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스콧 스미스 지음, 남문희 옮김 / 비채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심플 플랜(1993) >을 내놓으니 13년만에 그가 쓴 소설이 바로 이 < 폐허 >라는 작품이다. 그리 많은 다작을 하는 자가도 아닐뿐더러 오래되었긴 해도 < 심플 플랜 >의 숨가쁜 이야기 전개가 모든 독자들이 그가 새로운 작품을 어서 내놓기를 기다렸기에 그의 두번째 작품이 너무나 반가울수밖에 없었다. 나도 뒤늦게 북까페를 통해 작가의 첫작품을 만나고 그의 매력에 푹 빠져 그의 모든 작품을 읽어보려 했으나, 아쉽게도 이것이 그의 전부였다.

 

< 폐허 >는 그의 전작처럼 초반에 강력하게 독자를 잡아채는 느낌은 없지만서도 초반을 조금 넘어서게 되면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에 된다. 500여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처음에는 조금 부담으로 다가섰지만 이내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면 결말부분에 들어선 자신을 만날수 있다.

 

멕시코로 휴양온 미국인 대학생 두커플은 그곳에서 그리스인과 독일인 친구를 만나게 된다. 독일인 친구의 사라진 동생을 찾아 버려진 페허로 나선 그들에겐 휴식을 즐기는 휴양지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된다. 그들은 자신들을 언덕으로 내몰기만 하는 마야인들이 위협적인 존재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마야인들은 그저 그들에게 해가되는 괴물같은 식물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프 일행을 언덕에 고립시키고 말았다. 단순한 식물들이 아닌 덩굴들은 제프 일행을 유인하기 위해 휴대폰 소리를 흉내내는가 하면 그들의 목소리로 그들을 위협한다. 어쩌면 제프 일행들은 이곳에 고립된채 굶어죽거나, 식물들에게 공격당해 죽거나, 아니면 마야인들에게 공격을 당하는 것보다도 내면의 자신과의 싸움이 그들을 지치게 했는지 모르겠다.

 

이제껏 곤충을 잡아먹는 식물은 본적이 있었다. 그리고 쥐를 잡아먹는 식물이 있다는 것도 얼마전에 기사를 통해서 알게되었다. 그런데 아마도 우리의 발길이 닿지 않는 어느곳엔가 이런 식물이 있을런지도 모르는 일이고, 또 다른 면에서는 인간이 무분별하게 훼손시키는 자연의 마지막 역습이 될수도 있을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그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가가형사 시리즈의 네번째 이야기

근데, 지난번 <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서부터 작가는 범인을 공개하지 않는다. 아주 속터진다. 더욱이 작가는 모든 추리를 독자가 함께 하게 하면서도 마지막에는 또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고 만다. 이번 < 내가 그를 죽였다 >에서의 마지막 대사는 "범인은 당신입니다."라는 마지막 가가형사의 말이다. 그래서 모든 이야기가 끝이 났을때 그저 범인이 나였으면 했다.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하고 고민을 해야하니 말이다. 그래도 다행인건 이 책에는 "추리안내서"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범인을 알아냈다.

 

사소한 것이라도 뒤에 범인을 유추할수 있을 정도로 복선을 깔아놓는 작가이기에 여기에서도 어느하나 사소하게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추리안내서'를 보고 또다시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 내가 그를 죽였다 >에서는 용의자인 3명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서술되어진다. 따라서 본인이 범인이더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만 할것이며 자신에게 불리할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과감하게 생략하게 되므로 부담없이 흘러가는대로는 절대 이 소설을 즐길수 없다. 아마도 작가는 그것을 노렸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작품에서 작가는 독자에게 범인을 알려주고 그 범인이 자신을 은폐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것과는 다른 형태라고 할수 있다.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중 이 두 책 <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나 < 내가 그를 죽였다 >를 먼저 읽었더라면 '뭐, 이런 소설이 다 있나?'라는 의문으로 그의 또 다른 작품을 선택하지 않는 우를 범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사람들마다 자신과 맞는 작가가 있듯이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난 아마도 그를 적극 추천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중 '가가 교이치로'가 등장하는 가가 형사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이다.

가가 형사가 등장하는 7개의 작품중에서 일곱번째 '붉은 손가락'을 읽었는데.. 어째 거꾸로 읽고 있다.

그렇다고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런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소노코는 유화를 그리는 준이치를 사귀게 되었다. 그를 가장 친한 친구 가요코에게 소개시켜주었다가 그 둘이 사귀게 되면서 절망에 빠진다. 그다지 사교적이지 못했던 소노코에겐 아마도 절친한 친구의 배신이 아주 큰 충격이었으리라... 집에 내려오려 했던 것 같은 소노코가 오지 않아 소노코의 오빠 야스마사는 도쿄로 찾았다가 죽어있는 소노코를 발견한다. 그는 단번에 동생이 타살된 것을 알아차리고 자살로 위장을 한다. 그저 범인이 잡히는 것만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이세상에 유일한 피붙이였던 동생을 죽인 이를 그가 스스로 응징하려고 하는 것이다.

 

피해자 유가족의 마음.. 사건은 금새 잊혀지지만 유가족의 슬픔은 끝내 사라지지 않는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유성의 인연'에서 보듯이 남겨진 자들이 겪어야만 하는 것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일 것이다. 물론 '유성의 인연' 보다 이 작품속에서 소노코의 오빠가 겪어야 했던 시간을 짧지만서도 어찌 유가족의 마음이 다를수 있을까? 유족의 고통에 비하면 우리네 법은 너무나도 솜방망이 처벌이다. 요즘 인터넷을 달구는 도덕성이 결여된 이들이 그래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소설의 끝은 범인은 끝내 밝히지 않고, 가설을 세우고 있지만 소노코 그녀가 자살을 하지 않았으면 바라며 또 그렇다고 믿고 싶다. 그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헤매는 그녀의 오빠가 너무나도 안쓰럽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단 읽어라!"

 

책을 건네받은 순간 우선 분량에 부담스러웠지만 표지에 있는 이말, "일단 읽어라!"라는 글귀가 제일로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얼마나 자신만만하길래, 일단 읽고 이야기하자라는 듯이 "일단 읽어라!"라는 문장을 맨 앞에 써놓았을까?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쉴사이 없이 넘어가는 책장을 보면서 그 자신만만함에 동감할수 있었다. 정말 재미있고 멋있고,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주는 이야기가 아닐수 없었다.

 

극중 화자인 행크, 행크의 형 제이콥과 제이콥의 절친한 친구

그들 셋은 한해의 마지막날 우연스레 추락한 비행기를 발견한다. 그리고 죽은 조종사와 4백40만달러라는 헤아리기 힘든 돈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들은 "6개월동안 돈을 보관하다가 아무일이 없으면 돈을 나눠갖자"라는 아주 단순하고 완벽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없는 계획, 그리고 6개월후의 큰 부를 거머쥐게 될 세사람. 하지만 그들에게는 조그마한 불신이 생겨나게 되고 그 일을 무마하기 위해 조금 더 커다란 일이 발생을 하게 된다. 그야말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돈이 없었더라면 평범하게 살아갔을 그들에게 백만장자의 꿈을 키우며 욕심이 새록새록 생겨나게 된다. 욕심은 화를 부르게 되고 일파만파 일을 감당할수 없게 커져만 가게 되었다.

 

어쩌면 이들에게 6개월이란 시간만을 꾹 참고 있었더라면 이런 엄청난 일은 일어나지 않을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거짓말이 계속되는 거짓을 낳으면서 일은 눈덩이만큼 순식간에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결론을 두고 본다면 행크와 제이콥, 루 모두 아니간만 못한 비극을 남기고 말았다.

 

항상 정직하게 사는것 그리고 이치에 맞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손해가 많이 나는 일 같다. 사람들이 많은 지하철에서 나름 순서를 기다리다보면 문이 닫히는 바람에 제때에 탈수 없기도 한다. 반면 약간은 얌체같긴 하지만 살짝 새치기를 하게 되면 먼저 갈수 있는 이익을 누리기도 한다. 이건 그저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런 사소한 하나하나가 쌓여서 살기좋은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닌가? 조금이라도 내게 이익이 되지는 않나 머리를 쓰다가 결국에는 아무것도 없게 혹은 더욱더 악화된 상황을 만들수 있다는 것을 꼭 마음에 새겨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벽 거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은 이제껏 읽어 왔던 그의 소설과는 다르게 불륜을 다룬 다소 흥미없는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나는 그의 작품과 맞는지 그다지 지루하면서 읽은것 같지는 않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어쩐지 나와는 친밀도가 매우 높은듯 해보인다. 쉴사이 없이 읽게 되니 말이다.

 

주인공 와타나베는 평범한 회사원이였다. 친구들과 만나도 이제 우리들은 더이상은 남자가 아닌 그저 아저씨일뿐이라고 한탄하며 지내다 우연찮게 회사에 계약직으로 들어온 아카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는 이젠 그냥 내 아이의 엄마인 아내와 딸아이를 떠나 그녀와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위험한 생각을 실행에 옮기려던 중 아카히의 집안에서 벌어진 15년전 살인사건을 우연스레 알게된다. 곧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시점을 앞두고 끈질기게 파고드는 형사, 그리고 언니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는 동생.. 그리고 확실한 동기를 가진 유일한 용의자 아카히. 와타나베는 과연 그녀가 살인자가 맞다해도 이 사랑을 계속해 나갈수 있을지 의문을 가진다.

 

결국 이 이야기는 불륜때문에 벌어졌던 오랜세월에 걸친 이야기였다. 그리고 내가 읽었던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 이야기 내내 와타나베를 믿었던 아내는 과연 그의 외도를 알고도 모른척을 했을까라는 의문을 비추면서.. 그리고 같은 경험으로 인해 와타나베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려는 친구... 그들의 이야기를 어떠한 결말을 내면서가 아니라 약간의 여운을 남기면서 끝맺음을 한 이야기에 나는 어떠한 결론을 내려야 할지.... 깊은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