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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야!
최일순 지음 / 지식공유 / 2022년 10월
평점 :
아이들의 재능은 각양각색이다. 그런 재능을 키워주는 것도 어른들의 역할 아닐까 생각한다. 무조건 안된다고 하거나, 밤늦게까지 학원으로만 보내는 것도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닌것 같다. 다은이도 한동네 살다가 다른 동네로 이사간 윤아 언니가 코스프레 행사를 가자는 제안에 코스프레라는 것에 눈을 뜬다. 늦은밤까지 스마트폰으로 코스프레에 관한 정보를 찾아가며 흥미를 느끼고 있었는데, 새벽에 깬 엄마가 보고는 기겁을 한다. 다짜고짜 잔소리를 하는 엄마가 다은이는 섭섭할 뿐이다. 이 부분까지 읽었을 때 다은이 엄마가 아이들의 관심사를 무시하는 그런 엄마인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아서 매우 다행인듯 싶다. 아마도 엄마는 초등학생이 새벽까지 잠을 안자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요상한 사진을 보는게 탐탁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나도 길거리에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고개를 쳐박고 게임에 열중하면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의 할 일이 아닐까.
사실 나는 어린 학생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마치 도장깨기 하듯 다니는 것에도 별로 좋게 보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모범생이기만 한 줄 알았던 소현이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서 본선무대에 진출하고 그것을 응원한다며 플랭카드를 거는 부모가 대단해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요즘에는 그런 것들이 상업적으로만 흘러서 그런가보다. 예전에 노래를 꽤 잘부르는 가수가 악보를 보지 못한다고 했던 것에 놀랐고, 피아노를 전공하던 학생이 장한나(첼리스트, 지휘자)가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점에서도 기겁을 했다. 또한 김연아 선수가 출전했던 어느 대회에서 함께 출전한 다른 나라 선수가 김연아 선수와 사진을 찍으면서 과제를 하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하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부상등으로 운동을 계속할 수 없을때 무엇을 해야할지 정말 막막하다는 사실에 참 한탄스럽기도 했다. 과연 우리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사과는 자신만의 향기로 딱딱한 감을 말랑한 감으로 변신시켰어. 대단하지 않니? 그러고 보면 사람들도 비슷한 것 같아. 좋은 마음을 가진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좋은 책을 읽으면 마음이 풍성해지고, 행복해지지. 그런데 반대로 썩은 악취가 나는 것들이 내 마음에 들어오면 어느새 마음도 몸도 시들시들해지고, 매사에 부정적으로 되고, 짜증도 나고, 그래서 더 무기력해지게 되는거야.(p.95)
아이들은 아직 무엇에 흥미가 있는지, 무엇에 재능이 있는지 잘 모른다. 금새 관심을 갖다가도 흥미를 잃고 시들해 버리기 일쑤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일 것만 같다. 사춘기에는 반항만 한다고 치부해 버리지 말고, 사과가 다른 것들을 잘 익게 만들듯,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