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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루시 - 루시 바턴 시리즈 ㅣ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평점 :
루시 바턴 시리즈.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구매했다.
팬데믹과 가족의 이야기고, 겪고 난 후라 더 와닿기는 하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더 내가 늙어버린 기분이 드는데, 그런지는 꽤 오래 되었고 그 가라앉은 기분에 읽어서 더더욱 공감이 되는 이야기다.
노년의 삶이 외롭고 고립감이 들지 않게 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코로나라는 전염병이라는 점. 위기에는 과연 그렇게 되는것이 가족인가 싶다.
늙는 다는 것은 체력의 한계를 실감하고 때때로 마주치는 죽음의 순간이 새로운 만남보다 많아지는 일인데, 루시 바턴 시리즈에서 다른 스트라우트의 캐릭터들이 등장인물로 툭툭 튀어나오는 것이 그런 관계의 고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루시가 보는 환시는 이야기가 조금 환상적인 면이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주려는 장치같다. 루시의 일생이 어느 정도 비현실적인 환상성이 있다는 그 점 말이다.
등장인물들 사이에 생략되어 있는 말들이 많이 있지만, 설명이 굳이 필요치 않았다. 그렇게 다 이해가 되는 이야기다.
백인 여성의 삶을 글로 쓰는 나이 든 백인 여자라고 루시 바턴을 폄하하는 말을 하는 백인 남자가
둘째 딸의 바람난 사위 놈이라니, 너 따위가 그런 말할 주둥이가 있다니 싶은 지점에서 Jonna 빡이 쳤다.
- 그 친구는 엘시가 집에서 죽었는데, 911에 전화를 걸었지만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져 있었다고 알려주었다. 우리는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는 내가 이 친구를 위로할 수 없고 이 친구도 나를 위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걷고 또 걸었지만 터널 속 같았다. 계속 울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 36
- 왜 사람들이 다 다른지 누가 그 이유를 알겠는가? 우리는 어떤 본성을 타고나는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세상은 우리를 이리저리 휘두른다. - 56
- 그리고 나는 또한 깨달았다. 슬픔은 혼자만의 것이라고. 맙소사, 슬픔은 혼자만의 것이다. - 66
- 이 나라의 인종주의가 갑자기 폭발하여 터져 나온 것 같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 149
- 나는 윌리엄에게 말했다. "내 어린 시절 전체가 록다운이었어. 누구도 보지 못했고 어디로도 가지 않았어." 이 말의 진실이 내 안 깊숙한 곳을 강하게 찔렀고, 윌리엄은 그저 나를 보며 이렇게만 말했다. "알아, 루시." 그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생각해 보지도 않고 반사적으로 반응 했다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날 저녁에 나는 너무 슬펐다. 어린 시절에 고립되어 보낸 두렵고 외로운 시간은 결코 나를 떠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 내 삶의 각기 다른 시점에 깨달은 것처럼 - 깨달았다.
내 어린 시절은 록다운이었다. - 227
- 하지만 나는 다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나는 깨어 있었고, 생각했다. 우리 모두 스스로가 큰 무게를 두는 사람들 - 그리고 장소들 - 그리고 사물들- 과 함께 산다. 하지만 우리는 무게가 없다. 결국에는. - 245
- 이 삶에서 앞으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은 선물이다. - 290
- 그리고 그 순간 이 생각이 내 마음을 스쳤다.
우리는 모두 늘 록다운 상태에 있다는 생각. 단지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 그저 그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우리 대부분은 그저 헤쳐나가려고 애쓸 뿐이다. - 372
2024. aug.
#바닷가의루시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루시바턴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