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예측 -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정현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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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미래에 우리 인간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문답으로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부터 시작한다. 지나치게 거시적이어서 와닿지는 않지만, 쟁쟁한 석학 8인의 말들이라는 것 자체에 끌려 완독은 했다. 중/후반부 인공지능의 주제는 점점 사라지고 미국,트럼프, 일본, 북한 이야기로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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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풍경 - 글자에 아로새긴 스물일곱 가지 세상
유지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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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보고 펼쳐진 첫 페이지가 다른 책들보다 이 책을 먼저 읽게했다.


타이포그래피는 비전공자이지만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그 역사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여행하며 소개하는 책에 매료되었다.

법에 관한 책이 있는지 묻는 갑갑한 사정을 가진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갈길을 결정했다는 프롤로그의 글은 시작부터 가슴 뭉클하게 했다.

나는 세리프 (Serif - 획의 끝에 붙어 있는 작은 돌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되었고, 또 그것이 없는 (without - sans) 산세리프 (Sanserfi)가 어떻게 이름지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활자의 사각형 밖을 나와 있는 "f"를 보고 그 정교함과 고민에 탄복했다.

일본의 도로 위 글자는 달리는 자동차 안 운전자를 고려해 길다. 그리고 그것을 정확히 그리기 위해 공사 직후 도로에는 자로 잰 것을 표시하는 선들이 남아 있다고 한다.

최정호 명조 원도를 디지털화한 SM 명조는 잉크의 번짐을 고려해 의도보다 가늘게 만들어진 것을 간과해서 가로획이 너무 가늘다고 한다.

독일의 위조 방지 폰트 FE 폰트는 모든 획이 고유해서 F 아래에 테이프를 붙여 E를 만들어도 위조 된 것임을 판별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수 많은 밑줄을 긋게한 이 책은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깊은 사유, 에피소드 그리고 감상을 수필/기행문으로 쉽게 풀어써, 폰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흥미롭고 즐겁게 그 세계에 발을 내딛게 해주는 것 같다.


운전을 하다 도로 표지판에 종성이 있어도 초성, 중성, 종성의 음소들이 줄어들지 않아 종성이 없는 음절 (글자) 보다 길게 보이는 한길체를 보고 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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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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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수영을 다시 시작했지만, 음악을 지금 들을 수 없다. 도쿄의 지하철에서 쓰쿠루를 생각해봤다. 아키하바라역에서 난 신주쿠역을 가볼 수 있을까? 라고. 햇빛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어있으면 색은 바래지겠지. 거울이란것만 없으면 난 내 색도 제대로 볼 수 없는데 말이다. 음악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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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주의 열화당 현대미술운동총서 3
슐라미스 베어 지음, 김숙 옮김 / 열화당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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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가 떠오르는 표현주의가 독일의 문화였다는 것에 놀랬고, 니체에게 영향을 받았다고하니 관심이 갔다. 문외한에게는 생소한 인물들과 사건들이 너무 많았고, 심미적 또는 강렬한 도판이 없어 아쉬웠다. 도시화 상업화 전쟁이 낳은 표현주의는 어둡게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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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니체의 말 초역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박재현 옮김 / 삼호미디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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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세계의 정점에 있는 위대한 철학가, 사상가라고 생각했던 니체가 인간 '삶' 깊숙한 곳에서 부대끼며 살며 사랑하는 문학가로 인식되게 만드는 책이었다. 그의 아포리즘은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심연에 들어가 오랜 기간 동안 고뇌해서 만들어진 쓴 약이라기 보다는, 예술로 승화시킨 시에 가까웠다.

"인간의 육체는 커다란 이성이며, 정신이라 불리는 것은 작은 이성" p5 


그리고 그의 사상 전반에는 자기애를 통해 평정심이 가득하고 자존감이 올곧은 인간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을 존경하면 악한 일은 결코 행하지 않는다" p21

그러면서도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베품을 강조하는 인류애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표현하는 세 가지 - 베푼다. 비난한다. 부순다"


니체의 영향을 받았다는 카뮈의 영원회귀, 부조리를 생각했을 때, 한정적인 인생이니 즐겁게 살라고 말하는 니체의 말을 보면, 같은 것을 니체는 좀더 밝게 카뮈는 좀더 어둡게 표현해서 전달하려고 한 것 같다.

"기뻐하라. 이 인생을 기뻐하라. 즐겁게 살아가라."p47


카뮈의 영원회귀, 가브리엘 G. 마르케스의 백년고독에서, 나는 벗어날 수 없는 반복되는 굴레를 생각하고 사유했지만, 정작 그 근원에 있었던 니체는 그렇기에 후회 없는 인생을 살라고 한다. 그래서 그것이 반복되어도 또 똑같이 반길 수 있는 생을 살라고 한다.

"지금 이 이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 p65


좋아하고 즐겨썼던 "이야기가 복잡해지면 진실을 말하라"의 오에 겐자부로처럼 그는 솔직했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싶다면 일단은 단언하라". p66


그리고 그는 겸손을 말했다. 

"귀로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없으며 손으로 모든 것을 어루만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다 작다, 딱딱하다 부드럽다며 제멋대로 판단한다" p78


하지만 조지 오웰의 촌철살인 같은 꿰뚫음도 있다.

"평등이라는 개념을 즐겨 사용하는 사람은 두 가지 욕망 중 어느 한쪽을 숨기고 있다." p87

"도덕은 그 행위만으로는 진짜인지 아닌지를 좀처럼 판단할 수 없다" p121

 

이책은 일본 출장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고객사 미팅에서 레고로 회사의 신념을 전파하는 에반젤리스트를 소개 받았다. 그는 레고를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먼저 레고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게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해봄으로써 창의적 사고법을 가르친다고 했다. 그것은 빙산의 일각과 같은 내 주위의 일상에서 그 빙산아래에 있는 본질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그 대화에서 나는 놀라고 즐거워하며 가방 속에 있던 니체를 꺼내들고 다음 문장을 말했다. 유쾌한 경험이었다.

"독창적인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이미 모든 사람들의 눈앞에 있으나 아직 알아차리지 못해 이름조차 가지지 못한 것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나아가 그것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p152


아래와 같이 모든 것은 자신에게 달렸구나라고 생각하며 책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

"결국 풍요로운 대상물을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을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 p44


아포리즘이 가득하고, 엮은 자의 해석과 그에 따른 주관이 많이 개입되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지만, 니체를 좀 더 친근하게 대할 수 있게 해주었고 출장 중 비행 시간을 즐겁게 해준 책이었다.


이젠 정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을 읽어야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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