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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내려와 들꽃이 된 곳
박일문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7월
평점 :
잠 못 드는 밤이거든
밤하늘을 바라다 보세요
거기 그 자리에
그대의 별이 빛나고 있을테니...
내가 봤던 하얗게 부서지는 별들은 꽤 오래전 중학생때 가본 강화도에서 본 하늘이었다. 벌써 30년이나 되었다니.. 참 나도 나이를 많이 먹었다. 그렇게 별이 쏟아지듯 많은 것이 처음이었다. 훗날 학회때문에 경주에 갔었던 때에도 수많은 별들을 볼수 있었지만 강화도에서의 별들은 잊을수가 없다. 지금 강화도에 가면 다시 예전의 그 별들을 볼수 있을까. 저자께서 운영하신다는 하늘내들꽃마을 사이트(www.slowzone.co.kr)에 들어가보니 아마 책에서 보았던 사진이 있던데, 그곳에서 찍으셨나 보다. 참 좋은 곳에 사신다. 나는 도시를 벗어나서 산적이 없어서 이렇게 현란한 별빛을 본적이 없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별자취를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만 했지 실제적으로 본적이 없다. 정말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별들을 그리고 은하수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송아지 가격이 2~3만원 하던 시절, 12,000원 하던 천체 망원경을 사기 위하여 사촌형과 뱀을 잡아 팔기도 하고 했지만 턱없이 부족하여 결국에는 소를 팔아 장롱에 넣어두었던 돈을 훔쳤던 기억. 그리고 바라본 하늘의 그 수많은 별들에 매료되었다던 저자의 이야기가 공감이 된다. 어찌 이런 풍경을 보고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을까. 별빛이 쏟아져 내 품안으로 들어올것만 같은 그런 밤하늘, 예전에 내가 봤었던 그 강화도의 밤하늘을 한번만 더 봤으면 좋겠다.

친구
서로 빛깔도 모양도 성격도 다르지만 함께하면 서로가 서로를 빛나게 하며,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되 언제든 손 내밀어 줄 수 있으며, 각자 다른 길을 가도 생의 방향이 같으며, 바라만 봐도 생각만 해도 믿음직한 우리는 친구(본문中, p.67)

아마도 이 두 나무를 보고 이 글을 쓰셨는듯 하다. 가끔은 비슷한 이들보다 다른 취향을 가진 이들이 더 잘 어울릴때도 있다. 목소리 톤이 서로 다른데도 한데 어울리면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낸다거나, 이 나무들처럼 보기에도 다르지만 굳건히 오래토록 함께해 오면 조화를 이루면 나름대로 멋이 있는것 같다. 아마도 버드나무와 목련이 아닐까 싶은데....(아님 말구), 목련은 봄에 필때 그 새하얌에 눈여겨 보다가 꽃이 지고 나면 그다지 자세하게 보지 않는편이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 봄이 되면 정말 흐드러지게 피는 꽃인데 다른 계절에는 그저 나무로세하고 지나친것만 같다. 아마도 내가 무심한 탓도 있겠지만 잎이 날때면 다른 나무와 별다를게 없어서 그런가. 완전 다르다면 아마도 친구가 되기 힘들겠지만, 한계절 다른빛을 하고 있어도 오래도록 친구가 된 나무들이 참 예뻐보인다. 그나저나, 목련이 아니면 어쩌나...

그리고 예쁜 달이 강아지. 책제목만큼이나 예쁜 자연과 함께 하는 곳에 계셔서인지 강아지들 이름도 예쁘다. 강이, 산이, 달이.. 특히, 달이 이야기는 자연스레 입꼬리를 올리게 만든다. 우리집도 강아지를 키울 계획만 열심히 세워놓고 있지만서도 집도 아파트이고 산책을 한다 한들 이 아이들 마냥 신나고 재미있을까 싶다. 가끔 멧돼지는 조심해야하겠지만 그래도 밤에는 쏟아지는 별도 한바구니 받을수 있고, 강아지를 앞세워 산으로 들로 이름 모를 꽃들을 찾아 다닐수도 있는 곳에서 잠시만이라도 쉬고 싶다. 바쁜 삶속에서 어쩌면 바람뿐이루도 있지만 이 책을 보는 내내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아 마음의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