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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 스톡홀름신드롬의 이면을 추적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
롤라 라퐁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1974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언론재벌 허스트가의 상속자인 퍼트리샤 허스트가 좌파 무장단체 SLA에게 납치된 것이다. 두달 뒤 그녀는 무장은행강도로 등장한다. 퍼트리샤는 자신이 '타니아'로 개명했고, 무장단체에 동조하는 모습들로 인해 미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과연 퍼트리샤는 세뇌를 당한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선택이었을까.
이 소설은 바로 이 "퍼트리샤 허스트"의 납치 사건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다. 미국인인 진 네베바와 프랑스인 비올렌을 통해 퍼트리샤의 당시 심리를 따라가며 이 사건의 이면을 파헤치는 것이다. 처음에 "퍼트리샤 허스트"의 사건에 대한 자세한 것을 모르기도 했고, 단순히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글귀가 눈에 띄어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 현상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변호하는 현상이며, 인질이 아니더라도 일부 매맞는 배우자나 가족의 일원, 학대받는 아이들도 이와 같은 비슷한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고 한다.(네이버 위키백과), 이 용어를 검색해보면 유명한 사례로 바로 이 퍼트리샤 허스트의 사건을 들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소설의 두 주인공이 당시 퍼트리샤의 변호인으로부터 퍼트리샤의 재판에 유리하게 작용할 보고서를 작성하는 임무를 맡은 것이다. 그런데, 초반에 읽을 때 무언가 화자에 대한 혼란이 있었는데, 여기에 작중 인물이 한 명더 있다.
사실, 내게는 이 이야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녀들의 분석을 따라가보면 어쩜 퍼트리샤는 정말로 세뇌 당했다기 보다는 그녀의 선택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974년 20대 초반의 여성이었고, 재벌가의 상속녀로 부족한 삶을 살았을 테다. 게다가 아무리 자유로운 미국이라고 하지만 그 당시 여성들의 지위가 그다지 높지는 않았을 테다(물론, 개인적인 의견) 새로운 사실을 자각하면서 그녀는 오히려 현실에 눈을 뜬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롤라 라퐁은 젊은 여성들이 그들의 가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과격화되고, 다른 환경에 동화되어 그들의 꿈에 더 잘 부응하는 또 다른 삶의 방식을 발견하는 과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p.343)라는 역자의 말을 미루어 볼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그다지 쉽게 술술 읽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번쯤은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언가 깊게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