것이 힘들어서, 너도밤나무 그늘에서 그 뿌리에 의지하여 살아가더군요.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서 봤는데, 유령란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거 같더군요. 밤이 아니라도 만약 빛을 향해 나무들이 쭉쭉 뻗어 나가는 8월의 숲에서 보게 되면, 정말 유령처럼 보일 수도 있을 거 같았어요. 이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숲이기에, 폭풍이 몰아치면 마치 도미노처럼 나무가 쓰러질 수 밖에 없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를 통해 오랫동안 묻혀 있는 종자들이 발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니, 정말 숲이 갖고 있는 생명력은 위대함 그 자체인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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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범죄피해자가 되지 않는 법 - 나를 구하는 범죄 예방 습관
배상훈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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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찰청 1기 프로파일러인 배상훈의 <대한민국에서 범죄 피해자가 되지 않는 법> 이 책은 범죄의 피해자가 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만약 위험한 상황으로 끌려 들어갈 것 같다면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져 나오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아무래도 제가 범죄소설이나 수사드라마를 좋아해서, 그 동안에는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는 범죄가 이미 벌어진 후의 이야기를 많이 접해왔는데요. 그래서 이렇게 예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만나는 것은 조금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 벌어진 사건과 다양한 피해사례를 분석하여 그 대처법을 알려주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길 위에서의 안전’, ‘훔쳐보기에 대한 안전’, ‘매 맞을 걱정 없이 남자 친구 사귀기’, 이런 것들이 기억에 남았어요. 특히 데이트폭력에 대한 것은 그 시작을 아무리 사랑으로 인한 질투나 구속 같은 것으로 포장하고, 그로 인해 한번이라도 용서라는 것을 하게 되면, 결국 습관적인 폭력으로 확대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말 명확하게 보이더군요. 또한 몰카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충격적이었는데요. 그렇게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도 놀라웠어요. 그리고 몰카 단골장소 BEST’에 당당하게 등장하는 화장실이나 탈의실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인지 공중화장실에서의 안전이라 하여 이를 따로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조심해야 할 것을 잘 짚어주는데, 저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길 위에서의 안전에서는 묻지마 폭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 이를 분류할 수 있는 죄목이 없다는 것에 놀랐고, 상대의 폭행에 아주 미약한 방어적 폭행을 해도 쌍방폭행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네요. 그리고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피해자를 도와준 사람이 받게 되는 2차적인 피해 역시 그러했고요. 남을 도우면 도리어 내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것이 과연 사회에 도움이 될지 걱정스럽기도 하고요. 이런 범죄에 대한 대처로 기마경찰을 이야기할 때, 저 역시 과연?’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이는 범죄예방을 공간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더군요. 물론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기동력이 좋겠지만, 이는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해요. 그래서 거리에서 멀리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기마경찰의 존재는 예방에 방점을 찍은 것이었어요. 범죄가 벌어지고 나서 그 것에 공분하고 그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러한 범죄가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조건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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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야상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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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시바 레이지 그는 과거에는 시체배달부라 불렸고, 지금은 속물변호사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그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끝없이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고 있는데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2편인 <추억의 야상곡>역시 그러했습니다. ‘속죄의 소나타로 시작된 이야기는 추억의 야상곡을 거쳐 은수의 레퀴엠으로 흘러가게 되는데요. 제목으로 예상할 수 있는 감각들이 확실히 있는 거 같아요. 야상곡은 밤에 드리는 기도에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하죠. 그래서일까, 때로는 마치 미코시바의 간절한 기도를 위한 연주곡처럼 느껴지는 이야기이기도 했네요. 마지막 반전에서 특히 그러했어요.

하지만 제가 제일 흥미진진하게 읽은 부분은 바로 게릴라전에 능하다는 평을 받는 미코시바 레이지와 초임 검사시절의 뼈아픈 패배를 잊지 않고 있는 검사 미사키의 첨예한 법정 대립이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두 사람 다 일본 법정에 도입된 재판원 제도에 대해 갖고 있는 소감이 비슷하다는 것이었어요. 범죄를 억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보복수단에 가까울 정도로 엄벌화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인데요. 우리나라에 재판원 제도가 도입되면 어떤 형태로 나아가게 될지 왠지 알 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미코시바는 재판원 제도가 재판장에 일반시민의 감각을 더한 것이 아니라 감정을 더했다는 것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미사키 역시 만만치 않은 인물이어서,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게 됩니다.

여기에 무능력하고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살해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주부 아키코까지 한 몫 제대로 하게 되는데요. 처음부터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었던 그녀는 미코시바의 변호를 받으며, 그가 기사의 검이 되어줄지, ‘사신의 낫이 되어줄지 궁금해했는데요. 그녀가 느끼던 불안함은 그녀가 상상하던 그 무엇보다 더 거대한 반전으로 돌아오더군요.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읽으면 언제나 모호한 감각이 휩싸이는 거 같아요. 언제나 등장인물들에게 선의도 악의가 너무나 혼재되어 있어서일까요? 물론 1차원적인 사람은 없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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