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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감기 ㅣ 소설, 향
윤이형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평점 :
작가정신의 <소설, 향> 시리즈의 두번째 윤이형님의 <붕대감기>이다.
서로의 상처를 감싸 안는 흰 물결
붕대로 연결된 우리, 들의 이어달리기
해미는 그 손님이 궁금했다. 한 8개월이 되었나.일이 바쁜지 늘 토요일에만 이용실에 오던 사람. 머리를 하는 동안 패션지나 스타일북을 넘겨 보지 않고 준비해 온 책을 읽던 손님. 해미는 자신의 인생소설인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선물했다. 분명 좋아하리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마음에 안들었을까? 그 이후로 그녀는 오지 않고 있다.
은정은 일하는 워킹맘이다. 회사일로 바빴는데, 아이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 교회 수련회를 갔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그리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육아로 경단녀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엄마들과 인사만 할뿐 살가운 대화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아무도 아이가 어떠냐 물어보지 않는다. 이럴줄 알았으면 친구라도 만들어 놓았을걸... 단 한명만이라도...
서로 관련없는 이야기 같지만 마치 이어달리기 처럼 계속 가지를 치며 이야기는 이어나간다. 해미가 궁금해 하던 손님은 은정이다. 은정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기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준 사람은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지현이다. 진현에서 율아로, 율아의 엄마인 진경으로 그렇게 이야기들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 사회는 너무 이분법으로 분류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나하나의 사회의 일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관점. 옳고 그름이 아닌 서로 다름을 인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아이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왜 엄마는 간호를 아빠는 돈벌이를 해야하는지. 일은 하는 여성에게 집안일은 당연한것이고, 남자의 집안일은 왜 도와주는 것인지. 핑크색을 좋아하고 본인을 꾸미는 것은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아닌 것인지.
내 느낌으로는 저자는 상반된 상황의 인물들을 대비시키면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수 있도록 그래서 옳고 그름이 아닌 다른 견해를 갖는 것에 대해 고민하도록 구도를 잡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해하고 싶었어, 너의 그 단호함을, 너의 편협함까지도
우리는 이분법으로 나눠서 나와 반대편이라면 서로 헐뜯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름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