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구하겠습니다! - 1퍼센트의 희망을 찾아가는 어느 소방관의 이야기
조이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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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진을 본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불길을 피해 사고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뛰어 나올때, 묵묵히 그들이 벗어난 그곳으로 걸어들어가는 사람. 그들은 바로 소방관들이었다. 언제라도 무슨 상황에서라도 달려와주는 분들이라 생각을 한다. 아니나 다를까. 소방관이 뭐 하는 직업이냐고 물으면 나는 대답한다. "손을 잡아주는 일이에요."(p.18)그분들의 내밀어 주는 손은 정말 하늘에서 내려오는 튼튼한 동앗줄 같은 존재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나는 소방관분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받은 적이 한번 있다. 우리집 베란다 바깥쪽으로 뭔가 이상한게 보였는데... 말벌이 집을 짓는 중이었다. 119에 신고를 하고 얼마 안있어 대원분들이 오셔서는 특별한 살충제로 뿌리고선 집을 떼어주셨다. 벌집이 그리 크지도 않았고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말벌의 위력을 아니 조심할수 밖에 없었다. 한동안 외출했던 말벌들이 없어진 집터로 와서 배회하는 모습이 짠했지만 그래도 사람이라고 쏘면 어쩌나 싶어 소용없다는 일반 살충제를 뿌리며 쫓았었다. 그런데 종종 말벌집 제거 도중에 말벌에 쏘여 다치시거나 급기야 목숨을 잃는 소방대원의 기사를 보곤한다. 한경우는 고인이 보호복을 착용하지 않았고, 말벌집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던 점을 근거로 유족들의 순직 신청을 거부했다고 한다. 소방대원분들은 중요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다. 어떤 기준을 정하지 말고 무조건 출동중에 다친거에 대한 치료비 또한 다 세금으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가장 안타까웠던 이야기중 하나가 바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다는 것이다. 소방공무원의 PTSD 유병률은 17~23%로, 일반 인구에서의 PTSD 유병률 0.4~4.6%인 것에 비해서 매우 높은 수준이다.(p.143) 어찌 안그러겠는가. 어느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는 그런 일들로 당연히 높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 방송에서도 그런 고통을 호소하다가 결국 자신에게는 손을 내밀지 못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본적이 있다. 우리는 항상 어려울때 이분들의 도움을 받는다. 또한 그분들이 우리를 구하는 도중에 다치신것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함에 있어서 우리도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지금도 수해현장에서, 그리고 코로나 현장에서 많은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소방대원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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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 센스 - 지식의 경계를 누비는 경이로운 비행 인문학
김동현 지음 / 웨일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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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경계를 누비는 경이로운 비행 인문학

누가 알았을까. 내가 또 이런 책을 읽다니. 세상에는 재밌는 책들이 참 많다. 하지만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냥 비행기가 슝~하고 지나가듯 그렇게 지나쳐버릴 또 하나의 책을 만났다. 잘 알지 못했던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는 것 같아 너무나도 재밌게 책장을 넘긴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말이 바로"지금은 당연시되는 엄격한 공항 보안 검색이 실은 수많은 희생을 치른 뒤 보완된 시스템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또 얼마나 있으랴."(p.4)이 한마디이다. 비행기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자칫 큰 사고 이어지며 엄청난 희생을 따르게 한다. 또한 책장을 덮으며 지금 내가 이용하고 있는 비행편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안전이라는 신뢰를 쌓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미 서부 개척 시절, 강도들은 마차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서 노략질을 했는데, 강도들은 달아나는 마부 옆으로 바짝 따라 붙어 권총을 머리에 들이 해고"Hi, Jack"하고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하이 잭하고 인사를 하는게 아니라 "이제 그만 세우지?"하는 협박이란다. 비행기 납치를 일컫는 하이재킹(hijacking)이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하이재킹도 있지만 가장 전세계를 놀래게 했던 것은 2001년 9월 11일 911테러가 아니었을까. 비행기를 납치해 그대로 세계무역센터로 돌진한 사건이야 말로 비행 역사상 찾기 힘든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비행기를 몰던 기장들은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다. 승객을 태우고 비행하는 에어라인 조종사가 갖추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조종 기술 이전에 신중한 태도와 책임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고 한다. 이륙을 한 순간부터 그들은 승객을 안전을 책임을 지는 존재이다.


아직 장거리 노선의 비행기를 타보지 않아서 인지, 단거리 국내선을 탈때면 그다지 승무원들의 비상시 행동요령을 별로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되었다. 저산소증이 인체에 아무런 자각이나 고통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비행중 산소 마스크가 떨어졌을 때 바로 쓰지 않는다면 몇십초도 안되서 의식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비록 단거리를 간다해도 승객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들을 위해 적극 협조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명깊은 것은 어떠한 비상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기장들과 승무원들의 모습이다. 영화 <허드슨강의 기적>에서 설리 기장을 연기한 톰 행크스는 이를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핸단다. 기러기 수십마리가 조종실 창에 부딪히고 엔진이 모두 꺼지는 상황에서도 설리 기장의 표정과 태도는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것처럼 변화가 없었단다. 톰 행크스가 좋아서 이 영화를 보았지만 그 속에 실제 설리 기장의 모습까지 못 보았던 것이 너무나도 아쉽다. 어쨌든 난 또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분야의 한 면을 만날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허드슨 강의 기적>을 한번 더 봐야겠다. 톰 행크스에 넋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고 침착한 태도로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한 기장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지켜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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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살리고, 나는 더 단단해졌다 - 감동육아에세이
한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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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대 여성도 사회에 진출을 하느라 결혼도 많이 늦어지고 그에 따라 출산도 늦어졌다. 예전에 비해 늦어졌다고는 하지만 어쩜 이제 대세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도 30대 중반에 들어갈 즈음 결혼을 하고 1년을 고생하다가 찾아간 병원에서 난포호르몬 수치가 너무 낮아서 자연임신이 힘들어 난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호르몬 약을 먹고 주사를 맞고서 임신이 되었다. 얼마나 기뻤을가. 기뻤던 것도 잠깐 27주때 때 조기 진통으로 인해 위험을 맞이했다가 겨우 정상적으로 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아기는 호흡이 힘들어 신생아가 중환자실을 드나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후두 연화증(후두 부분 근육이 아직 채 단단해지지 못해서 숨을 쉴 때마다 조금씩 좁아짐)'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아이의 상태는 계속 좋지 않았고 결국엔 '선천적 기관 협착'이라는 병을 진단받게 되었다. 호흡이 힘든 아기는 결국에는 기관절개를 했다. 기관지가 좁기 때문에 자칫 빠지게 되면 큰일이 생기게 되서, 꼭 2주에 한번씩 여전히 병원에서 기관절개관을 교체한다고 한다.


"백설기는 언제 어디서 잘못되어도 이상하지 않아요. 어머니 백설기 잘못될 수도 있습니다."(p.94)


어느 부모가 아이가 언제 어디서 잘못되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을 받아들일수가 있을까.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아닐까. 저자의 아이만큼은 아니어도 잔병치레 없던 나에 비해 딸아이는 이래저래 병원에를 많이 다녔다. 초등학생때 요로결석 때문에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하고, 초음파 파쇄기 시술을 받은 최연소 아이라고, 병원에서도 의료진이 안절부절못했다. 급기야 여러번 주사를 맞다가 대성통곡을 하던 딸아이가 얼마나 안쓰러웠던지 모른다. 그런데, 이 아이에 비할데는 아니지만 이 어린것이 아직도 고생을 한다니 참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엄마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단단해지는 그런 존재이다. 저자도 점점 더 단단해지고 마음에도 여유를 갖게됨이 전해져온다. 지금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조언을 해주면서 아이와 함께 단단한 삶을 살고 있다. 이 가족에게 정말로 응원을 보내고 싶다. 다만 이 글을 읽을 때, 아이를 백설기로 남편을 초콜릿으로 표현하는게 살짝 감동을 반감시킨다고나 할까. 저자가 운영중인 블로그에서는 이름을 다 공개하던데, 아니면 가명을 써도 되었을 텐데 그점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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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 남자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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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클럽 8월 스토킹 도서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를 읽을 때도, 요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를 읽을 때도 이렇게 놀라지도 않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범죄학과 행동과학의 전문가라 그런지 그 어느 이야기보다 더 현실감과 긴장감을 늦출수 없게 하는 그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왜 진작에 이 작가를 알지 못했을까라는 아쉬움과 함께, 이게 세번째 작품인데, 이제 약속된 2개의 작품만 남은게 또 아쉽기만 하다. 다 읽기 전에 그의 작품이 또 국내에서 출간되기를 바래보는 방법밖에 없는걸까.


등굣길에 사만타는 납치되었다. 그런데, 그녀가 다리가 부러진채로 알몸으로 다시 세상에 돌아왔다. 15년만의 귀환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기억을 잃은채 돌아왔다. 누가 그녀를 납치했는지, 누가 그녀를 감금했는지 그 어느것도 알수가 없었다. 15년전 그녀가 사라지고 나서 사만타의 부모는 사립 탐정 브루노를 고용했다. 하지만 그 어떤 수확도 얻지 못하고, 사만타의 가정을 불행의 나락으로 곤두박칠 치고 말았다. 이제 시한부 삶을 사는 탐정 브루노. 그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오래된 파일을 꺼내들고 사만타의 15년을 앗아간 토끼가면을 쓴 범인을 찾아야겠다.

앞선 <속삭이는 자>, <이름 없는 자>에서는 밀라가 등장해서 사건을 수사했었다면, 이번에는 탐정 브루노가 등장을 했다. 하지만 피해자인 사만타가 15년동안 실종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녀의 림보팀에서 브루노는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밀라는 며칠째 어느 사건에 매달리는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동료 사이번 베리쉬가 투덜댄다. 사실 실종팀에서는 그런 상황은 어색하지도 않다. 실종자들은 어떤 형태로든 그들이 나타나야지만 사건을 종료할수 있으니 말이다.


"밀라 팀장이 항상 하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놈들이 괴물이라는 걸 모릅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괴물을 생각하고 쫓으면 결코 찾을 수가 없습니다. 놈들이 탐정님이나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그나마 마주칠 희망이라도 생기는 겁니다"(p.244)


뼈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항상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혹은 그러한 사이코패스들을 괴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비록 괴물이라 할지라도 겉으로는 너무나도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몰입을 해서 브르노와 함께 하다보면 진실을 알게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등장하는 범인의 모습. 그리고 안도감을 내쉴때 작가의 마지막 반전. 머리를 한대 기어이 얻어 맞고 말았다. 도나토 당신 정말 왜 이래. 이 작품에서 알았다. 도나토 매력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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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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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심리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노르웨이 오슬로에 살고 있다. 이 책이 눈길을 끈건 아마도 그 '오슬로'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형사 '해리 홀례'가 활약을 펼치는 곳. 아마도 그가 아니었다면 잘 알지도 못하는 도시였을텐데.. 그렇다고 오슬로에 대해서 아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익히 들어본 낯익은 도시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였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참 다양하다. 때론, 좋아하는 장르라서, 좋아하는 작가가 언급한 책이라서 등등등..


이른 아침.. 나갈테니 그냥 다시 자라고 속삭이는 남편 시구르의 말에 사라는 다시 잠든다. 사라에는 그저 평범했던 하루의 시작이었다. 산장에 도착했다는 남편의 음성 메세지를 듣는다. 평범한 하루 일과를 펼쳐나가는 중 남편의 친구에게 전화를 받는다. 시구르가 혹시 언제 도착하는지 궁금하다고... 남편은 사라졌다. 분명 친구와 장난을 치던 모습의 메세지를 남겼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음성메세지로 곧바로 넘어가던 핸드폰은 더 이상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집에 누군가 있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언니와 함께 남편의 실종신고를 한다. 그리고 경찰이 찾아왔다.


북유럽이라고 하면 왠지 문을 열면 눈이 쌓인 풍경이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서늘한 느낌으로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게다가 저자뿐 아니라 사라 또한 심리치료자로서 환자를 보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그래서 사라의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소설은 더욱더 살해현장의 묘사라든지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히 독자의 마음을 지배하는 것 같다. 시구르가 사라진 후부터 누군가 집에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무언가가 없어진다. 하지만 사라도 장담하지 못한다. 실제로 그렇게 있었던가, 바꾼 것은 아니었을까, 누군가가 일부러 그랬던가.. 그녀의 혼란이 고스란이 전해져 온다.


심리스릴러라고 이름 붙혀진 소설에서 딱히 그런 느낌을 받아 본적은 없었다. 그냥 다른 이야기들과 차별을 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세분화된 장르를 만들어 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다르다. 아무래도 저자가 심리학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의 전문분야를 글속에 녹아내는 작가가 있다. 그래서 이 소설에 마음을 빼앗기며 시간가는줄 모르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심리학자의 심리스릴러. 정말로 진짜가 나타났다. 북유럽 스릴러의 새로운 목소리라 할만 하다. 그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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