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총무부 클리닉과입니다 네, 총무부 클리닉과입니다 1
후지야마 모토미 지음, 오정화 옮김 / 빚은책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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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리랜서로 일을 해서 시간이 자유로운 편이기도 하지만, 주로 오후 시간대에 일을 한다. 간혹 학생들이 방학때가 되면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살기 위해서 일하는 시간을 오전대로 열심히 옮기곤 했었다. 당시에는 주로 차를 가지고 다녔는데, 출근시간대와 맞아서 거의 주차장으로 변한 도로에 머물러 있거나, 은행업무등을 보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일하는 시간을 그대로 유지하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이 일과시간에 병원에 가는 것은 매우 힘들 것 같다. 사실 조직 생활을 안해봐서 잘 모르지만 말이다. 사람이 아프다는데, 병원에 가야 하는데 못 가게 하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회사내에 진료를 할 수 있는 부서가 생기면 꽤 좋을 것 같다.

클리닉과의 과장 겸 의사 모리와 약국과의 과장 겸 약사, 그리고 총무과에서 차출된 마쓰히사. 정말로 회사 사람들이 클리닉과를 이용할까 걱정했지만, 차차 이용하는 사원들이 많아진다. 큰 병은 아니더라도 직장생활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직업병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라든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입냄새와 같은 체취.. 그리고 요즘 같이 더운 여름철에는 간단하게 샤워시설까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너무 심한가.. 그런데, 이 회사 사장은 꽤나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 같다. 클리닉과부터 식당 운영, 게다가 화장실까지.. 정말로 이상적인 직장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작가가 실제 의사라 그런지, 의료 조언도 꽤 도움이 되서 꽤 직장인들이 공감했던 이야기라고 한다. 게다가 같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도와주는 모습들도 꽤 인상적이다. 아마도 자신의 괴로움을 알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이 쓰이는가 싶다. 소설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제목이었지만, 유쾌하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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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들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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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되었던 유정이 끝내 시신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빚독촉을 피하고자 부모님은 위장이혼을 했다.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만나고는 있다. 하지만 부모님의 이혼 이후로 엄마의 지나친 기대 때문에 유정은 힘들어 했다. 수연이도 부모님이 이혼했다. 엄마는 재혼을 해서 연락도 편하게 할 수 없었고, 함께 사는 아빠 또한 수연이에게 냉정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수연은 외로웠다. 속사정은 다르더라도 이혼가정이라는 공통점 때문에라도 유정과 수연은 절친이 되었다.

도와 달라는 유정의 문자에 담임 선생님은 퇴근했다며 다음날 이야기 하자고 냉정하게 답했다. 하지만 마음에 걸려서 다시 전화를 했다. 그래도 마지막에 선생님이 만나 유정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더라면 정말로 유정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까. 하나뿐인 딸아이를 잃은 유정의 아빠는 학교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학교측의 요구로 담임 선생님은 유정의 아빠에게 사죄를 했지만, 퇴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학교 업무, 요 근래 벌어지는 교단에서의 일을 생각해보면 선생님을 이해 할 수 있었다. 궁지에 몰렸던 선생님은 유정이 아빠에게 하지 말아야 했던 말을 하고 만다. 유정과 얼마전에 헤어졌던 남자친구 승원, 그리고 승원의 엄마.

이 소설에 등장하는 용의자는 수연, 담임선생님, 유정이 아빠, 승원, 승원의 엄마다. 다섯명의 진술이 거듭되면서 사건의 진실이 서서이 드러나게 된다. 다섯 명의 용의자 중에 유정을 살해한 범인이 있다. 과연 누구일까.

역시 정해연 작가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책장이 넘어갈수록 정교한 구성으로 인해 독자의 의심스런 마음은 이리저리 널을 뛰게 된다. 이 사람을 의심했다가 저 사람을 의심했다가 정신이 없다. 마치 '누구나 비밀은 있다'라는 영화 제목처럼, 여기에 등장하는 5명의 용의자들에게는 모두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이 밝혀지면서 과연 유정의 죽음에 모두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해도 죄가 없는 것일까. 내가 볼 땐, 여기 용의자들 모두 유정을 살해한 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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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인류 보고서 - 리얼 하드코어 오피스 생존기
김퇴사 지음 / 비에이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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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인류는 퇴사한 날로부터 며칠간 하늘을 날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얼마나 공감되는 일인지 모르겠다. 나도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지만, 이제 그만 은퇴하고 싶단 생각을 얼마전부터 하고는 있었다. 정말로 일을 그만둔다면 며칠간 하늘을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곧바로 현실적인 문제로 추락을 할지라도 말이다.

이 이야기는 SNS에서 1천만 뷰를 기록하는 화제의 오피스툰이다. 한컷짜리 그림에 담겨진 이야기는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퇴사욕구를 눌러줄 직장인 대피소로 충분하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사직서를 맘대로 냅따 던지지도 못하는 판국에 이런 대리만족을 시켜줄 무언가라도 있어야 정신줄이라도 붙잡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힘들게 적응한 회사에서는 날이 갈수록 왜 힘들어지는 것일까. 참 아이러니일수가 없다. 경쟁사회라 그런가. 위로는 쪼이고 아래로도 치이는 우리네 모습들. 선임이 되었으면 후임에게 잘해주면 좋을텐데 더 독해지기 일쑤다. 입사와 더불어 퇴사를 꿈꾸는 월급쟁이들의 삶이란... 정말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처럼 돈걱정 없다면 그야말로 사직서 하루에 100개라도 던져주고 싶다. 사실 프리랜서들은 월급쟁이들과 다르게 현실과 밀접해져서 마음이 널뛰기를 하는것 같다. 일이 많을때는 일을 그만두고 편해지고 싶다가도, 일이 적어지게 되면 짜증이 밀려올라온다. 그래서 직장인들도 차마 그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오늘도 지친몸을 이끌고 출근버스에 몸을 싣는게 아니겠는가.

스트레스를 해소해야지 직장생활도 즐겁지 않을까. 이 책 띠지에 "본 도서는 직장에서의 열람을 엄격히 금합니다"라는 말이 있는데.. 솔직히,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이 책을 직장내 열람을 인정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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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에이저
신아인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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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경찰들의 일상생활을 다룬 옛드라마를 봤었다. 아버지를 매우 무서워하는 불량학생(?)이 자신을 경범죄로 잡아 보호자에게 연락했다는 이유로, 경찰을 린치한 사건이 발생을 했다. 그런데, 촉법소년들을 고용해서 이 사건을 벌인 것이다. 붙잡힌 아이들은 경찰들을 조롱하며 촉법소년이라 처벌 받지 않으며, 자정이 넘으면 자신들을 집으로 귀가시켜야 한다며 너무나도 당당해 하는 모습들이 참 기가 찰 지경이다.

우리 사회가 소년법이라는 관용을 베풀며 미성년을 보호하는 이유는 그들의 인격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들을 보살펴야 할 어른들에게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 법의 취지죠.(p.332)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촉법소년들은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촉법나이를 낯추거나 아예 없애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을 한다. 또한, 반사회적 행동과 공감 및 죄책감이 결여된 사이코패스들이 등장도 참으로 문제다.

해수는 프로파일러이자 '올해 가장 주목받는 한국의 여성 리더 10인'에 선정되기도 한 소년범 전문 경찰이다. 남편과 이혼을 하고 아들 도윤을 데리고 지긋지긋한 대치동 엄마의 집으로 들어왔다. 워킹맘이다 보니 늘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아들이 애틋하다. 그러던 어느날, 도윤의 학교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해수는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학생들이 용의자로 주목받는 가운데 자신을 범인이라고 자처하는 '킬에이저'에게 메일이 도착한다.

해수의 입장이 참 난처할 것 같다. 또다시 발생한 살인사건에서 모든 증거들은 아들 도윤에게 향하고 있다. 이 의심을 받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며서 약간 의아한 점이 하나 있었는데, 도윤이 용의자로 의심받게 되면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해수가 사건 조사에서 손을 떼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너무 드라마를 많이 봤나.. 해수는 직업윤리와 모성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며, 과거 해수의 아픈 기억 속에 있었던 사건과 마주하게 되면서 내적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 킬에이저 >는 출간전 부터 영상화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우리가 가장 흥미있어하는 주제가 혼합되어 있고, 신아인 작가는 드라마 작가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니 꽤 매력적인 영상물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장을 넘길때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이야기였고, 우리 사회가 외면할 수 없는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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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삼인방 - 지키지 못한 약속 생각학교 클클문고
정명섭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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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작가가 그려내는 백석과 그 두 친구인 허준과 신현중의 이야기이다. 처음 백석 시인의 이름을 들었을 때, 어느 대학교가 생각나서 찾아봤었다. 그러나 그 대학교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 학교와 관계가 없다면 내게는 너무 낯선 시인이었다. 백석 시인은 평안북도 정주 출신의 시인이다. 일제강점기 막바지에 만주로 건너갔다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언어에 탁월한 재능을 가졌던 백석은 한국에서는 월북 작가라는 인식이 강해(사실 고향으로 돌아간 것 뿐) 언급을 피했다가 월북문인의 작품의 해금 조치가 이뤄진 1988년부터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천재성과는 다르게 북한에서도 숙청되서 안타까운 삶을 살았다고 한다.

정명섭 작가는 백석 시인의 삶 중 1934년부터 1939년을 조명했다. 조선일보사에서 근무하게 된 백석은 그 곳에서 허준과 신현중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조선총독부를 바라보며 "저 총독부가 무너지는 날, 여기 다시와서 만나자"라는 약속을 하게 된다. 40년대를 향해 달려가는 당시에 주변의 문인들은 점차 하나 둘씩 변절을 하게 된다. 게다가 계속되는 전쟁과 창씨개명 정책과 더불어 점차 한글을 쓰지 못하게 되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상황에 백석은 만주행을 택하게 되었다. 그 시대의 젊은이들이 느꼈을 답답함이 전해져 오는 것도 같다. 게다가 이 세사람의 견고했던 우정에 금이 가는 일이 생기게 되는데, 그것은 백석이 마음에 품었던 여인을 친구인 신현중이 약혹을 물리고 그녀와 결혼을 하려 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물론 백석과 그 여인이 서로 사랑했던 사이는 아니었다고는 하나 충분히 관계의 틈을 만들 사건이긴 했다.

백석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검색을 해봤었는데, 이 사랑보다는 그 후에 만난 자야(김영한)와의 사랑이 더 애틋해 보인다. 만주에서 자야를 그리워하면 썼던 시가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라는 시라고 한다. 그 이후 많은 예술인들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고 한다. 조국의 격변기 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했던 그의 삶이 참으로 안타깝다. 자유로운 시대에서 살았다면 그의 천재성을 담은 글들로 우리를 더욱더 행복하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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