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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만두를 먹는 가족
이재찬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4월
평점 :
이혼후 '나'는 사립탐정 일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날 컨테이너하우스 화재사건을 파헤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 안에서 한 남자가 사망했다. 남자는 생명보험을 들었는데 수령액이 10억이었다. 보통 계약자와 수익자가 같은 경우에는 보험사기를 의심해 보겠지만 이번 경우는 계약자와 수익자가 일치하지 않았다. 이 사건을 의뢰한 클라이언트는 사건의 진실이 궁금하다고 했다.
안그래도 얼마전에 이런 사건을 시사프로그램을 봤다. 철저하게 친구를 고립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수십억의 생명보험에 가입시켰고, 침구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 한생명이 죽음으로서 얻게 되는 보험금. 과연 떳떳하게 받을수 있을까. 온갖 의혹속에 당당함을 내세우던 사람들. 심증은 가지만 글쎄 어떤 결론이 날지 매우 궁금하다. 만일을 위해서 드는 보험이, 이렇게 사람의 목숨을 일순간에 아무것도 아닌게 만들어 버리는 세상이 참으로 너무나 삭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재로 죽은 사람은 신인범. 단순한 화재로 불행한 사고를 당한 것인가. 아니면 방화로 희생된것일까. 신인범은 뛰어난 아이디어로 신제품 개발을 진행하던 중 회사동료의 배신으로 인해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대기업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그의 공장도 망하게 되었다. 이 일에 원한을 품고 동료를 괴롭히다가 그에게 살해 당한 것일까?
추리장르를 좋아하지만 눈치없는 나는 순순히 자살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 모든 용의자들의 알리바이가 너무나도 완벽해서 의심의 싹을 틔운다. "보통 용의자 중에서 누군가는 범인이 아니어도 알리바이가 애매해야 하잖아. 그런데 알리바이가 완벽한 게 이상하지 않다고 보면 이상하지 않은 거잖아."(p.168) 최근에 읽었던 소설에서도 너무나도 가슴 아팠던 사연때문에 감정을 쏟아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 <영양만두를 먹는 가족>에서는 또 너무나도 완벽한 알리바이 때문에 휘둘렸다는... 아무래도 나는 장르소설 독자만 하는 걸로, 추리는 아직 무리인것 같다..
"죽느냐 사느냐가 아니라 죽을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게 문제지"(p.168)
항상 형사가 주인공이 아닌 이야기에선 경찰은 너무나도 쉽게 사건을 마무리를 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끝까지 간다'라며 집요한 경찰분들이 많겠지만 말이다. 책이 조금 작고 얇아보이는데도 300여페이지나 되고 그 속에 들어 있는 사건은 그저 재미로만 읽기에는 씁쓸한 우리 사회의 이면을 보여준다.
요즘 세상이 삭막해진 것일까... 아니면 예전에도 삭막하고 인간미 없는 세상이었는데 미처 몰랐던 것이었을까. 진실을 아는자, 진실을 잘못 알고 있는자, 진실을 모르는 자....서로 다른 꿈을 꾸었을까. 아니면 다른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같은 꿈이었을까. 죽을수도 없고 살수도 없는게 문제라는 말이 자꾸만 머리속에서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