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66센티미터의 행복 - 나의 하루하루가 소중해지는 100가지 풍경
호리카와 나미 지음, 오승민 옮김 / M31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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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연 반경 66센티미터가 무얼까 생각했는데.. "내 손이 닿는 범위는 반경 66센티미터"란다. 나는 좀 팔이 긴편이라 얼핏재보니 67센티미터가 조금 넘는것 같다. 또 그걸 확인하겠다고 재는 상황도 웃기긴 하다. 작고 가볍고 냉큼 읽을수 있는 책이지만 그렇다고 그 내용이랄까 전하는 메세지는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예전 동화책 <파랑새>처럼 파랑새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기르던 새가 파랑새라는 결국엔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것 같다.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것을 구하려 미처 우리 주변의 소중한 것을 잊고 사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주어진 것에서만 만족하고 그자리에 머물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욕심을 버리라는 것이라고 본다. 아무래도 아이가 있다보니 요즘 벌어지고 있는 S여고 사태를 그냥 간과할수만은 없다. 세상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이 좋은 대학나오고 성공하는 걸 마다하겠는가만은, 옳지 않은 방법으로 욕심을 내다보니 가족의 삶이 얼룩지지 않았나 싶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학교가 있는 동네로 미루어보아 형편이 힘든것도 아닐터인데 너무 지나치게 큰 욕심으로 인해 더 많은 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한다.


66센티미터 나의 반경은 어찌보면 작아보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으면 122센티미터로 커지게 된다. 행동의 반경이 넓어지면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 반경이 2배가 되었다고 행복도 딱 2배가 된다는것 오해다. 이론적으로 면적은 제곱이 되니 아는 사람과 손잡으면 반경은 4배, 9배, 16배... 기하급수적으로 커질수 있다.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 마음 맞는 사람과 손잡으니 그 행복은 더 크지 않을까. 우선 지저분하지만 내 주위를 살펴봐야겠다. 내 손 닿는 곳에 무엇이 있는지 말이다. 당장 내 주변만 해도 읽어야할 책들이 있고, 씨앗을 심어서 기른 허브 바질이 있고, 끄적끄적 되기 좋아하는 내 메모장이 있고, 숨바꼭질 하듯 딸아이가 적어놓은 귀여운 낙서들이 존재한다.


나의 하루하루가 소중해지는 풍경. 욕심을 버리고, 차곡차곡 쌓아서 함께 하면 더 큰 행복을 가질수 있을 것이다.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가장 소중해. 왜나하면 행복은 여기서부터 시작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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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비탄의 문 1~2 세트 - 전2권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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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신 미미여사.. 그분을 <모방범>에서 처음 만났다. 약간 무서우면서도 꽤 긴 이야기를 순식간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화차>.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워낙 책과 영화는 동일시 하지 않아서 두가지를 섭렵하기는 힘들지만 가끔 좋아서라기 보다 그냥 보는 경우도 있긴하다. <화차>나 <모방범>은 사실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만 <솔로몬의 위증>때는 조금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긴 했다. 조금 가지를 쳐내면 안되는 이야기인가.. 하면서.. 어쩜 그것은 작가님의 친절함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어떤 경우는 이 숨겨진 의도는 뭔가.. 크게 고민하다가 결국엔 찾지 못해 포기해버리 거나 읽고나서도 뭔가 깔끔하지 않은.. 그런 느낌보다 오히려 친절함이 더 나을듯도 싶다.


이 <비탄의 문>은 약간 판타지가 가미된 책이라고 할수 있다. 갑자기 실종되는 사람들, 그리고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살인사건들, 게다가 움직이는 가고일을 닮은 조각상까지..

판타지는 솔직히 조금 내게 약한 면이 있긴 하지만 살인사건이나 실종과 같은 미스터리가 가미되어 있기에 이 소설에 푹 빠졌다. 대학생 고타로는 실종된 선배의 행적을 좇던 중 신주쿠의 버려진 빌딩에 숨어들고 옥상의 조각상이 움직인다는 괴소문을 확인하러 온 전직 형사 쓰즈키를 맞닥뜨리게 된다. 움직이는 조각상 가라는 등에 멘 낫에 인간들의 갈망을 모은다. 고타로는 한 사건을 계기로 가라와 거래를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전에 본 실종자들의 가족이야기가 떠올랐다. 좀 오래된 다큐였지만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가족들.. 자의든 타의든 간에 갑자기 가족이 사라져 버렸다. 남겨진 이들의 슬픔은 어떤 것일까. 고타로에게 보험처럼 마지막 행적을 남기고 사라진 모리나가. 그의 소망을 '전사 가라'와 거래한 후 가라의 낫에 흡수된다. 모리나가는 아무런 말도 없어진 자신을 찾을 가족을 생각해봤을까.. 소설내용중 별로 주목받지 않은 부수적 이야기지만 아들의 흔적을 찾는 모리나가의 아버지의 모습이 난 참 애처로왔다. '전사 가라'도 비탄의 문 너머로 사라진 아들을 되찾으려 그 곳을 통과하기 위해서 열심히 인간들의 갈망을 모아 무기의 힘을 기른다.


이 소설의 모든 시작은 '욕망'인것 같다. 그 욕망에 악의가 담겨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인것 같다. 악의가 담긴 욕망은 자신 스스로도 서서히 괴물로 만들어간다. 그러나 악의가 담기지 않은 욕망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을 보호하는 보호막이 되어줄수도 있다. 때론 자신의 선의가 악의로 바뀌는 시점도 존재하게 되는것 같은데, 과연 나는 그런 차이를 구분할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미 여사님의 이야기에는 사회의 문제를 생각할수 있는 요소가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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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 푸른숲 어린이 문학 22
백혜영 지음, 신민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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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챙겨보는 프로그램중 하나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인데, 터키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했을때, 그들이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터키인들에게 일본인들은 좋은 사람들이라 생각했었나본데, 그곳은 참으로 의외였나보다. '착한사람들의 나쁜면'을 봤다라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한 진행자가 말하기를 그렇게 악랄하게 고문을 하는 이유가 그들도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이정도 억압하면 수긍할만한데... 도무지 조선인들의 독립의 의지를 꺾을수가 없어서.. 일본인들도 무서웠다고..


이 동화에도 그런면을 볼수가 있다. '말모이'에 가담한 자들을 색출해내고, 고문하고, 형무소에 갇혀서 목숨을 잃어도 그 아들이 다시 시작한다. 혹은 열심히 가담은 했지만 한바탕 사람들이 잡혀가자 위축되어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밤이슬을 틈타서 알게모르게 도와주는 모습을 볼수 있다. 왜 일본인들은 그런 조선인들을 겪어봤으면서도 모를까. 임진왜란때도 일본인들은 선조임금만 생포하면 우리가 온전히 나라를 바치게 될줄 알았다고 한다. 허나, 선조는 도망길에 올랐고, 우리 민초들은 여기저기서 의병을 일으켜 저항했다. 일제강점기때도 여간해선 우리를 제압하지는 못한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말에 곧 그 민족의 얼이 담겨 있기 때문이야. 우리말에는 곧 우리 조선인의 얼이 담겨 있어. 일본이 우리말을 못 쓰게 하는 것도 우리 조선인을 뼛속까지 자기네 신민으로 만들기 위해서야. 그래서 주시경 선생님도 '나랏말과 글을 잃으면 민족이 망한다'고 일찍부터 걱정하셨던 거지."(본문 중, p.57)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우리가 그저 수긍할줄 알았다면 그건 정말 실수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라는 말처럼 억압하면 억압할수록 우리는 다시 일어난다. 처음에 한솔이는 아버지의 부재가 늘 아쉬었다. 아버지를 감시하는 일본 순사가 있고, 간만에 들어오는 아버지는 무언가를 정리하는듯 했고, 생계는 엄마가 이끌고, 그런 엄마에게 아버지는 돈을 요구한다. 어쩜 농사를 열심히 짓는 만식이 아버지가 한솔이는 부러웠다. 하지만 만식이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열심히 힘들여 농사를 짓긴 하지만 결국 일본 지주들한테 빼앗기는 아버지가 답답하다. 창씨개명한 석태는 일본 앞잡이를 하는 아버지 덕에 학교에서도 선생님들께 인정받지만 어느날 시장에서 죄없는 사람들을 폭행하는 아버지를 보는 순간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세친구가 2:1의 대립구조라고 생각했는데, 비밀 작전을 하는 동무가 되었다.


실제로 존재했다던 "말모이"작전. 가끔 어지러운 상황을 보게되면... 지금은 아니더라도 너희만은 독립된 나라에서 살라했던 이름없는 독립군들의 그 마음들을 거스르는 것 같아 속상하다. 예전에 '안중근 열사 기념관'에 가서 그분의 짧은 약지손가락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그만큼 나라를 잃지 않으려 많은 분들이 희생을 했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저리는 것을 처음 느꼈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뎌지는 우리 역사를 이런 동화를 통해서 우리 후세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처럼 너무 늦게 그분들의 노고를 깨닫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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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 줘! 초이스 킹 라임 어린이 문학 23
김경숙 지음, 이영림 그림 / 라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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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가 있는 한수. 엄마가 너무나도 닥달해서이지 않을까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이의 고민을 알아주지 못한 어른탓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이 책이 끌린건 결정을 잘 못하는 우리딸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대신 골라주는 앱이 있다면 딸아이에게 딱 필요한 것이 아닌가 했다.


근데, 사실 결정장애는 누구에게나 다 있지 않을까한다. 음식점에 가서도 이걸 먹을까.. 저걸 먹을까...열심히 선택하고나선 아까 그걸 먹을껄 그랬나하기도 하고, 무언가 살때도,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매 순간순간마다 우리는 결정을 앞두고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럴땐 정말이지 누군가가 대신 결정해주기라도 하면 속시원하겠다라는 생각을 한적이 많다. 하지만 이걸할까 저걸할까라는 고민을 하는 그 순간도 참으로 소중한 것이라고 본다. 선택을 고민할수 없다면 너무 재미없지 않을까.


이제 3학년이 되는 한수, 겨우 10살인데 엄마에게 물어보는 것이 무슨 창피한 일이라고.. 가끔 딸아이가 하는말이 자신은 초등학교 6학년때 다 컸다고 생각했다고.. 이젠 뭐든지 다 할수 있을것만 같은데 왜 다른 이들은 그러지 않게 보는지 의아했다고 한다. 근데, 지금에서 그때 또래의 아이들을 보면 참 자신이 웃겼다고 한다. 이 동화속 한수도 조금씩 스스로 선택하는 법을 배우면 되지 않으랴. 다른 친구들은 뭐든 혼자 결정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건 어린이로서의 매력이 너무 없다. 남들이 마마보이라고 놀리고 자꾸만 선택하라는 남들의 말에 어쩌지 못하다가 '초이스 킹'이라는 앱을 깔아서 물어보다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만 흘러가면서 한수도 세상에 대해서 조금씩 배워가지 않을까.


나이 들어서 읽는 동화는 자꾸만 미소짓게 된다. 이게 뭐 큰일이라고.. 이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하면서 보지만 어쩌면 10살 꼬마에게는 그것이 인생 최대의 난관이지 않을까 싶다. 표지의 한수는 꽤 똘망똘망하게 생겼는데, 이제 나름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씩씩하게 결정을 잘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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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숲길 - 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박여진 지음, 백홍기 사진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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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만 보면 저 숲길을 쭈욱 걸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단번에 든다. 요즘 방안에서 허브 바질을 키우는데 근처에서 잎만 간질여도 상큼한 향내가 나는데 하물며 저렇게 나무가 많은 숲길을 어떨까. 과학적으로 저 아이들이 광합성을 해서 신선한 산소를 내뿜는다지만, 신선한 공기와는 또 다른 마음의 평안함마저 주는것이 아마도 자연의 위대한 힘이 아닐까 싶다.


어릴적 뭐, 학생때나 20대 초반의 여행은 뭐 있겠는가. 그저 집을 떠나는게 즐거웠던 것이겠지, 느낄게 뭐가 있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노고단을 보며 아 예전에 갔었지 했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갔던 기억이 20살시절 학교 무선통신동아리에서 선배들과 친구들과 함께 산에 올라가야 외국과도 교신이 된다며 자동차 배터리를 메고 택시로 올라갈수 있을데까지 갔다가 캠핑장(?)까지 살짝 걸어올라간게 전부.. 그나마 일정을 잘못안 덕에 일행보다 하루 먼저 하산하고 결국엔 노고단 정상까지도 못가본 웃지못할 기억만 안고 있으면서 뭐 그리 노고단이 반가웠다고 하는지... 체력이 되던 20대시절에는 자연을 즐길줄 몰랐다. 너무 쉽게 방전되는 체력을 가진 지금은 자연이 일궈낸 풍경이 너무나 좋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이 하동이다. 예전엔 미처 몰랐는데, 내가 가본 곳이 등장하는 책을 읽을때면 감동이 배가되는것 같다. 장용민 작가의 <신의 달력>을 읽을 적에 그 전에 예능프로였지만 페루를 다녀온 '꽃보다 청춘'을 보지 않았다면 그냥 무덤덤한 이야기가 되었으리라. '서대문형무소'에 다녀오지 않았더라면 손승휘 작가의 <한련화>를 보면서 그곳에서 유관순 열사가 얼마나 치가 떨리는 고문을 받았는지 공감할수나 있었을까... 그래서, 박경리님의 <토지>의 배경이 된 하동에는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무대가 된 평사리 들판을 가보면 그곳에서 어린 서희나 길상이, 봉순이를 만나지 않을까싶다.


이 책의 각소재 말미에는 트래킹 정보를 정보를 준다. 걷기 수준이나, 소요시간이나, 준비물등등. 간혹 준비물에 고민거리가 포함되기도 한다. 너른 들판을 본다든지, 울창한 숲길에 상쾌한 공기를 흡입한다든지, 안개낀 숲속 정자나 사찰을 본다든지 하면 고민거리가 단숨에 해결될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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