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7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 옮김 / 비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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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차마 놓을수 없는 책이 있다. 그런가 하면 읽는 와중에 분명 읽긴 읽었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갈피를 못 잡을 때가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어쩜 나에게 후자에 속하는 책이라고 할수 있겠다. '항간에 떠도는 백가지 기묘한 이야기'리는 말을 보면 수많은 기묘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생각했던 바와는 다르게 분량도 많았기에 당연지사 그렇게 생각은 했었는데... 7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소개되어 있고 계속해서 후속 이야기가 있더라. 하지만 아마도 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일부러는 선택하고 싶지는 않은 기분이랄까...

 

하지만 모든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면서 그다지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우선 첫편의 이야기를 읽었을때는 마지막의 반전에 당황했었다.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속에 그러한 반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탈 특급 살인>을 보는 것과 같았던... 한 사건에 연류되었던 사람들이 한장소에 모여 범인을 응징하는 듯한 스토리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비록 사건을 꼭같게만 이야기 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이야기속에 자신이 예전에 저질렀던 악행이 오버랩되게 되면 그 느낌은 어떠할까?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한기가 서려지지는 않을까...

 

몇가지 이야기에 대해서는 흥미로웠지만 몇가지 이야기에 대해서는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하였고, 이야기의 맥을 잡기에도 무척 힘이 들기도 했었다. 아마도 문화적 차이때문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간혹 드는 느낌이긴 하지만 이 책은 '재미나게 읽었다'하면서 마무리를 하기보다는 내게는 어쩐지 '드디어 이책에서 해방되는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글자들이 머리속에서 이야기를 구성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있어서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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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의 머리일까?
차무진 지음 / 끌레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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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독특했다. 그래서 더 눈에 띄었는지 모르겠다.

다른책들때문에 약간 구석에 미뤄놨었는데 그게 너무 미안할정도로 흥미있는 이야기였다.

더군다나 요즘에 우리나라 역사가 궁금해서 '한국 근대사 산책'이라는 책도 읽고 있는데 이 책이 신라의 궁금증을 확 불질렀다고 할까.. 책 중간중간에 소개되는 <삼국유사> 이야기가 매우 내 관심을 이끌었다. 삼국통일의 지대한 공헌을 했던 김유신 장군! 그의 묘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논쟁이나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들..

아무래도 근대사에 관한 이야기를 다 읽고나서는 더 오랜 우리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될것 같다.

 

1932년 경주에서 완벽하게 비누화가 진행되어 살아 있는 듯 생생한 모습을 한 머리 미라가 발견이 된다. 그리고 때마침 기묘한 일들이 연이어 발생을 한다. 마을사람들은 갑각묘 발굴로 인한 귀신의 소행이라 생각하는 가운데 봉우당 둘째딸이 살해된 머리만 발견되기에 이른다. 현재와 같은 과학수사가 있지 않았던 1930년대.. 이 기묘한 살인사건에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지만 곧이어 두번째 살인사건이 발생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져들게 된다. 경찰과는 달리 개인적으로 이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이가 있는데 그는 일본인 고지마 겐지이다. 그는 이것이 고사 유희라며 <삼국유사>에 숨겨진 역사적 진실을 밝히게 된다.

 

정교한 복선과 더불어 마지막에 알게되는 사건의 전말! 단순한 치정관계에 얽혀진 것이나 귀신의 소행이 아닌 그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 일제 강점기에 우리가 겪어야 했던 아픈과거들...

 

이제껏 경주에는 3번이나 방문을 했었지만 도시 전체가 담고있는 지난날의 숨결은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역사여행을 다시 떠나봐야 할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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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 산책 2권 - 개화기편, 개신교 입국에서 을미사변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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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입국에서 을미사변까지를 다룬다.

 

물론 난 전공자가 아니니까.. 어떤 부분은 참 재미있게도 넘어가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잘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면서 느껴졌던 한부분은.. 쇠망의 길을 걷고 있는 한나라가 너무나도 어수선하고 어지럽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조선의 마지막뿐은 아니였을 것이다. 하나의 나라가 게다가 500여년을 이어오던 나라가 사라지게 되는 과정이 어찌 평탄할수가 있을까만은.. 조선의 마지막에 더욱더 마음이 아파오는것은 같은 민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방인에 의한 수탈과 더불어 다른 나라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과정이라 그런것은 아닐까 싶다. 역사속에서 한나라가 사라짐에도 불구하고 수뇌부라 하는 자들은 그들의 잇속을 차리겠다고 백성들을 힘든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속상할 따름이다.

 

개화기는 외세의 침투,침략이 이루어진 가운데 그 모순이 폭발한 시기였다. 그래서 내부개혁과 외세에 대한 저항의 방향이 하나로 집결될 수 없었고 효과를 발휘할 수도 없었다. 그로 인해 당하게 된 망국의 세월은 저주였지만 다시 이 저주는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축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심적 터전을 닦는 씨앗이 되었다. 부끄러워할 것도 많지만 자랑할 것도 많다. 그 어느 한쪽에 집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 저자의 추천평 >

 

저자가 말하는 망국의 세월의 저주.. 다시 새로운 축복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심적 터전의 씨앗은 아마도 훗날 우리가 그 세월을 바라보던 관점이었을테고 망국의 세월을 겪어야 했던 또 다른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과연 그들도 또 다른 축복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아니면 갈곳을 몰라 그저 헤매고 다니는 망망대해속 조각배였을까.. 아직도 한국의 근대사 산책에서 가야할 길은 먼데 역사의 내리막길이 그리고 세상에서 사라져버리는 조국의 모습을 하나하나 쫓아가려니.. 마음 한구석이 아련히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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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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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과히 낯설지는 않다. 물론 드라마 '선덕여왕'을 아주 즐겨보기도 했겠지만 '신라를 뒤흔든 12가지 연애스캔들'이라는 책을 읽었던 이유도 있다. 드라마에서는 등장인물들의 관계만 동일하고 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신라를 뒤흔든 12가지 연애스캔들'과는 비슷하게 진행이 되기 때문에 이야기 속의 미실을 느끼기에 아주 도움이 많이 된것 같다.

 

신라는 참 독특한 나라이다. 그다지 신라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 말하고 싶다. 우리 역사속 나라들 중에서도 여자에게도 가장 관대했던 나라이기도 했고, 사랑에 대해서도 그다지 죄가 되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앞서 읽었던 김별아 작가님의 '채홍'에서는 조선 왕실속에서 외면당했던 그래서 동성애를 택할수 밖에 없었던(적어도 그렇게 생각된다.) 순빈 봉씨의 이야기에 비한다면 500~1000년이나 앞섰던 신라의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물론 후궁도 다른 나라에서도 살펴볼수 있지만 '색공지신'으로 여러왕을 섬겼다는 것은 파격적이 아닐까 싶다.

 

이 이야기를 읽을때도 가장 혼란스러웠던 것은 그런 가계도였다. 복잡한 혈연관계때문에 계속해서 관계도를 살펴보며 읽어나갈정도로 그들의 혼인과 혈연관계는 정말로 복잡했다. 그런 복잡한 혈연관계를 갖게 되는 것은 아마도 '골품제'라고 하는 독특한 신분제도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쉽사리 뛰어넘지 못했던 신분의 벽! 인구수도 그리 많치 않았기에 그리고 또한 성골, 진골의 골품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마도 이런 복잡한 혈연관계를 갖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한 혈연관계는 마찬가지일듯싶다. 요즘 살짝 언급이 되었던 대기업가의 유산상속 소송에서 보면 재벌들이 서로 얽히고 얽힌 관계라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어쨌든 그런 신라의 '미실'을 만났다. 워낙 드라마에서 배우 고현정이 카리스마있게 연기를 해냈던 인물이라 그리 낯설지 않은 여인이었다. 미실이 풋풋했던 시절 모든 것을 걸고 사랑했던 '사다함'과의 예기치 못했던 이별의 아픔을 겪으면서 그녀는 세상의 사랑이라는 것은 믿지 못하고 권력이라는 것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만 같다. 아니면 그녀에겐 어쩔수 없었던 '색을 제공하는 가문'의 대를 이으면서 권세에 눈떴는지도 모르겠다. 젊은 날에는 무엇도 필요없다고 생각들을 한다. 돈도, 권력도 필요없고 그저 사랑하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헤쳐나갈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들을 할것인데,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고보니 세상과 타협을 하며 살아가는 나를 보게 된다. 사랑도 좋지만 지금은 돈이나 권력을 못내 아쉬워하면서 조금이나마 그것들을 쫓으면 살게된다. 아마도 그녀도 그랬을것이라 본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지 1400여년이 흘렀다. 과연 미실 그녀가 이세상에 다시 온다면 그녀는 골품이라는 신분제도도 없는 그리고 '색공지신'의 가문도 없는 세상에서 그녀는 어떤 삶을 살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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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4
제프 린제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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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싸이코패스인 연쇄살인범은 처벌받아야 마땅한 죄인이다.

그럼 그런 연쇄살인범을 죽이는 또 다른 연쇄살인범은 처벌해야하는 죄인인가? 아니면 정의를 실현하는 의인(義人)인가?

참 고민스러운 질문이 아닌가 싶다. 분명 사람을 죽임에 있어서는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하는 죄인이겠지만 그 죽임의 대상이 잔혹한 살인마라면 가령, 의도적으로 환자들에게 약물을 과다사용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간호사, 또는 어린이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성직자라는 이름의 신부를 살해하는거라면 우리는 그를 어떻게 해야할까? 사형을 시켜달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이시대의 악을 제거해준 사람이니 선처를 해달라고 해야하는건지... 아마도 후자가 더 맞을것 같다. 그리고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무기징역쯤으로 감형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덱스터'군을 만나고 읽어나가면서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수사관은 아니지만 그래도 엄연하게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혈흔분석가인 덱스터 모건은 동시에 연쇄살인범을 죽이는 또다른 연쇄살인범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아주 큰 죄를 지었어도 음주 상태여서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일명 '심신 미약 상태(?)', 뭐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데 어쨌든 그런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게 허다해서 정말이지 분통을 터뜨릴때가 많다. 그럴땐 정말 '덱스터'군이 필요로 한것 같다. 우리네 법은 인권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살아남은 범인에게 모자를 씌우고, 마스크를 해주는 것으로 너무나도 살아남은 자인 범인만을 보호하는것 같다. 사망한 피해자의 인권은 그리고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아픔에는 그다지 배려를 하지 않는것 같다. 뭐 간혹 얼굴을 공개하는 경우가 있기도 했지만 피해자의 아픔을 그리고 사회가 안전하다고 여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것만 같다. 정말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 하나, 많은 생각을 할수 있게끔 해주었던 것은, 덱스터는 그의 기억에 희미하게 남은 어렸을때 겪었던 사건때문에 약간 괴물적인 요소를 가지고있다. 그것을 경찰이었던 양아버지가 발견했고, 사회의 악이 되지 않도록 그를 이끌었다. 그래서 덱스터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 말고 스스로 살인 충동을 억제하고 흉악한 범죄자에게만 그 성질을 드러낸다. 내가 즐겨보는 CSI에서도 볼수 있었다. 폭력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두사람, 한사람은 자신의 연쇄 살인은 유전적인 것이 원인이지 본인 의도는 아니었다고 피력한다. 또 한사람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자제하고 범죄학 연구에 힘쓰는 교수이자 CSI 대원(랭스턴 교수)이다. 그 두가지 경우를 보더라도 '어쩔수 없었다', '본의가 아니었다'라는 범죄앞의 변명은 선처를 호소하는 목적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충분히 덱스터나 랭스턴 교수를 통해서 알수 있듯이 스스로 괴물의 모습을 자제하며 얼마든지 자신을 통제할수 있다고 본다. 그러한 이유로도 우리는 범죄자에 대한 조금더 강력한 처벌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죄를 미워해도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라는 말은 그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죄의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보다 더 강력한 처벌로서 그들을 다스리고 비겁한 변명을 내세우지 않고 스스로를 억제하면서 남과 더불어 사는 공동사회에 적응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덱스터'군의 이야기는 이 이야기를 필두로 몇편이 더 있다. 이 글을 다 읽기 전에 뒤로도 몇권이 더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번 사건의 주동자가 아직 잡히지 않은것으로 보아 다음편에서도 그가 우리 덱스터군을 괴롭히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또 다른 덱스터군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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