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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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행복한 나날이 지속되던 어느날, 경찰에게 온 한통의 전화. 고향에 계신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타살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마요는 고향으로 내려간다. 어지러진 아버지의 서재. 경찰은 혹시 없어진 것이 없는지 확인을 부탁했고, 갑자기 등장한 삼촌 다케시로 당황했지만, 아직 수사중이라고 사건에 대해 제대로 말해주지 않자, 삼촌 다케시와 마요는 스스로 진상을 파악하기에 나선다. 아버지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삼촌은 직업이 마술가로 현란한 손놀림과 비상한 추리력으로 사건에 접근한다.

솔직히 속았었다. "그는 왜 10년 만에 연락도 없이 나타난 걸까? 하필 아버지가 살해당한 다음날에" 이 문구때문에 삼촌이 뭔가가 있는줄 알았다. 범인쪽으로??? 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건에 추적한다. 좀 삼촌으로서 조카한테 쫌스러운 면도 보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사람을 읽어내는 능력은 정말로 탁월했다. 소름끼치도록 말이다. 또한 경찰들도 수사가 진행중이긴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에게 너무나도 진행상황을 말해주지 않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조금만 더 피해자 가족들에게 친절했으면... 충분히 친절했을까? 아니면, 다케시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경찰을 그렇게 표현했는지도 모른다.

예전에 히가시노의 이야기를 참 많이 읽었드랬는데, 언제부터인가 엇박자가 나더니.. 무리한 작품활동보다 조금 쉬었으면하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내가 너무 건방지던 것은 아니었는지도 싶다.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이면 사실 나는 내탓을 하고는 했는데, 요즘 히가시노를 너무 무시한 것 아닌가도 싶다. 그 옛날 책태기가 올때쯤이면 한번씩 해결해줬던 히가시노에게 너무 건방지게 굴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매력적인 히가시노에게.. 이제 좀 그동안 뒤로 밀쳐두었던 히가시노의 책들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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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짐승이나 사람이 자신의 모든 주의력과 모든 의지를 어떤 특정한 일로 향하게 하면, 그는 그것에 도달하기도하지. - P75

우리들 속에는 모든 것을 아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 말이야!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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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전문 삼비 탐정 - 2021년 한국 추리 문학상 대상
윤자영 지음 / 북오션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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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났을때 '삼비'가 무슨 말인가 의문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곧 그 의문이 풀렸다. 우리의 주인공 박병배! 최가로 변호사가 그의 이름을 영어 이니셜로 "비비비(BBB")라고 해서 '비비비 탐정'이라고 놀리는 말이었다. 박병배는 그것을 무지 싫어했고, 의뢰인이 그를 비삼 탐정으로 부르기 시작을 했다. 그런데 박병배 스스로가 '비삼'보다는 '삼비'가 낫겠다고 생각해서 '삼비 탐정'이 되었다. 최가로 변호사와 박병배의 케미가 너무나도 재밌는 이야기이다.

「누나의 자살」, 「피 그리고 복수 ; 탐정의 탄생」, 「외국인 아내 보험 살인」, 「장애인 울리는 중고차 사기」의 4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물론 박병배와 최가로가 등장해서 사건을 해결한다. 특히나 박병배의 사연이 두번째에 등장해서 처음의 「누나의 자살」을 읽을 때는 어떤 사연의 사람일까 꽤 궁금했었다. 이 편에서는 공범의 존재는 알아냈지만, 자살로 결론지었던 사건의 의문점이 밝혀져 재수사에 들어갈테니 과연 공범까지 밝혀낼 수 있었을까.. 혹시 뒷편을 읽으면서 그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까 했는데.. 결국엔 열린 결말인가보다. 물론 독자는 이미 모든 상황을 알지만 말이다.

두번째 이야기인 「피 그리고 복수; 탐정의 탄생」에서는 박병배의 과거가 그려진다. 박병배 가족은 길을 건너다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오는 차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며칠 후 박병배는 의식을 찾았지만 아내와 아들은 중환자실에 있었다. 의식을 찾아도 식물인간이 되리라는 예상을 깨고 아내는 다행스레(?) 하반신 마비만 되었지만,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던 아내는 끝내 자살하고 만다. 아들도 커가면서 나아질지 모르지만 어쨌든 사고의 후유증으로 매우 고생할테다. 그러나 가해자는 한 번 찾아오기만 했을뿐, 무단횡단을 한 박병배의 가족들 때문에 자신이 피해자라 주장한다. 하지만 물리교사인 박병배는 그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발견하고 담당경찰에게 이야기 했으나 가해자와 지연으로 얽힌 그는 뒷돈을 받고 증거를 묵살한다. 이에 박병배는 복수를 택한다.

여기 실린 네가지 모두 악인들이 등장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증거를 묵살하고, 보험금을 노리고 살해하려 하고, 사기를 친다. 이런 사람들은 정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실상 법은 너무나도 헛점이 많은 것 같다. 얼마전 칼치기로 끼어든 차량때문에 버스에서 넘어진 고3이던 여학생이 전신마비로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만 함에도 가해자는 찾아오지도 않고, 처벌도 미비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박병배가 겪은 일은 소설속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피해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날려 버리고서 어찌 편하게 살려고만 하는지. 참 성질나게 만든다. 죄의 댓가는 가혹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시는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까... 참..사건은 화나고, 박병배와 최가로의 콤비는 재밌다. 작가님은 혹시 후속편을 쓰실 생각을 없으실까? 둘의 케미를 계속 만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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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를 쫓는 모험
이건우 지음 / 푸른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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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튀겨도 맛있을꺼라는 말이 있듯, 하물며 돼지고기를 튀겼는데 어찌 맛이 없을까. 집에서도 충분히 해 먹을수 있지만... 너무 손이 많이 가고, 집에서 해먹으면 어쩐지 기름을 듬뿍 머금은것 같아 어지간해서 집에서는 해먹지 않는다. 내가 하면 꼭 그런것 같더라. 물론 그 옛날 엄마는 손수 해주신 돈까스는 꽤 맛있었지만 내 손을 거친 돈까스는 기름범벅이다. 요즘에는 다행히 에어프라이어를 구입한 덕에 가끔 집에서도 먹긴 하다.

"만일 죽을 때까지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당연히 '돈까스'라고 답할 것이라고 한다. 나는 무엇이라고 했을까. 식당에 가면 색다른 음식을 먹는걸 잘 못해서 한 두가지만을 집중 공격하는 편이기 때문에..

저런 질문은 아니지만 '뭘 먹겠냐?'라고 물어보면 흔히 "초밥"을 선택하긴 한다. 아무래도 나는 '초밥을 쫓는 모험'이라고 해야할 판이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어쩜 나는 하나도 아는 곳이 없을까 했다. 도대체 나는 어디서 돈까스를 먹은거람... 그래서 호기롭게 첫번째부터 등장하는 집을 찾아가보려 했다. 야구에서 1번 타자처럼, 이 책의 처음을 장식할 첫주자를 고심하다 저자 마음의 영원한 노스탤지어, '한아름'을 그 대상으로 했다. 돈까스에 꽤 전문적인 저자가 1번으로 선택했다면 꽤 맛있을것 같다. 위치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뒤에 친절한 설명이 있는지도 모른채, 검색을 해봤는데... 아쉽게도 가게 인근이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2020년에 마지막 영업을 끝으로 휴업중이라고 한다. 아....아쉽다... 그래도 다른 곳은 기회가 되면 찾아가 볼 생각이다.

사실 돈까스를 먹으면서도 얇게 폈는지, 두툼한 고기를 그대로 사용했는지 가니쉬로 무엇을 썼는지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항상 접하기 쉬운 메뉴라 그랬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돈까스에 관련된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작가와 함께하는 돈까스를 쫓는 모험은 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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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잡이 냥이의 묘생역전 - 하 쥐잡이 냥이의 묘생역전
안민숙 지음 / 프로방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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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테오는 태안의 어느 시골농가에서 데리고 온 아이이다. 아가냥이었던 테오는 쥐잡이용으로 데려놨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양이가 배가 부르면 쥐를 잡지 않기때문에 배를 곯려야 한단다. 저자가 데리고 온 테오는 참 작은 아가냥인데, 쥐를 잡기는 커녕, 쥐를 보면 도망가버릴꺼 같은 아가고양이로 보이는데 말이다. 그래서 테오는 저자의 집에 업둥이로 들어가게 되었다. '태안에서 온 오드아이'에서 두 글자를 따와서 "테오"라는 멋나고 세련된 이름을 가진 집냥이가 되었다.

저자는 피해자통합지원사회적협동조합 "빅트리"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원래는 교도소에 수감중인 가해자 중에 자살위험이 높은 수용자를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하는 심리상담전문가였는데, 그늘에 가려져 있는 범죄 피해자를 알게 되어 단체를 설립하고 상담을 시작했다. 왜 우리나라는 가해자의 인권은 생각하면서 피해자의 인권은 생각해주지 않는지.. 무엇이 정의인지 고민하던 중, 테오를 만난 것이다. 아무리 고양이가 쥐를 잡는다고 하지만 이렇게 어린 고양이를 배를 곯리면서 데려다 놓아야 했을까. 추위와 배고픔에 얼마나 울었는지 목소리에 쇳소리가 날 정도였다고 하는데 말이다. 조금 큰 고양이였다면 좋지 않았을까. 입양된 초반 사진을 보니 너무 어린 고양이라 내 마음이 아플 지경이었다.

심리 상담을 하는 엄마(저자)와 말썽꾸러기 막내아들 테오의 티키타카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집에서 놀아달라고 조르거나 배까지 드러내며 자는 테오의 사진들을 보면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가게 된다. 나도 예전에는 고양이 보다는 강아지파였는데, 우연한 기회에 고양이 이야기를 접하고, 동네 길냥이들과 친구가 된 후로는 이 녀석들의 매력에 푸욱 빠졌다. 내 나름의 이름을 불러주는데, 자주 듣는 목소리라 이름을 부르면 쳐다보기도 하고, 멀리서 뛰어오기도 하고, 배를 드러내기도 한다. TV 보는 것을 좋아하고, 이불밖은 위험하다며 이불속에 쏙 들어가 있기도 하고, 하루의 반이상은 잠들어 있고, 놀아달라고 떼쓰는 테오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고양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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