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상자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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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집 앞에 당신 이름이 적힌 붉은 상자가 놓여 있다면... 당신은 그 상자를 열어 보겠습니까?

처음 봤을 땐, "행운의 편지" 같은 느낌이었다. 아.. 이름이 씌여 있으니 좀 다른 느낌일라나? 만약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다면, 누구나 당연하게 상자를 열어보지 않을까?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도익이도 마찬가지였다. 시험날 아침, 집을 나서는데 문앞에 붉은 상자가 배달되어 있었다. 보낸이의 이름도 없는, 다만 도익의 이름과 주소만 적혀 있는 붉은 상자 안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와 절대로 대화하지 말 것"이라는 말을 적은 쪽지만이 들어 있었다. 찜찜함을 뒤로 하고 출발을 했고, 한 남성이 길을 물어 가르쳐 주었다. 멀어져 가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경고였을까. 검은 양복의 그는 빌딩에서 추락해서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로 도익은 이상한 일에 휘말리게 되고 붉은 상자는 계속해서 배달되어 온다.

이 소설의 초반부는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다른 소설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서 조금 어수선하게 느껴졌지만 이내 적응하면서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정말로 기가 막히게 미래를 맞추는 붉은 상자 속 이야기들. 무심결에 읽었던 사건 보고 이야기가 이 진귀한 현상들을 이해하게 된다. 과연 도익은 이 미스터리한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판도라의 상자를 연 기분이다. 열어서는 안되는 상자였는데, 자신의 이름이 결정타였던 것 같다. 이름이 버젓이 씌여 있다면 어느 누군들 열어보지 않겠는가. 그것으로 인해 헤어나올수 없는 사건들. 한번 뛰어들면 절대로 헤어나올 수 없다. 낯선 물건은 절대로 손대지 말기를.. 자신의 이름이 있더라도.. 그것이 당신을 어디로 인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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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 마리네 집 밤티 마을 4
이금이 지음, 한지선 그림 / 밤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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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티 마을 큰돌이네 >가 출간된지 30년만에 '밤티 마을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 < 밤티 마을 마리네 집 >이 출간되었다. 이번엔 큰돌이네 막내동생인가? 언제나 이금이 작가님의 이야기는 반갑다. 늘상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후속작을 내시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또 후속작을 기대하게 된다. 이 책이 '밤티 마을 시리즈'라는 것을 알고나서 전작들을 읽다보니 '밤티 마을' 아이들에게 쏘옥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마리는 부모님이 모두 네팔인들이다. 하지만 마리는 한국에서 태어났다. 한국말이 친근하고, 한국문화가 익숙하다. 부모님들을 따라 네팔에도 2번정도 방문했는데, 네팔어가 서툴러서 사람들이 한국사람 다 되었다는 듯이 말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건 아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놀리기도 하고,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한다. 마치 물위에 기름 한방울처럼 여기도 저기도 끼지 못한다.

2층에 사시는 할머니가 이사를 가시면서 영미가 이사오게 된다. 맞다~ '밤티 마을 큰돌이네' 둘째딸 영미다. 마리는 자기 또래의 친구가 오길 기대했지만, 영미는 혼자다. 게다가 할머니가 사실 때는 함께 채소를 길렀는데, 까칠한 영미때문에 눈치가 보인다. 불현듯 들려오는 영미의 통화소리에, 아줌마는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못하나봐, 새엄마한테 구박을 받나라는 등의 지레짐작을 하지만 영미는 꽤 쿨하다. 친구들이 마리를 몰아세울때 힘이 되어주었다. 마치 친이모같은 영미가 마리는 좋았다. 그리고 밤티마을에 놀러갔을 때, 만난 영미의 가족들은 너무나도 좋았다. 새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을 거라는 마리의 짐작이 틀린 것을 알게되었다.

'밤티 마을' 이야기를 읽다보면 많은 편견을 깨게 된다. 늘상 동화속 새엄마들은 구박을 하고 자기 자식만을 위했는데, 영미의 새엄마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어왔다. 그럼 품속에서 커서인지 영미는 마리에 대한 편견도 없다. 사실, 마리를 물위의 기름처럼 대하는 다른 사람들이 잘못된 것 같다. 이 동화를 읽다보면 마음이 따듯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무래도 5번째 이야기도 궁금하다고 외쳐야 할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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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마을 봄이네 집 작은도서관 3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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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돌이와 영미는 팥쥐엄마를 ‘새엄마’라는 호칭에서 ‘엄마’라고 부른다. 팥쥐엄마는 ‘엄마’라는 호칭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큰돌이와 영미에게 소홀할 수도 있겠다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어린 영미는 새엄마의 마음을, 아니 온가족의 마음을 오해했다. 누구나 동생이 태어나면 어린 아기에게 신경을 떠 쓰게 되기 때문에 느끼게 되는 서운함이 아닐까. 귀여운 아기 판다 푸바오도 동생들이 태어나고 자신에게 줄어든 관심 때문에 조금 심통이 났었으니까 말이다.

봄이 돌선물로 새엄마가 함께 일하던 지인이 보내준 옷을 심부름 길에 택배로 받은 영미는 할머니 산소 근처에 버려버렸다. 이 사실을 알게된 아빠는 무척 화가 났고, 영미는 산으로 도망쳐 왔다. 큰돌이가 달래보아도 영미는 집으로 가지 않겠단다. 오빠도 산을 내려가고 어둠이 짙게 깔리자 영미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때 영미를 찾아 새엄마가 올라왔다. 도망치다 발을 접질른 영미를 업고 새엄마는 말한다. "봄이가 있어두 나한테는 영미 니가 첫딸이야(p.56)" 이렇게 글을 읽는 내게 전해져 오는 새엄마의 마음을 영미는 느껴지지 않는걸까. 아니면, 아직 영미가 어린 탓이었을까. 그래.. 아직 영미는 어리다. 5살 꼬맹이가 오빠가 학교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버스정거장에서 기다리다가, 화를 내는 아빠를 피해 이웃집 할머니네 외양간에서 오빠와 밤을 지새기도 했고, 그리고 양녀로 가는 바람에 가족들과 헤어지기 했었으니까, 어린 영미를 탓하면 안될 것이다. 그런 영미를 따듯하게 안아주는게 맞는거겠지 싶다.

수두를 앓는 영미를 밤새 간호하고, 아이들을 친엄마를 만나게 하는 '착한' 새엄마. '착하다'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순 없지만, 어떤 이의 좋은 기운이 점차 펴져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듯이, 나도 다른이들에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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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 영미네 집 작은도서관 2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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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에 양녀로 갔었던 영미가 돌아왔다. 큰돌이는 팥쥐엄마에게 영미는 친엄마의 얼굴을 모르니 진짜 엄마라고 이야기 해달라고 부탁했었다. 하지만 영미는 팥쥐엄마가 친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말았다. 팥쥐엄마가 새엄마인 줄 알았다면 영미는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영미는 심술을 부린다. 하지만, 영미를 놀리는 아이들도 팥쥐엄마는 혼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 모두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아이들의 마음은 조금씩 새엄마에게 기울고, 생일선물을 사주려고 읍내에 나갔다가 친엄마를 만났다. 돈벌어 데릴러 오겠다는 엄마가 조금만 더 일찍 와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친엄마는 영미를 데려가겠다고 한다. 팥쥐엄마는 아이들을 또 떼어놓으면 안된다고, 자신이 나갈테니 아이들과 함께 친엄마와 살라고 한다.

도대체 이 팥쥐엄마는 뭐지? 만약에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물러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정말로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 이 와중에 영미는 모두 오빠만 좋아한다고 서러움이 폭발했다. “거짓말이야! 다 오빠만 좋아해. 사람들두 다 큰돌이 아버지, 큰돌이 할아버지라구 부르구, 우리 집두 큰돌이네 집이라구 부르잖아..” 얼마나 귀엽던지.. 그래서 밤티마을의 ‘영미네 집’이 되어버렸다.

이제 새로운 가족으로 거듭나는 영미네 가족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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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 개정판 밤티 마을 1
이금이 지음, 한지선 그림 / 밤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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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30년전에 출간되었던 <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의 개정판이다. < 너도 하늘말나리야 >라는 책으로 이금이 작가님을 처음 만난 후, 꽤 많은 이야기들을 읽었다. 특히나 이금이 작가는 올해 한국 최초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글작가 부분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꼭 수상 소식까지 들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이 이야기는 밤티 마을에 서는 큰돌이네 이야기이다. 큰돌이의 이름은 오대석! 하지만 사람들은 큰돌이라고 부른다. 큰돌이네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밤티 마을로 왔다. 하지만 2년전 엄마가 집을 나간후, 할아버지와 아빠, 그리고 동생 영미와 살고 있다. 아빠는 늘상 술을 마시고 화를 잘낸다. 아빠가 화를 낼때 큰돌이는 영미를 데리고 쑥골 할머니네 외양간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어느날 쑥골 할머니는 큰돌이에게 애 없는 집에 가서 호강하고 살지 않겠냐고 묻는다. 큰돌이는 가고 싶은 것인지 아닌것인지 혼란스러웠다. 결국, 입양은 영미가 가게 되었다. 작별인사도 없이 가버린 영미. 큰돌이는 속상했다.

그러던 어느날, 큰돌이에게 새엄마가 생겼다. 큰돌이는 그녀를 팥쥐엄마라고 불렀다. 팥쥐엄마는 마법사 같았다. 큰돌이 방을 만들고, 텃밭을 일구고, 절대 엄마라고 부르지 않을거지만, 영미까지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큰돌이와 영미는 이대로 헤어져 살게 되는 것일까.

이 소설은 30년전에 출간되었다. ‘새엄마’라는 존재가 다 그렇게 나쁜 존재는 아니지만, 그 옛날 ‘팥쥐엄마’의 존재는 꽤 신선했을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의 새엄마들은 다 못됬었는데 말이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그래서 참 무서운 것이다. 세상의 모든 새엄마, 새아빠들이 나쁘지 않을 텐데, 이런 소설들이 많았더라면 우리의 고정관념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가족이란, 꼭 혈연으로 채워지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소설인 것 같다.

큰돌이와 영미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많은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후속작으로 < 밤티 마을 영미네 집 >, < 밤티 마을 봄이네 집 >이 출간되었다고 했다. 큰돌이의 동생들인 영미와 봄이의 이야기이다. 밤티 마을 다른 집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스포가 되겠지만 큰돌이 동생들 이야기라고 한다. 어떤 단란한 가정이 되었을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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