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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열전 - 3.1운동의 기획자들.전달자들.실행자들
조한성 지음 / 생각정원 / 2019년 1월
평점 :
어느새 3·1운동이 올해로 100주년이 되었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찬탈하고 9년만의 일이다. 그 전부터 차츰 우리 조선을 침략하기 위한 사전작업들을 했어도 대한제국이라는 나라가 공식적으로 없어진 1910년 8월 29일 바로 '경술국치'일로부터는 약 8년 6개월만의 일이었다. 그야말로 비폭력 운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행동은 매우악랄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아픈 과거이지만 그렇다고 잊지는 말아야할 과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젊은이들을 그에 관한 사항을 잘 모르는 경우도 허다한것만 같다. 그야말로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라고 본다. 그래서, 이 책은 그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1919년 3월 1일 33인의 민족대표가 탑골 공원에서 선언서를 발표를 시작으로 거행되려 했던 3·1 만세운동은 그들이 명월관으로 발표장소를 변경하고 선언서를 낭독하고 일본경찰에 자수하였다. 한 역사강사가 이를 두고 '룸살롱인 태화관에서 음주를 했다'라고 발언에 민족대표 유족들에게 사자명예훼손죄로 고소 당하기도 했다.
전 민족이 참여하는 대규모 독립운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날의 결정은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남았다. 그들의 결정은 끝까지 이해받지 못했고, 격렬한 불협화음을 낳았다. 민족대표 33인은 '민족대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학생과 시민 앞에 서는 것을 거부했다. 그들은 대규모 독립운동의 전 과정을 기획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독립선언을 발표하는 것만으로 한정했다. 독립을 선언한 이후 구체적으로 진행될 독립운동에서 직접 지도하는 역할을 포기한 것이다. 그것은 자신들의 기획한 독립운동에서 스스로 이탈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이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이탈인지도 미처 깨닫지 못했다.(본문中, p.65)
과연 그들에게 민족대표라고 누가 이름지어 주었을까. 이런 행동 때문에 훗날 비난의 화살을 맞는 것은 아니가 싶기도 하다.
대중은 민족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동원될 대상일뿐, 미래를 만들어갈 파트너는 아니었다.(본문中, p.65~66)
마치 데자뷰처럼 씁쓸해지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 말은 하나도 틀린것이 아니었다. 민족 대표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도, 그리고 지금도 국민의 대표라고 하는 정치인들도 그런 직함을 갖게되면 다 똑같아 지는것 같다. 흡사 3·1운동과 오늘늘 우리의 '촛불'을 비교하긴 하지만 그것은 온전히 당연하게 국민이 해야할 도리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런 일에 숟가락만 살짝 얹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된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길 원해서 한 일이 아니었다. 그가 원한 것은 조선의 독립운동이 세대를 넘어 계속되는 것이다. 누군가 자신이 지나간 길을 똑같이 걸어가기를, 그래서 그 길이 점점 넓어져 독립의 길로 이어지기를 바랐다.(본문中, p.153)
우리에게 이름이 기억되는 이들이나 기억되지 않았던 이들도 마찬가지로 무언가 댓가를 바라고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그저 아무도 억압받지 않는 세상을 꿈꿨고, 아무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 아무도 착취당하지 않는 세상을 바란것 뿐이다. 그저 조선사람으로서 반드시 하야하는 일을 한것 뿐이었다. 좋은 일도, 나쁜일도 아니고 그저 당연한 일일 뿐이었다. 그런데 현대의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아직 100년전처럼 국권을 빼앗기지 않았지만 지난 국정농단때 봤던 것처럼 우리는 부당한 국가의 위기가 찾아올때는 모두 '촛불'을 들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건 그저 좋은일도 나쁜일도 아닌 당연한 일일 뿐이다. 다만, 지난 역사를 잊지 않고 올바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일절'을 '삼쩜일'일로 부르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