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책 (100쇄 기념판)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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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표지를 보면서 피식하고 웃음이 나는 게 아니라 슬퍼졌다. 싱글벙글 웃고 있는 아빠와 아이들의 모습과는 달리 무표정한 엄마를 보니 우리 엄마들의 고달픈 삶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엄마들의 일은 끝이 없고, 그걸 알아주는 사람도 별로 없다. 특히 요즘 엄마들은 가사와 육아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도 병행해야 하니 수퍼우먼이 되어야 할 정도다. 이런 건 피곳씨네도 마찬가지.

 

멋진 집, 멋진 정원, 멋진 차, 그리고 두 아들 사이먼과 패트릭과 함께 살고 있는 피곳씨네 가족은 총 네명이다. 하지만 엄마는 늘 아들 둘과 남편 피곳씨를 위해 이런저런 일을 하느라 얼굴 보기도 힘들 정도다. 피곳씨네 아침 식사 풍경은 우리네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여보 빨리 밥 줘!, 엄마 빨리 밥 줘요!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식탁에 둘러 앉아 입만 움직이는 아이 둘과 신문을 보느라 얼굴도 보이지 않는 피곳씨. 이들을 위해 엄마는 열심히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이들은 아침 식사를 하고는 고맙단 말도 없이 쌩하닌 아주 중요한 회사와 아주 중요한 학교로 가버린다. 



 

세명이 회사와 학교로 간 후, 엄마는 설거지를 하고 침대를 정리하고 청소를 한 후 일을 하러 간다. 어라, 엄마도 일을 하고 있었네? 엄마는 직장에 다녀와서 또다시 가족들의 음식을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고, 다림질을 하고, 또다시 간식거리를 준비한다. 엄마는 의자에 앉아 쉴 틈이라도 있는 걸까?


 

엄마가 바지런히 집안일을 하는 동안 피곳씨와 두 아이는 소파에 늘어져 티비만 본다. 저러고 앉아서 여보 물! 엄마 음료수! 하고 외치겠지. 피곳씨와 두 아이의 모습은 소파뒤에 엎드려 있는 개와 소파 위에 늘어져 있는 고양이와 똑닮았다. 참 편하겠네, 그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뿔났다! 방과후, 퇴근후 집으로 돌아온 피곳씨와 아이들은 엄마의 모습 대신 편지 한 장을 발견한다. 너희들은 야! 
 


 

엄마가 없어지자 손수 밥을 지어먹는 피곳씨네 세 부자. 그러나 그 과정은 끔찍했고 맛은 더욱 끔찍했다. 다음날 아침 또다시 손수 밥을 짓지만 그 과정은 엄청 끔찍했고, 그 맛은 정말 끔찍했다. 엄마가 없으니 누가 빨래를 해주지도 않아 옷은 더러워지고, 설거지할 그릇은 산처럼 쌓여갔다. 그렇게 시간이 좀 더 흐르자 집안은 정말 돼지우리처럼 변해갔다. 꿀꿀꿀꿀~~

 

며칠이 지나 엄마가 돌아왔을 때, 아빠와 아이들은 엄마에게 부탁했다. 제발 돌아와 달라고. 그후 어떻게 되었냐구? 아빠는 식사후 설거지를 하고 다림질을 도왔으며,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침대를 정리했다. 엄마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었는지 드디어 알게 되었으니까. 엄마가 며칠 없는 동안 엉망이 된 집을 보면서 엄마가 묵묵히 해오던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되었으니까.


 

가사일이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티도 안나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 나머지 가족들은 집안일이 뭐가 대수냐고 핀잔을 주지만 실제로 해보면 얼마나 힘든지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그런데 평소의 우리는 어떤가. 음식이 맛없으면 불평하고, 빨래가 잘 되어 있지 않으면 투덜거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마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해주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산다. 그러면서도 아플 때는 엄마손이 약손이라며 어리광 피우면서 정작 엄마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요즘은 가사와 육아, 직장생활에 능통한 엄마들을 수퍼맘이라 치켜세우는 시대이다. 근데 가만히 뜯어 보면 이 말은 엄마를 더 부려먹겠다는 그런 소리로 밖에 안들린다. 결과적으로 기혼여성의 어깨에 더 많은 짐을 올려놓을 수 있단 이야기니까. 똑같이 밖에 나가서 일을 하고 오지만 아빠는 거실 소파에 드러누워 텔레비전만 보고 있고 엄마는 부엌데기처럼 지친 몸으로 집안일을 하게 만드는 것도 역시 가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이란 직장처럼 일의 분배가 정확이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다. 가정내에서는 엄마 일, 아빠 일, 아이들 일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이기에 서로의 짐을 나눠질 줄 알아야 하는데, 유독 엄마의 일만은 누구도 나눠지려 하지 않으면 지치게 되는 건 결국 엄마일 뿐이다.

이 책에 나오는 피곳씨의 가족은 우리 가족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이웃 가족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엄마를 부려먹는 가족들이 많다는 소리가 된다.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서로 양보하기도 해야 하고, 서로의 짐을 덜어주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 피곳씨네는 엄마의 가출사건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였지만, 우리는 엄마가 그런 생각을 하기 전에 엄마가 얼마나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인지, 우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곰곰히 생각해고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 책 앞표지, 책 본문 中(본문에는 페이지 표기가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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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츠키 6
타카야마 시노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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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츠키』5권에서는 긴슈와 본텐의 만남에서 우정을 키워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봤지만, 결말 부분이 커다란 사건의 조짐을 보여 발 동동 구르며 6권을 기다렸다. 근데, 6권 표지를 보니 처음 보는 인물이다. 당신은 누규? 안그래도 현대와 에도시대를 교차하는 데다가 사람뿐만 아니라 요괴도 수두룩하게 등장하는지라 등장 인물 구별하기도 어렵구만, 또다시 새로운 인물이 나올 줄이야. 아아악, 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어진다. 어쨌거나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온다는 건 좋건 나쁘건 간에 뭔가 전환점이 생긴다는 이야기라 생각해도 될 듯 하다.

일단 6권의 시작은 현대의 이야기로 토키가 원래 살던 피안의 세계 이야기이다. 아주 어린 시절의 토키는 기숙학교에서 도망쳐 미아가 되었다가 스오우를 만나게 된다. 겉모습은 험상궂지만 다정한 형처럼 토키를 도와주는 스오우는 토키와 만난지 1년만에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그후 7년이란 시간이 지나 토키는 고교생이 되었지만 어린 시절 자아가 형성될 시기의 롤모델이 사라진 후 착하기는 하지만 개성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아이로 성장했다. 이 시대는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시대보다 좀더 미래의 세상인듯 하다. 공동체 생활이란 것도 존재하지 않는 그런 세상이랄까. 분명한건 토키가 에도시대의 모습을 한 <아마츠키>의 세계에서 '백지인 자'로 존재하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을 듯 하다. 현대에서는 착하기만 하고 개성이 없는 아이였으니, <아마츠키>에서도 그런 토키의 특징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확실하진 않지만, 추측컨대)

형사 하시타는 스오우의 죽음에 뭔가 꺼림칙함을 느끼는 모양이다. 스오우가 죽은지 7년이나 지났는데도 그가 죽었다는 걸 확신하지 못하니...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죽음을 당했다고 하니 그때 죽은 사람이 스오우가 맞는지 아닌지는 모를 일이겠지. 어쨌거나 현대의 이야기는 너무 찔끔찔끔 나와서 퍼즐맞추기 보다 더 어렵다. 일단 현대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해두자. (더 하고 싶어도 할 이야기가 없다) (汗)

에도 시대의 모습을 한 <아마츠키>의 세계는 여우 요괴 이마요 사건은 무사히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토키 일행은 음양료의 아이네즈와 칸조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 시대의 음양료는 독을 써서 독을 제압하는 방식으로 요괴를 퇴치하고 있다. 즉 요괴를 이용해 요괴를 퇴치한달까. 요괴들 중에는 같은 요괴를 증오하는 자들도 있으니, 음양료 입장에서는 아주 고마운 일이겠지. 뭐, 이누가미가 붙은 혈통인 쿠치하의 경우에도 요괴를 증오하고 있으니. 내가 보기엔 동족상잔의 비극이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본텐은 토키의 힘을 빌려 천망을 새로 짜고 싶어하는 것이겠지. 인간은 인간답게 요괴는 요괴답게 자신의 운명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본텐이 계속 말을 어렵게 해왔지만 결론은 그거다.

이야기가 좀 샜지만, 아이네즈와 칸조가 나타난 이유는 쿠치하를 데려가기 위해서이다. 음양료에서 쿠치하를 이용하고 싶던 것이겠지. 여기서 쿠치하의 과거가 조금 더 나오는데, 칸조가 바로 쿠치하에게 사역될 운명을 타고난 자였단다. 즉 태어나면서부터 이누가미의 사역마가 될 운명이었지. 쿠치하는 그런 식의 요괴 퇴치는 바라지 않았는데, 쿠치하의 의견은 묵살되어 버린다.

쿠치하는 납치되었지, 요로즈야는 방위틀기의 결계를 통해 아예 접근조차 불가해졌지.. 게다가 테이텐에게 맞서던 긴슈는 결국 말소되어 버렸다. 그러나 더 끔찍한 건 천망이 이들도 모르는 사이 새롭게 짜졌단 것이다. 본텐의 말에 의하면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데... 도대체 앞으로 어찌 될 것인지 정말 상상도 안된다. 일단 긴슈의 저주와 뱌쿠하쿠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되지만 만약 테이텐에 의해 긴슈가 말소되었다면 뱌쿠하쿠는 어떻게 되는 거지??

이제껏 많은 만화를 접했지만 6권이 되도록 감을 못잡는 만화는 이게 처음인듯 하다. 캐릭터나 설정, 스토리 전개가 나쁜 건 아닌데 너무 복잡하달까. 게다가 사람 얼굴도 잘 구별못하고 이름도 잘 기억못하는 내게 있어서는 캐릭터의 대량 등장이 난감하기만 하다. 아직 모자란 퍼즐 조각이 더 나와야 스토리가 구슬 꿰어지듯 잘 꿰어지려나. 일단은 참을성있게 기다려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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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보수 일기 - 영국.아일랜드.일본 만취 기행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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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의 '공포의 보수'란 단어를 보고서는 H.P. 러브크래프트의 책제목을 떠올렸다. 혹시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바탕으로 씌어진 작품인가 싶었지만, 땡! 알고 보니 하등 상관없었다. 여기에서의 공포의 보수는 1953년 제작된 이브 몽땅 주연의 이탈리아 영화에서 따온 것으로 폭발물을 운반하는 동안 겪게 되는 공포스러운 상황을 그린 영화다. 트럭이 폭발하고, 운반자는 차에 치어 사망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는 영화다 보니 나중에 왜 이 책 제목이 공포의 보수가 되었는지를 알고 나서는 피식 웃음이 났다. 뭐, 폭발물을 싣고 가는 차를 탄 것처럼 그만큼 비행기를 타는 것이 무서웠다는 뜻일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 비행기 공포증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100페이지나 이어졌다. 여행 준비를 비롯해 나리타 공항까지 가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대개는 비행기가 너무 무섭다는 이야기라서 좀 지겹기는 했다. 도대체 맥주 이야기는 언제 나오는 거야! 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싶었달까. 그도 그럴 것이 소제목이 영국 · 아일랜드 · 일본 만취 기행이라잖아. 근데 비행기 공포에 취한 이야기가 계속 되니 솔직히 근질근질. 그나마 다행인 건 그런 이야기 도중에 여러 작가들의 작품, 티비 드라마, 영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이었다. 흐음, 역시 이런 부분은 작가답군, 이런 생각이 들었달까.

이렇게 근질근질한 기분으로 영국 히스로 공항에 상륙. 워털루 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면서 영국 여행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근데 술 이야기는 또 별로 없다. 역 구내에서 캔맥주를 샀다거나 펍에 들러 맥주를 마셨다는 이야기는 가끔 나오지만 본격적인 이야기가 없다. 솔직히 말해서 영국 맥주는 어떤지 좀 많이 궁금했는데... 그래도 영국의 전원 풍경이나 관광지, 그리고 그런 풍경을 보면서 떠올리는 책이나 영화같은 이야기가 그런 아쉬운 점을 많이 해소시켜 준다. 관광한 곳 중에서 다른 건 몰라도 스톤 헨지는 나도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라 무척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다. 그리고 미술관 관람도 했다는데, 이것도 무척 부러운 것 중의 하나다. 명화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난 주로 도판을 통해 그림을 봐왔던 지라 미술관에 한 번씩 갈 때마다 가슴이 뛰곤 한다. 그치만 미술관 관람이란 게 지방사는 사람에겐 무척이나 수고스러운 일이라서 마음 먹고 서울에 가야 하지만..

아일랜드의 경우, 더블린의 펍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펍들이 어찌나 많은지 손님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니 정말 아일랜드 사람들은 술을 좋아하니 싶기도 하다. 또한 아일랜드가 배출한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중엔 내가 읽어본 작품의 작가들도 나와서 더 반가웠지.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고향을 직접 가본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일 것 같다.

영국 및 아일랜드 기행 - 대부분은 비행기 공포증과 관광에 관한 이야기 - 가 230페이지 정도 이어지고 나면 드디어 일본 맥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부분은 문고판을 내면서 덧붙인 부분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난 이쪽이 더 흥미로웠다. 일본 맥주하면 역시 아사히, 기린, 삿포로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사실 그 세 종류 밖에 마셔본 적이 없지만... (참고로 아사히 맥주 이야기는 잠시 언급될 뿐 더이상 나오지는 않는다)

기린 맥주 공장이 요코하마에 있었구나. 요코하마면 도쿄와도 무척 가까운 거리인데. 호오. 일본 맥주란 것만 알았지 공장이 어디에 있는지는 몰랐는데 왠지 득템한 기분이다. 나중에 기린 맥주를 마실 일이 있으면 아는척 좀 해봐야겠다. (笑) 내가 마신 기린 맥주의 느낌은 약간 맥콜맛이 난다는 것이다. 음, 그정도로 탄산맛이 나진 않지만 김빠진 맥콜같달까. 순한 맛과 보리냄새가 좋은 맛으로 기억된다. 어쨌거나 여기에서 기린 맥주가 생산되는 과정도 구경했다니 부러운 기분이 든다. 지금이야 술을 아예 안마시지만 예전엔 다양한 맥주를 마시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다. 좋으시겠어요, 작가님.

그후에 간 곳은 홋카이도에 위치한 삿포로 맥주 공장. 유후~~ 홋카이도에 겨울에 가셨군요. 뭐 생각해보면 홋카이도 하면 눈(雪)이니까 역시 겨울이 좋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홋카이도에서 마시는 삿포로 맥주라. 완전 맛있을 것 같다. 본문 여러 곳에서 언급되지만 그 지방 맥주는 역시 그 지방에 가셔 마셔줘야 제맛이니까. 내가 마셔본 삿포로 맥주는 캔이었는데 톡쏘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기도 한데 잘 기억이 안난다. 예전에 일본에 갔을 때는 아사히 맥주를 마셨는데, 본사가 도쿄에 있으니 잘 골랐을지도. 도쿄 여행이었으니까. (푸핫.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삿포로에서는 홋카이도의 명물 음식인 칭기즈칸도 먹었단다. 난 사실 양고기는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게 꽤 맛있다고. 삿포로에서 1박한 후, 그다음으로 향한 곳은 오타루. 오타루하면 운하가 먼저 떠오르는데, 겨울의 운하는 어떤 풍경일까. 또한 오타루 눈빛축제도 유명한데 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오타루에 간 이유도 단지 맥주를 마시러?? 뭐,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참 즐거운 일일듯.

마지막 이야기는 오키나와의 오리온 맥주 이야기이다. 오리온 맥주는 마셔본 적이 없어서 어떤 맛일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글로 읽는 맥주맛은... 역시 염장질에 불과했던가. 오키나와는 남국이다 보니 맥주맛도 산뜻하다고 한다. 만약 오키나와 맥주를 홋카이도에서 마시고, 홋카이도 맥주를 오키나와에서 마시면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그 지역의 기후에 맞춰 맥주맛이 결정된다니 말이다. 실제로 오키나와에서 기린 맥주를 마셨더니 너무나도 무거운 맛이었단다. 그럼 한국에서 일본 맥주를 마시면!? 일본과 비교를 할 수 없으니 아쉽군.

나도 예전에는 - 아주 예전입니다 - 맥주를 참 좋아했다. 특히 다양한 맥주를 맛보는 걸 좋아했다. 내 입맛에는 일본 맥주보다 유럽 맥주 쪽이 더 입맛에 맞았던 걸로 기억한다. 크리미한 거품이 정말 좋은 벨기에 맥주인 호가든, 톡쏘는 맛의 네덜란드 맥주 하이네켄, 하이네켄 다크도 좋고, 아일랜드가 고향인 기네스도 정말 맛있다. 때론 과일맛이 나는 KGB나 크루저도 마셨는데 과일맛이 나는 두가지 맥주는 뉴질랜드 맥주다. 그외에는 칭따오도 꽤나 입맛에 맞았는데, 그건 중국맥주로 정말 알콜이 들어간 맥콜같았던.. 그래도 꽤나 맛있었다. (오래전 기억이라 맛에 관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맥주가 확 땡기는 건 아니었지만, 맥주를 즐겨마시던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미각이란 건 후각과 더불어 더욱 오랜 기억이 남는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 기억을 떠올리고, 그때 마셨던 맥주 맛을 떠올리는 걸 보니 말이다.

멋진 미스터리 작품을 써왔던 작가의 첫번째 기행 에세이. 미스터리 작품보다는 조금 덜한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작가의 다른 모습을 많이 보게 된 책이다. 아마도 이런 건 에세이에서만 드러나는 모습일텐데, 온다 리쿠에게 의외로 유머러스한 면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편하게 툭툭 던지는 이야기인데, 그런 것이 깨알같은 재미로 다가온다. 이런 건 일본식 유머 코드라고 해야 될 듯 하다. 이 일본식 유머가 익숙해지면 꽤나 재미있어지는데, 그녀의 미스터리 작품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분위기만 생각하고 읽었다가는 이 책의 코드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독자도 나올 듯한 기분이 좀 들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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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일의 첫사랑 3 - 오노데라리츠의 경우,B애+코믹스 033
나카무라 슌기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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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첫사랑이란 단어는 새콤달콤하고, 풋풋하며 한편으로는 오글거리는 느낌을 주는 단어이다. 그땐 왜 그 사람을 좋아했었는지 그 이유조차 흐릿해져버려 속으로는 겸연쩍은 감정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 그 첫사랑 상대가 무지무지무지 근사해져서 나타난 경우라던가, 제대로 된 사랑조차 하지 못한채 나이만 먹어 가다 서른줄에 접어들어서 진짜 사랑을 만나게 된 경우라던가. 어쨌거나 첫사랑이란 분명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그 '첫'이란 접두어때문에.

내가 널 좋아한다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야 - 편집장 타카노 마사무네 X 편집기자 오노데라 리츠

교교 선후배 사이로 그 당시엔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안좋은 기억만을 남긴채 헤어진 리츠와 타카노. 출판사를 옮겨 순정만화잡지부서에 배속된 것도 힘든데, 그 상사가 바로 그 첫사랑 상대라면 쥐구멍 열개를 파고 싶은 심정이 생기지 않을까. 어색한 사이, 익숙하지 않은 일, 오노데라 리츠에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같기만 하다. 일이야 어느 정도 익숙해져 가면서 조금씩 재미도 느끼는 리츠였지만, 편집장의 태도에 신경이 쓰여 죽을 맛이다. 웬만하면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직속 상관이다 보니 매일매일 얼굴을 마주 봐야 하고, 더불어 이웃사촌이기까지 하니 리츠는 하루하루 바싹바싹 말라가는 듯 하다.

처음으로 담당했던 작가의 단행본이 무사히 출간, 재판을 찍는다는 즐거운 소식도 있지만, 이번에 리츠가 맡은 일은 인쇄소와의 교섭이다. 신입사원이라고 만만하게 여겨졌는지 인쇄소에게 물먹은 리츠. 이런 리츠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건 역시 편집장 타카노밖에 없다. 그런 것이 고맙기도 하지만 역시 마음이 무거워진다.

한편 영업부의 요코자와는 리츠를 여전히 경계중. 이사까지 하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 타카노와 요코자와는 연인사이인걸까. 그런데 왜 타카노는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걸까. 타카노의 태도와 말에 두근거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화도 난다. 도대체 날 좀 내버려두란 말야! 리츠의 심정은 바로 그런 게 아닐까. 그러던 어느 날 타카노의 집에서 술을 마시게 된 리츠는 타카노와의 사이의 침묵이 너무나도 무거워 급기야 술을 들이 붓고 사고 아닌 사고를 치고 만다. 아, 이때 타카노 멋있었다, 정말. 좀 강압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그런 고백을 들으면 가슴이 찡~해지는 느낌이다. (물론 내가 고백받은 건 아니지만,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고백을 하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이다)

근데, 이거 어쩌면 좋아. 그렇게 강렬하고 달콤한 고백을 받은 그 날밤의 기억이 안드로메다로 몽땅 날아가버렸....(쿨럭) 타카노 열받을만 하겠다. 으아, 정말이지 리츠는 타이밍 못맞추는 걸로는 1위를 할 캐릭터일듯. 제발 좀 정신차려, 리츠. 네가 이렇게 중심을 못잡으니 아직도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 251일이나 남았잖아!!!! (이 말인즉슨, 1권 마지막이 320일정도였으니 앞으로 이 밀당이 무한반복된다는... 쿨럭. 심장이 쫄깃해지다 못해 딱딱해지겠어!!)

나카무라 센세, 순정 시리즈보다는 좀 빨리 끝내주시면 안될까요... 재미있는 것도 자꾸 반복하면..
(이거 어쩔!)

당신이 좋다면 이 얼굴로 태어나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 서점 점원 유키나 코우 X 편집기자 키사 쇼타

후훗, 타카노와 리츠의 이야기외에 단편 한편이 수록. 여기에 나오는 편집기자는 타카노의 편집부에서 일하는 서른살의 남자다. 소심하고, 비관적이며 얼굴을 심하게 밝히는 게이인데, 이 키사가 좋아하는 건 서점에서 일하는 왕자님같은 유키나이다. 매일 서점에 들러 그의 모습을 훔쳐보는 게 작은 기쁨이지만, 그와 사귀게 될 거라거나, 잘 될거라는 상상은 절대 하지 않는다.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매일 스토커(?)처럼 얼굴만 훔쳐보던 어느 날 원나잇으로 만났던 상대를 그 서점에서 우연히 만나고 만다. 유난히 키사에게 집착하는 그 남자. 키사는 그 남자를 피해 달아나지만 유키나가 또 보고싶은 마음에 서점으로 향한다. 우연히 영업부의 요코자와를 만난 키사는 유키나와 인사를 하게 되고 그게 인연이 되어 말을 트고 지내게 된다.

호오, 요코자와가 은근히 남들을 이어주는 캐릭터로구나. 사실 타카노와 리츠 사이에선 태클을 자주 거는 캐릭터이지만 결국 둘을 이어주는 캐릭터가 될테지. 어찌보면 좀 안됐지만, 그게 당신의 숙명일지도 몰라요, 요코자와씨. (笑) 요코자와의 활약으로 카페에서 단둘이 만나게 된 유키나와 키사. 그때 유키나는 돌발행동으로 키사를 놀래는데... 하악, 이런 장면 나오면 나 쓰러질 것 같아. 너무 예쁜 그림이었다. 우움, 특히 스케치북으로 살짝 가려주는 유키나의 센스. 21살의 미대생인 유키나는 외모도 멋지지만 행동도 멋지고, 가벼워 보이기도 하지만 속은 진중한 남자다. 특히 키사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선 나도 가슴이 두근두근. 나도 이런 고백받아 보고 싶다, 라고 느꼈달까. (아아, 점점 망상의 수위가 높아져간다~~)

『세계 제일의 첫사랑 ~ 오노데라 리츠의 경우 3』은 타카노와 리츠 커플보다는 유키나와 키사 커플의 이야기가 훨씬 더 재미있었다. 아마도 짧은 것도 그 이유가 되겠지. 나카무라 센세의 작품은 재미있지만 밀당이 너무 심해서 나중엔 보는 사람이 지치는 경우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순정 로맨티카 시리즈도 그런 작품 중 하나. 무척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끝날 기미가 안보이기 땜에....) 하여튼 유키나와 키사 커플 덕분에 나도 한숨돌렸다. 리츠만 보면 속이 터질 지경이라.... (笑) 리츠, 제발 좀 분발해줘!

출판사 만화편집부와 서점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보니 평소 궁금했던 출판사와 편집부의 일이나 서점 일에 대한 내용이 나와 몇배로 더 재미있는 작품인『세계 제일의 첫사랑』시리즈. 다음 권에선 진도가 좀 빨리, 팍팍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이... 아니 그것보다는 4권을 빨리 만나고 싶다.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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腦內ポイズンベリ- 1 (クイ-ンズコミックス) (コミック)
미즈시로 세토나 / 集英社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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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본능에만 충실하면 되는 갓난쟁이 시절과 주변 어른들이 모든 것을 결정해주는 아이 시절을 지나 스스로 뭔가를 결정해야 할 나이가 되면 머리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야 하나, 저렇게 해야 하나, 이렇게 하는 게 좋을까, 저렇게 하는 게 좋을까 등등의 고민때문에 매일매일이 고민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사적인 면에 있어서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때 그 고민이 특히나 많아진다. 연애를 시작하기에 앞서 저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백하고 한 번 들이대 볼까, 아니면 내숭떨면서 저 사람이 먼저 고백하도록 할까 등등을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기나 할까.『脳内ポイズンベリ- 』는 바로 이런 상황들을 직접 눈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동안 머리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사쿠라이 이치코의 머리속으로 들어가 보자.

서른을 며칠 앞둔 사쿠라이 이치코는 얼마전 모임에서 만난 23살의 사오토메를 마음에 두고 있는 상태에서 우연히 지하철역에서 재회하게 된다. 말을 걸까, 말까... 고민하는 이치코의 머리속에서는 5명의 뇌내회의 멤버가 옥신각신중이다. 의장 요시다를 필두로 비관주의자 이케다, 낙관주의자 이시바시, 순간의 감정을 중요시하는 하토코, 그리고 기억 및 과거를 기록하는 키시가 그 멤버. 이들은 이치코를 대신해 머리속에서 회의를 연다. 이케다는 비관주의자답게 절대로 말을 걸면 안된다고 하지만, 멤버들의 의견은 말을 거는 것으로 좁혀지게 된다. 결국, 용기를 내어 말을 걸게 된 이치코. 하지만 그후로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자 멤버들이 약간의 폭주를 하게 된다. 그 결과 둘은 함께 식사를 하게 되고, 식사 후 이치코는 사오토메의 집에 들르게 된다.

어라라, 이거 너무 빨라도 빠른 거 아냐. 라는 기분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말을 걸까, 말까를 고민하던 이치코의 소심한 성격을 생각해 보면 이런 결과가 절대로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납득이 간다. 원래 사랑에 빠지면 소심한 사람도 때론 대범해지기 떄문이다. 그리고 뇌내회의 멤버라 해도 결국엔 이치코의 무의식속에 자리잡은 어떤 감정들이기 때문에 감정이 폭주한다 해도 결국 이치코가 책임져야 할 문제겠지. 사고 아닌 사고를 치고 아침에 도망치다시피 사오토메의 집을 빠져나간 이치코는 그후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한다. 이런 이치코의 고민에 가만히 앉아있을 멤버가 아니지. 뇌내회의 멤버들은 또다시 급하게 회의를 주최하고 이치코의 행동을 결정하는데...

으아아악... 이치코를 보면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대담하게 사오토메와 하룻밤을 보낸 이치코가 다음에 사오토메를 만나서는 "전 그런 여자가 아니예요~~" 등등등을 외치는 걸 비롯해 이런 걸 무한반복하는 걸 보니 답답해서 정말이지. 자기가 먼저 다가가 고백해 놓고 발뺌이라니. 뭐, 사오토메의 성격상 먼저 다가올 타입은 아니니 이치코가 선수를 쳐야하는 건 맞지만, 그날 밤과 그다음의 이치코의 모습에 갭이 너무나도 크다. 근데 재미있는 건 사오토메가 이런 이치코를 꽤나 매력적으로 생각한다는 것. 자기 타입이었나 보다. 의외로 이치코가 한 발 빼자 더 적극적으로 나오는 사오토메, 꽤 남자답잖아. 물론 23살의 나이답게 어린 면이 보이긴 하지만, 이치코의 행동을 보면 이치코가 연하같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오토메가 이치코의 나이를 물었을때 30이라고 말하자, 당황하는 사오토메. 순식간에 쌩하고 사라진 이치코를 보면서 웃음이 나오는 게 아니라 쬐끔 슬퍼졌다. 나도 서른중반의 나이인데, 솔직히 연하남을 만나는 것도 그렇지만 나이 차이가 그렇게 나면 은근히 자격지심이 생긴달까. 그넘의 나이가 뭐라고... 하고 싶지만 이게 은근히 신경 많이 쓰이는 문제다. 잔뜩 풀이 죽은 이치코를 보니 남일같지 않더이다.

이렇게 밀당을 무한반복하는 이치코와 사오토메였지만, 일단 내가 보기엔 사오토메가 이치코에게 마음이 확 기운 것은 확실해 보인다. 문제는 이치코. 어른스럽지 못한 태도에 이랬다 저랬다 우왕좌왕하면서 다른 남자와 연락까지 주고 받으니 사오토메도 참다참다 폭발! 물론 그 남자와는 특별한 사이는 아니지만, 굳이 그 남자와 식사를 한 이야기까지 할 필요가 없지, 이치코. 이러니 연애를 제대로 못하고 서른이 된거 아니니, 라고 핀잔주고 싶지만, 너무 순진해서 그런 걸꺼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안하면 이치코의 캐릭터에 열불이 터져서 더 못읽을 것 같기에. 뭐, 서른줄의 여자에 대한 공감도 조금은 있기도 했지만.

이치코의 머리속에서 대소동을 일으키는 뇌내회의 멤버들. 좀더 정신차리시오. 이치코가 용기내어 고백한 그 사람과의 인연이 악연으로 끝나겠소. 이 멤버들은 나름대로 이치코를 돕자고 하는 행동일테지만 어째 매번 핀트가 어긋난달까. 하긴 내 머리속에서 생각한 것들이 직소퍼즐의 퍼즐조각처럼 딱딱 맞아들어가면 좋을테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뇌내회의 멤버들도 앞으로 고생이 많겠소. 음, 그리고 뇌내멤버들을 일순에 잠들게 한 '그녀'의 정체는 뭘까. 이치코의 열정이란 부분일까나. '그녀'의 활약도 기대해봄직하다.

음, 脳内ポイズンベリ- 는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뇌내 독딸기란 뜻인데, 이거 우리말 번역본으로 나올 땐 어떤 제목을 달고 나올까. 뇌내 포이즌베리? 머리속 독딸기? 머리속 포이즌베리? 아니면 머리속 대소동? 아니면 아예 다른 제목으로 나오려나~~ (은근 기대중) (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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