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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3
크리스타 반 돌처 지음, 홍은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소행성은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명왕성부터 해왕성, 천왕성을 차례차례 지나쳤다. 그 다음에는 토성과 목성 사이를.... 그런데 목성과 아주 가깝게 지나쳐 갔다. 그 바람에 목성이 소행성의 중령에 이끌려 휘청댔고, 태양계의 다른 별들도 덩달아 영향을 받았다.
이때 크기가 작은 수성이 우주의 힘겨루기에서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되었다. 수성은 태양과 목성이 끌어당기는 힘을 견디지 못해 먼 우주로 튕겨 나갔다. 그때 금성을 궤도에서 조금 밀어냈다. 뒤이어 금성이 지구를, 지구가 화성을 끌어당겼다. 그 후에 지구는 빙글빙글 돌며 태양과 점점 가까워졌다. 이대로 가다간 만년쯤 후에 지구는 지글지글 달궈진 꼬치구이 신세가 될 거라나...(p.28)
21일 소행성이 지구 궤도로 접근하고 있다는 나사의 발표가 있었다. 나사의 발표니까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22일 새벽쯤이 되려나. 그런데 너무나도 평온한것 아닌가. 지구 최후의 날을 맞이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지금 초당 11.68km의 속도로 다가오는 소행성 '136795'는 한국시간으로 22일 오전 6시45분에 지구에 근접하긴 하지만 충돌 위험은 없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까지 발견된 근지구 소행성은 22,811개이며, 이 가운데 지구 위협 소행성은 2,084개에 달한다고 한다. 항상 주시하고 있어야 겠다. 혹여 소설 속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으니 말이다.
제임슨은 엄마와 리플리 기지에 살고 있다. 지구의 궤도 변화로 인해 태양광선은 인간에게 매우 위협적이 되었고, 지구는 더이상 인간들에게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 되어주질 못했다. 그래서 '화성 이주 정책'을 지휘하는 본부가 있는 도시라서 가장 안전한 축에 속한다. 할수만 있다면 모두 리플리 기지로 이사 오려고 하겠지만 700명 남짓 되는 우주비행사 가족들만 살수 있다. 또한 리플리 기지 주민들은 집, 음식과 생필품을 지원 받는다. 제임슨의 아빠도 화성 이주 정책이 시작되고 나서 2년전 처음으로 화성으로 떠난 우주인이다. 엄마는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제임슨은 아빠와 JICC로 교신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바로 앞집에 아스트라가 이사온다. 아스트라의 엄마는 화성 탐사를 떠났다가 소행성과 충돌하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소행성과 충돌하는 것은 우리가 막을 수 없는 자연재해라고 해야 할까. 간혹 피해를 최소하 하기 위해 노력 할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 이 소설 속 재난도 인간 생활에 의한 것이라면 모를까, 우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마찬가지다. 그 일로 인해 인류에 닥친 일을 정말로 재앙일 수 밖에 없다. 인류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던 이들의 남겨진 가족들의 상실감과 허탈감을 제임슨의 엄마와 아스트라를 통해서 느낄수 있다. 아빠를 찾으러 화성으로 가겠다는 제임슨의 무모하다 못해 위험하기 까지한 이 행동에 그저 아스트라는 묵묵히 도와준다. 하지만 여러 난관에 그들은 발목을 잡게된다.
"내게는 되돌아가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어."(p.246)
언젠가 이런 일들은 우리에도 일어나게 될 것이다. 소행성 충돌이 아니더라도 태양이 주계열성으로서의 수명을 다하고 적색거성으로 커지게 되면 지구를 위협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50억년쯤 흐른 뒤에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혹은, 목성에 충돌했던 슈메이커-레비 혜성처럼 지구에도 그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그런 순간이 오는 마지막까지도 제임슨이나 아스트라처럼 지치지 말고 상실감을 치유해 나가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그런 용기..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