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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평점 :
일곱색깔 무지개는 아니고, 어위크라는 편의점이 주무대는 아니지만 한다리씩 걸치고 있는 그런 여덟색깔 이야기라고나 할까.
여러 단편집을 봤었지만 이어진듯 아닌듯 하는 이야기가 참 재미난 발상인것만 같아 재미있다.
일주일전 우연스레 주운 권총을 보고 현우와 중식 태영은 현금수송차량을 털자는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이런 엄청난 일을 계획하는데 참 보는사람 피식하고 웃음이 날정도로 어이가 없는 그런 허술한 계획이다. 현금수송차량에는 3명의 직원이 움직이는데 이 3명만 제압을 하면 간단하게 탈취할수 있었다. 하지만 계획은 4번째 사람이 현금수송차량에서 내리면서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자꾸만 꼬이기만 하던 계획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생전 보지 못했던 "어위크"라는 편의점으로 달려들어가며 인질극을 벌이게 된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편의점 알바생 이름이 '한주'더라. 왜 미리 알아채지 못했을까.
승합차를 요구하고 그 승합차를 기다리던 중에 한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조선시대 궁궐 화재 사건의 비밀, 어느 킬러의 방음 제로 아파트 잠입기, 또 다른 '나'임을 주장하는 남자와의 대화록, 사랑과 1억원을 위한 살인계획, 사람을 집어 삼키는 구멍의 비밀, 죽은 남편을 가둔 지옥의 초대, CEO 리스크에 맞선 편의점 점주들의 분투기의 일곱가지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의혹을 제기한 자가 힘이 있을 때나 진실이 될수 있으니까 말일세. 그래도 진실을 찾도록 노력해야지(p.62)
정명섭님의 「대화재의 비밀」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그러네, 모든 일에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힘이란 무척 중요하다. 많은 이야기들에서 힘이 없는 사람이 제기했던 의혹은 그것이 진실이더라도 슬며시 사라지고 왜곡이 되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대한제국 시절이다 보니 분명 배우가 일본인일지라도 그것이 진실이 될수 없더라. 참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수 없다.
알바생 한주가 이야기 해주는 일곱 작가들의 이야기는 무섭기도 하고, 웃긴 이야기도 있고, 살짝 어려운 이야기도 있다. 때론 시간을 뛰어 넘기도 하고, 때론 공간을 뛰어넘는 이야기도 있다. 개인적으로 김성희님의 「옆집에 킬러가 산다」는 매우 재미있었다. 마치 자기 소개서 같은 이야기의 전개가 통장에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왜 갑자기 킬러가 통장에 지원하는지는 직접 읽어 보시라. 그리고 공포감을 자아내는 이야기가 소현수님의 「아비」이다. 아비지옥(阿鼻地獄)은 불교에서 말하는 8대 지옥 중 여덟째로 고통이 가장 심한 지옥이다. 괴로움 받는 일이 순간도 쉬지 않고 끊임없다 하여 무간지옥(無間地獄) 이라고도 한다는데, 물론 죄를 지은 사람이야 그렇다치더라도 그의 가족까지 함께 벌을 받아야 마땅한 것인지... 아니면 복수을 끝은 그래야만 하는 것인지.. 참 소름끼치는 그런 이야기였다. 다른 작가님들의 이야기도 꽤 매력만점이었다.
24시간 이용한수 있는 편의점, 우리 동네도 이야기꾼인 '한주'가 알바생으로 있는 그런 편의점 어위크가 생겼으면 좋겠다. 그러면 매일밤 이야기를 들으러 찾아갈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