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들 문학과지성 시인선 384
권혁웅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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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유희, 언어 변용, 언어 차용... 이런 타입의 베리에이션이 딱히 취향은 아니지만.
몇 편은 흥미롭게 읽었다.

아무래도 시를 느낀다기보다는 읽었다.. 라는 그런 느낌인데, 그게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지 않나 싶다.
그 외의 딱히 어떤 감상이랄게 안 떠오른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날 전후로 읽고 있었던 시집이라 얼른 읽고 소설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조금 후딱 읽어버린 기분.

2024. oct.

#소문들 #권혁웅 #문학과지성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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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위한 되풀이 창비시선 437
황인찬 지음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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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도달하고야 마는 사랑, 혹은 그와 유사한 감정들.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 라고, 그렇대!!! 라고 멋대로 이해해버리기 ㅋ

<요가학원>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말차><그것은 가벼운 절망이다 지루함의 하느님이다>특히 좋다

- 나는 생각이 많고, 착각이 많고, 역사가 깊군요 - 무대의 생령 중

- 세상은 이제 영원히 조용하고 텅 빈 것이다
앞으로는 이 고독을 견뎌야 한다 - 부곡 중

- 너무 이상해
문을 열고 나가면 아는 것들만이 펼쳐져 있는데, 문을 열고 나가면 모르는 일들뿐이라니
그것은 네가 어느 저녁 의자 위에 올라서서 외친 말이다
나는 네가 의자에서 떨어지면 어쩌나
그것만 걱정했고
그런것이 우리의 일상이었고,
이제는 일상 말고는 쓸 수 있는 것이 없었다 - 식탁 위의 연설 중

- 이 누적 없는 반복을 삶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이 시의 서정적 일면이다 - 아카이브 중

- 나는 증오하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고, 의심스러운 것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집은 증오와 의심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많은 것을 만났고, 그것들을 좋아했으며, 그러한 일들이 모여 이 시집을 만들 수 있었다. (...)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 이 시집을 묶으며 자주 한 생각이었다. - 시인의 말 중

2024. jul.

#사랑을위한되풀이 #황인찬 #창비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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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일기
박소영.박수영 지음 / 무제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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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항상 취향과 호오를 물어가며 차려주고 싶은 마음.

살리는 일, 보살피는 일, 그런 일들에 진지한 이들을 보면 늘 경외감과 부채감이 동시에 든다. 그래서 그런 작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세상을 참 불편하게 살아간다 싶은 사람들은, 그들 내면에 더 이상 외면하지 못하는 사정이 생겨버린 것인데, 이전의 무지 상태로 속 편하게는 아무래도 살아 갈 수 없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알 것 같기에, 복잡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그들이 별것 아닌 일에 웃기도 하고 좋은 일도 날마다 생기고 그런 삶의 숨구멍이 많았으면 좋겠다.

- 넓고 쾌적한 공간은 어떤 계절에 유독 폭력적이다. 기업이 광활한 공간을 시원한 공기로 채우면 열기는 고스란히 바깥에 있는 이들의 몫이 되고 만다. 그들이 뿜어낸 열기가 곧장 취약 계층과 야외 현장 노동자 그리고 억압받는 동물들을 향할 거라고 생각하자 기업이 '제공한' 시원함에 몸서리쳐졌다. 이런 생각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면 더울 때 덥다는 말을, 추울 때 춥다는 말을 너무 쉽게 해버리는 사람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어지기도 했다. - 14

-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제는 냉담한 얼굴로 예술 바깥에 서 있는 일이 꽤 잦다는 것이다. 예술과 예술가에 품었던 과거의 선망이나 동경 같은 것은 이제 없(는 것 같)다. 그런 존중을 받아 마땅한 작품과 사람은 매우 드물뿐더러, 우리의 존중이 가야 할 곳 역시 거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 138

- 무언가를 보려는 의지가 있을 때 인간은 그 의지를 어떤 식으로든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먼 거리를 이동함으로써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고, 전에 없던 도구를 발명해 냄으로써 목표를 달성한다. 나는 인간의 이런 면이 위대한 동시에 징글징글하다고 느낀다. - 167

- 한 학생이 강아지 같은 얼굴로 소영에게 던진 첫 질문은 "개가 귀여워요? 고양이가 귀여워요?" 였다. 학생들은 당장 '개파'와 '고양이파'로 나눠 토론이라도 할 것처럼 신이 난 표정이었다. 진심으로 부러웠다. 일등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썩 기쁜 것 같지 않았다. 낮은 목소리로 "우리가 하나의 다른 종을 귀엽다고 여기는 마음에 어떤 위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부드럽고 단호하게 말한 것이다. 마치 그런 인기라면 사양하겠다는 듯. 그의 진심이 모두를 긴장시켰던 그 순간, 슬그머니 웃음이 났다. 어쩐지 저 사람은 믿어도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 추천의 말 중

2024. oct.

#자매일기 #박소영 #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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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년이 서 있다 민음의 시 149
허연 지음 / 민음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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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과 체념의 정조.
타협할 수 밖에 없던 자신과 화해하지 못하는 자.

전체적으로 무겁게 가라앉은 느낌.

<슬픈 빙하시대 2> <나쁜 소년이 서 있다><호숫가><밥> 좋았다.

- 결국,
범인으로 늙어 간다.
다행이다. - 시인의 말

- 안 가 본 나라엘 가 보면 행복하다지만, 많이 보는 만큼 인생은 난분분할 뿐이다. 보고 싶다는 열망을 얼마나 또 굴욕인가. 굴욕은 또 얼마나 지독한 병변인가. 내 것도 아닌 걸, 언젠가는 도려내야 할 텐데. 보려고 하지 말라. 보려고 하지 말라. 넘어져 있는 부처의 얼굴을 꼭 보고 말아야 하나. 제발 지워지고 묻혀진 건 그냥 놔두라. - 난분분하다 중

- 숨 막히게 아름다운 세상엔 늘 나만 있어서 이토록 아찔하다. - 안에 있는 자는 이미 밖에 있던 자다 중

- 세월이 흐르는 걸 잊을 때가 있다 사는 게 별반 값어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파편 같은 삶의 유리 조각들이 처연하게 늘 한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무섭게 반짝이며 -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중

- 강물만 봐도 좋은 날이 있었는데
낙이 사라져 간다
늘 죽어야 하는 이유만큼 살아야 하는 이유도 있었는데
시에는 더 이상 쓸 말이 없고
아픈 다리를 끌고 가는 세월이
회식과 실적과 고지서 같은 것들에
걷어차이며 몇 번을 주저않는다 - 생태 보고서 1 중

- 행복할 수가 없다. 그대가 납작 엎드려 신음하며 살았던 몹쓸 것 천지인 세상에서 이 길바닥에서
누울 수가 없다. 길바닥이다. - 길바닥이다 중

2024. jul.

#나쁜소년이서있다 #허연 #민음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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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이끄는 곳으로
백희성 지음 / 북로망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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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붐업되는 책에 홀리지 말자 다짐을 해도 뭔가 하나라도 끌리는 포인트만 있으면 혹시나 하고 또 낚이게 되는것 같다.
진짜.... 좀 고쳐야할 부분. (내가....ㅡㅡ)

권태에 빠져있는 건축가가 미스터리를 쫓아간다는 설정은 일단 흥미롭고
자연과 어우러져 신비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건축물도 상상해보면 흥미롭다.

병들고 부유한 노인의 마지막 소원? 수리를 위해 미스터리를 파헤치게 되지만 결국 해결의 단서들은 옛시절을 기억하는 꽃집 아저씨가 다 주는 듯 .ㅋㅋ

결국 집은 주인에게 돌아가고 부유한 할배는 쾌유되고 15년후의 후일담.. 이런건 좀 나이브하지 않나...

마리아쥬프레르 의 마르코폴로? 조금 반가웠다.

- 그랬다. 건축가라는 직업의 모순점이었다. 건축가는 건물을 만들지만, 완성 후에는 집주인에게 열쇠를 주고 떠난다. 요리사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지만, 정작 그는 제때 식사를 할 수 없다. 기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만들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잘 쓰지 않는다. 어쩌면 세상의 수많은 직업들이 바로 이런 바보 같은 모순 속에 놓여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대부분의 일들은 그저 서비스일 뿐이다. - 22

2024. oct.

#빛이이끄는곳으로 #백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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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0-16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진짜 이 책 낚였어요. 읽고나서 허탈했다는..

hellas 2024-10-16 22:05   좋아요 0 | URL
바이럴에 이젠 안당할법도 한데...... ㅡㅡ 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