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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 ㅣ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부자 이야기 2
박용희 글, 지현우 그림, 손영운 / BH(balance harmony) / 2015년 4월
평점 :
<경성 탐정 이상>을 읽으면서 안 새로운 인물이다. 아마 문화계에서는 자자했던 인물일테고, 우리나라 역사상 이런분을 알아야 했건만 이제서야 아는 것이 참 부끄럽다. 요즘 계속 부끄러운 일 투성이다. 간송 전형필은 엄청난 부잣집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물려받은 재산은 무려 쌀 10만석이 넘는 재산이다. 쌀 10만석은 20만 가마니다. 당시에 쌀의 가치가 지금보다 높았기에에 지금 시세로 생각한다면 약 1조 2,000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간송의 재산은 10만석이 넘었으니 그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정말로 부럽다.
요즘 세상 돈많은 부자들은 갑질한다는 이야기만 익히 들어왔는데, 간송은 어렸을 때부터 "재산이란 때로는 약과 같고 때로는 독과 같은 거란다. 잘 쓰면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지만, 잘못 쓰면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하지. 우리 몇 식구만 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식구까지 책임져야 해."(p.27)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배우며 자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정말로 이들은 오른손이 하는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를 실천하는 사람이 아닌가라는 것이다. 부유해서 걱정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천성이 그러했을까, 간송은 미술에도 뛰어났고, 책을 사랑했고, 교우관계도 좋았고 많이 베풀기도 했다. 당시 일제 강점기 때 휘문고등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와세다 대학 법과에 입학을 했다. 하지만 그는 법을 공부했지만 변호사나 검사가 되어 일본 법을 따르는 건 영 내켜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가업으르 이어 사업을 하는 것에도 관심이 없었다. "책이나 그림은 그 시대의 혼이고 그 민족의 혼이야. 일본인들이 우리의 역사며 학문이며 문화 예술을 다 긁어 간다면, 나중에 독립을 한들 우리 손에 무엇이 남겠나."(p.60)라는 스승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 민족의 얼을 지니는 일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간송 미술관이 어디 있나 찾아보니 성북초등학교 옆에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을 지어 문화재를 보관해 왔는데, 이제껏 알지 못했다니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리라 생각했었다.(근데, 1년에 2번만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간송미술관(당시 보화각) 옆의 삼산 초등학교 아이들이 놀다가 공이 잘 넘어 왔었는데, 아이들이 놀 공간이 부족한듯 보인다고 약 4,000평 정도를 기부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만약 10만석이 넘는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당시 상황에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참 한없이 작아짐을 느낀다. 간송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아마도 가치로 따질 수 없는 것들이다. 우리 민족의 얼을 보존하려 노력했고, 교육에 힘썼고, 그리고 힘든 사람들을 도왔던 그에게 너무나도 배울것이 많다. 나뿐 아니라 간송에게서 배워야 할 사람들은 이 세상에 너무나도 많은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