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어른이 읽는 동화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호승의 글은 시처럼 짧은 글들이지만, 그 글 속에는 함축된 의미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아름답고 깨끗하다.
내가 읽었던 정호승의 어른이 읽는 동화집이었던 '항아리', '연인' 처럼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맑은 글들이다. 그래서 그 누구에게나 추천해 주고 싶은 글들이기도 하다.

 
시인은 '의자'의 작가의 말을 통해서
우리의 삶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 우리는 사랑때문에 불행해지며 사랑때문에 행복해집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랑'. 그 '사랑을 이해하기 위하여 쓴 글들이 '의자'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고, 그 이야기들은 동화의 형식을 빌려서 쓰여졌다.
또한, 정호승 시인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참 아름답고, 지혜로우며, 밝고 맑은 마음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그러기에 그의 눈에 비친 모든 동식물과 사물을 그에게 한 편으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황량하기만 한 빈 들판의 소나무를 보면서 들판이 얼마나 소나무를 사랑하는 것인지를 알고, 절간에 울리는 풍경소리를 들으면서 풍경속의 물고기가 얼마나 자만심에 빠져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옥구슬 목걸이를 바라보면서 옥구슬이 그를 꿰매고 있는 실을 우습게 본다면 아름다운 목걸이가 아닌 한낱 구슬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 속에서는 자연의 동식물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며, 우리들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물인 종이배, 의자, 바윗 덩어리, 조약돌 등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숲 속의 나뒹굴어져 있는 바윗덩어리는 자신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존재인 줄 알고 있지만, 스님의 눈에는 절의 대웅전 주춧돌로 적격임을 알고 그 자리에 앉혀 놓게 되는....
시냇물 위에 떠 있는 아이가 버린 종이배는 마음씨 착한 소녀를 만나게 되고, 종이배의 꿈인 바다로 갈 수 있는 훈련을 받아서 파도가 몰아치는 망망대해에서도 고요히 흘러 갈 수 있게 되고...
소 발자국에 고인 웅덩이에 빠진 송사리는 덧없는 인간의 존재를 가리킬 때 쓰이는 '우제어'라는 말의 기원임을 알게 해 주고, 송사리는 자신의 소임이 무엇인지 알고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진다는....
 
 
아마도 '비목어'와 '기파조'의 이야기는 서로 대비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외눈이 물고기 비목어는 한쪽에만 눈이 있어서 헤엄을 제대로 칠 줄을 모른다고 한다. 비목어가 헤엄을 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짝을 만나야 하는데, 비목어 두 마리가 나란히 함께 있어야만 헤엄을 칠 수 있게 된단다. 서로 한 쌍이 되어 서로의 다른 쪽 눈이 될 수 있기에.... 여기에서 나온 말이 '비목동행(比目同行)'이다.
"한 쌍의 눈처럼 같이 다닌다." 이렇게 언제나 함께해야 한단다. 함께 하기에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비목어.
그런데, 기파조 라는 새는 머리가 둘 달린 새잉다. 왼쪽 머리와 오른쪽 머리는 서로 한 몸에 붙어 있다. 그런데, 사이좋게 지내다가 왼쪽 머리가 오른쪽 머리 모르게 오미자를 먹어 치우는 일이 거듭되자, 그것이 미워서 왼쪽 머리는 찔레 열매를 발견하고는 그것에 독이 들어 있음을 알고도 오른쪽 머리에게 오미자라고 속여서 먹게 하게 되고, 결국엔 오른쪽 머리가 죽게되니, 왼쪽머리까지. 그건 기파조의 죽음이 된다는 이야기. 함께 하지만, 서로를 사랑하지 못한 기파조의 죽음.
'의자'의 이야기들은 동화나라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들은 제각각 다른 감동을 주는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그 감동은 깨달음을 갖게 해준다.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갖고 싶을 때는 정호승의 글을 읽어 본다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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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s Rouault 조르주 루오 -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 도록
앙겔라 랑프 외 지음, 임은신 옮김 / 베틀북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 도록)

       
 '루오’하면 약간은 생소한 이름의 화가라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조르주 루오’의 ’그리스도의 얼굴(성안)을 보면 ’아, 이 그림.... 많이 봤는데...’할 것이다. 그것은 ’루오’의 작품전이 2006년에 대전에서 열린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전시회처럼 많은 작품이 서울에서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기때문이다.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 2009년 12월 15일부터 2010년 3월 28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프랑스 퐁피두센터에 소장하고 있는 루오컬렉션에서 한국 관람객을 위해서 엄선한 ’견습공’’베로니카’’미제레레’등과 같은 대표작과 퐁피두센터내에서도 전시한 적이 없는 가을야경시리즈와 프랑스 밖에서는 최초로 전시되는 ’퍼레이드’ 풍경 시리즈, 그리고 스테이드글라스 1점을 포함하여 총168점이 소개된다.
그래서 개막식장에는 퐁피두센터 대표와 조르주의 손자, 프랑스 대사까지 참석하였다.
조르주 루오(Georges Rouault:1871~1958)는 이미 유럽전역이나 아메리카, 일본등지에서 미술 애호가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20세기 현대 미술의 대명사격인 화가로서 20C 전반의 화가인 마티스와 피카소를 뛰어넘는 당대 최고의 작가로 인정을 받고 있다. 루오가 미술활동을 하던 시기의 미술사조는 야수파, 입체주의, 표현주의시대였지만 그는 시류에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화폭에 담아냈다. 또한, 그는 제자를 가르치지 않았으며, 주제가 있는 구상화를 그렸다. 1958년에 루오가 죽은후에 그??증했는데, 그 과정에서 화상과의 10여년에 걸친 소송이 있었고, 잘못했으면 그의 많은 작품들이 화염 속으로 사라질 뻔한 위기의 작품들이 이번 전시회에 상당수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에서 많은 작품들이 미완성작품이지만, 미완성작품이라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본다면 그 작품들도 완성된 작품못지않은 훌륭한 작품들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의 전시회 제목은  ’신성과 세속’이다. 루오를 흔히 ’20C 종교화가’라고 하기도 하지만, 그는 어떤 교회에 소속되어 성화를 그리지도 않았으며 그에게서 종교는 개인적인 것이었으며, 그의 종교에 관한 그림들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종교화가라고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다만 종교적 소재를 그린 화가이며, 평생을 ’형태,색채, 하모니’에 집착하여 같은 주제를 그려서 경지에 이른 작가인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가 같은 소재뿐만아니라 같은 그림들이 약간씩만 변형된 형태로 그려져 있거나 미완성된 상태로 전시되어 있는 것을 많이 보게 될 것이다.

"루오의 작품은 예수등 종교적 신성과 창녀, 광대 등 세속적인 소재가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 세속적인 주제를 종교적으로 어떻게 다뤘는지?, 종교적인 주제를 어떻게 세속적으로 그렸는지를 모두 봐야 한다. 20C 최고의 종교 화가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화가이다. " (서울신문, ’앙겔라 랑프’퐁피두센터 학예실장의 인터뷰 기사중에서)

이런 사전 지식을 가지고 전시회장에 들어보면, 작품들은 모두 4개의 전시실로 구분되어 전시된다. (엄격하게는 5개라 할 수 있다. 미완성작품 부분이 장식용 신체와 풍경으로 나누어 전시된다.)

전시회장은 서커스, 미완성작품(장식용 신체, 풍경), 미제레레, 후기작품 등으로 나누어져 전시된다.
루오의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이니, 화가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변천하였는지를 느낄 수가 있다. 초기의 어두웠던 화면들이 후기작품속에서는 말 그대로 ’색채의 연금술사’처럼 새로운 색채로 변하는 것이다. 색채가 폭발적으로 나타난다고 표현한 것처럼 밝고 다양한 색채로 진화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린 화폭도 오돌도톨한 느낌이 느껴질 정도로 물감의 터치가 강렬해짐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내 마음에 들어온 작품은 후기작인 ’베로니카’이다. 화가의 붓끝에서 성스럽고 순수한 모습으로 그려진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고, 성스러웠다. 마침 관람객중에 수녀님이 한 분 혼자 오셨는데, 그분도 ’베로니카’앞에서 발길을 돌리지 못하시고 계셨다. 수녀님의 마음속의 그분의 자화상인 바로 ’베로니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후에 수녀님은 폰카로 ’베로니카’를 담으시고는 다음 작품으로 발길을 옮기셨다. 그 다음에도 ’그리스도의 얼굴’, ’성수의’ 작품이 있었으니 수녀님의 감동을 계속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둠속에 빛나는 스테인드글라스의 ’기둥에 묶인 그리스도’ .....

잔잔한 여운과 함께 전시회의 관람은 끝난다.

'조르주 루오'의 도록은 2009년 12월에 전시된 루오전을 계기로 출간된 도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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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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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새롭게 다가오는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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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짐승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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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암울한 상황을 시적으로 표현한... 새로운 느낌의 소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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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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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많은 부분은 쓸데없는 생각이라는.... 그런 생각을 버릴 수 있어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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