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크리스토 백작 5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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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영상화된 것과 책은 함께 읽는 것이 아니라는 내 뜻을 한 번 더 확인했다고나 할까. 물론,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그대로 영상물로 옮기는 것을 좀 그렇다고 해도... 이 책을 읽는 와중에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봤었다. 나름 각색하고 배우들이 공연을 했겠지만, 원작과 다른 황당한 이 결말을 어찌하랴... 그래서 막장이라고 소문이 났나 싶기도 하다. 보지 말 것을...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는 훌륭했지만... 내 철칙을 깬 것이 후회스럽다는 말은... 뭐... 내용면에서마나 국한된다고 하겠다.

에드몽은 자신을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사람들을 궁지로 몰아가며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그에 댓가를 받기 전까지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어쨌든 시간이 흘러서도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그동안 그들이 누렸던 것들을 생각해보면 그 댓가가 너무나도 가벼운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 몬테크리스토 백작 >의 소재는 실제 프랑수와 피코라는 실제 인물의 삶에서 얻었다고 한다. 그도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는데, 7년만에 풀려나 자신을 파멸시킨 이들과 음모의 전말을 알아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을 복수를 시작했으나, 그에게 전말을 가르쳐준 이와 불화로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결국 피코는 자신의 복수를 끝마치지 못했다. 사실 몬테크리스토처럼 복수에 성공하는 경우가 실제로 얼마나 될까. 남에게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어떤 경우에는 더 승승장구 하면서 사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복수극에 더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5권이나 되는 방대한 양이라 섣불리 시작했다가 중도에 그만두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하다. 나도 처음엔 그런 이유때문에 구입을 꽤 망설였었다. 하지만 뒤마의 입담에 매력을 느낀 후에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뒤마를 더 알아보고 싶고, 뒤마의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게끔 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뮤지컬의 결말보다 원작의 결말이 훨씬 더 맘에 든다. 뮤지컬의 결말을 바꾸시기를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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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제게서 기억을 없애지 마옵소서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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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보급판)
요 네스뵈 지음, 이은선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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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클럽 스토킹 도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오늘날 소설가들이 시대를 초월한 다시쓰기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중 내가 좋아하는 요 네스뵈가 쓴 < 맥베스 >이다. 사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내용은 많이 알지만 정작 직접 읽어본 건 < 말괄량이 길들이기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 맥베스 >도 많이 듣긴 했지만 읽어보진 않았다. 요 네스뵈가 썼다는 이야기에 구입을 하긴 했는데, 책장에서 먼지만 쌓여가다가 이제서야 읽을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 맥베스 >는 제목만 알고 내용은 잘 모르던 작품이라 처음엔 맥베스가 주인공이고 형사니 정의로운 형사겠거니 했다.(으이그!!!) 초반의 사건들은 잘 정리가 되서 "맥베스" 원작 이야기를 검색해보았다.(꼭 읽고 말리라) 그리고 나니 이 책을 읽는데 도움이 조금 되었다. 요 네스뵈는 11세기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이야기를 실업과 마약 조직, 부패한 정부, 산업오염으로 신음하는 1970년대 어느 암울한 도시로 무대를 옮겨놓았다. 부패를 소탕하겠다 경찰청장에 오른 덩컨. 그리고 그는 맥베스에게 조직범죄수사반을 맡긴다. 하지만 맥베스의 연인 레이디는 그를 부추겨 덩컨을 살해한다. 이제부터 맥베스는 조금씩 질주하게 된다. 자신의 욕망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은 차례로 제거하게 된다. 자신의 아버지 같은 뱅쿼라 할지라도..

이야기를 읽으면서 스콧 스미스의 < 심플 플랜 >이 생각이 났다. 단순하고 완벽한 계획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의 변수들이 생기게 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맥베스의 비극도 이런 맥락과 같아 보인다. 덩컨만 살해하면 가볍게 해결될 것 같았던 사건이 자꾸만 사건이 커지게 되면서 맥베스는 종말로 치닫게 된다. 무언가의 욕심은 참으로 위험한 것만 같다. 자신의 욕망을 위한 거침없는 행동은 결국엔 그 어떠한 것도 얻지 못하며, 많은 이들의 희생이 따르게 된다. 시대가 거듭되도 여러 경우를 목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 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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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 무서운 아이 생각학교 클클문고
조영주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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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는 만화를 잘 안봐서 잘 몰랐는데, 실제로 < 유리가면 >이란 책이 있네. 꽤 유명한 이야기인가보다. 각 막의 제목도 < 유리가면 >의 큰 챕터 제목을 패러디했다고 한다. 이 만화를 읽었던 혹은 좋아했던 사람들이 이 소설을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좋아하던 책을 다시 읽는 내 느낌이 그것과 같을까.

이 "무서운 아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 < 유리가면 >은 청소년들의 왕따이야기이다. 작가 본인도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적은 씩씩한 왕따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가 위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따돌림은 크게나 적게나 다 경험이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인 유경과 또 친구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조금 위안이 되지 않을까도 싶다. 유경은 그야말로 씩씩하기 때문이다.

유경은 부모님이 이혼을 해서 엄마와 살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가 재혼을 하면서 외국으로 떠나자 아빠와 살기 위해 평택에서 올라왔다. 그리고 생각중학교로 전학을 왔다. 쉽사리 아이들 사이에 끼지 못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다가와 호구조사(?)를 시작한다. 가방브랜드, 아빠 직업, 집은 자가인지, 대출금은 있는지... 뭐야.. 이게... 겨우 중학생 2학년인데, 새로 만난 친구한테, 이런걸 물어보다니. 내가 실제로 겪는 것도 아닌데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그런걸 묻는 유미는 유경이야말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유미를 아이들을 교묘하게 이간질 하면서 자신을 따르게 한다. 기분은 별로지만 괜히 떨궈져서 따돌림을 당할까 아이들은 유미에게 무시당하면서도 주변을 떠나지 못한다. 어느날 유미는 부반장 투표에서 지민이한테 밀렸고, 자기 무리에서 지민을 노골적으로 뒷담화를 하기 시작한다. 우연히 지민이와 눈이 마주친 유경은 잠시 유미와 거리를 두려 하고, 유미가 사귀려 하고 있는 채준과 친해지게 된다. 이 사실을 눈치챈 유미는 유경을 궁지로 몰아가기 시작하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정말 도망가고 싶었을 것 같다. 학교 자체를 갈수가 없었을 것 같은데, 씩씩하기도 하면서 다소 엉뚱한 매력이 있는 유경은 비슷한 경험이 있던 친구들과 잘 헤쳐나간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남들의 주목을 받던 유미가 그 관심에서 멀어질까 두려워 거짓말과 이간질을 한다. 그런 사정이 있어서 그랬구나라는 이해는 해주기 싫다. 계속 반복되는 과정에서 더 자신만을 고립 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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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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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클럽 스토킹 도서

이 책을 10년만에 꺼내들었다. 처음 읽었을 때 꽤 재미있기도 했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정훈"이라는 한국 유학생은 2001년 일본 도쿄 지하철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사망한 故이수현씨를 모델로 하고 있다라는 점에서 내 기억속에 각인되었다. 당시 다카노 가즈아키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이 사실을 알았다. 다카노는 "비록 국적이 다르지만 이수현氏처럼 남을 도와줄 수 있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정훈은 꽤 천재적이고 희귀병을 앓는 아이들의 희망이 되는 약 개발을 위해 적극 도와준다. 일본작가의 이야기 속에서 한국인이 꽤 좋은 모습으로 묘사되서 참 좋았다. 아마 당시 인터뷰 기사를 보지 않았더라면 그냥 좋은 인상만 받고 끝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카노의 마음이 전해지듯 난 이 책이 참 좋다.

어떤 책들은 읽었는지 모르고 다시 읽거나 혹은 분명 읽었는데 내용이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 제노사이드 >는 10년전에 읽었음에도 큰줄기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문득 그때는 알아채지 못하던 것을 알게되는 것도 있다. 어쩌면 당시에는 그렇게 주목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콩코의 어느 숲에 작은 피그미족 부락에 현대 인류를 넘어선 초인류인 '아키리'가 태어났다. 현대인류보다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어서 강대국이 가지고 있는 암호화된 기밀들을 손쉽게 풀어낼 것을 우려하여 아키리를 비롯 피그미족과 이 작전에 수행하는 요원들 모두를 살해할 작전을 진행한다. 하지만 인류학자 피어스의 설득으로 요원 4명은 아키리를 아프리카에서 탈출시키는데 동참한다. 가장 큰 요인중 하나는 이 요원들 대장을 맡고 있는 예거는 아들이 불치병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피어스는 아들을 살려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마음이 움직였다. 아키리는 겐토와 정훈으로 하여금 예거의 아들과 같은 병을 갖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신약개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스(아키라)는 도의적으로 상처 하나없이 10만 인질을 손에 넣었다.(p.422) 예전에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는데, 어쩌면 잊었을수도 있고, 아키라의 뜻을 알았을 때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년전, 트루먼 대통령이 알버트 아이슈타인에게 질문을 하나 했습니다. 만약 우주인이 지구를 찾아오면 어떻게 대처하게 될지를. 아인슈타인의 대답은 '결코 공격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인류를 뛰어넘는 지적 생명체에게 전쟁을 건다한들, 이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p.412)

인간은 스스로가 최고의 지성을 가진 존재라고 생각하기에 교만해질 때가 있다. 이 < 제노사이드 >도 인류를 뛰어넘는 지적 생명체이지만, 어리다는, 혼자라는 이유로 손쉽게 제거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닐까 본다. 팬더믹 시대가 와서 인간이 이동등을 멈췄을때, 자연이 평온해지는 것을 우리가 목격하지 않았던가. 인간은 겸손해져야 한다. 그리고 가진자들, 그것이 권력이든 돈이든간에 남들보다 더 가진자들이 조금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음을 절실하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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