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과 시작은 아르테 미스터리 9
오리가미 교야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노는 9년전 만났던 첫사랑의 그리워한다. 사진한장 없고 겨우 몇마디 나눈것 밖에 없는 그녀의 그림을 그리며 그리워한다. 그는 대학 오컬트 연구회 멤버이다. 오컬트란 말이 언급될때 예감을 했어야 하는데 말이다. 오컬트는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적, 초자연적인 현상 또는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기술을 일컫는 말로 아마도 그것이 이 작품 전체의 복선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다 헤어스타일만 다를뿐 그녀를 봤다고 같은 연구회 멤버 지나쓰가 말한다. 9년이나 흘렀는데 말이다.


번역을 그대로 옮겨와서 그런지 아니면 뱀파이어와는 다른 그런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인지 "흡혈종"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들은 인간의 혈액에서 영양분을 얻어 젊음과 장수를 누리는, 매우 뛰어난 오감과 신체 능력을 지닌 생명체이다. 그래서 9년전 만났던 도노의 첫사랑 아카리는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다. 등록만 된 흡혈종이라면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얻을 수 있기에 인간이 죽을 만큼 피를 빨 필요가 없는데, 흡혈종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게 된다.


예전에 영화로 꽤 유명했던 소설 < 트와일라잇 >이 생각났다. 같은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소설이었지만 아무래도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연쇄살인사건이 등장하는 이 이야기가 더 흥미를 끈다. 다만 9년을 기다린 첫사랑의 애틋함은 좀 느껴지지 않았는데 - 아마도 로맨스 소설보다 장르소설을 더 좋아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 마지막의 그 애틋함을 느끼게 돼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띠지의 "이 삶이 끝나는 순간 네 곁에서 다시 태어날 거야"라는 말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고나 할까.


그런데 정말로 이 세상에 이런 흡혈종이 있다면 어떤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글쎄,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그러한 것은 없다. 다만, 과학이 발전하고 기술이 향상되면 다 설명될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무리인가. 어쨌든, 이제 새롭게 태어난 도노의 시작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빼미 눈의 여자
박해로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을 받으라>라는 책이 재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바로 그 책의 저자 백해로의 작품이다. 물론 <신을 받으라>는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속과 스릴러가 결합한 이야기이다. 오싹하기도 하고, 진정 이런 일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고, 때론 허황된 믿음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민원 담당인 한기성은 교육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내내 들어주지 않다가 9월이 되어서 겨울 그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경북 섭주에 있는 연수원에서 만난 입사 동기급인 장준오. 기성은 평택에서 준오는 부산에서 일하고있었다. 고된 업무에서 벗어난 그들은 비록 강의는 지루했지만 인원 점검까지 자유시간이 주어지므로 술한잔 하러 밖으로 나갔다. 기성은 늘상 앉아서일하기 때문에 치질이 있다. 그래서 술을 마시지 않으려 했지만 오늘 하루만 먹자하고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갔다. 기성은 정신을 잃고 준오에 업혀 들어왔고, 그 다음날부터 우연과 함께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 도대체 이들은 기성에게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글중에 더스틴 호프만의 "졸업"이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 혹여 기성이 여자친구를 버리고, 바람이 나서 뭐.. 그런식의 이야기의 복선인가 하기도 했다. 하지만 헛다리였다. 내가 상상한 것 이상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더욱이 이 소설은 1부의 이야기가 끝나고 2부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전후 사정을 더 자세하게 알게 되어 마치 두 편의 이야기를 보는 듯 하다.

업.보.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역시 세상에 나쁜짓을 하고 살면 안될 것 같다. 그 업보는 꼭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더라도 후대에도 꼭 그 벌을 받을 것이다. 어떨때는 그들의 마음속에 들어가보고 싶기도 하다.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길래, 남에게 위해를 가하게 되는 것일까. 저자의 말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기심이 가득한 자기중심적이다. 자기 목적을 위해서라면 남을 속이는 것도, 남을 이용하는 것도,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도, 심지어 남을 해치는 것도 가능한게 세상이다.(p.368)무속신앙과 어우러진 참 독특한 스릴러. 참 읽어볼만한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붉은 집 살인사건 변호사 고진 시리즈 1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몽실북클럽 스토킹 6월 도서

이번달 부터 새로 시작하는 작가 도진기 작가이다. 가끔씩 당연히 범인인데 왜 처벌은 저것밖에 내리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드는 때가 있다. 허나 저자의 <합리적 의심>을 보고 판사의 고뇌에 대해서도 느낄수가 있었다. 어쩜 판사는 어느편에도 기울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을 바라봐야 하는 까닭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이후로 꽤 눈여겨 보고 있던 작가였는데, 이번에 함께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 <붉은 집 살인사건>은 고진 변호사가 등장하는 첫 이야기이다. 판사 출신의 고진 변호사는 - 이 부분에서 어쩜 저자 자신을 투영한 것이 아닌가 싶다 - 법정에도 나가지 않고 사무실도 없이 오로지 뒷길에서 의뢰를 받으며 명성을 쌓아오며 '어둠의 변호사'라고 불뤼운다. 저자 또한 판사출신 변호사로 전문성에 대해서는 논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이야기는 전문성 뿐 아니라 사실감도 매우 높다.

 

우면산 자락에 있던 붉은집. 그곳에서 고진은 의뢰를 맡는다. 선대의 결혼으로 인연을 맺게 된 은퇴한 남성룡 일가와 전직 장성 서태황 일가가 함께 살고 있다. 남교수는 재산이 많치만 암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녹음 유언을 남기는 중 우연히 동생이 듣게 된다. 상속의 1순위는 남교수의 딸이나 2순위는 서씨로 한다는 말을 엿듣고 고민끝에 고진 변호사에게 의뢰한다. 단순한 재산관련 문제인줄 알았는데, 선대부터 살인사건에 의한 묘한 일들이 얽혀져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연이어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남교수의 어머니는 재혼한 후에 서태황의 아버지에게 살해 당하고, 서태황의 아내도 살해당한다. 지능뿐 아니라 성격과 재능도 유전적 요소가 절대적이라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킨 남교수. 과연 살인에 대한 광기도 유전이 될까. 그런 의미에서 고진은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 같기도 하다. 고진 그는 남교수가 주장한 내용을 부정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일까. 근데, 충분히 성격과 재능도 유전되어 자손도 닮을 수 있지만, 따라 가느냐 마느냐는 본인의 의지로 조절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 가족들의 이야기는 씁쓸하기만 하다. 과연 고진이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마지막의 형사 이유현과의 대화를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꽤 궁금해진다. 아마도 계속해서 이 시리즈를 읽어야 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강 머리 앤 그래픽노블
머라이어 마스든 지음, 브레나 섬러 그림, 황세림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친구같은 "빨강 머리앤",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으로 만화책으로 봐왔었는데, 정작 다른 버전들의 책은 읽고 원작은 읽지 않은것 같다. 기회되면 읽어봐야겠다. 예전엔 내용은 아는데, 뭐 이런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꼭 원작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앤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는 줄 알았는데 더 많은 이야기가 있다. 꼭 다 읽고 싶다.


앤은 참 매력적인 아이라고 생각된다. 이야기 속 등장인물 뿐 아니라 많은 독자들도 그녀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어서 매우 다양한 버전으로 그리고 다양하게 태어나는 것 같다. 이번 빨강 머리 앤은 그래픽노블로 다시 태어났다.


고아 아이들의 소문이 흉흉하다면서 괜히 시비를 거는 레이철. 좀.. 눈쌀을 지푸리게 한다. 물론 시대 상황이 좀 그럴지는 모르지만서도 너무해. 농장일을 도와줄 남자 아이가 올줄 알았는데,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 빨강 머리에 주근깨가 가득한 앤이 오게 된다. 수다스러운게 말괄량이 삐삐를 떠오르게도 하는데, 처음에 이 책을 피고.. 그림에 조금 놀랐지만, 아마도 작가의 특색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앤은 그나마 적응이 되었다고는 하나, 다이애나는 가발을 쓴 남자같아서... 좀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앤을 홍당무라고 놀려서 길버트에게 흑판을 내리치는 것은 어느 버전으로 보더라도 통쾌하지 않을수 없다. 앤은 자신의 빨간머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모른다. 만약에 앤의 머리가 검은색 머리였거나, 금발이었다면 앤의 성격이 돋보이지 않았을것 같다. 길버트도 아마 그 빨간머리에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좋아하는 맘을 숨기고 항상 앤을 놀렸다. 사과하고 싶지만 받아주지 않는 앤 때문에 참으로 많이 맘고생을 좀 했었을 것 같다. 어찌 이 매력적인 아가씨가 아는척도 안하는데 맘이 편할까.


그래도 실수할때마다 배워요.

자수정 브로치 사건때는 내 것이 아닌 물건에 손대면 안되다는 걸 배웠어요.

유령의 숲 사건 때는 지나친 상상은 금물이라는 걸 배웠고요.

머리를 염색하고는 허영심을 고쳤죠.

그리고 오늘부로 낭만에 너무 집착하는 일도 없을 꺼예요.

소중하고 예쁜 생각을 하되, 보물처럼 가슴속에 간직하면 더 좋다는 걸 배운거죠.(p.191~192)


실수를 해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때마다 우리 앤은 새로운 것을 배운다. 어쩜, 이 어른스러운 아가씨가 누굴까라고 당황하는 마릴라 아줌마는 앤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간만에 앤을 다시 만나서 반갑다. 좀 색다른 모습의 앤을 만나서도 살짝 흥분되는 것 같기도 한다. 빨강 머리 앤은 항상 우리 곁에 남아 있을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에서도 익히 느꼈지만, 그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혼자 사는 집에 다른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 뭔가 오싹했는데.. 이 책도 설마.. 하면서 마주한 진실이 왠지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한다고나 할까. 저자의 다른 책도 벌써 위시 도서에 올라가니 큰일이다 싶다. 하지만 내가 읽은 피터 스완슨의 두번째 책인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를 보고서, 어찌 그의 다른 책이 궁금하지 않을수 있을까?


동네 주민들을 위한 파티에서 헨과 로이드 부부는 미라와 매슈를 만났다. 헨이 마음에 들었던 미라는 그녀의 부부를 주말 저녁식사에 초대를 했다. 미라의 집을 둘러보던 헨은 서재의 벽난로 위에 펜싱 선수상이 있는 트로피를 발견하곤 정신이 혼미해졌다. 더스틴 밀러는 예전에 헨이 살던 동네의 주민이었는데, 그는 살해당했다. 헨은 괜시리 그 사건에 집착했고, 더스틴 밀러의 집에서 사라진 트로피라는 것을 확신했다. 이웃집에 살인마가 산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딸아이가 미성년자일때는 성범죄자가 근처에 있으면 알려주는 편지가 오곤 했다. 바로 옆라인에 살고 있다라는 정보를 보고 얼마나 불안했던지, 그가 전출했다는 통보를 받고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는데, 이 경우는 살인마가 아닌가.


이 소설이 더욱더 발칙한 것은 바로 옆집 남자 매슈가 바로 그 살인범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르소설의 특성상 이렇게 몰고 가다가 반전을 맞이하면서 엉뚱한 곳에서 범인이 나타나지만, 매슈가 밀러를 살해한 범인은 맞다. 매슈도 헨이 그 트로피를 알아보았다는 것을 알았다. 자 이제 어쩐다... 헨은 옆집 남자가 살인범임을 알았고, 자신이 그 사실을 눈치챘다는 것을 그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냥 단순하게 신고를 한다. 어쩌면 내가 신고하기 전에, 아니, 신고하고 나서라도 그는 나에게 해를 입힐수 있다. 참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도 어릴때의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수 있는 대목이 눈에 띈다. 괴물 같은 아버지, 그에 반에 나약하기만 했던 엄마. 그 속에서 항상 매슈는 벗어나고자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동생 리처드는 그러지 못했다. 동생의 본능이 깨어날까 매우 두려워했던듯 싶다. 매슈가 저지르는 살해 대상자는 어찌 보면 저자의 다른 작품 제목처럼 '죽여 마땅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그 기준이 조금 모호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의 현실로 성범죄자들에게 혹은 가정폭력에 대해 미온적인 처벌을 내리는 것을 보면 매슈의 살인은 살짝 수긍이 가기도 한다면 내가 도덕적 해이에 빠진 것일까.


대놓고 살인범을 가르쳐 주고 이 사람을 어떤식으로 잡을 것인가 하며 책장을 막 넘기는 순간 반전을 맞이하고는 멈칫했다. 아무래도 나는 이 작가의 팬이 되어야겠다는 생각했다. 이 소름돋는 이야기를 어찌한단 말인가. 정말 박수한번 거하게 쳐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