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 비야·안톤의 실험적 생활 에세이
한비야.안톤 반 주트펀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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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체험가로, 그리고 월드비전 긴급 구호 팀장으로 세계 고곳의 재난 현장에서 일했던 저자가 예전 에 출현했던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었다. 워낙 밝은 편이었던 저자였기에 통통 튀는 것 같은 말투가 이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해서 느껴졌다. 그런데, 3년전에 결혼을 하셨단다. 함께 일했던 그당시 보스였던 네덜란드인 남편과 말이다. 그래서, 1년에 3개월은 네덜란드에서 살고, 또 3개월은 한국에서 살고, 나머지 6개월을 각자 사는 방법으로 산다. 사실 부부라고 해서 항상 같이 살 필요는 없는것 같다. 더군다나 각자의 일이 있고, 다른 나라에 살고 있다면 이렇게 사는것도 항상 여행하는 기분이면서 또, 누군가 한사람이 무언가를 포기해야한다는 것이 없어서 굉장히 좋을듯 싶다. 하지만 그들도, 이젠 장거리 여행이 힘들게 될즈음에는 한국에서 정착해서 살기로 의견을 수렴했다. 워낙에 개방적인 느낌이 받았기에 부부가 이렇게 의논하면서 일을 결정하는 모습이 참 좋다. 나도 매번은 아니더라도 언젠간 한달만이라도 혼자서 지내고픈 마음이 있기는 하다. 딸아이가 밥벌이를 하고, 우리가 은퇴를 하고나면야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말이다.

항상 한비야, 그녀의 배낭여행과 긴급구호의 현장 이야기만 읽어봐서 그런지 "비야, 안톤의 실험적 생활 에세이"라는 이 책은 왠지 낯설지만 또 다른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꽤 신선하기도 하다. 언젠가 아버지 친구분이 제주로 이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혼자만 가시고 아내분은 서울에 남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별거를 하시나 싶었는데, 이제 생각해 보면 아저씨는 자연을 즐기고 싶고, 아주머니는 낯선곳은 싫고 해서, 가끔씩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생활하시는데, 이 방법도 꽤 괜찮은 방법인것 같다. 부부라고 해서 꼭 함께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자식들을 다 키워놓고, 졸혼이라는 개념보다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 것도 좋다. 실험적 생활 에세이가 아니라 꽤 괜찮은, 하지만 좀 경제적인 뒷받침이 되야하는 점이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한비야님은 예전부터 느꼈지만 범상치 않은 분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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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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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로 범죄를 다루는 스릴러 소설를 좋아하지만 말이다. 저자 이케이도 준은 묘한 매력이 있는것 같다. 아직 그의 작품을 <한자와 나오키> 밖엔 읽지 못했지만(그것도 전체는 아님), 꽤 흡입력이 있는 작가인것만은 인정해야겠다. 평범한 직장인들의 이야기지만 이렇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다니 말이다.

로켓 연구자였던 쓰쿠다 코헤이는 로켓 세이렌의 실패를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아 연구자로서가 아닌 경영자로서 일하게 된다. 작은 중소기업인 쓰쿠다 제작소는 갑자기 거래처가 끊기고 특허권 침해로 인해 소송까지 당하게 된다. 기업 평판은 나빠지고 주거래 은행에서도 더이상의 대출은 힘들겠다는 말을 듣게 된다.

옛말에 99개 가진자가 남의 것 하나를 탐낸다고 하더니,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검은 속내는 보는이로 하여금 씁쓸하게 한다. 비단 이런 관계는 기업간만이 아니라 개인간에서도 볼 수 있다. 가진자들의 횡포는 사회 곳곳에 퍼져있다. 이른바 갑질이라 불뤼우며 남보다 조금 더 갖고 있다는 것으로 인정사정없이 상대방을 궁지에 몰게된다. 아무리 약육강식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정정당당 하지 못한 방법은 언젠가 그에 상응한 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피해를 보는 입장에서는 비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연구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쓰쿠다는 진정한 경영자로서 거듭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로켓의 실패에 미련이 남아 몰두했던 기술에 특허를 내고, 기술만이 아니라 직접 그것을 생산해 납품하면서 겪는 회사내 갈등, 자심을 옥죄어 오는 대기업의 횡포를 당당히 이겨나가는 모습이 보는 독자로 하여금 뿌듯함을 느끼게 만든다.

이 이야기도 앞으로 3편의 이야기가 더 나온다고 한다. 이 첫편만으로도 마음을 사로잡혔으니, 앞으로 이 변두리 작은 중소기업 '쓰쿠다제작소'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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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대비하지 않으면 다시 온다 - 정치와 리더십의 실패가 부른 전쟁
김형기 지음 / 산수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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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마지막 공직 생활 근무지는 국립 서울 현충원이었다고 한다. 그곳에는 과거 우리 나라가 존폐의 기로에 섰을때,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이들의 넋을 기리는 곳이다. 국립서울현충원장으로 근무하여 현충원 곳곳을 돌아볼 때 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의 역사를 되돌아보곤 했단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치면서 나라를 지켜오지 않았던가. 가끔 나라의 혼란이 있을때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들이 얼마나 지키고 싶어 했던 나라였을까. 이렇게 잘못된 길로 가고 있어도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 항상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속에서 답을 찾아야만 한다. 그리고 또 다시 과거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이 책은 "정치와 리더십의 실패가 부른 전쟁"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단순히 정치와 리더십만을 탓하기에는 이름 모를 백성들의 희생이 너무나도 컸다. 쿄토에 코무덤이 있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이는 당시 왜군들이 조선인의 목을 베지 말고 사병 한명 당 코 한되씩을 베어서 소금으로 졀여 보내라며 그것을 세어 장수들의 전공을 평가하겠다는 지침아래 많은 조선인들이 코나 귀를 베임을 당했다고 한다.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은밀히 "이비(耳鼻)야 왔다. 숨어라"라고 했다는 경고가 오늘날까지도 위험한 상황에서 주의를 줄 때 스이고 있는 '에비야'의 어원이 아닐까 추정되고 있다(p.94)라고 하니, 진정 어원이 맞다면 정말 슬픈일이 아니지 않은가. 또다시 그렇게 많은 이들의 희생이 뒤따르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류성룡도 '지난 일을 경계하여 뒷날의 근심이 없도록 조심하게 한다'는 표현을 인용하여 징비록을 썼듯이 우리는 항상 과거의 실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는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또 한번에 수난을 겪었다. 바로 35년간의 일제 강점기이다. 말은 35년간이라 하지만 주권을 빼앗기 위한 사전 작업을 포함하면 더 많은 날들을 또다시 짓밟히고, 수탈당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결국에는 강대국에 치여 나라도 두동강이 나지 않았던가. 그 나라들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많은 이름 모를 이들 덕택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은 또 여지없이 들게 된다. 그에 반해 당시 리더십을 발휘했어야 하는 이들의 행동은 참 아쉽다. 이 책은 주로 임진왜란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당연히 선조가 등장한다. 그는 참 좋은 인재를 가지고도, 왜 나라를 이 위기 상황으로 밀어넣었을까. 왜 그는 백성을 버렸을까. 처음 왕위에 올랐을때 선조는 자질이 뛰어나고 품행이 올곧아 왕실 자손들 중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는데 후궁의 자손이라는 컴플렉스를 끝끝내 이겨내지 못했다는 것인가. 참 통탄스럽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나라를 이끄는 어떠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우리 민족은 어려움에 항상 강한의지를 불태워 나라를 구해냈다. 다만, 믿고 따를수 있는 리더가 제대로 중심을 잡아준다면 다시는 이런 고난을 겪지 않으리라고 본다. 당시는 일개 백성으로 임금을 택할수 있는 시대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우리 손으로 우리의 지도자를 뽑지 않던가. 진정한 지도자는 바로 국민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껏 정치에 무관심했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진정한 리더는 우리 국민이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면 국민의 대표라고 하는 사람들의 탐욕이나 부패를 막아내지 않을까 싶다. 한층 더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소리를 높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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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 한 사내가 72시간 동안 겪는 기묘한 함정 이야기
정명섭 지음 / 북오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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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 참 다재다능한것 같다. 처음 정명섭 작가를 만난건 < 저수지의 아이들 >이었다. 실은 < 어위크 >를 먼저 읽었지만 그 책속에 어느편인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온전히 작가의 이름을 기억한 것은 < 저수지의 아이들 >이다. 5.18 민주화 운동을 색다르게 동화처럼 접근했던 책이었다. 그 뒤에 만난 '을지문덕 탐정록'은 색다르게 을지문덕 장군이 탐정으로 등장시키며 거침없이 독자를 역사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로 그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작가인것 같다. 시대나 장르를 가리지 않으니 이런 작가를 만난것은 독자로서 복이 아닐까 싶다.

한때 잘 나가던 배우 강형모. 정말 그는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한물간 배우이기도 하다. 온갖 추잡한 사건에 얽매여 있는 그는 돈많은 서미진을 꾀어내어 돈을 뜯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도통 맘대로 되지 않았다. 어느날 미진은 여행을 가니 트렁크를 옮겨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투덜대며 약속장소로 옮겼지만 그 안에는 미진과 그의 아이들이었다. 순간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누군가의 모함이다. 나를 추락 시키기 위한 함정이다. 거기에 걸려 든 것이다. 누명을 벗어야만 한다. 시체가 담긴 트렁크를 파주인쇄단지근처 쓰레기장에 숨긴뒤, 앞으로 72시간안에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처절한 사투가 벌어지게 된다.

추리, 서스펜스, 스릴러가 혼재돼 숨 쉴 새 없이 질주한다라는 말처럼 한번 잡으면 놓을수 없도록 책장을 넘기게 된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오히려 내게 함정을 파고 내 발목을 잡은 것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것 같다. 사람들은 흔히들 그렇게 착각을 하고 사는것 같다. 내가 이런 사람인데. 다른 사람을 잠깐 속이는 것뿐인데 뭐. 하지만 무심코 했던 일들이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앗아가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희망을 없애 버리고 싶었어." 가장 위험한 일이다. 만약에 판도라의 상자에서 희망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세상은 참으로 절망적이었을 것 같다. 그나마 희망이 남아 있으니 그나마 살아가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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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왜? - 반일과 혐한의 평행선에서, 일본인 서울 특파원의 한일관계 리포트
사와다 가쓰미 지음, 정태섭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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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와다 가쓰미는 한국을 매우 잘 아는 일본의 저널리스트다. 일본 최고 수준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이기도 하다(p.233)라고 역자는 말한다. 일본인들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이 없어서, 솔직히 작가들의 책 외에는 별로 일본에 관심이 없다. 아마도 이는 직접 경험하지 못했지만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외면할수 없는 슬픈과거가 있어서일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랬던 것중 하나가 일본인들에게는 '한국피로(韓國病れ)'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한국피로'란 일본 관련 이슈마다 식민지배 문제를 제기하고 끊임없이 사죄를 요구하는 한국에 대해 일본인이 느끼는 피로감을 이르는 용어라고 한다. 너무나도 놀랬다. 어쩌면 이것은 이 '한국피로'라는 말때문에 일본과 한국은 평행선을 달릴수 밖에 없다고 본다.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조정래 작가의 < 아리랑 >을 읽을때 참 마음아프게 읽었었다. 글로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아프고 힘들어서 다시 읽을 자신이 없었는데, 실제로 그 일을 겪은 사람들은 과연 잊을수 있을까. 아직도 위안부 할머니들도 계시고, 강제 징용 당했던 분들도 여전히 생존해 계신데 말이다. 왜, 정부차원에서 제대로 된 사과가 없을까. 왜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일까.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하지 않는 그들의 태도가 문제인 것이다. 게다가 아예 외면하면 모를까, 연일 쏟아내던 정치인들의 막말은 우리의 평행선 같은 관계를 좁힐 근거를 마련하지 않는다. 뭐 남의 나라 정치인들을 탓할일은 아니다. 요즘 우리 상황을 보면 우리 정치인들도 도긴개긴이 아닌가 싶다.

또하나 주목했던 이야기 중 하나는 리뷰를 쓰면서 보니 한국인 기자가 했다는 말이네. 바로 "한국의 젊은 사람들 가운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주 적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 더 이상 외교적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누군지 모르지만 참 위험한 이야기이네. 아직은 우리는 아이들에게 여전히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 말했듯이 우리는 위기가 닥치면 예전처럼 그렇게 똘똘 뭉쳐 일어날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저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사과가 없이는 한국과 일본은 평행선을 달릴수밖에 없을것이라고 본다. 어찌보면 가장 냉정하게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이야기한 책일수도 있는데, 한국인이다 보니 살짝 삐닥스럽게 관망하듯 읽은 것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우리에게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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