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상점 2 : 너를 위한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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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과는 상관없는 여담이지만 리뷰를 쓰려고 보니 출판사의 이름이 참 예쁜것 같다. 내가 '자음과 모음'의 책을 안 읽은것도 아닌데 오늘은 문득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파는 상점>의 속편이다. 전편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그동안 책을 읽고 리뷰를 쓰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게으름을 피웠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이야기의 주요 모티브는 고양국제고등학교 학생들의 보안관 해고 반대 시위이지만 그 해결과정은 사실과 다름을 밝힌다. 어떤 사건인지 몰라서 기사를 검색해 보았더니 6년째 근무중인 비정규직 보안관 두 명이 학생들의 서명 운동에 힘입어 해고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이다. 보안관들의 처지를 알고 있는 고양국제고 학생들은 학교 측의 처사를 이해할수 없어 모임을 꾸려 보안관들의 복직을 촉구했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낼수 있었다고 한다. 온조도 '시간을 파는 상점'을 확대 개편한후 들어온 의뢰를 보았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인데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는게 놀라웠다. 일단 학교앞 시위로 관심을 모은 다음, 해고 반대 서명을 받고 보도 자료를 만들어 정식 기자회견을 열어 확대시켜 보기로 의견을 모았다.


옛날부터 이런 청소년 성장 소설을 읽다보면 의문점이 들기는 했다. 과연 이런 일들이 우리나라에서 과연 가능할까. 아.. 우선 작년의 고양국제고등학교의 경우를 보면 일어날수 있는 일이지만 극히 드문일임에는 틀림없다. 요즘 대학입시에 학생부때문에 아이들이 얼마나 고등학생 시절을 학생부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요즘 청년들뿐 아니라 아이들을 둔 학부모들도 참 허탈하게 만드는 일들이 연일 문제시 되고 있다. 그저 평범하게, 그러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전문직이 아니라,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편법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하늘에 별만있고 태양의 존재를 모르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안쓰러울 뿐이다. 온조나 이현처럼 용기를 낸 친구들도 있지만 혹시라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올까 걱정이 되어 선뜻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렇다고 누가 그 아이들에게 돌을 던지겠는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잘못된 체계를 탓할뿐이다.


살아 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살아가는 사람으로 살라고 배우고 있습니다. 생각하고 위로하며 함게 나누는 그런 삶을 살아가라고 배우고 있습니다. 배움의 장인 학교 현장에서 그와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결정을 한 학교의 일원이라는 게 몹시도 부끄러웠습니다. 사람이 만든 규범과 사람이 만든 규칙이라며 사람을 위해 고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일에 우리들의 힘을 보탤 수 있다면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비 아저씨의 해고를 철회하고 복직을 요구합니다. 학교 일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이 운동장에 들어서고 싶습니다. 가르쳐 주신대로 저희가 행동할수 있게 해주십시오. 배운 대로 살수 있게 해주십시오.(p.140)


살아 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차이를 생각하다가 배운대로 살수 있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외침에 너무나도 부끄러워진다. 왜 어른들은 아이들이 배운대로 살수 있는 세상을 만들지 않을걸까. 솔직히 이런 성장소설은 나같은 어른들이 아니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더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은 책을 읽기에는 너무나도 환경이 따라 주지 않을뿐더러 소위 말하는 권장도서로 너무 심오한 이야기의 책들을 읽도록 유도한다. 꽤 오래전 가르쳤던 학생이 내게 한말이 있다. 자기는 책을 좋아하는데 학교에서 읽으라는 권장도서는 너무 어렵다.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내가 무척 부럽다고 하는 그 친구는 지금은 좋아하는 책을 맘껏 읽는지도 궁금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움직이는 아이들이었으면 좋겠다. 요즘 우리 사회의 아이들은 너무나도 메마른 어른들 같다. 죄를 짓고도 뉘우침이 없는 아이들. 그것은 잘못된 어른들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가 아이들을 탓할까. 이 소설의 불곰 선생님이나 온조의 엄마나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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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디 얀다르크 - 제5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염기원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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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회 황산벌청년 문학상 수상


구디, 가디.. 도대체 이게 뭐야... 했는데.. 역시 사람들은 아는만큼 보인다고 무슨 암호인줄 알았다. 구로 디지털 단지, 가산 디지털 단지를 이야기 하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솔직히 난 줄임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고터, 빠바, 생파, 문상.... 뭐가 그리 바쁘다고 말을 줄여서 써야하나. 편협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난 그래도 여전히 줄임말은 싫다.

살짝 뒤에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끄적여 본다.


<구디 얀다르크>는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소설이었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는 <구디 얀다르크>의 도발성은 크게 두 가지 지점에서 발원한다. 하나는 <구디 얀다크르>가 주요 무대로 설정하고 있는 구로 디지털 단지로 표상되는 장소성. <구디 얀다르크>는 구로 디지털 단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그를 통해 '말로는 실리콘 밸리를 얘기하고 스티브잡스를 얘기하면서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한국 문학을 비판적으로 넘어서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운다.(p.243)


음... 역시 전문가들은 다르다. 무슨말인지를 하나도 모르겠다. 도전적이고 도발적인것은 모르겠지만 주인공 '사이안'의 치열했던 삶. 그리고 잔다르크를 연상하게끔 하는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명예회복은 되었으나 마녀로 몰려 화염에 휩싸였던 잔다르크처럼 그녀의 내면이 얼마나 상처투성이었을까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어쩌면 이안의 모습속에서 지금 우리의 청년들의 모습을 찾을수도 있을것 같다. 한때의 영광, 하지만 금수저라는 타이틀이 없다면 금방 사그러들지도 모를 그런 영광들 말이다. 구로디지털단지의 전신이었던 구로공단은 이 땅의 젊은 청춘들이 이 나라의 산업개발을 위해 열정을 불태웠던 곳이 아니었나. IMF 이후 테헤란로에 있던 벤쳐 기업들이 구로로 이동하면서 그렇게 구로 디지털단지가 생성되었던지... 뭐 그런.. 내가 자세하게 그쪽일을 모르니 대충 그런 이야기인것 같은데. 그래도 하나 내 뇌리에 박혀 있는건 예전 구로공단이라고 하면 "노동자"라는 말이 퍼뜩 떠오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안이 노동자를 위한 노조단체에서 문화국을 담당하는 간부가 되어 <직지심정>이라는 팟캐스트를 시작한다. '직장인의 지랄 맞은 심정'이라는 뜻의 방송인데 꽤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많았다. 후원금도 쌓이고 노동자들의 법적문제를 조언해주는 변호사도 생기고.. 하지만 노조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덩치가 커지게 될쯤 낯선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이자 슬슬 정치색이 가미되자 슬슬 이안이는 한켠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참 씁쓸한 기운을 지울수 없었다. 가진것 없는 사람들이 피땀 어린 노력으로 무언가를 성취해내면 슬쩍 대기업들이 끼어드는 세상, 국민들이 한뜻 모으면 슬쩍 숟가락을 올려놓으려는 정치인들과 함께 사는 세상.. 이안이의 모습에 우리들의 현실이 투영되니 참..


창밖 풍경 대신 미터기를 바라보던 가난한 슬픔에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내릴때까지 내내 울었고 택시 기사는 콧노래를 멈추었다.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 집 바로 앞에 내려주어 고마웠다.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갈 때는 신발을 질질 끌고 갔다. 집에 들어와 현관에서 구두를 벗어 살짝 접어보니 바로 두 동강이 나버렸다. 거기까지 버텨준 구두가 대견하기도 했고, 나도 구두처럼 겉보기엔 멀쩡했지만 위태로운 상태로 팔 년을 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p. 214)


잔다르크처럼 앞에선 모습은 용감해보이지만 이안이를 그냥 꼬옥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한 대목이다. 어떤 말로 위로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아무런 말없이 꼬옥 안아만 준다면 그녀에게 위안을 주지 않을까.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도 참 답이 없다. 이럴때 누군가가 꼬옥 안아주며 위로를 건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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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냥반 이토리 - 개정판
마르스 지음 / 라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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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찮은 집사 마르스와 귀한냥반 이토리의 복닥복닥해서 더 소중한 일상 그림일기...

 

하지만 그 '하찮은'도 나는 매우 부럽다는...

토리의 어미냥이 토리를 돌볼 상황히 못돼, 3주 정도밖에 안 된 어린 냥이를 데려와 두시간에 한 번씩 수유해가며 저자는 토리를 돌보아 왔다고 한다. 그게 벌써 12년전 이야기라고... 내가 고양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될즈음부터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고양이들이 자동차 밑에서도 아파트 화단 저 구석에서도 종종 눈에 띄게 되었다. 이제는 지나가는 고양이와 눈한번 맞추겠다고 애걸복걸 하는 그런 밥엄마가 되었지만 말이다. 이 책 또한 나의 부러움이 그득그득 담긴 이야기가 되었다.

커튼콜1.jpg

글쎄, 작가님이 왜소하신건지, 아니면 귀한분께서 우람하신건지... 나이를 가늠할수 없는 우리동네 '귀한분'도(최소 5살로 추정) 처음 만날때보다 어딘지 모르게 나이들었다라고 느껴지는데, 이 사진에서 토리는 꽤 털에도 윤기가 나는것 같다. 아무래도 집사의 보살핌을 받는 아이와 길에서 생활하는 아이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내 길고양이 친구도 꽤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지만 더운 여름, 추운 겨울을 길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집사가 있는 아이들과 같지 않을테니 말이다.

 

오늘 경의선 책거리에서 고양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의 기사를 보았다.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인 줄 알았다며 변명같지 않은 변명을 하더라. 길고양이들은 그냥 막 죽여도 되는 존재인가 말이다. 분명 그들의 생명도 아주 소중하다. 예전과는 다르게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가야할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좋아질수 있도록 이 책 <귀한냥반 이토리>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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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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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지막 한 장을 읽고 나면 반드시 첫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말이다. 과연 어떠한 이야이길래... 마지막 한장에 모든 진실이 밝혀지겠지... 절대로 결말을 읽지 말라는 주의와 함께 빠른 속도로 읽어나갔다. 마지막 페이지가 접혀 있어서 모든 것을 읽고 그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완전 소름~


미즈타니 가즈마.

그는 페이스북에서 "유키 미호코"라는 여성을 찾아냈다. 아련한 30여년전 기억속에 있었던 여인... 그는 매우 조심스러웠다. 혹시 내가 아는 그녀가 맞을까. 요즘에는 한두사람만 건너면 모두 알수 있을정도로 인터넷상의 세상이 매우 활발해져 있다. 마음만 먹으면 찾지 못할 사람이 없을것만 같다. 그가 찾는 미호코란 여성은 30여년전 그와 결혼하기로 했던 약혼녀였다. 결혼식 이틀전까지 '어서 빨리 결혼하고 싶다'던 그녀가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미호코와 주고 받는 편지는 옛추억을 떠올리며 지나버린 세월이 아쉽지만 그래도 두사람의 오해를 푸는 것처럼, 그리고 그 날의 진실에 한걸음 다가가는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 장을 읽고 나서 표지가 이해되었다. 랜선 너머에 숨어 있는 사람의 정체가....


"괜찮으시다면 당신의 주소를 가르쳐 주실 수 있을까요?

어디에 살고 계시는지 정도는 알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입니다"


이 말은 읽었던 미호코는 얼마나 소름끼쳤을까. 읽을 때는 몰랐는데.. 어후... 정말이지 소름돋는다.


요즘에는 얼굴도 모르고 인터넷상에서 친분을 쌓는 경우가 많다. 얼굴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얼굴을 대면하게 되면 그렇게 친하게 대화를 하던 상대도 꽤 낯설게 된다. 그래서 매사에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인터넷이란 존재는 우리를 참 편안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때론 위험에 빠트릴수도 있다고 본다.


참 난감하다. 무슨 말을 하려 하면 그게 죄다 이 책의 스포가 되어 버릴것 같고, 다른이들의 재미를 반감하게 될것 같아 걱정이다. 입은 근질근질한데 말이다. 어찌되었든 읽어보시라 말만 되풀이할뿐.. 아무것도 이 책에 이야기를 듣지 말고 백지상태에서 이 책을 즐겨보시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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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라이프 - 인생을 바꿔드립니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7
베르나르 무라드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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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신에게 두번째 삶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쩌면 혹할수 있는 이야기이다.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다면 삶이 바뀔수가 있을까. 가능성이 없어서 더 궁금한 그러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처음엔 타임슬립을 해서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인지, 아니면 환생을 하는 판타지 소설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첫책장을 열었다. 첫문장이 바로 세 시간 십육 분 뒤면 난 죽는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두번째 삶의 기회를 얻지 않았던가. 더욱더 궁금증을 자아내는 그런 시작점이다. 마르크, 그게 내 본래 이름이다. 이제 와 생각하니 그 어떤 것보다 내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내 이름은 아르노다. 그리고 곧 있으면 난 죽는다. 참으로 못알아 먹을 이야기를 지나고 나면 본격적인 이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독한 삶의 권태와 무기력에 빠져버린 마르크 바라티에. 지독한 삶의 권태와 무기력에 빠진 그는 아내와 아틸이 있지만 마흔번째 생일날 자살을 하기로 결심한다. 초반에는 정말로 그의 무기력에 빠진 느낌을 전해지기라도 하듯 참 힘없고 이런 삶이라면 정말로 죽음을 선택한 그의 결정이 옳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자신의 가족이 있는 집에서 자살을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인지. 가족들에게 남겨지는 슬픔은 또 어떻게 감내하라는 건지... 이해가 되다가도 또 도무지 알수가 없다.


하지만 그때 마르크 바라티에게 온 메일 하나. 발신자는 구세주였고 두번째 기회에 관한 메일이었다. 어찌보면 그에게 그 메일은 열지 말아야 했을 "판도라의 상자" 같은 것이었다. 그에게는 희망따윈 나오지 않는 그런 판도라의 상자 말이다. 이제부터 이 책을 시작하면서 과연 어떤 판타지적 요소들로 두번째 인생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기대는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이야?"라는 의문으로 바뀌게 되었다. 국가가 나서서 두 사람의 인생을 완전하게 바꾸는 것이다. 국가의 개입아래 완전한 삶을 바꾸게 된다는 "두번째 기회라는 권리에 대한 실험"이다. 과연 이것이 가능한 말일까. 하루아침에 내가, 내가 아닌것이 되는 상황인 것이다. 모든 인연을 끊고 다른 새로운 삶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과연 행복일까. 어차피 세상을 등지려고 했던 만큼 그 어떤 것도 문제되지 않는 것일까. 


언젠가 케이블 방송에서 엄마를 바꿔서 일주일정도 살아보는 그런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다. 완전 반대되는 두 엄마가 잠시 바꿔서 새 가족이 되는 것. '리얼'이라는 이름하였지만 대본이 없지는 않을테니 그다지 리얼은 아니겠지만 만약 며칠이 아니라 이 소설속 상황이 내게도 닥치게 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생각을 해본다. 과연 나는 완전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수 있을런지..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에서 진정한 행복을 얻을수 있을까. 글쎄 나는 자신이 없다. 소설속 마르크와 달리 지금은 그다지 무기력한 상태가 아니라서 나는 차마 가족까지 포기하면서 두번째 삶을 시작하고 싶지는 않다. 어쩌면 내 삶에 100%는 아니더라도 나름 만족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문득 미야베 미유키 소설 <가모의 저택의 사건>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나 말이야, 과거를 보고 왔거든. 덕분에 알게 됐어. 과거는 고쳐봐야 소용없고 미래는 고민해 봐야 쓸모없다는 걸 말이야. 결국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거니까. 그래서 나, 더욱 똑바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어. 변명 같은거 안 해도 되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자고." 과거를 알고 고쳐봐야 쓸모 없다. 결국 그렇게 될수 밖에 없는거니까. 두번째 삶도 마찬가지일것 같다. 내가 바뀌지 않고 환경만 바뀐다고 결국은 그렇게 될수 밖에 없지 않을까. 세컨드 라이프를 바라는 것보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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