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의 오마주
박찬욱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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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보지 못한 영화가 많아서 지인에게 이야기 했더니, 그 책의 영화 리스트를 대부분 보는 게 더 이상한거 아니냐는 답을 들었다. ㅋㅋㅋ
그만큼 마이너한 감성이라는 얘기일까 싶었다. ㅋ

편당 그리 길지 않은 리뷰와 감상으로 재밌게 금방 읽을 수 있다.

‘내 인생의 영화들’ 목록은 아님을 밝히고 있으며, 좋은 면을 보려 노력한 글이라 점을 감독이 밝힌 만큼, 보지 않은 영화가 많은건 당연한 일인지도.

- 사람들은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가 영화의 윤리학자라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무슨 훈계나 일삼는 고리타분한 도덕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내 생각에는 세상에 윤리적이지 않은 영화란 없는데, 그건 <투캅스>나 <13일의 금요일>조차 그렇다. 다만 문제는 그것이 전면에 드러나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다. 대개의 상업 영화들은 자기가 윤리 문제와 상관없는 척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상업영화로서는 결격 사유 중 하나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대중은 윤리에 관계된 훈시를 몹시도 원한다. 어떤 교훈도 얻을 수 없는 영화는 어떤 재미도 주지 못하는 영화일 것이다. - 36

2023. feb.

#박찬욱의오마주 #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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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방차 마르틴 베크 시리즈 5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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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를 남긴 추리소설가 레이프 페르손이 ‘내가 썼으면 정말 좋았겠다’싶은 소설로 언급할 만큼, 흥미로운 사회학적 범죄소설.

요즘 시대에 비해서라면 뭐든 느리기 일쑤인 과거의 스웨덴이지만, 그런 느림 속에도 쫄깃한 추리가 돋보인다.
범죄 수사 중에도 휴무일은 꼬박 쉬고, 장기 휴가도 잊지 않고 챙기는 경찰 공무원. ㅋㅋㅋㅋㅋ



- 좋은 경찰은 널렸어. 멍청한 인간이지만 좋은 경찰인 사람들. 융통성 없고, 편협하고, 거칠고, 자기만족적인 타입이지만 모두 좋은 경찰들이지. 좋은 인간이면서 경찰인 사람들이 조금만 더 많다면 좋을 텐데. - 21


2022. aug.

#사라진소방차 #마이셰발 #페르발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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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인 양 문학동네 시인선 182
심언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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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조용 흘러가듯 읽히는 한권.

- 염치에서 서울까지
나였던 나를
내가 아니었을 나를
도무지 알 수 없는 나를
나와 함께
때로는 너와 함께
밀고 가는 중이다. - 시인의 말

- 지워지지 않는 낙서처럼
자리를 뜨지 않아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 선두를 존중합니다 중

- 거스를 수 없다면
흘러가는 수밖에 - 동호대교 중

2023. feb.

#처음인양 #심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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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들 민음의 시 173
유형진 지음 / 민음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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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읽기만 해선 안될 시들.

조금 마음이 묵직해지는 시들.

몇 번 되새김질 할 시들.

- 유치하고 지긋지긋한 것들은 절대로 변하지 않고 계속 피할 수 없는 물음표만 들고선 원치 않는 생을 따라 없던 미로를 만들어 헤맨다. - 봄밤- 썩어 가는 목련 꽃잎의 경우 중

- 당신을 생각하면 이제 영, 이에요
여기도 저기도 속하지 못하고 부유하다
아무도 못 본 척할 때 바닥으로 떨어지는 눈꽃송이처럼
가볍고 거칠 것이 없고 이내 녹아 축축해져 버리는 당신 - 겨울밤은 투명하고 어떠한 물음표 문장도 없죠- 이중국적자의 경우 중

- 내가 네가 되면 안 되는 세계에 살아서 우린 이 지경이 되었어 - 뭉게구름은 침묵을 연주하고 중

- 우리에겐 새벽도 없고 아침도 없고 낮도 없고 밤도 없다고. 그러니 살 일도 죽을 일도 없다고. - 심장-세차장의 뱀파이어들 중

-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
짓밟힌 꽃잎들이 정갈한 꽃봉오리가 될 때까지
바다가 산이 되고 그 산이 다시 바다가 될 때까지
나의 안녕을, 기다리겠습니다. - 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들-어지러운 몇 개의 안부 중

2023. feb.

#가벼운마음의소유자들 #유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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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145
윌라 캐더 지음, 윤명옥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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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리 라투르. 35살의 사제.
새로운 교구에 새로운 사제로 임명되어 일생을 헌신한 사람에 대한 기록.

역사적인 기록으로서의 가치.
순수하고 잔혹한 시대상의 기록.

솔직히 재미는 별로 없다. 대주교의 행적을 따라 순례하는 마음으로 읽는다면 잔잔하다고 할 법하다.

민중을 압제하는 이들은 탐욕스러운 개척자일수도, 신의 뒤에 숨어 잇속을 채우는 사제일 수도 있었던 어지러운 시절.
개척정신에 대한 윌라 캐더의 작업이 진지하고 신실하다.

- 추기경님, 만일 그곳 출신의 사제를 임명한다면 대단히 불행한 일이 일어날 겁니다. 그들은 그 지역에서 포교 일을 결코 잘 수행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그 교구 사제는 늙었습니다. 새로운 교구에 새로 임명되는 사제는 체력이 튼튼해야 하고, 열성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똑똑하고 젊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야만적이고 무지한 사람들을 다룰 수 있고, 방종한 사제들과 정책적으로 음모를 꾀하는 자들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질서를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 13

- 세상의 이런 지역에서는 우편배달이라는 것이 없었다. 두랑고에 있는 신부와 연락을 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직접 그를 찾아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산타페에 도착하기 위해 거의 일 년을 여행한 라투르 신부는 몇 주 후 그곳을 떠나 홀로 말을 타고 올드멕시코로 되돌아 가는, 꼬박 3천 마일이 되는 여행을 다시 하게 된 것이었다. - 30

- 마티네즈 신부의 이런 열변을 듣고도 주교는 온화한 표정을 유지하며, 그가 여기 온 목적은 이곳 사람들의 종료를 빼앗으려는 게 아니라 이곳 교구의 사제들 몇몇이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그들의 지위를 박탈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 167

- 베르나르, 산타페로 말을 타고 나서 내 대신 대주교를 만나 봐줄 수 있겠니? 내가 그 집에 있는 내 서재로 돌아가서 잠시 쉬어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봐 줘. 난 산타페에서 죽고 싶어.
노인이 미소를 지었다.
얘야, 난 감기로 죽지 않아. 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보람으로 죽을 거야. - 300

2023. jan.

#대주교에게죽음이오다 #윌라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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