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든든한 내 편이던
박애희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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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울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첫페이지를 읽는 순간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굳이 울면서 책을 왜 읽냐는 핀잔도 들었지만 자식에게 '엄마'라는 단어는 애증의 단어 같다. 그래서 누구라도 같은 입장이 된다면 공감하지 않을까. 항상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던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엄마의 병이 재발했고 그리고 엄마는 떠났다. 그래서 더욱더 공감하고 눈물이 나지 않았을까싶다.


엄마는 아침마다 아프다고 했다. 나는 왜 그 때 알지 못했을까. 왜 엄마한테 짜증만 냈는지 모르겠다. 우연히 책에서 본 증상이 엄마와 똑같아서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엄마가 많이 아프다는 것을... 이제 더이상 엄마가 나의 보호자가 아니라 내가 엄마 보호자가 되었고, 엄마의 상태를 받아들여야 했던 지난날이 아직도 생각이 나서 저자의 글에 더 동질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한테 짜증을 내기도 한다. 나를 제일로 많이 이해해 줄 든든한 내 편이라는 생각에서인지 모르겠다. 모든 자식들에게는... 대부분의 자식들이 다 그럴것이라고 본다.

 

나는 중간적인 입장이다. 딸이면서 그리고 엄마이기도 하다. 딸아이가 지딴에는 열심히 공부했는데 생각한 것만큼 성적이 좋지만은 않았던 날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그냥 속상만 했었는데, 친구들이 말을 걸지도 못할만큼 표정만 어두웠는데 집에 들어서서 내 얼굴을 보는 순간 딸아이는 그냥 눈물을 쏟아내는 것이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울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냥 엄마 얼굴 보는순간 눈물이 하염없이 쏟다졌더라는 딸아이 말이... 너에게는 바로 그런 존재구나 했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마음놓고 울 수있는 존재였구나.. 내게도 엄마가 그런 존재였겠구나.


엄마, 내 핸드폰에는 여전히 엄마 번호가 저장돼 있어.

전화번호를 검색하다가 가끔 '엄마'가 나올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가슴이 찌릿해.

한번은 나도 모르게 엄마 번호로 전화를 했다가 끊은 적이 있어.

엄마 핸드폰은 이미 해지했고,

전화하면 낯선 이가 받을걸 알면서 왜 그랬을까.

- 당신이 안부를 묻는 밤 1 (p.74~75) -


나도 그럴까 겁이 난다. 아직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말이다. 가끔 엄마가 주무시는 모습을 보면, 젊은 엄마의 모습은 없고 늙은 노인만이 남아 있다. 그 모습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까지의 시간은 참으로 많이 걸렸다. 우리딸도 나중에 내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 내가 아픈 모습을 보면 나처럼 마음 아프겠지. 받아들이기에 많이 시간이 필요하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던 이유는 자식이기 때문에, 그때 몰랐던 것을 엄마가 되고서 비로서 알게 된 것에 대한 후회와 엄마와의 이별뒤에 느끼게 될 그런 공허함이 두려웠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든든한 내 편이던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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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네 이름은 뭐니
쿠키문 지음 / 라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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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순정만화를 생각하게 하는 표지가 너무 예쁘다. 더군다나 작가님을 잠깐 한번 뵜었기 때문에 더욱 더 끌리는 소설이다. 그리고 아직 전자책을 경험한 적이 없어서 - 나는 전자책 보다는 종이책을 무척 선호하는 편이다 - 뭔가 색다른 느낌이달까. 오홍~ 전자책은 이렇구나 하면서 글을 읽어나갔다. 종이를 넘기는 묘미는 없지만 살짝 터치로 넘기는 진기한 경험까지 할수 있었다. 전자책은 이제 처음 시작이지만 나름 읽을만 하구나를 느꼈다.


클럽파티에서 만난 서연과 진경. 덜컥 진경은 서연을 집에 들인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가라는 생각을 했다. 몇 번 만난적도 없는 사람을 집에 들이고 함께 살다니.... 벌써 나도 기성세대로 밀리는 것인가.. 내가 모르는 세상일까 아니면 말도 안되는 소설속 세상일까. 어쨌든 두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고, 서연의 좋지 않는 이야기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게다가 서연을 찾는 사람이 찾아오기 까지 했다. 도무지 아무것도 모르겠는 서연을 보자마자 말다툼을 하고 서연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진경은 병원으로 달려가보지만 서연이라는 환자는 없었다. 그러니까 함부로 사람을 들이는 건 아닌데 말이다. 여기까지 읽었을 땐 딱! '머리검은 짐승은 들이는게 아니다'라는 말은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말이다.


단순하게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뒤에 이어지는 서연의 이야기를 보니 그가 참 가엾다라는 생각을 했다. 왜 그렇게 진경에 집에 터억하니 들어가게 되었는지, 진경을 알게 되기 전부터 왜 그 동네를 서성였는지.. 왜 서연이라는 이름으로는 그를 찾을수 없었는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는 어떤 곳에도 머물지 못하고 정처없이 떠돌던 서연이가 진경이를 만나 행복했으면 좋겠다.


물론 상상만으로 가능하겠지만 중간중간 삽화를 작가님께서 그려주셨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살짝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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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십 다운
리처드 애덤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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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너무 깜짝 놀랐다. 워낙에 벽돌처럼 두꺼워서 말이다. 책 표지에 토끼가 아주 귀엽게 있어서 아주 얕잡아 본것일까. 왜 얇은 책이라고 생각했는지 말이다. 받고 나니 750여쪽에 해당하는 두꺼운 책이었다. 하지만 일반 책보다 작은 편이었고, 아주 귀여운 토끼들의 향연이 펼쳐지다 보니 지루하지 않고 읽을수 있었다.

지도도 같이 들어 있어서 토끼들의 모험을 위치를 확인해 보면서 읽으면 재미가 배가 되는 것 같다. 게대가 총 4부로 이우러진 이야기에 따라 배경을 색깔별로 표시해놔서 이해하기가 편하다. 만약에 이 지도를 잃어버리면 책표지 뒤에도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넷플릭스 화제의 미니시리즈'라고 하니 방영도 되는 것일까...

토끼 파이머는 한배에서 난 형제들 중 가장 작은 토끼지만 앞날을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살고 있는 '샌들포드 마을'의 위기를 감지하고 족장 토끼에게 말을 해보지만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사촌인 헤이즐과 몇몇 토끼들을 이끌고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표지에 나오는 토끼들의 뒷태가 얼마나 앙증맞은지 그들이 움직일 때마다 생각이 나서 더욱 더 재밌게 읽을수 있다. 단순하게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들어오는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도 교훈을 얻게 되다니, 참으로 좋지 아니한가. 흔히들 장르 문학이나 판타지 같은 경우에는 재미 위주라고들 생각해서 약간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책이든지 그 책이 주는 이야기는 천차 만별이며 독자에 따라 느껴지는 이야기는 많다고 생각한다. 일률적인 사색을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식의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이라고 생각된다.


그 토끼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지. 하지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스스로를 속였어. 어쨌든 먹이는 훌륭했고 보호를 받는 데다가 단 한 가지 말고는 두려운 것도 없었으니가. 그 두려움은 여기저기서 덮쳐 오긴 했지만 토끼들이 버릴 만큼 한꺼번에 덮쳐 오지는 않았으니까. 토끼들은 차츰 야생 토끼의 생활 방식을 잊어버렸어. 엘-어라이라도 잊어버렸지. 적이 만든 마을에 살며 대가를 치르고 있는데 책략이나 꾀 따위가 무슨 쓸모가 있겠어?(본문 중 p.205~206)

 

자신들의 본거지를 떠나서 정착을 했던 근처에서 만났던 토끼들의 진실을 알고나서 참 생각이 많아졌다. 사람들에 길들여진 토끼들.. 그들은 야생 토끼처럼 맹수에게서 본인을 지킬 필요도 먹이를 찾아 나설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한번씩 사라지는 토끼들.. 그들의 행방을 알지만 끝내 묵인한다. 그저 다음번 희생이 본인이 아니기만을 기대하면서. 우리도 정말 불의에 꾸욱 참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는 두려움에 익숙해져서 조금의 고통은 그저 무시해 버리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다른 이들의 불행은 그저 묵인을 하는 건 아닌지. 그냥 우리가 볼때는 마냥 약하게만 보는 토끼들이 참 용감부쌍해서 대단스럽기도 하다.


수컷들만 모여 살게된 이 귀여운 토끼들은 암컷 토끼를 무리로 이끌어 오기 위해 또 다른 모험을 시작하는 우리 토끼 군단들. 참 지혜롭고 용감한 우 야생 토끼들의 모험이 궁금하다면 책 두께만큼 두려울것이 없다. 당장 책장을 넘겨 귀여운 용사들을 만나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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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어 보았습니다 - 정말 필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단순한 삶의 미학!!
와타나베 폰 지음, 이동인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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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필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단순한 삶의 미학!


사람이 단순하면 참 좋은데 말이다. 특히나 나는 복잡스럽고, 잘 버리지 못하고, 언젠가 쓰겠지 하면서 쌓아둔다. 그래서 그런지 방은 점점 책이며 자료며 쌓여가서 내가 다니는 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물건을 놓을수도 있고, 마음을 놓을수도 있는데 어느 하나 포기가 안되니 자꾸면 걸치적 거리고 복잡지기 마련이다.

 

과연 저자는 집안에서 그만두는 것을 실제로 해봤을까? 둘이서 살게되면 아마도 전기밥솥을 포기하는 일, 청소기를 포기하는 일이 쉽겠지만, 식구가 늘어가게 되면 전기밥솥을 좀처럼 포기할수는 없을 것 같다. 더군다나 저녁시간대에 일을 하러 나가는 나로서는 전기밥솥을 포기하게되면 우리집은 찬밥대잔치는 물론 라면대파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 입장에서는 이면지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한결 깨긋해질 것 같다. 광고지나 달력 뒷종이마저도 빈종이로 남아 있으면 다 끌어모으고 빽빽히 연습장을 쓰지 않으면 버릴수가 없는 탓에 여기저기 모아놓은 종이들이 많다. 아마 그일이라도 그만두었다면 책들이 바닥에 누워있는 일은 결코 없을것 같다. 그만큼 내 책장에 부지기수가 연습장으로 사용될 종이이다.


물건을 그만두는 경우는 역시 공감된다. 스마트폰은 정말이지 그만둬야할 것 중 하나이다.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닌데 기사를 검색한다고 보지를 않나, 할일이 쌓여있는데도 불구하고 게임을 붙잡고 있기도 하다. 괜한 수다를 떨기도 하고 한번쯤은 스마트폰은 살짝 내려놓는것에 적극 동감한다. 또한 나는 저자처럼 컴퓨터 작업을 할때는 옆에 드라마든, 영화든 멀티로 켜놓는다. 정신의 반이 이야기를 쫒아가다 보니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나 리뷰를 쓰는 것이나 더뎌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중요한건 그만두면 깔끔해지는 걸 알지만 그리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데 있는 것 같다.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 냉정하게 그만두는 것을 할 수 있을까. 그만두는걸 하지 못하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만 같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내려놓는 다는 것은 힘이 드니까 차츰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만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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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디 프로젝트 - 로더릭 맥레이 사건 문서
그레임 맥레이 버넷 지음, 조영학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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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살인 사건, 서로 다른 기록들...

1869년, 스코틀래드 북부의 한 마을. 열일곱 살 소년이 세 사람을 참혹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열일곱 소년 로더릭 맥레이가 이 사건의 중심에 있다. 흔히들 추리장르물에서는 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범인으로 의심이 가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반전을 통해 뜻하지 않은 범인이 잡히게 된다. 처음부터 대놓고 범인을 드러내놓고 그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 책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붉은 손가락>이었다. 이 소설 또한 범인은 이미 밝혀져 있는 상태이다. 그가 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가란 배경을 보여주고 있다.


철저하게 계급사회인 중세시대에 치안관으로 뽑힌 라클러너 브로드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소작농들을 압박한다. 지나친 벌금을 물리게 하는가 하면 사사건건 로더릭의 아버지와 대립을 하며 궁지로 몰아간다. 로더릭이 고백으로 이어지는 전반부를 보게되면 비록 사람을 죽였다고 하나 빌미를 브로드가 마련한것 같아 좀 안타깝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재판과정에서 로더릭은 등장인물의 시선에 따라 다각도로 비쳐진다. 변호사 싱클레어와 이웃들에게는 정신적 결합을 가진 젊은이로, 정신분석의 제임스 톰슨과 검사에세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파렴치한으로 그려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범인이 확실한 로더릭에게 다시 의구심이 들게 된다. 과연 그는 정신적 결합이 실제로 있는 젊은이인가, 아니면 그저 극형을 피하기 위한 또 하나의 처세술인가. 하지만 변호사인 싱클레어와는 달리 모든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로더릭의 태도로 잠시 혼란을 가져오긴 한다.


이를 두고 역자는 이 소설을 범죄소설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소설이며, 누가 범인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범죄를 저질렀으며, 주인공 로더릭을 비롯해 어느 증인의 말을 믿을 수 있느냐가 소설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또한 소작농을 둘러싼 착취와 억압들, 철저한 계급 사회가 드러내는 잔혹상등은 우리네 것과 그다지 다를바가 없는것 같아 참 마음이 조금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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