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집
아르튀르 드레퓌스 지음, 라파엘 주르노 그림, 이주영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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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집짓기 놀이를 좋아하는 손녀딸에게 건축가인 할아버지가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도록, 그동안 자신이 만든 집이 담겨진 수첩을 선물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여기는 다양한 집이 등장한다. 좁은 땅에 넓은집을 가지고 싶었던 의뢰인. 그래서 키가 큰 집이 탄생했다. 누가봐도 창의적인 집에 동네사람들을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었다.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어떤 교수가 찾아왔다. 무엇이든 거꾸로 뒤집는 교수님을 위해 뒤집혀진 집을 지어주었다. 그 뒤로도 여러 모습의 집이 등장한다. 매일 아침 새로 짓고 다시 부술 수 있는 블록처럼 생긴 집, 같은 집에서 따로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방들이 개개인의 또 다른 집, 무언이듯 끝나는 것이 무섭다는 손님을 위한 짓다 만 것처럼 보이는 집. 상상하면 할아버지는 어떠한 집이든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당부한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환상적이고, 가장 살기 좋고, 가장 독특한 집은 언제나 사랑이 가득한 집이라는 것을 잊지말라고.

이 책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우리 아이들에게 키워줘야 하는 것은 창의력이 아닐까라는 것이다. 갈수록 아이들은 문해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어른들을 애써 정해진 틀로 아이들을 끼워 맞추고 있다. 외우는 것도 혼자 할 수 없어 옆에서 함께 외워줘야 하고, 스스로 풀어야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노력하는 것보다는 포기를 선택하는 모습에서 반성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어른의 틀에 맞추어 재단하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을까.

어린시절 내가 꿈꾸던 집은 어떤 집이었을까. 정해진 틀에 끼워넣은 것은 아닌지, 오늘은 곰곰히 내 상상력을 꺼내 지금이라도 어떤 집이 좋은지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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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라면소설 3
김영리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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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소설"시리즈라고 해서 다소 의아했다. 도대체 '라면소설'이 뭘라나..

라면소설은 '만약'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뜨인돌의 짧은 소설 시리즈이다. 그리고 책 중간에 꽂혀 있는 노란 종이 하나. "라면소설 별첨스프"라고 되어 있는데 '독서 중간에 넣어 주세요. 생각보다 도움이 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를 적은 별첨스프까지 들어 있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 비밀을 알 수 있다.

하늬는 옷에 관심이 많다. 언니들이 하는 쇼핑몰의 모델도 되어주면서 SNS에 사진을 업로드한다. 금방이라도 팔로워 수가 10만명이 넘을꺼라 생각했지만, 좀처럼 넘기가 쉽지 않다. 어서 빨리 팔로우가 늘어서 유명 블랜드에서도 협찬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절친인 다현이도 옷을 사고 SNS에 사진 올리는 것에만 열중하는 하늬가 탐탁치 않아 한다. 그러던 어느날 하늬 뒷쪽으로 옷들이 주르륵 줄을 서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아 미칠 지경이다. 그런데 웬걸, 옷꼬리 중 하나를 선택하면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만 가능해서 이상한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옷들 사이로 꾀죄죄한 여자 아이가 보인다. 그 뒤로 옷을 먹는 염소도 보인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그 정체는 "라면소설 별첨 스프"에 적혀 있던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와 관련이 있었다. 재활용 상자에 버리던 옷들이 정말로 재활용이 되는줄 알았다. 하지만 우연히 봤었던 유투브 영상에서 헌옷 쓰레기 산으로 보내진다는 것을 알았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10여년 전에 방글라데시에 무허가 증축된 건물에서 옷을 만들던 어린 소녀들이 건물이 붕괴되자 많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초능력이 생겼다는 것이 신의 은총일지 저주일지 고민하는 것보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무심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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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그것도 인생이라고 말해주길 원해.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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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온 걸 환영해! - 십 대가 알아야 할 AI미래과학 이야기 비판적 사고력 시리즈
캐스린 휼릭 지음, 마르친 울스키 그림, 김현진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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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늘상 떠오르는 영화가 "백투더 퓨처"이다. 미래 속 이야기를 할때면, 이 영화가 많이 거론되기는 하는데 "백투더 퓨처 2'의 배경이 2015년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어릴적 이 영화를 보았을 때, 2015년이란 시간은 꽤 먼 미래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미 2015년도 이제 과거로 멀어지고 있네. 미래의 모습이라고 흥분했던 그 영화속 장면이 여전히 2024년의 지금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상의 모습이 조금은 이뤄지지 않았나 싶다. 그럼 시간을 더 두고본다면, 이 책에서 등장하는 미래 모습도 언젠가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십대가 알아야 할 AI미래과학 이야기"가 등장한다. 기술이 발전하면 가능해질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상상들이다. 물론, 근접한 미래에 실현 가능한 것들도 있지만, 불가능한 것들도 있다. 로봇은 많이 우리 생활에 들어와 있다. 로봇이 아니더라도 사람을 대신할 것들이 많아졌다. 따라서 이 것은 조만간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게다가 '반려 공룡'에 관한 이야기도 어쩌면 실현 가능성이 보이기도 한다. 처음 "쥐라기 공원" 책을 봤을 때가 생각났다. 호박 속에 갖힌 공룡의 피를 먹은 모기에게서 DNA를 뽑아내서 공룡을 복제했다는 설정은 꽤 신선했다. 하지만, 가능하지 못한 일이라고 이 책에서도 밝히고 있다. 또한, 공룡을 복제한다고 해도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는 윤리적인 문제가 대두된다고 보여진다. 지금은 사라진 공룡을 복제한다는 것은 우리 생태계에 천적이 없는 생물을 등장시키므로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너무 심각했나?)

그래도, 이 책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꿈과 상상력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이 릴스에 익숙해진 탓에 행간을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참 안타까운 면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미래를 변화시킬 인재들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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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생명의 지문 - 생명, 존재의 시원, 그리고 역사에 감춰진 피 이야기
라인하르트 프리들.셜리 미하엘라 소일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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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을 즐겨보다 보니, 아무래도 피가 흥건한 사건현장이 떠오른다. "모든 생명은 피에서 시작된다(p.24)"라는 말마따나, 나는 생명이 빠져나온 그런 장면이 더 익숙하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모든 생명의 시작이 되는 "피"에 관한 것으로 "피에 관한 세상의 거의 모든 지식'의 책이다.

생명의 큰 흐름이 피에서 교차한다. 피는 병을 옮기기도 하고 고치기도 한다. 피는 생명을 탄생시키기도 하고 앗아가기도 한다. 피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피는 삶만큼이나 다양하다. 피는 양식이고 삶이고 죽음이다. 사고, 폭력, 희생, 복수가 있는 곳에 피가 흐른다. 피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정의를 외치고 우정을 다짐한다. 전쟁을 준비하는 전사들은 얼굴에 피를 바른다. 피의 색깔은 사랑의 색깔이다. 피 한방울이면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한 사람의 정체성을 완전히 밝혀낼 수 있다.(p.30)

초반부터 꽤 호기심을 불러일의키는 말들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피에는 여러가지 희미가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 할머니를 따라 온갖 드라마를 섭렵했던 딸아이가 그 작은 입술로 늘상 우리는 한 핏줄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피는 그렇게 가족들을 연결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마도 예전부터 동맹을 맺을때도 피의 맹세를 했었나보다. 이 책에서 몇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는데, 심장이 부서지느냐 건강을 유지하느냐는 핏 속의 작은 사랑이 있는지의 여부에 달렸다고 한다. 그 작은 사랑이 "옥시토신"이라고 한다. 옥시토신은 출산시 자궁수축에만 관련된 호르몬인 줄 알았는데 이 호르몬은 유대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감정에 관여 한단다. 그런데, 심장마비가 오더라도 이 '옥시토신'이 혈액순환을 좋게 하기 때문에 증상이 가벼워진다고 한다. 늘상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야할 것 같다. 사랑하는 마음이 충분하면 옥시토신이 넘쳐나는 것 아닐까. 바뀌었나?

건강검진을 하면 늘상 피검사가 따라온다. 혈액 수치들로 건강상태를 짚어볼 수 있지만, 그 속에는 다른 정보들도 나온다. 바로 어린 시절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받았는지 여부를 거의 90%까지 맞힐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로 조사하면 다 나오는 세상이다. 게다가 우리가 공포 영화를 보게 되면 혈액 응고가 활성화 된다고 한다. 소름이 돋고, 놀라서 움츠러들고, 옆사람에게 달라붙고, 무서워 비명을 지르게 되면 우리는 언제든지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혈액응고를 지원하게 된다고 한다. 만약 부상을 입게 된다면 재빠르게 부상을 입게 되면 재빠르게 상처를 닫아야 할테니 발이다. 하지만, 부상을 입지 않게 되다면, 활성화된 응고인자가 혈관을 타고 순환하면 잘못하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단다. 아무래도 공포영화를 자제해야 하는가보다. 다행스레 영화는 오래전부터 잘 보지 않았으니 심장마비를 일으킬 확률이 감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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