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수지의 아이들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정명섭 지음 / 생각학교 / 2020년 4월
평점 :
일곱시.... 인터넷에서 전라도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라고 한다. 참... 씁쓸하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계속해서 불편하다. 마주하지 않는다고 해서 함부로 하는 사람들.. 과연 그런 사람들을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중학생 밖에 안된 아이들이 전라도 출신인 선생님을 비하한다. 광주출신이다, 전라디언이다, 일곱시다.. 정말로 중학생 아이들이 이런 사고방식을 가질수 있는것일까. 대부분이 아니더라도 그럴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과연 정말일까.. 너무 심한 설정아닐까 했다..저자도 아주 작은 것을 크게 다룬 측면이 없지는 않다고는 밝혔으나, 하지만 선욱과 한혁 같은 아이들은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 많을것이라고 한다. 참... 이런 현실이.. 좀 슬프긴 하다.
선욱은 의도치 않게 학폭의 주동자가 되어 버렸다. 한혁이 벌인 일이지만 선욱은 누명을 썼고, 피해자인 민병이가 머리를 부딪히면서 당시 사건을 기억하지 못했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아이들의 침묵으로 선욱은 가해자가 되었으며, 출석정지라는 벌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엄마가 여행을 가계시는 동안 전라도 광주 남쪽에 있는 후남마을의 외삼촌댁에 가있기로 한다. 선욱이에게 "5·18 민주화 운동"은 올바르지 못한 폭동이었다. 아마도 선욱은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잘 모르고 혹은 잘못알고 있는 사람의 대표상일 것이다. 1980년이라고 하면 나도 아직 초등학교를 입학하지 않은 때이고, 대학생이 되어서까지 제대로 그날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
진실은 불편하지 않아. 진실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건 진실을 외면하고 싶기 때문이지.(p.129)
실제로 있었던 '주남 마을 양민 학살(미니버스 총격 사건)'과 '광목간 양민학살(원제 저수지 총격 사건)'을 모티브로 이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이미 어떤 이야기일지 짐작을 하고 시작을 했건만, 그래도 마음아프고 눈물이 나는건 어쩔수 없는일인듯하다. 왜 군인들은 자국민에게 총구를 겨누어야 했을까. 어린아이들에게까지 꼭 그래야만 했을까. 죽은 사람은 있지만 죽인 사람은 없는 현실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아직 그들에겐 기회가 있다. 진심으로 용서를 빌 수 있는 시간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뉘우치지 않는 것일까? 여전히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비겁한 거짓말 뒤에 숨어 반성을 하지 않는다. 참으로 뻔뻔하다.
사람들은 자기만의 기준으로 진실을 만들고 때론 스스로를 가두곤해. 광주에서 일어난 일이 폭동이 아니라 저항이고 민주화 운동이라고 하면 그동안 믿어왔던 세계가 무도 무너지니까. 그래서 진실에 눈을 감고 거짓을 말하는 쪽만 바라보는거지.(p.135)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 없음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올해로 "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지 4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아무도 몰라야했던 그날의 진실"이 아니라 "누구나 알아야 하는 그날의 진실"이 되어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다가 성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나같은 청소년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어른들의 직무유기인것 같다. 진심으로 우리의 역사를 가슴 깊이 새길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