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게 하소서
김지후 지음 / 메이드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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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후 작가의 소설 < 유영하게 하소서 >에는 「유영하게 하소서」, 「악마에 감염된 링크입니다」, 「토끼, 간, 진주」의 소설 세편이 실려 있다.

「유영하게 하소서」에서는 유영은 '도를 믿으십니까'라를 외치는 아가씨다. 법당으로 사람을 데려가지 못하면 먹을것도 얻지 못한다. 벌써 이틀째... 길에서 만난 여인이 건넨 홍차를 마시고 정신을 잃는다. 물 속에서 수영하던 꿈을 꾸다 깨어난 곳은 낯선 수영장. 수영장에 남아 일을 하게 되면 보수는 없지만 숙식은 제공한다고 한다. 일하는 시간은 4시간 남짓. 돈이 필요하면 나가서 알바를 해도 된다고 한다. 유영은 고민끝에 이 곳에 남기로 한다. 수영장에서 만난 성철과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곳에서의 생활이 만족하게 되면서, 의문의 홍차를 받기 위해 여인이 말하는 수족관에 올라가게 된다. 그 곳에선 기이한 예배가 진행되며 입교하게 되면 홍차를 받으며, 장기기증 서약을 하게 되면 더 받을 수 있게 된다. 아.. 아무래도 여기 장기 기증서약을 하게 된다는 말에서 뭔가 예사롭지 않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사이비 종교에 관련된 이야기인데... 왜 사람들은 이런 사이비에 빠져들며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사람들의 약한면을 비집고 들어온다고 해도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

「토끼, 간, 진주」는 전래동화 "별주부전"을 기반으로 한 작품인데, 그래서 더 눈길이 간다. 용왕님의 건강을 위해 토끼간을 찾으러 나간 자라는 오히려 그 간을 먹고 육지로 도망가게 된다. 토끼의 간을 먹게 되면 어딘지 모르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급기야는 토끼띠인 사람의 간을 먹으면 진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자라는 사람의 간을 먹으며 힘을 키워 용궁을 차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사람이 죽게되는 줄 알면서도 진주가 탐이 나 자라에게 계속적으로 토끼띠 사람을 제공해주는 사람도 등장을 한다.

욕심이 너무나도 과하게 되면 자신에게 돌아올 위험을 전혀 눈치 못채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아니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멈출수가 없는 것일까. 제때 멈출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어찌보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갖게 되는 것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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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탐정단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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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의 다인. 열혈 형사인 다인이 암말기였던 피해자 살인사건 수사중에 자신의 가슴에 멍울이 잡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는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휴직계를 냈고,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약시험에 참여하게 된다. 그곳에서 의사출신 헬스 트레이너 세경, 고등학교 교사 주미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모두 26세 동갑내기이며 모두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암환자이다.

처음 이 이야기를 읽고 젊은 여성들에게 너무 가혹한거 아니냐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이 세상에 올때는 순서대로 왔지만 떠날 때는 순서가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때라 뭐... 다인, 세경, 주미는 존 듀이 암케어 병원에서 신약 치료를 받고 암이 기적처럼 완치된다. 대신 뱀파이어가 되고 만다. 이전과는 다른 능력을 가진 그녀들은 뱀파이어 탐정단을 결성한다.

다인이 아프기 전에 담당했던 사건들에서 이상한 점들이 발견되고 심상치 않은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게 된다. 그녀들은 우리 주변 곳곳에 뱀파이어들이 존재하고 또다른 뱀파이어 하이드브리족들이 점차 지구를 잠식해가고 있음을 인지한다. 과연 그녀들은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의 부제는 '천년의 무게'라고 한다. 이 책을 읽는 초반엔는 뱀파이어가 된다면 꽤 괜찮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읽고 싶어하는 책들을 읽으면서 살면 꽤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 것이었는데, 오랜 시간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다는 것을 보는 것은 참 힘들일일테다. 오랜 시간 살아오면서 수많은 고통들의 무게가 참으로 클것 같다. 게다가 작가님은 암수술을 하신 후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인공들이 느꼈던 그 감정들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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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
코가라시 와온 지음, 양지윤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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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인 하토는 꽃집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엄마는 건강 염려증으로 바뀌어 버렸다. 집안엔 식물들이 가득하고 채식만을 강요한다. 성장기 고등학생으로선 채식만으로는 힘들다. 단백질도 좀 먹어줘야지... 그래서 하토는 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꽃집 아르바이트도 참 우여곡절이 많다.) 그러던 어느날 하토는 병원에 배달을 나간다. 거기서 소노 마키나를 만나게 된다. 마키나는 몸속에서 식물이 자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하토는 마키나가 왜 입원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서로에게 궁금한 것은 '스무 고개'게임으로 풀어가게 되는데, 내가 제일로 자신없는 스무 고개를 어쩜 둘은 이리 잘하는 것인지. 하토는 처음에는 얼른 이 시간에서 벗어나고자 무심하게 스무고개를 참여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적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아마도 자신의 처한 현실이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들었지만, 마키나를 만나게 되면서 의욕을 되찾게 된다.

코가라시 와온은 일본 로맨스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라고 한다. 아쉽게도 작가의 책은 이번 책이 처음이다. 책소개를 보더라도 "심장을 때리는아름답고 애절한 러브 스토리"라고 말하고 있는데.. 어째, 난 이 소설을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말로 정의하기엔 뭔가 좀 부족한 감이 있다.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면 어느 범주까지 속해야 할까 살펴도 봤는데,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꼭 남녀간의 사랑이라기 보다는 인간대 인간의 사랑 이야기라고 봐주면 더 설득력 있을 것 같다. 하토와 마키나를 남녀로 묶기에는 너무 가벼울 것만 같다.

훌륭해. 올바른 선택을 했구나. 너의 행복을, 세상 그 누구보다도 난 바라고 있어.(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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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의 속사정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앤솔로지 3
전건우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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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에 문제가 생기면 한쪽 말만 듣지 말고, 양쪽 말을 다 들어보고자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들 '빌런'이라고 일컫는 이들의 입장을 들어봤는지 생각해 봤다. 어떤 이야기든 등장하는 빌런들은 정말로 물리쳐야만 하는 '악'의 상징으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들의 본심은 어땠는지 관심을 한번도 가져볼 생각은 안해봤던 것 같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는데, 하물며 살아있는 빌런들도 각자의 속사정이 있을테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유쾌하다. "십대들을 위한 고전의 재해석 엔솔로지"라는 것도 흥미로운데, 빌런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는게 꽤 재밌을 것 같다.

전건우, 배명은, 정명섭, 박영순, 네 명의 작가가 각각 「잭과 콩나무」, 「사람이 된 쥐」, 「헨젤과 그레텔」, 「흥부와 놀부」의 고전을 재해석해서 「이 세계에서 거인으로 다시 태어난 일에 대하여」, 「가족의 재탄생」, 「꿈을 이루어주는 마녀」, 「친절한 늘봄씨」, 4편의 이야기를 선사해준다.

특히나 「가족의 재탄생」은 옛날 어느 선비가 과거 시험 공부하던 절에서 손발톱을 밖에 버리지 말라는 스님의 말을 무시하고 내버렸다가 손발톱을 먹은 쥐가 선비로 변하여 그 집에 머물러 진짜 선비를 쫓아내는 이야기를 재해석한 것이다. 연하와 진하는 남매다. 학교에서 진하는 꽤 인기 있지만, 동생 연하에게는 못되게 군다. 아마도 집안에서 아버지의 권위적인 행동이라기 보다는 여성을 차별하는 행동을 그대로 보고 자랐기 때문 탓일테다. 꼭 이런 사람들이 남들 시선을 의식하면서 자기 식구들은 마치 소유물인듯 함부로 대한다. 연하는 아빠나 오빠에게 맞은 상처때문에 여름에도 긴팔을 입는다. 정말 이런 일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데 말이다. 그런 연하는 집안에 배고픈 쥐에게도 갓지은 밥을 내준다. 그 밥을 얻어먹던 쥐는 연하를 구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날 내다버린 진하의 손발톱을 먹으라는 터주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쥐는 당장 손발톱을 먹고 진하의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완전 180도 바뀐 진하가 되어 엄마나 연하에게 살갑게 대해준다. 그렇게 평생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진하와 아빠의 뉘우침으로 마무리는 되지만.. 사람 고쳐 쓰는게 아닐텐데... 이 가족들이 평생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긴 하다. 십대들을 위한 건데 꿈과 희망을 줘야 할텐데 너무 세상에 찌든때가 묻은 생각일까.

옛날 이야기속 쥐는 어떤 생각에서 선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본의 아니게 빌런이 되었지만, 「가족의 재탄생」이라는 이 이야기에서는 자신에게 음식을 나눠준 연하를 돕기 위해, 그야말로 '은혜 갚은 쥐'였다. 오히려 빌런은 아빠의 진하가 아니었을지.. 그들의 속사정은 별로 듣고 싶지 않다^^

고전이라고 하면 꽤 어려울 것 같고, 가까이 하기에 먼 것처럼 느껴지지만, 현대작가들의 재해석으로 접하는 방법도 꽤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더군다나 낯설지 않은 작가들의 이야기라 더욱더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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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돌아온 학교 지금 우리 학교는 4
박현숙 지음, 양소현 그림 / 꿈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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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 < 아이들이 돌아온 학교 >

전작의 제목들이 < 선생님이 사라지는 학교 >, < 선생님이 돌아온 학교 >, < 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 >이다. '3분 공연'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덕에 학교로 전학오는 아이들이 조금식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 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 > 이야기인가보다. 전작들도 챙겨봐야겠다. 다른 학교로 전학갔다가 다시 돌아온 아이들이 있는 가운데 성우는 원래 이 학교 학생은 아니었다. 그런데, 성우는 매번 수업시간에 엎드려 있다. 선생님이 일으키긴 하지만 곧바로 엎드리곤 한다. 하지만 미술시간에는 전혀 다르다. 엎드리지 않고 수업에 참여한다.

어느날, 태석과 서림이는 학교 교문에서 성우가 엄마랑 실랑이 하는 것을 보았다.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아하는 성우를 억지로 학교에 밀어 넣고 성우 엄마가 떠난 자리에서 서림이는 '금으로 만든것 같은 책갈피'를 발견한다. 성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서림이는 태석이에게 미루다가 종이에 감싸서 얼른 성우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성우 책상속에 넣는다. 그런데 이것을 고백편지라고 헛소문이 돌면서 자꾸만 오해가 쌓이고 의도치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 급기야는 모둠활동으로 미술시간에 그린 그림에서 성우의 활약이 월등했음에도 서림이는 태석이가 거의 다 그렸다고 말을 해버린다. 태석이는 최고 점수를 받았지만 어쩐지 마음이 불편해지면서 자꾸만 성우가 신경 쓰이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예전과 달리 순수한 면이 많이 사라진 것만 같다. 확실하지 않은 소문은 점점 부풀려져서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된다. 아이들 사이뿐 아니라 어른들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잘못 전해진 이야기들을 마치 사실인냥 전해지는 탓에 곤란한 일들이 많아진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탓해서는 안된다. 분명 아이들의 행동은 어른들의 행동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 동화속에서 선생님은 아이들이 스스로 인정하고 바로잡기를 바란다. 어쩌면 요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생각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할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자칫 해결해준다고 나서게 된다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이제, 정말 학교에서의 생활은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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