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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김명석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1월
평점 :
산자락과 냇가 사이에 자리한 자람 초등학교. 민우와 준태는 라이벌이다. 반장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을 벌이기도 했고, 시험때도 1등을 하려고 다퉜고, 무엇을 하든 서로 이기려고 애썼다. 그 싸움의 발단은 은주때문이다. 민우는 은주가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것을 알았지만, 민우는 숫기가 없고 내성적이어서 은주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한 반면, 준태는 외향적이고, 언변도 능했다. 은주가 조금이라도 민우에게 관심을 보이면 자신을 따르는 아이들에게 민우를 때리기도 했다. 그들은 초등학교 내내 엎치락 뒷치락을 했지만 중학교로 진학할 때 은주는 서울로 준태는 부산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6년뒤, 이들 셋은 대학을 진학해서 우연찮게 만나게 되었다. 여전히 은주는 예뻤고, 민우와 준태는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정성을 들였다. 어느날 준태는 민우에게 벼랑끝에 누가 더 멀리 있나 시합을 하자고 제안한다. 지는 사람은 은주를 깨끗이 포기하자고 했다. 준태는 민우를 낭떠러지로 떨어트려 죽이고자 작정한게 틀림없다. 준태는 거뜬히 성공했지만 민우는 벼랑끝에 서는 순간 허공으로 미끄러졌다. 정말 죽는구나 생각할 때 민우의 다른 친구가 그를 끌어올리며 민우는 위험에서 벗어났다.
어렸을 때 둘이 티격태격하는 것은 참 귀여워 보이는데, 어른이 되서도 둘의 경쟁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은주는 결국 민우와 결혼을 하고 예쁜 딸을 낳는다. 예쁜 반달인 아가달을 좋아하는 하은이 초등학교 1학년이 되서야 분가를 하게 되고 그들의 보금자리로 이사를 한 후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반달이 뜬 어느날 하은이는 산책길에서 민우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라지고 만다. 하은이는 성폭행 당하고 살해된채 발견되었다. 그리고 민우와 은주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며칠전에 한 배우의 기사를 보았다. 그는 10여년전 신종플루때문에 아이를 잃은 아버지였다. 나도 우리 딸아이가 당시에 비슷한 또래였기에 그때 참 마음 아팠다. 헌데, 아무리 공감한다 하더라도 어디 부모만 할까. 더군다나 그 아이가 범죄에 노출되었다면 그리고 다시는 만날수 없다면...
작가는 아이를 잃고 방황하는 부모의 모습을 마치 영화를 보듯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또한 자신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리라 자책하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다루고 있다. 게다가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들을 이야기에 담고 있다. 쉴새 없이 책장을 넘기다가 뜻하지 않은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아동을 상대로 하는 범죄는 어떠한 이유를 들더라도 용서할 수가 없다. 한가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있다면 악인에 대한 형벌이다. 아마 현실에서였다면 그만큼의 처벌은 받지 않았을 터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은것 같다. 제발 이러한 처벌이 현실에서도 있었으면 그리고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범죄는 사라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