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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ㅣ 케이스릴러
김혜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예전엔 우리나라 추리스릴러는 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것도 많았고, 내용도 좀 부실한.. 그래서 '넌 이런걸 읽냐?'라는 이야기도 들은적이 있었다. 솔직히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좀 민망했을 수도 있는데, 그렇지도 않은 선배한테 들어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가끔씩 울화가 치민다는..하지만 요즘 생각하면 한국 추리 스릴러도 꽤 많이 성장을 했단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고 한국 작가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호시김에 읽어봤다가 다시 안보는 그런 외국작가도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때 표지가 너무 강렬해서 《케이 스릴러》라는 말을 미처 보지 못했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는 것은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 클럽》 밖에는 없었드래서 너무나도 반가웠다. 더군다나 이 《케이 스릴러》는 '우리 스릴러'라고 그들을 소개한다. 국내작가로 이루어진 이 《케이 스릴러》가 나의 독서세포들을 자극한다. 아무래도 그간에 출간되었던 《케이 스릴러》에 당분간 폭 빠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케이 스릴러》의 최신작인 이 <캐리어>는 정말이지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마지막에 뭉클함으로 마무리 되는 이야기가 매우 매혹적이다.
세상에 엄마와 단둘뿐이었던 이선! 그녀는 출산을 앞두고 엄마를 잃었다. 갑자기 발병했던 암에 속수무책으로 수술실에서 엄마를 잃었다. 집도의는 남편이었고, 그만 실신해 버렸다. 남편은 임신에 충격까지 받은 이선의 건강을 생각하여 엄마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하였다. 의심은 시작되었다. 엄마는 갑자기 암이 발병했던 것은 아니었고, 그동안 암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내 아무말 없다가 갑자기 발병된것처럼 남편은 말했다. 자신의 계좌에 거액의 돈이 입출금이 반복되었고, 엄마의 묘도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이곳을 벗어나야만 겠다. 철두철미한 남편때문에 이선은 연습에 또 연습을 한다. 엄마 대신 묘에 묻혀있을 거액의 검은돈을 가지고 아들 준이와 외국으로 떠나 버리려고 캐리어에 준이를 잠시 넣고 주차장으로 가는 연습을..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서... 그런데 자꾸만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 사라진 아들.. 아무래도 이선 그녀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 아들 준이와 살아남기 위해선 강해져야 한다.
정말로 숨쉴 틈 없는 추격전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유일한 혈육이 되어 버린 아들을 데리고 살기 위해 냉혹해지는 이선은 선과악 사이에서 고민하며 최선을 선택한다. 나도 그녀와 같은 처지였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아이를 볼모로 거듭되는 협박은 엄마로써는 가장 큰 위협일 것이다. 요즘 벌어지는 사회의 이야기를 볼때 가진자들의 뒷거래, 횡포등은 이 책에 묘사되는 것만큼이나 상상 이상일 듯하다. 비밀을 숨기기 위한 폭행과 살인들이 얼마나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을까. 예전에는 책속에 혹은 영화속에 묘사되는 총격전, 살인등이 '현실에서 가능해?'라고는 했지만 지금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총격전은 아니라도 그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서슴치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