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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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띠지의 "전 세계 엄마와 딸을 울리 한 남자의 감동 실화"라고 씌여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인가라며 추측을 하다니.. 참나...10년을 함께 살아온 톰과 카린, 결혼식을 앞두고 카린은 급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7주 빨리 세상에 태어난 리비아와 톰을 남기고..

 

이 소설의 특징은 따옴표가 없다. 주제 사라마구의 <도플갱어>에서 이런 기법을 처음 만났는데 그 때 당시에는 참으로 신선했다. 자칫 대화를 놓칠수도 있기에 내용에 더욱더 집중을 해야했다. 그러다가 가끔 주제 사라마구는 독자에게 말도 걸어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설명보다는 대화가 더 주를 이룬다. 친절하지 못하게 문단나눔도 적다. 처음에는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이 어색했지만 아마도 새로 태어난 딸과 사경을 헤매는 아내를 보내는 심적 고통을 표현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마음을 서술적으로 그려낸다기 보다는 그의 입을 통해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준다고나 할수 있겠다.


특히나 이곳 스웨덴에서도 결혼하지 않은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아이는 법적으로 엄마의 성을 따라야 한다. 그리고 리비아처럼 엄마를 잃은 아이는 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아빠임을 입증하고 법적관계가 되어야 한단다.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미혼부의 아이가 출생신고를 하지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그래서 법안을 발의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듯 싶다.


이 이야기는 시간이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기 때문에 읽는데 주의가 좀 필요하다. 과거 카린과 톰의 이야기와 카린의 장례문제, 그리고 한층 자란 리비아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처음에는 좀 낯설지만 차츰 이야기에 빠져들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게된다.


독감인줄만 알았던, 그러나 그것이 급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아내, 그리고 갑작스레 다가온 아내의 죽음.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우리는 모른다"라는 말이 더 절절하게 마음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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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쓰를 만나러 갑니다 - 나를 위로하는 일본 소도시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1
이예은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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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에 부산을 간적이 있다. 4번째 방문이었나? 그런데 그전까지 몰랐는데 4번째의 방문은 참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은퇴를 하면 그때는 부산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떠오른게 그때 그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이 책의 소제목이 '나를 위로하는 일본 소도시'다 보니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도시'라는 병이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선택한 적 없는 경쟁에 내몰리는 병, 잠시라도 멈추어 있으면 조급해지는 병, 소비가 아니고선 내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병, 필요한 물건이나 정보가 있으면 그때그때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병, 그리고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더욱 심화하는 병...(프롤로그 중,p.5)


나는 평생을 도시에서 살았다. 생활이 도시에서 익숙해서 그런지 시골길을 가다가도 만약에 이곳에서 산다면 하루도 못견딜것 같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만큼 나는 너무나도 도시에 길들여진것만 같다. '도시'라는 병에 걸린줄도 모르고 말이다.


이 책은 도시라는 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세가지 다카마쓰에서 즐길만한 것을 소개하고 있다. 지역 문화가 집약된 미식으로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푸드 테라피', 자유로운 예술혼이 담긴 작품을 만나며 감성을 채우는 '아트테라피', 자연을 벗 삼아 하염없이 걸으며 내면을 정돈하는 '워킹테라피'이다. 아직 일본이라는 데를 가보지 않아서 모든게 궁금하고 꼭 가봐야지 하며 마음속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굳이 내게 이런 곳이 있냐고 물어보면 난 제주를 들고 싶다. 남들은 제주를 가려면 외국여행을 가라하지만 여전이 난 제주가 좋다. 자연경관도 좋고, 예쁜 카페도 많고 그리고 올레길을 걸으면 자연과 하나됨을 느낄수 있으니까 말이다.

낯선곳에서 만나는 책이 쌓여있는 카페에 앉아서 시간이 지나가는줄 모르게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한적한 고궁길을 걸어본다거나, 미술관에 들어가서 그림을 둘러보는 것도 참 좋을것 같다. 어딘가 나를 위로해주는 곳을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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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의 의학세계사 - 주술사부타 AI 의사까지, 세계사의 지형을 바꾼 의학의 결정적 장면들!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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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봐왔던 서민교수의 책들은 그의 입담으로 넘쳐났었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글들을 읽을수 있었고, 이 책도 당연히 그러리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소재가 의학 세계사이다보니 그런지, 그의 입담이 기대하것에 보다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차짓 딱딱할수 있는 이야기를 그가 아니면 어떻게 풀어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타고난 그의 재치있는 입담이 마냥 부러울 따름이다.


소재가 의학 세계사이다 보니 손쉽게 접근할수록 주인공을 내세웠다. 그가 바로 신석기 시대를 살고 있는 '외치'이다. 외치는 1991년 알프스산을 오르던 독일인 부부가 얼음 속에서 엎드려 있던 시체를 발견했는데, 냉동된 덕분에 시체는 아주 잘 보존이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실종되었던 학교 선생이 아닌가 의심했지만 결국 학자들은 그가 5300년 전에 죽은 신석기 시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발견된 곳이 외치계곡이어서 이름을 '외치'라고 했다. 외치는 얼음속에 있어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고 했다. 5300년전 신석기인에게도 심장은 있더라, 적혈구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고 있더라라고. 인간이라면 당연한 일인걸 말이다. 5300년전 그곳에도 사람은 살고 있었다.

그 시절 외치는 살아생전 많은 통증으로 고통 받았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외치는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고 있었고, 무릎과 발목이 좋지 않아 물까지 차있었다고 한다. 외치가 살았던 그 시대에는 마땅히 그의 질병을 치료할 수가 없었지만, 그들만의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또한 우리도 외치와 함께 의학을 발전을 살펴보기 위한 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신석기 시대에는 문신을 새기면서 통증을 다스린다. 이처럼 사람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의학은 처음부터 과학적이지 않았다. 이 책은 세계사를 바꾼 의학의 결정적 장면을 담고 있다. 그리고 <신의시대 ; 기원전 5300~207년>, <인간의 시대 ; 1025년~1638년>, <발견의 시대 ; 1854년~1941년>, <예방의 시대 ; 1961년~현재>로 총 4가지 파트로 나누어서 의학의 역사를 설명한다. 흑사병, 말라리아 치료제, 수인성 전염병 콜레라, 천연두 백신, 페니실린의 발견, 장기이식, 인간게놈프로젝트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다.


특히나 이 이야기들중 새로운 발견이면서 좀 씁쓸한 면이 있는 것중의 하나는 천연두를 예방시키는 방법을 찾은 제너의 이야기이다. 그가 소젖 짜는 여인들은 천연두에 안걸린다는 소문을 듣게 되어 우두로 인해 손등엔 농포가 생긴 여인을 만나, 그 농포를 긁어서 자기 하인의 아들인 제임스 핍스에게 찔러 넣었는데 핍스는 열이 났고, 겨드랑이에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지다가 회복되었다. 2개월 후 다시 핍스를 데러다가 천연두를 앓는 사람의 농포를 긁어 그에게 찔러 넣었다. 소문대로 핍스는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 소문이 사실이어서 참 다행이었지만 만약 소문이 사실이 아니었다면 핍스는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겠는가. 지금 기준으로 보면 제너의 행위에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가 있지만, 계급 사회였던 그 당시엔 아무일도 아니었다는게 참으로 씁쓸하다. 하지만 천연두가 바이러스라는 것도 모르는 시절이었고, 면역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에 살짝 윤리적 문제가 있었긴 하지만 그로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구할수 있었기에 살짝 씁쓸한 마음은 지우기로 해야할것 같다.


현재의 의술로는 외치는 심장이식을 기다리지 않고 인공심장으로 생명연장을 할수 있다. 물론 외치가 살아 있다면의 가정이고 현재 외치와 같은 증상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이렇게 의술이 발달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병들이 많겠지만 서도 계속해서 의학은 발전하고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따르기도 한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알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발전이 일부사람들만이 받는 혜택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외치가 살았던 시대에는 원인도 모르고 치료 기술이 없어서 수명이 짧을지더라도 요즘 시대에서는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지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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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그림자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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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술래잡기>의 후속작인 책이다. 원래 시리즈란 생각을 못하고 우연스레 <사신의 술래잡기>부터 읽고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아마도 이 책부터 읽었더라면 욕을 한가득 했을지도 모른다...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서 말이다. 모삼과 무즈선, 그리고 살인마 L과의 대결이 계속된다면 제목을 (상), (하)로 잡는 것이 더 좋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계속되는 모삼과 무즈선을 자극하는 살인마 L. 허나 L은 다른 살인마와 좀 틀린것 같다. 그가 던져주는 사건에는 억울하고, 아픈 사연들이 담겨있다. 저 자신도 연쇄 살인마이면서 도대체 누구를 심판한단 말인지.. 그 가운데 프랑스로 떠났던 무즈선이 사고를 당하고 만다. 더이상의 L은 나타나지 않고.. 읽어나가면서 나름 어렸을 때부터 추리장르를 많이 읽어왔고, 스토킹하듯 여러 책들을 접했던바 당연코 L을 찾아낼수 있을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읽어나갔지만 역시 범인 검거는 실패. 다음부터는 이야기에 주목하고 섣불리 범인 지목하지 않기로 약속~

그런데, 약간 전작만 못하다라는 평이 조금 있긴 한 편이다. 그런데, 나로서는 번역에 대해서보다도 스토리로 보긴 때문에(굳이 나 무식하다는 표현은 안씀) 번역의 아쉬움을 잘 느끼지는 못하겠다. 또한 고전문학경우 내놓는 출판사의 특징이라는지 어떤 이가 번역을 했는가를 놓고 이야기하는 것에 별로 아직 주목을 하지 못하는 편이다. 뭐 사람에 따라서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평을 할수도 있겠지만 노골적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상황실수, 번역실수를 꼽는 이들을 만날수 있다. 보기에도 살짝 불편하다. 굳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지적할 필요가 있겠는가. 개인적의 의견차가 있을텐데 말이다. 차라리 이런점에서 아쉽다는 평을 해주면 참 좋았을 텐데, 본인의 글을 조목조목 짚어가는 것은 어떤식으로 받아들일까. 조금만 더 겸손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이 책의 관계자가 된것만 같네. 어찌 나는 느끼지 못한 것을 사람들은 그렇게 잘 간파를 하는지 부러운 마음에서이다.

나는 이 사신시리즈가 전혀 나쁘지는 않았다. 중국쪽 추리 장르물은 처음 접한만큼 이쪽에도 관심을 가지고 남들처럼 번역도 신경쓰면서 읽어봐야겠다. 부디 모삼이 연인을 잃은 아픔을 극복하고 범죄자를 잡아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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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술래잡기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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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지옥을 보여주겠다"라는 의문의 남자. 그리고 악몽에서 깨어난 모삼.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하기 힘든..상황....

그리고 그에겐 피해자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 꿈인 무즈선이 있다. 법의관인 그는 모삼의 '사망' 이후 세상에서 증발해 버리니 후 종적을 감추었다.

연쇄 살인범을 쫒던 모삼, 그는 사랑하는 연인을 살인범 'L'에게 잃으며 기억을 잃게된다. 연인이 살해 당하는 방법이 워낙에 잔인하게 묘사가 되어 참 끔찍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글로써 읽는 나도 힘들었는데 본인이라면 기억을 잃은만도 하는것 같다. 그렇게 세상에서 사라졌던 모삼이 돌아왔다. 그리고 항상 그의 곁에서 은근히 그의 급한 성격을 완급조절이 가능한 무즈선이 'L'과 대결을 벌인다. 정해진 시간내에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게 된다면 다른 희생자가 생기게 될것이라는 도전장. 그들은 과연 사건을 해결하고 생명을 구해낼수 있을까.

결국에 마지막에 'L'의 존재를 밝히지 못하고 끝이나서 은근 뭐지 했는데.. 다행이 후속작인 <사신의 그림자>가 있었다. 예전에 <반지의 제왕> 영화를 보다가 후속편이 있는걸 모르고 '이게 뭐야'했던 느낌과 같은 그런느낌. 과연 모삼과 무즈선은 'L'을 찾아낼수는 있을까.

어떤이가 이 책을 짝퉁홈즈라고 일컫는 것을 본적이 있다. 출판사 서평에서도 모삼과 무즈선, 살인범 L의 관계를 셜록과 왓슨 그리고 모리어티 대결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워낙에 추리계의 돋보적인 존재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나 '셜록키언'이란 용어가 있듯 아직도 셜록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들 어떤 분야에 돋보적인 이를 롤모델로 꿈을 이루어 가는 사람들을 '**키즈'라고 불르듯 많은 추리작가들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중의 한 사람이 바로 셜록홈즈의 저자 아서 코난 도일일 것이다. 그래서 셜록과 왓슨을 모티브로 하는 소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짝퉁 홈즈라는 말은 좀 결례가 아닐까 싶다. 시즌제로 나오고 있는 <추리의 여왕>이라는 드라마만 보더라도 이름마저 '설옥'과 '완승'인데, 이 모든 것이 짝퉁이란 말인가.

기억까지 잃어버릴 정도의 충격, 차라리 죽는 편이 사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알려준다라는 고통, 지옥을 보여주겠다라는 경고. 섬뜩하기만 하다. 과연 'L'을 잡을 수 있을까 후속작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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