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화염
변정욱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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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 광복절 기념행사장, 국민들은 생방송으로 퍼스트레이디의 저격사건을 지켜봐야했다. 그런데 이 소설의 시작은 여기서가 아니었다. 그 전, 일본에서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대중의 납치 사건이 있었다. 두 사건 모두 익히 들어는 봤으나 자세하게 알지 못했고, 그 두 사건의 연관관계까지 잘 알지 못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현대사에 내가 너무 무지했던 탓이다. 아무래도 근,현대사에 대해 공부해야겠다.


당시 재일교포였던 문세광은 어떠한 제지 없이 행사장에 들어왔고,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엇나간 총탄에 영부인은 쓰러지고 말았다. 뒤늦은 총성에 어린 여고생도 희생되었다. 인권변호사였던 신민규는 문세광의 국선변호인을 맡았다. 과연 많은 국민들의 눈앞에서 영부인을 저격한 사람에게 어떠한 변호를 해야 하는가. 하지만 신변호사는 무언가 의심쩍은 사실을 발견하고 진실에 접근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진실에 근접할수록 그에게 알수없는 어떤 강압적인 힘들이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들었다. 대통령 암살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그 암살을 막으려다 영부인과 민간인이 그 과정에서 희생된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기에 오발이거나 총격 중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조직적인 은폐가 시작되고, 터무니 없는 사실들이 나열됨으로서 무언가 배후가 있다는 것이 짐작이 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대중은 큰 거짓말일수록 더 잘 속는다..... 어설픈 거짓말보다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거짓말일수록, 사람들은 설마 하는 생각에 더욱 믿는다는 말입니다.(p.236)


그래서 권력을 가진 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엄청난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과거에는 묻힐수 있는 거짓말이었을지 모르지만 현재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그런 거짓에 속아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상황을 바로 쳐다볼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세상에 알아서 안되는 진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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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자살
조영주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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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독서모임(몽실북클럽)으로 지난달에 <붉은 소파>를 읽었었다. 예전에 한번 읽었고 이번이 재독이었는데, 함께 읽었던 이들로부터 이 <혐오자살>의 형사가 바로 <붉은 소파>에 등장했던 감나영이라고 들었다. 가끔 한 소설에서만 등장하고 마는 캐릭터가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새로운 인물도 좋지만 시리즈격으로 나오는 것도 독자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혐오 자살>에서는 형사 나영의 역할이 그렇게 도드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이음새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전작의 <붉은 소파>를 꼭 읽을 필요는 없겠지만, <붉은 소파>를 읽었다면 보다 빠른 이해를 나영의 이야기에 빠른 이해를 할 수가 있다.


명지는 벨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다. 준혁의 어머니의 전화였다. 어머님?하고 물었지만, 뜻밖에 준혁의 아버지였다. "준혁이가 죽었다." 14년을 사귄 명지의 남자친구. 그런데 그가 죽었단다. 머리에 통증을 느낀 명지. 자신의 이마에 멍이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난밤 준혁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리고 그녀는 준혁을 베란다 밖으로 밀어버린 것이 떠올랐다. 정말로 명지 그녀는 준혁을 죽인 것일까.


"이 나라를 떠나!"라는 메모와 함께 난민 연쇄 살인 사건을 쫓는 나영, 자신의 과외 선생님이었던 김준혁을 다시 만나 14년간의 연인인 또 다른 김준혁과 헤어지려다 그를 베란다 밖으로 밀어 버린 명지. 힘들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 이사한 곳에서 이상한 일을 겪게 되는 준혁. 이들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조각난 사건의 퍼즐을 맞추어 가게 되면서,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게 된다. 처음에는 공통점이 많은 2명의 김준혁이 등장함과 또한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이야기 속에 살짝 모호했지만, 금새 이야기 속에 녹아 들어가며 결말까지 한걸음에 내달릴수가 있었다. 요즘 같이 코로나로 외출이 번거로운 때, 무료함을 달랠수 있는 재밌는 미스터리 스릴러임에는 틀림없다.


형사 김나영이 등장하는 <반전은 없다>라 는 소설이 있다고 한다. 이 <혐오자살>은 <붉은 소파>와 <반전은 없다>의 사이의 사건이라고 한다. <붉은 소파>에서는 한때 303사건의 피해자였던 나영이 왠지 모르게 불안한 모습이였다면, 지금 이 소설속 나영은 조금 더 단단해진 형사의 모습니다. <반전의 없다>에서의 나영은 또 얼마나 성숙해졌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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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들 - 주변에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지 않은 어쩌다 보니, 시리즈 2
안지영 외 지음 / 북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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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바로 전에 <기획자의 생각>에서 책을 내는 방법중에 "브런치"라는 방법을 봤었는데, 이 책이 그런 종류가 아닌가 싶다. 작가의 메일에 브런치@~하고 있는 걸을 보고 살짝 아는척 한번 해봤다. "아니간만 못한 것"만 아니면 괜찮다.


'주변에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진 않은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란 부제'를 달고 있는데, 저자들 중 한분과 이미 알게 모르게 소통하고 있는건 아닌지 싶다. 다섯분의 작가님들이 '육 개월 안에 책을 내고 만다'라는 밴드로 의기투합해서 만드신 이 책을 보고, 읽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라면 음.. 나도 쓸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계속 읽어나가면서 살짝 저자분들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분들 글솜씨가 대단하신데 괜히 숟가락 얹으려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는 독자로 남아 있는 편이 나을것 같다.


가끔은 일도 안하고 여행다니고 놀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100세 시대에 내 인생 얼마나 남았을런지도 모를텐데 그렇게 사는건 무료할 것만 같다. 책이 좋아 책만 팠었는데, 요즘에는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대화가 즐겁다. 역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야 하는 것 같다. 특히나 이 책을 읽으면서 유독 눈길을 끌었던 최미영님의 글들이다. 나도 지금은 아무도 믿지는 않지만 작가님처럼 남들 앞에 서는 것이 너무나도 두려웠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참 두려워했었다. 하지만 내 직업으로 인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힘들지만 예전보다 꽤 괜찮아졌다. 그래서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꼭 내 이야기를 보는것 같아 공감을 많이 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나랑 같은데'라는 생각을 할것만 같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서 볼수 있는 우리의 이웃들의 이야기니 말이다. 역시 제목만큼이나 '보통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보통사람들보다 살짝 특별한 사람들 같다. 목표를 세우고 거침없이 나아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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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책 생각
Team BLACK 지음 / 책과강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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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책을 읽는 독자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출판사 대표님을 만나고 편집자를 만나게 되면서 출판이라는 것에 아주 조금, 그러니까 그전보다 조금 뭔가를 알게(?) 되었다. 알게 된 것보다 잘은 몰라도 자주 듣게 된다. 요즘 출판업계는 불황이다. 책을 읽는 인구도 많이 줄었지만 다른 콘텐츠의 발달도 종이책은 아마도 서서히 설곳을 잃어갈수도 있다. 그야말로 출판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이 책의 의도에서 살짝 벗어나긴 하지만 책을 초판 1쇄를 2,000부 찍었다고 하고, 정가를 15,000원이라고 하면, 인세수익은 10%가량으로 계산하면 300만원선이라고 한다. 하지만 홍보용 배포본을 제외하면 실제로 인세를 차지하는 것은 300만원이 좀 안된다고 한다. 책이 꾸준이 판매만 된다면 책을 써서 성공한다는 것도 있을수 있겠지만 두세달 안에 2쇄를 찍어내지 못하면 그대로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다. 예전에 정가제가 실시되기 전에는 꽤 책을 많이 산 편이었다. 그 때는 내 책만 사면 되었지만 아이가 크면서 교재등에 들어가는 비용때문에 내 책을 줄일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리는 책들이 많았지만, 요즘에 다시 내 책을 구입해서 보고는 있지만 그 전만큼은 아니다. 물론 동네 도서관이 꽤 잘되어 있는 덕도 있지만, 홍보를 위해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서평단에 참여해서 책을 읽기 때문이다. 혹은 이웃들의 나눔들을 통해서 책을 접하기도 한다. 그래도 나름 책을 읽는다는 사람들이 이런식으로 책을 읽게 되니, 도대체 책은 누가 사는 것일까. 계속해서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고 좋은 책들이 출간되는 것을 바라지만 수익이 나지 않으면 결국 출판사도 문을 닫게 되는 것이 아닐까. 괜한 생각을 하는 것일수도 있으나,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노력을 보니 책 한권도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저자는 기획이란 헤아림이라고 말한다.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헤아림이 기획의 시작이고 그 시작이 당신의 삶 곳곳에서 '기회'를 만들어 낸다. 이 책에서 나는 기획이란 막연함을 가능한 쉽게 풀어쓰고자 노력했다(p.11)고 의도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책쓰기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것이 헤아림이라고 한다면, 책에서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기획자처럼 가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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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숨결
박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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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현재 공중보건의사로 재직하고 있다. 작가의 말에도 보면 학기중에는 의과대학 공부에만 전념하고 방학기간에만 추리 소설을 습작하는 계절형 작가 지망생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어려운 의과공부 틈틈히 글을 써왔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의사는 아무래도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연구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텐데 말이다. 아무래도 이 소설이 더 현실감이 느껴졌던 이유가 작가 본인이 매우 잘 아는 현장이라 그랬던것 같다.


중간중간 새장이 시작될때마다 색깔을 달리하며 누군가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열살 생일이 될때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게 되었지만 사고로 강아지는 죽는다. 계속 진행되는 과거속 이야기는 극중 등장인물의 누군가에게 달려가고 있다.


레지던트 현우는 사사건건 담당교수와 대립한다. 동등한 입장이 아니고 자신의 담당교수이다 보니 일방적으로 당하는 입장이다. 그러던 어느날 수아가 응급실을 찾게되고, 현우가 주치의를 맞게 된다. 극도로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은 수아는 작년에 이곳에서 아빠를 잃었다. 아침까지 괜찮았는데 수아가 학원에 간사이 아빠는 눈을 감는다. 그 배후에 엄마가 있다고 여긴 수아는 그 이후부터 엄마에게만 유독 못되게 굴고 있다. 그런 수아의 간절한 부특에 그날의 진실을 파헤치기로 현우는 약속한다. 조사를 계속하던 현우는 무언가 미씸쩍은 것을 알게되는데.. 뜻하지 않게, 사망사고가 이어지게 된다.


이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현우의 담당교수가 무언가 비밀리에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의사의 직업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남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윤리적인 면이 더 선행되어야 하지 않나라는 의문도 갖게 되었다. 또한 현우의 환자가 갑자기 어레스트가 나고 미리 디엔알 동의서(도저히 가망 없는 환자들의 경우 불필요한 연명치료에 따른 환자 본인과 보호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심정지가 왔을때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는다는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질책을 담당교수에게 받게 된다. 이부분에서 냉정하긴 하지만 뭔가 비인간적이다 생각했다. 본인이 원해서 거부하는 것이면 모르겠는데, 의사입에서 나오는 말이라 왠지 인간미 떨어지는 저런 의사를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마지막 결말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이야기가 좀 의문스럽게 마무리가 된다. 아마도 내가 잘 이해 하지 못한 부분인것 같다는 의문이 들기는 하는데, 뭔가 회수해야할 떡밥이 남아 있는것 같은 느낌, 혹은 뭐지?라는 느낌.. 아무래도 내가 놓치고 온것 없다 다시 결말부분을 읽어봐야겠다. 그래도 이 책이 나름 기분 좋은 이유는 저자의 직업이 의사여서 훨씬 생동감이 있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전문분야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이들을 보면 뭔가 느껴지는 맛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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