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은경의 톡톡 칼럼 - 블로거 페크의 생활칼럼집
피은경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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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님의 최근에 출간하신 '피은경의 톡톡 칼럼'이 오늘 도착했어요~


https://blog.aladin.co.kr/717964183/11921923


이웃님이 출간한 책이라 표지를 한참을 쳐다봤습니다. 톡톡에 걸맞은 유쾌 발랄한 디자인이었어요. 기분이 좋아지는. 그리고 페크님의 칼럼을 읽어내려갔답니다. 일상의 수필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페크님이 글에서 인용하는 책과 작가, 철학자, 사상가에 압도되었답니다. 분명 페크님은 두툼하고 빼곡한 작가 수첩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하나의 생각을 전개할 때, 논문의 각주처럼 인용문과 아포리즘이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피은경의 톡톡 칼럼' 도 좋은 제목이지만, '피은경과 떠나는 책 세상', '피은경의 책과 세상' 과 같은 제목도 걸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전방위 독서를 하시는 페크님 엄지 척입니다.


페크님의 출간에 축하 댓글을 달다가, 제가 페크님의 출간 알림 포스트로 북플에 엄청난 소통이 일어난다고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페크님의 출간 이후 다음과 같은 일들이 일어난 것 같아요.

1. 페크님이 책 출간 포스팅을 합니다.

2. 사람들이 (저를 비롯해서) 축하의 댓글을 답니다.

3. 페크님이 댓글에 답변을 답니다.

4. 그리고 댓글을 단 사람들의 서재에 페크님도 댓글을 답니다. (평소보다 댓글을 좀 더 달았을 겁니다)

5. 페크님이 댓글을 달자, 사람들도 답글하고, 페크님의 서재 글을 좀 더 자세히 봅니다.

6. 여기에 관성이 붙어 페크님과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글을 좀 더 자세히 보고 댓글도 더 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7. 그리고 그 새로운 댓글을 평소보다 더 많이 받은 사람들도 반복해서 그 친구들에게 댓글을 답니다.


저는 북플 한 지 5년이 조금 넘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읽은 책을 정리했고, 그러다 북플에서 많은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을 정말 엄청나게 많이 읽는 분, 전 분야에 조예가 깊은 분, 주관이 뚜렷하신 분, 사진과 시를 사랑하시는 분, 다정한 일상을 공유하시고 그것으로 응원하시는 분, 아름다운 시를 매일 매일 쓰시는 분, 항상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분, 정말 다양하고 훌륭하고 따뜻한 분들을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읽고 포스팅을 하는 것도 벅차서 소통을 잘 못 하고, 이웃님들의 포스트도 겨우겨우 하고 있는데, 이렇게 페크님의 출간을 통해 저 자신도 다른 분들께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소통의 계기를 갖게 되어서 '페크'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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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08-17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의 파이팅도 막강하시죠!
즐건 한주 되십시요!ㅎ

초딩 2020-08-17 23:05   좋아요 1 | URL
막시무스님 엄청 나시죠 :-) ㅎㅎ
언제나 파이팅입니다

저는 맥주 두캔 정도 마시고 자야할 것 같습니다. 건배요~ ㅎㅎ

이뿐호빵 2020-08-17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분좋게 먼저 다가오셔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왠지 긍정 에너지가 넘치실 것 같은ㅎㅎ

초딩 2020-08-17 23:13   좋아요 1 | URL
^^ 제가 반갑습니다. 우연히 서재 구경갔다가 좋아하는 책들도 보게 되어 좋았습니다.
필요한게 있어서 방금 컴퓨터에 설치했는데, 완료 메시지 옆에 500cc 맥주 잔 아이콘이 붙어 있네요 ㅎㅎㅎ
이뿐호빵님도 건배요~ ^^

페크pek0501 2020-08-20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리뷰까지 써 주시다니 감사합니당~~~ 좋은 밤 되세요. ^^

초딩 2020-08-21 10:16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제가 감사합니다. 좋은책 읽게 해주셔서.
 
김상욱의 과학공부 - 철학하는 과학자, 시를 품은 물리학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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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상욱 교수님의 저서를 비롯해 국내의 건축, 역사, 물리책에 푹 빠져있다. 물론 카를로 로벨리의 작고 비싸지만 환상적인 책들도 마찬가지다. 김상욱 교수님의 떨림과 울림에 정말 크게 울림을 받아 교수님의 다른 책 중 전자책으로 출간된 것을 찾다, '김상욱의 과학공부'를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추천 글을 지나 첫 1장의 첫 페이지 '하루'에 다음과 같은 문장은 나를 혼란에 빠뜨렸다.


불과 88일 만에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수성에서는 해가 두 번 떴다 지기도 전에 연봉을 받게 된다. p15


하루는 행성의 자전으로 생기는 것을 설명하면서, 다른 행성들의 길거나 짧은 자전 주기를 비교해준다. 하지만, 저 문장은 힘들다. 수성의 공전 주기가 88일이니 1년이 88일이니 88일이 지나야 연봉을 받는 것은 알겠는데 왜 해가 두 번 떴다 지기도 전에 받는지는 저 문장만으로는 알 수 없다. 그것은 이 문장과 반 페이지 떨어진 단락의 첫 문장인 다음 문장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하루는 행성의 자전으로 생기는 현상이다. 지구의 1일, 즉 24시간을 기준으로 수성의 하루는 59일이다. p15


수성의 자전이 지구의 59일 정도이니 수성에서의 이틀은 118일로 수성의 공전주기 88일보다 길다. 반 페이지 정도이니 쉽게 추론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첫 페이지 숫자들이 나오고 이제 책을 읽기 위해 워밍업을 하는 단계에서 나는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문장의 88일은 분명 지구 기준 88일이어야 할 것이다.

이 내용을 출판사에 메일을 보내긴 했는데, 답이 올지는 모르겠다.


"지구 기준으로 불과 88일 만에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수성에서는 수성 자전 주기가 지구 기준 59일이기 때문에 해가 두 번 떴다 지기도 전에 연봉을 받게 된다." 가 명료할 것이다.


또한 같은 페이지의 아래 문장도 잘 못 된 것 같다.


"유럽으로 떠나는 날 우리는 8시간 정도를 벌게 된다. 정오에 출발한 비행기가 11시간 비행하여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을 때 현지 시각은 당일 오후 3시가 되기 때문이다" p15


한국에서 정오 (12시) 에 11시간 비행해서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을 때 오후 3시가 된다고 했는데,

서울은 GMT+9이고 독일은 GMT+2로 7시간 차이가 난다. 한국에서 정도 12시에 비행시간 11시간이 더해지면 23시가 되고, 독일은 7시간 전이기 때문에 16시가 되어 오후 4시이다. 그리고 독일이면 7시간을 벌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첫 페이지부터 의구심을 가지게 되어 첫 장이 힘들고, 그 뒤의 장들을 읽으면서도 계속 위키피디아를 찾게 되었다. 책의 제일 첫 장인만큼 조금 더 꼼꼼했으면 좋겠다.

교수님이 어느 텔레비전 프로에서 말한 것이 기억난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몇 가지 공리로 되어있고, 그 공리가 참일 때 완벽하다고, 그래서 그것을 수학적으로 쓴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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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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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으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의지' 보다는 '시스템'이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의지는 '나는 무엇 무엇을 할 것이다'라는 Will을 의미한다. 시스템은 프로세스, 절차, 규칙, 환경을 말한다. 그리고 그 시스템은 넛지 (Nudge)에서 말하는 선택 설계자들에 의해 정교하게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극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의도된 것들을 말한다.

유현준 교수의 '어디서 살 것인가'는 건축이라는 도메인에서 우리의 다양성을 배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야기한다.

시작은 쾨베클리 테페라는 신석기 시대 유적이다. 탄소 연대 측정으로 이 건축물은 기원전 1만에서 8천 년경에 축조되었는데 그것은 기원전 7천 년경에 시작된 농업 혁명 이전에 지어진 것이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말하는 인류의 인지, 농업, 과학 혁명 중의 하나인 농업 혁명이 건축에 의해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제사를 위한 쾨베클리 테페를 오랫동안 짓기 위해 사람들이 근처에 모여 살고 식량도 재배하면서 정착과 농업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건축이 주거라는 목적 이전에 신의 숭배라는 목적으로 한 것이지만, 그 축조는 인간의 삼대 혁명 중 하나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지진이 잦은 미국 서부에서는 낮은 층의 건물을 지었고, 이것은 고층 건물 보다 사람들이 더 소통하기 유리했고, 그래서 다양성이 풍부한 서부에서 실리콘 밸리의 구글 애플 페이스북 같은 창조적인 회사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개연성이 있어 보이지만 '다양성'이 인간의 창조성을 극대화하는 데는 절대 동의한다. 그러면서 낮은 천정보다 높은 천정에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창의적이라는 논문도 소개해준다.

한국의 이야기로 돌아와 전국의 학교가 동일한 모습이고 운동장을 접하기 힘든 구조에 개탄하고 획일화되고 다양한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없고 이웃과 소통하기 힘든 아파트도 다양성 추구를 저해하는 것으로 꼬집어 말한다. 더 나아가 한국 특히 서울의 건축물과 공원 조성이 뉴욕 등 선진 도시의 그것을 무작정 따라 베끼는 것을 거론하며 우리의 독창성을 위해 창의적인 건축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자연스러운' 것과 있을 때, 그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계속해서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그 함께하는 시간이 아주 길어지면 무의식마저 지배받을 것이다. 그리고 유전자도. 그래서 집, 학교, 공공시설의 건축은 아주 중요한 것 같다.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어떻게 살 것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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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8-15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가는 책이었는데 리뷰 잘 읽었습니다. 곡 읽어봐야 되겠네요

초딩 2020-08-15 23:3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서재에 흥미로운 책 많아 친구 신청 드렸어요 :-)

바람돌이 2020-08-16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감사합니다 ^^

막시무스 2020-08-16 0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서 오늘의 감동 인정하고 갑니다!ㅎ 즐건 휴일되십시요!ㅎ

초딩 2020-08-16 11:01   좋아요 1 | URL
우앗 최고위 칭찬을 해주셔서 넘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페크pek0501 2020-08-16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고로 높은 빌딩 또는 최고로 높은 아파트를 짓는다는 기사를 접하면 안전성을 의심하게 됩니다.
지진에 얼마나 강한 건물인지, 화재 사고가 났을 때 대처 능력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미리 예측하고 안전하게
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높은 곳은 안 가고 싶더라고요. ㅋ

낮은 층의 건물일 때 소통하기 유리했다는 점, 창조성이 있다는 점을 인상 깊게 읽었어요.

초딩 2020-08-16 13:32   좋아요 1 | URL
얼마전 롯데타워를 갔었는데, 진도 9까지 견딜 수 있게 내진 설계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여전히 불안합니다.
그런데, 꼭대기 쯤에 올라가쓸 때, 그 초라함에 적잖게 실망했습니다.
내가 100층 보다 높은 곳에 있는데, 외부와 나는 단절 되어있으니, 그저 계단이 유난히 많은 작은 타운하우스 같은 곳에 와있는 그낌이었습니다.
현대가 짓는 것은 롯데가 착안한 청자 스타일은 아니고 위로 올라가도 공간이 확보된다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층이 100층이든 200층이든 단절되어버린 건물 내부에 있다면 그 속에 있는 나는 층이 크게 의미 없는 것 같습니다 ^^

2020-08-16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16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16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16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명품 가구의 비밀 - 르 코르뷔지에의 의자부터 루이스 폴센의 조명까지
조 스즈키 지음, 전선영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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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구가 있었다. 고가의 가구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술작품인 가구, 장인 정신이 깃든 가구, 첨단의 기술이 집약된 가구들이 있었다를 축약해서 쓴 것이다. 국내외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감탄을 자아내는 가구들을 보며 감명받았었고, 사지는 못해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유럽의 골동품 시장에서 들여와 되파는 곳도 몇 번 갔었고, 디자인 전시회도 즐겨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머릿속에는 '명품 가구'라는 단어가 지워져 있었다. 명품인 가구가 아닌 '가구'가 지워져 있었다.

어린 시절 옷장은 시골집에서 아주 주요한 자산이었다. 부모님이 고민하며 가구를 배치하고 또 그 가구 안에 옷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보물 (?) 들을 두시고, 가구와 천장 사이 그리고 가구와 바닥 사이의 공간은 숨겨진 더 값진 보물들이 있는 공간이었다. 시간이 지나 나도 가구를 사고, 이사 갈 때면 가구가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었다.

각 기능을 하는 가구들은 아직 내 주위에서 제 기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가구는 나에게서 인지되지 않았다. 빌트인 되는 가구들 때문일까? 하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도 의자에 앉아 식탁 위에 맥북을 두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전자 기기들이 한몫을 한 것 같기는 하다. 가구에 대한 관심을 가진 마지막 기억이 이케아가 생긴 얼마간이었고, 대부분 물건 구매는 전자 기기에 대한 것이 대부분 이었다. 요즘의 가구들이 주택과 아주 조화롭게 만들어져 자신의 존재감을 주택에 위임한 채 기능만 충실히 했을 수도 있다.


아래는 구글 북스 Ngram 서비스로, 단어가 책에 거론된 정도를 보여주는데, 가구가 대중화되어 최고점을 찍은 후,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서점에서 처음 보고 집어 들어 읽어 나갔을 때, 예술 분야 하나를 망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었지. 이런 장인들의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가구들이 있었지. 나는 그것을 누군가에게 강탈당했다 우연히 찾은 것 같았다.

이 책은 가구와는 거리가 먼 일을 하는 저자가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며 가구장인 또는 회사들의 대표들을 만나 나누었던 '가구 이야기'를 쓴 책이다. 가구의 비전문가인데도 근대 가구를 시간순으로 잘 배치해서 가구 탄생의 배경과 뒷이야기 (untold story)를 해준다. 저자가 일본인이어서 일본의 유명 가구 디자이너와 가구도 소개되는데, 역시 한국 사람이라 한국의 것도 소개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내 주위에 평범하게 있었던 가구 중 몇몇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가구나 그 가구를 모방해서 만든 것들임을 알게 되었다. 내 주위의 평범함을 또 이렇게 작은 새로운 발견의 기쁨으로 만들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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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8-15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도 있군요... 다양하게 독서를 하십니다.
본받겠습니다.

초딩 2020-08-15 20:25   좋아요 1 | URL
앗 아닙니다 ㅎㅎㅎ
:-)
맨날 온라인 사잠만 가다 서점 가니 다양한 책도 보고 좋았습니다 ㅎㅎ
 

아비투스 (Habitus)는 20세기 프랑스의 사회학자 부르디외가 제시한 개념이다.

습관이라는 뜻으로 영어의 Habit과 관련 있는데, 사회 구조적으로 형성된 습관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보겠다. 일반 노동자는 일을 마치고 술을 마시고 싶으면 삼겹살과 소주를 즐길 것이고, 주말여행 계획을 세운다면 국내 여행 정도를 생각할 것이다. 새로운 핸드폰을 사고 싶고 그것을 계획하고 실현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신이 선택한 반복되는 패턴의 습관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부르디외는 이것을 다르게 해석했다. 내가 자율적으로 선택한 것처럼 보이는 습관은 계급적이고 구조적인 사회 환경이 나에게 내재화된 것이라고 한다. 부자(자본가)는 술을 마시고 싶으면 고급 술집을 즐길 것이고 여행은 해외여행으로 계획할 것이고 새로운 요트를 사고 싶고 그것을 계획하고 실현할 것이다.


아비투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배층이 피지배층을 아비투스를 이용해서 우월성과 지배를 정당화하고 지배 질서를 유지하려고 할 때 문제가 되고, 이것을 '상징적 폭력'이라고 한다. 지배층의 아비투스는 우월하고 고상하며 피지배층의 그것은 열등하고 저열하다고 그려지는 것이 문제이다. 이 대립적 관계는 비단 자본가와 노동자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 원주민과 이주민, 국가 간 등 모든 대립 관계에서 나타날 것이다.


아비투스를 거론하는 이유는, 이것을 서비스를 전파 (Propagation) 할  때 고려할 전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이다.


현재 또는 잠재 고객 또한 어떤 계층에 속하고 집단 내에 존재할 것이다. 그 집단의 아비투스에 솔루션이 자리 잡는다는 것은 그 구성원들이 자신도 모르게 내재화되어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쓴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것은 '선택'을 자율적인 것에서 내재화된 '필수'로 만드는 것이다.


세스고딘의 '마케팅이다'에도 잘 나와 있듯이, 고객이 기존과는 다른 상품을 선택해서 구매하게 하는 문제는 판매자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고객에게는 스트레스이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바꾸는 것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을 권한다. 최소유효시장 (smallest viable market)을 만드는 것이 기존 상품과 경쟁하기보다 쉽다는 이야기이다.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의 '포지셔닝'을 보면 그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고 치사한지 알 수 있다.


이 어려운 고객의 '선택' 문제를 고객이 속한 계층 또는 집단에 내재화하는 '아비투스'로 고민해보자는 말이다. 이것은 앨런 존슨의 '사회학 공부의 기초'에서 나오는 최소 저항의 길과도 통한다. 사람은 자신의 개별적인 특성 (의견, 취향, 기호, 태도 등)을 자신이 속한 동류 집단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펼친다는 것이 최소 저항의 길이다.


아직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전략이 떠오르지 않지만, 꾸준히 고민해봐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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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8-14 0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글을 읽으며, ‘아비투스‘가 정형화된 사회일수록 대량 소비가 이루어지고, 마케팅 등과 같은 대기업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규정되지 않은 사회, 건설노동자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바이올린을 즐기고, 50대 여성이 방송댄스를 배우는 것이 낯설지 않은 사회라면 비록 상업성은 떨어지겠지만, AI 로도 대체할 수 없는 무한한 활기를 띤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초딩 2020-08-14 09:41   좋아요 1 | URL
아날로그의 반격, 어디서 살것인가 등에서 말하듯
더 인간적이고
더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