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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임재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8월
평점 :
모든 이야기가 초반에는 좀 어수선 하듯이 빠른 화면 전환 때문에 살짝 정신은 없었다. 하지만 그만큼 이 이야기는 날실과 씨실이 엮어지듯이 참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면서 왜 지금 이 사건이 촉발되었는지를 쫓게 된다. 더욱이 과거의 이들을 소년, 소녀, 대장, 악동등으로 설명을 해놓고 있어서 그들이 현재의 누구인가를 짚어가는 것의 재미를 느낄수 있는 이야기이다.
국회의원 선거. 정해현과 김인환은 서로 경쟁을 하고 있다. 개표 초반엔 압도적인 표차이로 정해현의 당선이 유력하다 생각했는데, 막판에 역전되어 김인환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자막이 TV화면에 뜨기 시작했다. 정해현은 자신의 보좌관에게 분풀이를 하고 있던 그 시간 김인환은 자신이 묵고 있었던 호텔에서 살해당한다. 전직 검사 출신인 국회의원 당선자의 피살사건, 과연 누가 그를 죽였을까.
처음에 이 책을 만났을때는 권력을 가진 그것도 검사 출신인 국회의원을 살해한 대단한 사건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북한측에 사살된 공무원의 죽음 때문에 살짝 생각이 바뀌었다. 죽음 앞에서는 어떠한 사건도 다 소홀히 볼 수 없는 것 같다. 이 사건으로 홍익문화원 김준하 원장이 체포되었고, 재판이 시작되었다.
어느 누구도 나를 심판하지 못해. 예전에는 그들이 나를 심판했지만, 이제는 아니야. 이제부터는 내가 그들을 심판할 테니까.(p.156)
김준하측 변호인은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한다. 그를 기소한 검사는 김준하가 김인한을 살해한 이유를 찾으려 과거 그들의 인연을 수면위로 끌어올린다. 김인한이 검사시절 고문과 조작으로 인권을 유린 당한 준하. 현재의 재판 이야기와 과거 그들의 이야기가 서로 번갈아 가며 진행되며 현재의 인물이 과거 어떤 인물인지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재나 과거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이 이야기도 결국엔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남을 나락으로 밀어놓고서라고 정상으로 올라가겠다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소설속에서는 그들의 죄값을 치르게 되지만 과연 현실에서도 그렇게 단죄할 수 있을까. 정말로 공정한 세상이 올 수나 있을까. 정말로 현실속에서도 권선징악이란 이야기가 실현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남기게 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