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낮은 곳으로부터 옵니다. 담장 아래 나무 아래 키 작은 풀들과 그 풀들이 밀어올린 작은 꽃대에 옵니다. 봄은 가장자리에서 옵니다. 물가에 핀 버들강아지나 밭가에 나는 뽀얀 쑥이거나, 창가에 놓인 화분의 여린 잎. 그리고 길가에 내몰린 낙엽의 틈새. 우리 삶의 모든 변두리에서 먼저 옵니다. 봄은 어린 짐승들의 맑은 눈으로 옵니다. 얇은 눈꺼풀에 닿는 따스한 빛 때문에 새들의 목소리엔 연두나 노랑 빨간색이 더 섞이구요. 햇살이 앉아서 무거워진  고양이의 눈꺼풀 위로도 봄은 오죠.

 

무엇보다 봄은 당신의 눈길로 옵니다. 눈밝은 사람의 어떤 시선 때문에 평범한 피사체는 특별해지죠. 오래 바라본 음지의 자리에서 봄은 깨어나구요 그리고 꽃은 마음을 두고 자주 보내는 눈길 끝에서 핀다는 것. 이 봄에도 다시 한 번 믿어 보기로 합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입니다.

 

♣ 이동진의 빨간책방 65회 오프닝

 

 

으아하 - 오늘 업데이트 된 빨책 <속죄 2부>가 너무 듣고 싶은데 ㅋㅋㅋ 

어제 알라딘서 '이동진의 빨간책방' 속죄 50% 할인!이라는 광고에 낚여 냉큼 주문한 <속죄>를 다 읽고 나서 들을까? 에잇 궁금한 거 잘 못참는데 ㅠㅠ 아냐아냐 이번만큼은!! 선 독서, 후 빨책? 혼자 미친년처럼 빨책 먼저? 책 먼저? 계속 고민하고 있다. ㅋㅋ 주문한 책은 오늘 오후늦게라야 도착할 테고 내 아무래도 빨책을 먼저 들어버릴 것 같긴 하지만...;;;  

 

여튼, 오늘은 65회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1부 이야기를 해야지!

 

 

■ 내가 산 책 코너에 소개된 책은? 

 

1. <다윗과 골리앗 - 말콤 글래드웰>  경제경영 > 경영전략/혁신 ㅣ반양장본 | 352쪽 | 223*152mm (A5신)

말콤 글래드웰 책은 나도 <블링크>, <아웃라이어>때부터 관심 있게 쭉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ㅋㅋ

지금 막 내 책 목록에서 '말콤'을 검색해보니 아웃라이어는 읽었는데 블링크는 ㅋㅋ 2009년에 구매해놓고 아직도 안 읽었;; ㄷㄷ

 

<다윗과 골리앗>은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컨셉 정말 흥미롭다!! ㅋ

책소개 짧게 요약하면. ‘어떻게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가?’라는 주제로, 차별과 장애를 겪거나 부모를 잃거나 좋지 않은 학교에 진학하거나 압제를 겪는 등 인생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그것에 함몰되지 않고, 어려움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전하고 있다.

 

 

 <티핑 포인트 - 말콤 글래드웰> 경제경영 > 마케팅/브랜드 ㅣ 반양장본 | 272쪽 | 223*152mm (A5신)

 

그리고 이동진 작가님이 말콤 글래드웰 책중에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셨던 <티핑 포인트>도 무척 관심이 가서 검색해봤는데.

책값도 50% 세일 중이라 ㅋㅋ 단돈 6천원!! ㅋㅋ (책 사진 클릭하시면 알라딘으로 순간이동됩니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어떤 아이디어나 경향, 사회적 행동이 들불처럼 번지는 마법의 순간을 가리킨다. 마치 독감 바이러스처럼 한꺼번에 퍼져 모든 이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제품과 이이디어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가? 저자는 티핑 포인트의 모든 것을 파헤침으로써, 작은 아이디어가 큰 트렌드로 바뀌는 놀라운 과정을 보여준다.

-책소개 중에서

 

 

 

 

  

 2. <욕망하는 지도 - 제리 브로턴> 역사 >문명/문화사 ㅣ 양장본 | 692쪽 | 225*152mm |

  

영국 퀸메리대학교 교수인 역사학자 제리 브로턴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지도 12개를 중심으로 지도에 숨겨진 당대 제작자와 사용자의 욕망을 파헤치며 인류의 세계관을 풀어낸 진귀한 역사서.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3. <내가 그림이 되다 - 마틴 게이퍼드> 예술/대중문화 > 미술 이야기 ㅣ 반양장본 | 248쪽 | 230*150mm | 471g |  

 

저자 마틴 게이퍼드가 모델을 서려고 루시안 프로이드의 작업실에 방문한 첫날부터 자신을 그린 완성된 초상화를 구입한 컬렉터와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시간 순으로 매일매일의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독자들은 가장 사적인 장소라 할 수 있는 화가의 작업실로 초대되어 예술 작품이 창조될 때까지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을 매우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4. <느리게 읽기 - 데이비드 미킥스> 인문학 > 책읽기 ㅣ 반양장본 | 416쪽 | 223*152mm (A5신) |

사실 <느리게 읽기>는 벌써 우리 집에도 와 있는 책이라서 더 귀를 쫑긋하게 하고 들었는데

두께도 두툼하고 내용도 제목처럼 느리고 졸리게 진행될 거 같아서 아직 한 페이지도 안 넘겨봤는데 ㅋㅋㅋㅋ

동진님이 읽어주신 찰스 램의 문장을 읽고 나니 오잉?? 어디 어디? 하면서 쌓인 책 탑에서 <느리게 읽기>를 당장 뽑아 왔다.    

 

우리는 책을 읽었다고 말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멀미 나는 속도로 책을 비평해야 할까? 평가하고 비판하고 토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겁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은 이제 불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현대의 진기한 놀이들이 재앙처럼 우리를 덮치기 전에. 옛 책을 읽으면서 순수한 즐거움을 만끽했던 시절이여 이젠 안녕. 독서를 위한 독서여 안녕.
1825년 찰스램

 

 

 

 

 

■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에디터 통신에서 소개된 책은♪  

<어떻게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 클라우디아 해먼드> 경제경영 >시간관리 ㅣ 반양장본 | 284쪽 | 223*152mm (A5신) |

오우! 이 책도 우리 집에 있는 책~!! 

며칠전 내게 온 책에서도 잠깐 소개했던 책인데 ☞ http://pinky2833.blog.me/206248732 

책소개는 지난번에 했으니 패스하고,

 

오늘 눈에 들어온 문장은 이거!

자주 비참한 기분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의 경우에도 시간 왜곡을 경험한다. 우울증을 앓는 동안에는 과거와 현재만 중심이 되고 미래, 특히 희망적인 미래는 거의 상상할 수 없게 된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 매튜 브룸 역시 환자들에게서 이런 증상을 자주 목격한다. 한 실험 결과,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지 않는 사람들보다 동일 시간을 평균 2배 이상 길게 추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일부 우울증의 경우 시간 인지 장애에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 의문을 품어 볼 수 있다.
♣ 어떻게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 클라우디아 해먼드 :p 31 <움직이는 시간, 정지된 시간>

 

오오, 우울증 환자들은 동일 시간을 평균 2배 이상 길게 추청한다니. 그래서 우울한 기분일 땐 1시간이 1년 같고 그랬던 거였군 ㅠㅠ

 

 

■ 닥터 K의 고민 상담소에서는 옆 부서의 YES맨 때문에 속이 터진다는 과장님의 고민이 다루어졌는데.

꺅꺅!! 나는 진짜 날이 갈수록 닥터K의 팬이 되어가고 있는데 ㅋㅋ

박사님의 명쾌한 상담은 들으면 들을수록 속이 시원하고, 어쩜 저렇게 고민의 요점을 점쟁이처럼 콕! 찝어내실까? 감탄이 절로 나와서.   

매일 회사에서 잔뜩 시달리다 파 김치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우리 남편 꽃재만씨에게도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물론 시크한 꽃재만씨는 내가 이토록 좋아하는 빨책도 시그널 음악이 너무 방정맞다는 이유로 매우 싫어하니 ㅋㅋ 겨우겨우 들려준다고 해도 귀를 막아버리겠지만;;)

아무튼,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 박사님이 진행하시는 닥터K의 고민 상담소!! 대박!!

나중에 상담사례들 책으로 묶여 나오면 나. 꼭! 사야지!! ㅋㅋㅋ

 

 

 

■ 마지막으로 동진님이 읽어주신 시는

 

트리노의 말 - 박정대


트리노의 말이 울고 있다
하염없이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 아래서 트리노의 말이 침묵으로 세계를 운다

내가 트리노의 말을 타고 안개 낀 들판을 다 지나와 이 세계의 풍경은 다시 결성된다 
창문이 달린 내면이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며 하루 종일 폭풍처럼 울고 있다
폭풍은 단단한 신념, 침묵으로 가는 물질

트리노의 말이 울고 있다
아무 소리도 없이 침묵에 갇힌 세계가 하염없이 자신을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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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 다투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얻는 32가지 대화의 기술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고ㅠㅠ 딴에는 부지런 떤다고 발을 동동거리며 사는데도 늘 - 밀린 책 서평 따라잡기는 힘이 든다. 헥헥;; 
이제 서평도 하도 많이 밀려서 뭐부터 써야 될지 견적도 안 나오고 ㅋㅋㅋㅋ 그럴 땐,
오늘! 지금 당장 읽은 책부터 해치워버리는 게 내 방식인데 ㅎㅎ
 
오늘 다 읽은 책은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이 책은 다시 보기 서비스로 가끔 보는 <인간의 조건> '책 읽으며 살기' 편에도 등장했었던 책인데.
김준호 씨가 들고 있던 책이었나? 정확히 모르겠지만 오, 저 책 우리 집에도 있어!! 반가워했던 기억은 선명하게 난다. 
TV 보다가 ㅋㅋ 우리 집에도 있는 책이 화면에 잡히면 나는 그게 그렇게 반갑더라!! ㅋㅋㅋ  나도 읽은 책이면 더 반갑고 ㅋㅋ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은 총 256쪽 △ 사진처럼 편집도 널널한 편이라서 마음만 먹으면 한, 두 시간 만에 후딱? 읽을 수 있는 쉬운 화술 책인데.. 

 

일단 책 소개부터 간단하게 살펴보자.  

「서울경제신문」 등에서 정치부, 사회부 기자로 근무하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채로 청와대에 들어가, 스피치 라이터로 활동했던 저자가 수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집필한 대화법 입문서이다. ‘다투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얻는 32가지 대화의 기술’이라는 부제처럼 생생한 사례와 노하우가 들어 있어 실생활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다. 

또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51초 침묵 연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돌직구 화법, 박지성 선수의 변화구 화법,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요령, 세종대왕의 화술, 원스턴 처칠의 연설 등 효과적인 대화법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사례도 소개한다.
♣ 적도 내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 책소개 중에서

   

책날개 (저자소개)를 펼쳤을 때부터 "청와대 스피치 라이터"라는 말이 눈에 확 꽂혔는데.. 와!! 정치, 사회부 기자에 연설문 작성자라니!! 정말 글빨하나는 끝내주겠다며 기대가 커지기 시작했는데 ㅋㅋ 예상대로 책은 정말 잘 읽히고, 쏙쏙 뽑아먹을, 그러니까 실생활에서도 바로 써먹을 수 있겠는 대화법들이 많이 소개돼서 특히 마음에 들었다.

 


 

당신이 거래처 바이어와 사업상 이야기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두 사람은 데면데면한 분위기 속에서 어렵사리 말을 꺼낼 것이다. 공통의 화젯거리를 나누면 좋겠지만 서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자, 어떻게 하면 어색함을 일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

 

사례 1 : “우리 집 막내가 이번에 군대에 갔습니다.”

사례 2 : “이번엔 계약 조건을 변경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례 3 : “신문 보셨나요? 요즘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아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 세 가지 모두 적합하지 않다.

 

(중략)

 

처음 만난 사람과도 나눌 수 있는 유머의 유형

“들어오실 때 배우 장동건이 걸어오는 줄 알았답니다.” (칭찬형 유머)

“제가 목소리에 비해 좀 늙어 보이죠?” (자기희생형 유머)

“밖에서 뵈니까 참 좋네요. 우리 피크닉 온 것 같지 않아요?” (현장 파악형 유머)

♣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 이기주 :p 32 ~ 33

 

나는 좀.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이기도 하고. 특히나 사람 처음 만나는 자리에 가게 되면 "안녕하세요"  다음에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진땀을 뻘뻘 흘리는케이스인데;;; 저런 멘트 몇 개쯤 미리 준비했다가 써먹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책엔 오바마, 윈스턴 처칠, 스티브 잡스 등 유명 위인들의 일화도 간간이 소개되어 재미를 더하는데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또한 긴장감이 감도는 살벌한 정치권에서 유머로 인간미를 드러낸 인물이다. 1984년 레이건은 일흔 살이 넘은 나이에 재선에 출마했다. 50대 중반의 상대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레이건의 나이를 트집 잡았다. 그러자 레이건은 “방금 당신이 내 약점을 지적했지만 나는 절대로 당신의 약점을 문제 삼지 않겠습니다. 나는 당신의 젊음, 그러니까 당신의 무경험을 절대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레이건은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1981년 정신 이상자의 총격을 받아 수술대에 누운 그는 부인을 바라보며 잃게 너스레를 떨었다. “여보, 미안해요. 내가 총알 피하는 걸 깜빡했어요.” 이 한 마디로 그의 지지율은 80퍼센트까지 치솟았다. 이듬해 지지율이 다시 하락하자, 염려하는 참모진들에게 레이건은 또다시 농담을 건넸다. “걱정들 하지 말게나. 다시 한 번 총에 맞으면 되니까. 하하하.”

 

 

♣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 이기주 :p 33 ​~ 34

  

 

 

맘에 드는 대화가 나오면 부지런히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이며 읽었더니 책이 이렇게나 알록달록 해졌다.

금방 읽혀서 좋고!! 이래저래 실속까지 있어서 나는 이 책 되게 괜찮게 읽었다.

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아니, 잘_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할 말이라도 좀 현명하게 잘 할 수 없을까? 고민된다면..  

이런 책도 괜춘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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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고 싶지 않아서 그곳에 가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나는 바로 그런 때가 가야 하는 순간이라고 믿습니다. 당신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당신의 말이 백 번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을 해야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정정합니다. 당신은 이 하루를 ‘오늘’이라 부르지만 나는 ‘선물’이라 부릅니다. 당신이 ‘차이’라고 부르는 것을 나는 ‘다양함’이라고 고쳐 씁니다. 당신과 나는 이렇게 다르지만 그것이 당신이 틀렸고 내가 옳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더 좋아졌듯이 당신도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당신과 나의 유일한 공통점이기를 바랍니다.
♣ 오늘의 오프닝 - 김미라 :p 25
 
 
 
 
 
 

 

<오늘의 오프닝 - 김미라> 페이퍼스토리 | 반양장본 | 312쪽 | 195*140mm |
내가 빨간책방만큼 즐겨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 KBS [세상의 모든 음악] 김미라 작가님의 책이 나왔다.
김미라 작가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KBS [세상의 모든 음악], [당신의 밤과 음악], MBC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라디오 방송의 원고를 31년째 매일 집필해온 대한민국 대표 라디오 작가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김미라 작가님의 오프닝 원고 중에 정수만을 가려 실은 에세이집이라고 한다.
 

△ 사진작가 조정빈님의 사진과 함께 실려있어서, 보는 눈도 즐겁겠다!!   
 
사실 나는 지독한 빨책빠라서 매주 수요일이면 이동진의 빨간책방 오프닝을 따라 적기 바쁜데,
받아쓰기 하면서 늘 빨책 오프닝도 좋지만,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도 정말 좋은데!!!했었는데 ㅎㅎㅎㅎ 
알라딘 미리보기 서비스로 몇 장 넘겨보다 보니 이런 이야기도 나왔다.

 

라디오 방송 작가들은 오프닝 멘트에 온 힘을 기울입니다. 오프닝 원고가 가장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오프닝 하나가 청취자들에게로 가서 착한 인사가 되고, 멀리서 온 엽서 같은 기쁨이 된다는 믿음으로 날마다 최선을 다해 새로운 오프닝을 차립니다. 매일처럼 차리다 보니 한 상 요리가 되지는 못했어도, 영혼의 듬성한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즐거운 브런치 정도는 차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성만으로 채운 퍽퍽한 브런치도 아니고, 감성만으로 차린 부실한 브런치도 아닌 것. '지성을 위한 감성 브런치'를 차려보자고 마음먹고 오랜 세월 써 온 원고들을 다듬었습니다.
♣ 오늘의 오프닝 - 김미라 라디오 에세이 :p 6~7

그런 꿀같은 오프닝을, 받아 적는 수고도 없이 마음껏 누릴 수 있다니!! <오늘의 오프닝>도 정말 갖고 싶군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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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문학동네 팟캐스트를 듣는데 클로징에서 너무너무너무 멋진 시를 낭독해주는 게 아닌가? 

헐!! 뭐 이렇게? 멋진 글이 다 있나?? 듣자마자 나는 “반했나이다~!!!” 하고 말았는데..   

다시 돌려 듣기를 하니. 시가 아니고, 아직 책으로는 묶여있지 않은 글이라고 했다.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유언 중에 하나”라고 신형철 평론가님은 말씀하셨는데..

듣고 있자니 눈물이 핑 - 도는 게, 아 ㅠㅠ 너무 감동 ㅠㅠㅠ

 

 

유언장 - 권정생

 

내가 죽은 뒤에 다음 세 사람에게 부탁하노라.
1. 최완택 목사 민들레 교회
이 사람은 술을 마시고 돼지 죽통에 오줌을 눈 적은 있지만 심성이 착한 사람이다.
2. 정호경 신부 봉화군 영호면 비나리
이 사람은 잔소리가 심하지만 신부이고 정직하기 때문에 믿을만하다.
3. 박연철 변호사
이 사람은 민주 변호사로 알려졌지만 어려운 사람과 함께 살려고 애쓰는 보통 사람이다.
우리 집에도 두세 번쯤 다녀갔다.
나는 대접 한번 못 했다.
위 세 사람은 내가 쓴 모든 저작물을 함께 잘 관리해 주기를 바란다.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는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만약에 관리하기 귀찮으면 한겨레 신문사에서 하고 있는 남북 어린이 어깨동무에 맡기면 된다. 맡겨 놓고 뒤에서 보살피면 될 것이다.  

 

유언장이란 것은 아주 훌륭한 사람만 쓰는 줄 알았는데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유언을. 한다는 게 쑥스럽다. 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 집 개가 죽었을 때처럼 헐떡 헐떡 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은 감은 듯, 뜬 듯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 내는 걸 보니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니 숨이 지는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저기 뿌려 주기 바란다. 유언장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 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환생을 했을 때도 세상엔 얼간이 같은 폭군 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봐서 그만 둘 수도 있다.
2005년 5월 1일
쓴 사람 권정생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rkt0328/150166587239 

 

 

 

 

 

무식한 나는 ㅠ 이토록 좋은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을 아직 한 번도 읽어보질 못했는데, 아!! 몽실언니 작가님이셨구나. (몽실언니 제목은 정말 많이 들어 봤는데 말이다!) 솔직히 나는 세상의 때가 너무 많이 묻어버려서 순수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졸업했다고 보는 사람이라.. 아동문학 청소년 문학을 읽고 감동을 받는다는 게 너무 가식 같이 여겨지고, 아무리 이해하는척 해보려해도 나는 그닥;;;; 뭐 그런 입장이 되어버리는데, 다시 순수를 찾고 동심을 찾기 위해서? 사람들은 아이를 낳고 그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짊어지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들고,

 

아무튼 그런 나였는데 ㅋㅋ 당장 몽실언니부터 사야 하나? 싶고 막 ㅋㅋㅋㅋ  

몽실언니 - 권정생 (지은이) | 이철수 (그림) / 국내창작동화

반양장본 | 296쪽 | 225*152mm | 창비 2013년 2월 버전은 9,000원이고,

 

창비아동문고 14 2012년 4월 버전은 7,000원  / 반양장본 | 300쪽 | 223*152mm (A5신) 

 

 

 
그리고  <강아지똥>도 재밌겠다!!

 

 

정호경 신부님,
마지막 글입니다.
제가 숨이 지거든 각각 적어 놓은 대로 부탁드립니다. 제 시체는 아랫마을 이태희 군에게 맡겨 주십시오. 화장해서 해찬이와 함께 뒷산에 뿌려 달라고 해 주십시오. 지금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3월 12일부터 갑자기 콩팥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뭉퉁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었습니다. 지난날에도 가끔 피고름이 쏟아지고 늘 고통스러웠지만 이번에는 아주 다릅니다. 1초도 참기 힘들어 끝이 났으면 싶은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됩니다. 모두한테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하느님께 기도해 주세요.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달라고요. 재작년 어린이날 몇 자 적어놓은 글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제 예금 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쪽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 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주십시오.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티벳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안녕히 계십시오.
2007년 3월 31일 오후 6시 10분
권정생

 

 

 

 

 


 

 

권정생 선생이 돌아가시고 난 뒤 조탑동 사람들은 세 번 크게 놀랐습니다. 하나. 혼자 사는 외로운 노인인 줄 알았는데 전국에서 수많은 조문객이 찾아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우는 것을 보고 놀랐고, 둘. 병으로 고생하며 겨우 겨우 하루를 살아가는 불쌍한 노인으로 알았는데 년 간 수 천만원의 인세 수입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셋. 그렇게 생긴 수입을 자기를 위해서는 거의 쓰지 않고 모은 10 억원과 앞으로 생길 수입을 몽땅 굶주리는 남북한 어린이를 위하여 써 달라고 조목조목 유언장에 밝혀 놓은 걸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 위에 기사는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만났는데.

아! 정말 ㅠㅠㅠ 세상에 이렇게 훌륭하신 분이 있다니 나까지 덩달아 마음이 뜨거워진다.

나도 오늘부터라도 조금은 더 착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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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허수경 시인의 <혼자 가는 먼 집> 참 좋죠? 그래서 읽어 봅니다.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 당신을 부릅니다.
당신을 들여다 봅니다. 마땅할 '당'에 몸'신'자를 쓴다고 합니다. 마땅히 내 몸같은 당신. 이게 당신이라는 걸까요? 그래서 그러나 시인은 이렇게 또, 썼나봅니다.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내가 아니라서 끝내 무를수 없는 당신을 더 살갑게 부르는 다른 2인칭 있죠? 깊어지기로 한 이들은, 그리고 살림을 차리기로 한 이들은 서로를 자기라고 부릅니다. 얼마나 상대를 자기처럼 아끼고 사랑하면 자기라고 부를까? 생각하면 참 아득해지는 말이기도 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당신을 무어라고 부르십니까? 저는 당신을 당신이라고 부릅니다. 당신이라는 말 참 좋죠? 안녕하세요 여기는 당신의 빨간책방입니다.

♣ 이동진의 빨간 책방  64회 오프닝 

 

 

 

 

■ 우선, 오프닝에 등장하는 시집부터,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나는 시집은 한 번도 내 돈주고 직접 사 본적이 없는 사람인데, 

최근엔 오! 나도 시집을 한 번 사서 읽어볼까? 싶어질 때가 있다. (이런것도 나이 들었다는 증거인가? ㅋ)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 거리며 한대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 설 음식도 없이 맨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 빨책 63회 64회 「책 임자를 만나다」 코너에서 다룬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후아아아!! 이 책은 ㅋㅋ 내가 한때 너무나 사랑했던! 책이 아닌가!!

지인분들께 책 선물도 되게 많이 했던 책인데. 와! 그책 너무 좋더라고 피드백이 된 적은 한 번도 없어서 내겐 좀 슬픈 책 ㅋㅋ

  

 

그리고 2부 초반에 만약 <호밀밭의 파수꾼>이 영화화 되었다면 어떨까? 뭐 그런 이야기 중에 하루키 이야기도 잠깐 나왔는데

그때 나온 책이 <렉싱턴의 유령> 꺅꺅!! 렉싱턴의 유령은 나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하루키 단편집인데! ㅋㅋ

 

오! <렉싱턴의 유령> 이렇게 예쁜 표지로 개정판이 나왔구나!! ㅋㅋ 

특히 렉싱턴의 유령 단편집 중에서 영화화되기도 했던.. '토니 다키타니'

 

'토니 다키타니'(1991)는 731벌의 옷만 남기고 죽은 부인의 자취를 찾는 남자 이야기인데

김중혁 작가님은 토니 다키타니는 작품이 너무 좋아서 영화는 일부러 안 봤다고하니까. 동진님께서 

"토니 다키타니 영화, 굉.장.히 좋습니다. !! 어떤느낌인가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장편영화인데 한번 숨을 딱 들이쉬었다 한 번 쫙 내쉬면서 영화가 끝나는 느낌. 한호흡으로 만든 것 같고, 리듬이 굉장히 좋아요!!!! 라고 하셨는데

그래요~??? 저도 당장 영화 찾아 보겠어요!!! ㅋㅋㅋ  

 

 

 

 

■ 세리가 만난 사람에서 소개해준 책은 <초등 1학년 공부 책읽기가 전부다 - 송재환>

 

 

■ 소리나는 책에서 읽어주신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

 

 

■ 클로징에서 읽어주신 시는 <아름다운 기다림 - 롭상로르찌 을지터그스>

 

아름다운 기다림 - 롭상로르찌 을지터그스 

 

 

별을 향해 자라는 나무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 편안히 지내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세상일을
하늘 가까이서 살피며 오래 오래 누워 있고 싶습니다.

 

 

어딘가에서 바람이 불어
보이는 모든 형체가 변할 때
둥지에서 고개를 한 번 살짝 들어 보이고는
나뭇잎이 나를 잎사귀라 생각할 때까지
가지가 나를 가지라 여길 때까지
침묵의 작은 부분이 될 때까지
팔십, 구십, 백 년을 꾸벅꾸벅 졸며 있고 싶습니다.

 

 

고독할수록 살아있다는 사실이 절실해지고
매순간을 음미하며 이렇게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시집 『 나뭇잎이 나를 잎사귀라 생각할 때까지』자음과모음(이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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