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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즐기기 -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닐 포스트먼 지음, 홍윤선 옮김 / 굿인포메이션 / 2020년 4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읽으면서 문득 생각난 것이 냇 킹 콜과 그의 딸 나탈리 콜이 함께 부른 "Unforgettable"이란 노래였다. 노래와 연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인이 된 아버지 냇 킹 콜의 히트곡 "Unforgettable"에 자신의 목소리를 기술적으로 합성하여 듀엣곡을 1991년 발표했다. 그 노래와 연관있는 것은 아니지만 2006년판 서문에 나와있는 저자 닐 포스트먼의 아들 앤드류 포스트먼의 글을 읽으면서 갑자기 나탈리 콜이 생각난 것이다. 아버지의 노래를 다시 부르는 딸, 아버지의 글에 서문을 쓰는 아들.. 그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적어도 당신은 이메일을 쓰거나, 회신 전화를 걸거나, MP3를 다운 받거나, 게임(온라인게임,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에 빠져 있거나, 웹사이트를 둘러보거나, 문자메세지를 보내거나, 메신저로 채팅을 하거나, 동영상을 녹화하거나, 동영상을 구경하고 있지는 않기에, 이 책을 마주하고 있다.(p.4)
그렇다. 수많은 미디어들이 발달을 했지만, 과감하게도 그것을 물리치고 이 책을 잡고 있었다. 이 책은 20세기에 앞으로의 활자시대의 쇠퇴와 텔레비젼 시대의 부상에 대한 탐구와 탄식을 이야기한다. 솔직하게 "최근(2006년) 사회를 논평한 책이 20여년 전(1985년)에 출간되었다?"라는 말이 무색하다. 그 최근 이라는 2006년도 지금으로부터 15년전이 아닌가. 과연 그 시대의 말이 지금도 맞는가 하면 맞다. 비록 TV가 아닌 스마트폰, 인터넷, 유튜브, 와이파이의 시대라는 것이 다른 점이겠지만 유행은 돌고 도는 것처럼 이 책의 이야기가 전혀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책으로 글을 읽게 되면 여러가지 모습으로 상상을 할 수 있지만 미디어를 이용하여 본다면 우선은 보여지는 것으로 인해 상상력이 뒤쳐질수 있다는 강연을 들었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글에 대한 이해도가 좀 떨어지는 것 같다. 글은 읽으나 글 속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눈 뜬 장님"들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말도 요즘엔 너무나도 축약적으로 혹은 파괴적으로 하다보니 같은 말을 하고 있으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만 같다. 이는 날로 발전하는 기술 뒷면에 가려진 미디어의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겠다. TV를 일컬어 바보 상자라고 하지 않았던가. 정말로 미디어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보다는 그저 시간만을 빼앗아가는 존재인것 만 같다. 길을 가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영상물의 아바타인 것만 같기 때문이다.
무언가 즐기려먼 죽도록 몰두해라라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의 이랴기를 접했다. 어쩌면 우리가 죽도록 즐기는 것에 대해, 현혹되지 말고 다른 이면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한걸음 물러나서 날카롭게 바라보라는 그런 의미의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