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개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17
주니어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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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보조개'를 싫어한다. 웃을때 생기는 보조개는 매력적이라 하겠지만, 나에게는 없기도 하고, 예전 어떤 배우의 진한 보조개가 어딘지 거슬려 보여서 그 뒤로는 보조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보조개가 그리 매력적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누나는 꽤 공부를 잘했다. 누나의 성공적인 입시성공은 엄마에게 꽤 유명한 입시관리자로 거듭나게 했다. 하지만 도흠은 엄마를 입시대리모라 부르며, 더이상 엄마에게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린 현실이 화가나서 엄마에게 복수하기로 했다. 엄마의 최고의 고객과 사랑을 이뤄 엄마의 명성을 떨어트릴셈이다. 하지만 그도 순탄치 않았다. 엄마의 고객인 다경은 미적분을 눈으로 푸는 아이에다가 여러번 고백을 해보았지만 번번히 걷어차이고 말았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우여곡절 끝에 다경과 사귀게 된 도흠. 그녀와의 연애는 엄마에게 복수하기 위한 가짜연애이다라고 되뇌이지만, 다경이의 미소끝에 살포시 들어가는 보조개가 자꾸만 눈앞에 어른거린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뻔하다. 복수를 꿈꾸며 일을 꾸미지만 결국에는 사랑하게 된다고 하는, 그래도 이 이야기가 식상하지 않은 이유는 도흠과 다경, 유찬과 준(유월)의 모습이, 어른들의 시선에 비추어 봤을때는 절제를 하면서도 또 너무나도 풋풋해보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청소년의 입장에서 자신들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이냐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나도 어쩔수 없는 어른이여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공부밖에는 몰랐던, 한번도 멈춤없이 질주 해나갔던 도흠의 누나가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것처럼, 이 친구들도 혹은 우리 청소년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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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곽재식 지음 / 비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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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밀착형 SF 소설집

음.. 항상 소설집을 읽을때 나만을 위한 변명. 나는 단편에 약하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건지는 몇가지 이야기가 있다. 건진다라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 공감하고 이해하는 이야기가 늘수록 단편소설에도 더이상 거부감이 없어지는 것이 나름 뿌듯하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은 이 행성이 '태양 제3 행성'이며 지구라는 느낌이 확 오는 순간부터 꽤 호기심이 갔다. 여기서 '사람'이라는 생물은 식물과 세균에 기생해서 살아가고 있는 미생물의 일종이라고 명한다. 내 학생들과 우주에 관한 수업을 하면 늘상 하는 이야기가 이 광활한 우주의 어딘가 모를 외계인에 대해서이다. 만약, 그들이 지구에 온다면 우리는 친하게 지내야 할까, 니네 별로 돌아가야 할까라고 묻는다. 지구까지 찾아올 정도의 기술이 발달할 정도라면 우리는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 않나라는 것이 대부분의 아이들의 의견이다. 나도 더불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헌혈을 홍보하는 소설을 하나 써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실행으로 옮겨본 소설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가끔은 작가가 의도했던 이야기를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도 이야기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한다.

특히나 10편의 이야기들 중에서 무척이나 공감했던 이야기는 「슈퍼 사이버 펑크 120분」이다. '정보 이용 세금 정산 보고서'를 체출하라는 전화. 오늘까지인데 2시간 후에 업무 마감이므로 2시간내로 보내주면 된다고 한다. 만약 제출하지 않으면 법령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처음에는 느긋하게 시작을 했지만 왜 이리 서류 서식은 홈페이지에서 찾기가 어려우며, 뭘 그리 설치하라는게 많은건지.. 바쁠수록 천천히 쉬어가야 하는 것인지. 꼭 바쁠때 인터넷 연결도 더디고, 키도 안먹고, 멀쩡하던 프린터는 문제가 생기고..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나만 겪는 상황이 아니라는게 다행스럽기까지 했다.

띠지에서부터 SF소설집이라고 했었는데, 몇몇 작품은 SF와는 상관없고, 정말로 생활밀착형 같아 공감백배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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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선의 사람들 - 후쿠시마 원전 작업자들의 9년간의 재난 복구 기록
가타야마 나쓰코 지음, 이언숙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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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일어난 규모 9.0의 대지진과 그로 인해 발생한 쓰나미를 기억한다. 사실 쓰나미라고 일컬어지는 지진해일은 실제로 2004년 태국에서 일어난 것을 보고 난 후 2번째였다. 지진이 잘 일어나지 않던 우리나라에서 게다가 나는 어찌보면 내륙지방에 살기때문에 영화속에서의 장면만으로만 알았지 실제로 그것도 이웃나라에서 일어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못했었다. 더군다나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꽤 그에 대한 대비가 잘 되어 있던 일본도 속수무책으로 거대한 해일에 피해를 입는 것을 보고 얼마난 놀랐던지.. 그야말로 지진이나 화산등에서 비교적 안전한 이곳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던지. 그런데, 쓰나미의 위협이 지나간지 얼마되지 않아 또다른 재앙이 그들을 덮쳤다. 바로 후쿠시마 제1원전 1호의 수소 폭발이었다.

원자력발전은 다른 발전에 비해 환경오염 물질도 배출되지 않는 비교적 안전한 발전방식이다. 다만, 방사성 물질의 누출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때만 말이다. 규모 9.0 지진의위력은 원전의 균열을 가지고 왔고, 폭발로 이어졌으며 사람들에게는 정든 땅을 떠나게 하고 말았다. 언젠가 <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을 본적이 있다. 원전사고 20km이내의 기록이었다. 물론 그들도 금방 집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고, 당장 급한것만을 가지고 나왔겠지만, 그곳에 남아 있던 동물들은 방사선에 노출되었고, 주린 배를 쥐고 거리를 떠돌았다.

이 책은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현장에서 일한 작업자들의 9년을 기록한 책이다. 두터운 방호복을 입고 10kg에 해당하는 납조끼를 입고, 힘겨운 원전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방사선 노출 방지를 위해 한번 입은 방호복은 현장에서 철수 할때까지 벗을 수는 없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문득, 팬더믹 상황에 최전선에서 환자들을 돌보던 의료진이 오버랩되는 것을 느꼈다. 게다가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생생한 증언들을 통해 그들의 열악한 상황과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는데 급급한 일본정부를 보면서 이런 행태는 세상 어디에서나 똑같아 씁쓸한 마음을 금할수가 없었다.

사고가 발생한지 벌써 11년이 지나가고 있다. 방사선량은 현격히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작업은 진행중이다. 또한 오염수를 해양방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자연재해 때문에 일어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하지만 그 후속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원상복귀를 위해 노력하는가를 알아야만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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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즈 어웨이 안전가옥 쇼-트 12
배예람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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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바이러스가 막 퍼지기 시작한 시점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 마치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네 이야기 같기도 하다. 「피구왕 재인」, 「좀비즈 어웨이」, 「참살이 404」의 세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난 좀비 캐릭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심장이 멈추었는지도 모르지만 자꾸만 돌아다니고 다른 사람들을 좀비로 만든다는 것에 대해 그다지 이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렸을 적에는 공포든 좀비든 가리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일부러 보지는 않치만, 그래도 책으로 읽는 것은 영상으로 보이지 않고 글로만 읽으니 그래도 좀비 캐릭터 괜찮다.

세 편중 맘에 들었던 이야기는 「참살이404」였다. 소영은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우연스레 건강식품 제조업체 JBU에 입사하며, 참살이 404를 마시게 된다. 그것을 마신 뒤 그동안 느껴왔던 무력감과 피로감에서 처음으로 벗어난다. 신규 고객과 직원을 물색하다가 동창 보영을 데리고 오는데, 그녀로 인해 소영은 차츰 팀에서 소외됨을 느끼게 된다. 어느날 참살이404베타 버전을 마시고 이상행동을 보였던 수혁을 보고, 소영은 보영에게도 그것을 먹이게 된다. 그리고 보영으로 인해 잃어던 것을 찾아오고자 했다. 하지만, "실험용으로 쓰기엔 아까운 인재였는데", "분명 그 팀에서 실험용으로 정한 사람을 따로 있었던 것으로.."라는 말을 듣게 되면서 진실을 알게 되는데...

어떻게 사람을 필요한 사람 불필요한 사람이라고 회사에서 정할수 있을까. 물론 조직에서 꽤 도움이 되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아닐테도 있지만 그렇다고 임의대로 제거하는 그리고 실험용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사실 이런일들이 우리 사회에서는 일어나는 것같다. 괜시리 못살게 굴면서 극한 상황으로 몰고가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참, 소영에게 보여주는 회장의 태도가 씁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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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마켓 셜록 감귤마켓 셜록 1
박희종 지음 / 메이드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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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한번도 사용을 안해봤지만, 사용하던 물건들을 저렴하게 파는 중고마켓이 유행이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마켓인줄 알았는데, 감귤마켓이 마로 그런 직거래 장터인 것이다. 사실 박희종 작가님 지난번 책 < 타운하우스 > 재밌게 읽었었는데, 물건을 사러 가는 완수가 가는 장소에 있는 타운하우스가 유명가수 현수막이 걸렸다는 이야기에 < 타운하우스 >가 생각나서 흥미있었다. 가끔 작가님들이 자신의 다른 작품을 살짝 언급하시는 것을 만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선록은 지난번 우연스레 봤던 냉동탑차가 마음에 걸린다. 탑차에 났던 손자국이라든가.. 감귤마켓에서 아이 동화책을 받으러 간 장소에서 그 탑차를 다시 만났다. 물건을 팔던 상대에게 탑차의 주인을 묻자, 의외로 "왜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자꾸만 무언가 개운하지 않아 동서인 완수에게 물어보려한다. 완수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감귤마켓에서 만난 판매자가 좀 수상하다. 마침 선록이 의논할 일이 있다고 해서 완수도 이 일을 말하는데, 이상하게 한 사람에게 귀결되는 모습이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사실 현실에서 이런 일을 만난다면 꽤 위험할 것만 같다. 선록의 가족들의 행동은 충분히 스토커라 할수 있지 않을까. 의심을 받고 있는 민철이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꼼작없이 스토킹으로 몰리는 것 아닐까. 하지만 선록의 가족들의 조직적인 조사과정도 꽤 흥미로워서 한 순간도 눈을 뗄수 없게 한다. 뭔가 무서운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는데, 결과에 도달함을 볼수록 참 안타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전문 형사가 아닌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이라 이런 결론이 참 맘에 든다. 그리고 아무래도 "그때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라는 말이 다시 선록과 완수를 만날수 있기를 기대해 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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