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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 인생은 리치하게
박세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평점 :
아마도 리우 올림픽이었을 것이다. 골프에 박세리 감독이라고 소개되었던 것이. 깜짝 놀랬었다. 나는 박세리 선수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녀의 은퇴도, 그리고 감독이 된것도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나는 그저 예전에 그녀의 연못가에 빠진 골프공을 한참을 쳐다보다가 양말을 벗고 쳐내던 모습만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당시는 IMF 시대여서 시름에 빠져있던 사람들에게 꽤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던 것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걸 보니, 세월이 많이 흐르긴 흘렸나보다.
보기에는 꽤 멘탈이 강해보였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선수시절 그녀의 자기 관리는 꽤 대단해 보인다. 영어한마디 못하면서 미국으로 건너갔고, 언어장벽때문에 조금 위축이 되었지만 매주 치러지는 바쁜 경기일정을 소화해내면서 또 좋은 성적을 냈으니 말이다. 맥도널드 챔피언십에서 첫우승을 하고 리포터가 질문을 하는데 알아들은 말이 "메이저"라는 단어였단다. 그래서 "디스 이즈 메이저?"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메이저 대회인줄도 모르고 무조건 대회란 대회는 다 신청해놓고, 돌풍을 일으켰으니 질문을 하는 사람이나 답하는 선수나 멋쩍었을것 같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멘탈이 강한게 맞는데^^
요즘에 꽤 많은 방송들이 있어서 관찰예능이나 운동선수들과 함께 나오는 프로에 출현을 하는것 같은데, 내가 잘 보지 않아서 선수이외의 모습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그녀는 참으로 따듯하고 정이 많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시기를 결정해놓고, 미련없이 떠나는 그리고 인생 2막을 시작하며, 어느것에나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무척 긍정적으로 보인다.
바쁘게 살아오는 내 삶을 볼떄도 이제는 한가로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아직도 내 일에 대해서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꽤 행복한 것같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도 꽤 좋겠지만, '나'에게 넉넉해야 모든 것에 너그러워지는 진정한 의미의 '리치한 삶'이라는 것을 그녀는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