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어떤 실체와 맞닥뜨리고 싶었을 것이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지금껏, 나와 동떨어져 있었으니까. 무엇 하나 나와 착 붙어 있질 않았다. 늘 거리감이 있었고, 비켜났고, 부유하는 듯했고, 비위가 상했고, 불명확했다. 애착을 못 느꼈다. 그랬으면서, 그랬기 때문에, 바로 이거다!라는 기분을 언제나 목말라했다. 어딘가에 내 진짜 삶이 준비돼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 그곳을 못 찾고 있을 뿐이라 생각하면 애가 탔다.

♣ 별명의 달인 - 구효서 :p 94 「모란꽃」

 

 

 

 

 

 

여태까지 발명의 달인인 줄 알고 있었던 ㅋㅋ <별명의 달인>

구효서.. 구효서.. 구효서 작가님.. 어디선가 성함은 많이 들어본 거 같은데;;

진짜 내가 아직 못 만나본 작가님인가? 블로그 검색을 해봤더니..

오래전에 <길 위의 인문학>이란 책에서 잠깐, 칼럼 형식의 글 만났었구나 후후~

그리고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표지에서도 자주 뵈었었고 ㅋㅋㅋ

여튼, 독특한 책 제목 때문에 알라딘 서재에 전시해놓았던 책인데 오늘 문득!

발명의 달인이 아니라 별명의 달인이었다는 걸 알고 ㅋㅋㅋ 급! 더 끌린 책,

8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이라는데..

밑줄 긋기만 대충 읽어봐도 문장들이 아주아주 찰. 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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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3-10-08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도 이제껏 발명의 달인인줄 아셨다가 어제사 깔깔웃으시며 정확한 제목을 아셨더랬어요ㅎㅎ 이 책 좋죠?^^

꽃핑키 2013-10-09 14:5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만 그런게 아니었다니! 어쩐지 안도감이 드네요 *_*ㅋ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 - 인문 고전에서 배우는 사랑의 기술
한귀은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고전을 자주 읽어야 하는데… 생각은 늘 하면서도 언제나 우선순위에서 제일 먼저 밀려나는 게 또 고전이 아닐까 싶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도,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마누엘 푸익의 거미 여인의 키스도.. 올해 안엔 꼭 정복하고 말리라 다짐했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아직 한 권도 제대로 못 읽고 있다. ㅠㅠ 

 

어떻게 된 게 날이 갈수록 자꾸자꾸 자극적이고, 강렬한 것에만 끌리고 있는 게 아닌가 슬쩍 걱정이 되기도 하고;; 무언가 고전을 신 나게 읽을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해서 고전 읽어 주는 책을 선택해봤다. 게다가 이 책은 고전 중에서도 특히 사랑 이야기만 따로 모아 놓았기 때문에 부담 없다는 게 가장 큰 매력!   

 

인문고전에서 첫사랑, 첫인상, 이야기, 구애, 밀당, 착한 여자, 언어, 아토포스, 전희, 에로티시즘, 불안, 섹스리스, 희망, 추억, 나이, 죽음, 복수, 고독, 중독, 질투 등 20가지 키워드를 끌어내 사랑의 기술을 이야기한다. 사랑에 관한 모든 것은 이미 고전에서 다 이야기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수십수백 년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며 고정 불변한 사랑의 기술로 자리 잡았다. 인문고전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사랑의 기술이 모두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사랑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내가 제일 처음 포스트 잇 플래그를 붙인 문장은 남자들은 왜 첫 사랑(혹은 그 모든 사랑)을 잊지 못하는지에 대한 해석이었는데..

 

프로이트의 이론으로 이유를 재해석하자면 이렇다. 남자들은 이별을 한 후 애도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하기 때문에 헤어진 연인을 결코 잊을 수 없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이별은 일정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일단 연인과 헤어지면 혹은 연인이 자신을 버리면 처음엔 그 사실 자체를 믿지 못한다. 이른바 ‘불신’의 단계다. 하지만 이별이 점차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분노’가 생긴다. “어떻게 나를 버릴 수 있어?” 혹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의 단계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처럼 사랑했던 여자의 새 차를 긁어버리기도 한다.

(중략)  

여자는 이 단계를 비교적 알차게 거친다. 이 모든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혼자서도,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도, 여자는 자신의 이별에 대해 말하고, 울고, 말하고, 울고를 반복하면서 그 모든 과정을 겪어낸다. 하지만 남자는 다르다. 남자는 자기감정을 억제한다. 감정을 노출시키지 않도록 학습했기 때문이다. 이별을 했으니 ‘남자답게’잊어야 한다고 다짐하기 때문에 잊지 않는다. 분노 단계까지만 가고 그치는 경우도 있다. 슬픔과 애도에 반드시 필요한 ‘펑펑 울기’ 따위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잊지 못하고 가슴 안에 무덤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는 이 과정을 다 거쳤다. 할머니 덕분이었다. 그의 할머니는 유지태가 기대어 울 수 있는, 따뜻한 볕이 드는 언덕이었다.

♣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 - 한귀은 :p 21~ 22

 

오! 어찌나 그럴 듯 한지!! ㅎㅎ 아.. 남자들은 정말 그런가? 싶어지는 게.. 이 책 첫 인상도 맘에 들고~!!

그러면서.. 이제는 기억도 희미해져 버린 영화 <봄날은 간다>도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지고 ㅎㅎㅎ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은 앞 페이지에 인용한 고전 장면과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명화들도 함께 곁들여져 있다는 거였는데.. 

  

남녀는 키스를 할 뿐만 아니라 팔로 서로를 감싸고 있다. 마치 가운데 거울이 있는 것처럼 둘이 똑같은 포즈다. 어린아이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침대 위에서 둘이 나누는 애무는 사실 어린아이로 퇴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테레사가 옛날이야기에 잠이 드는 것도, 토마스의 말초 중 어떤 부위를 잡아야만 잠들 수 있는 것도, 그때 그녀가 그의 곁에서 과거로 돌아가 있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인해 우리는 과거로 회귀해서 어렸을 때 다 받지 못한 사랑을 소급해서 받는다. 그래서 진정한 사랑을 하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어린아이조차 치유가 된다.

♣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 - 한귀은 :p 195

 

△ 그림은 <툴루즈 로트렉 - 침대에서의 키스> 앞 페이지에 언급된 책은 <밀란 쿤데라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고전도 읽고, 명화도 구경하고 이런 게 바로 일석이조 ㅎㅎ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읽어 내려갔겠는지, 그리고 얼마나 모순된 여러 감정을 느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편지를 읽어 내려가며 그녀가 느낀 감정은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이 착잡했다. (…) 읽는 데 너무 열중한 나머지 문장의 뜻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다음 문장이 궁금해져서 바로 눈앞에 있는 문장의 뜻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오만과 편견 중에서)

 

그녀는 다아시의 편지를 통해 그가 얼마나 솔직하고 진정성이 있으며 진실을 추구하는지 알고 감동하게 된다. 엘리자베스의 감동과 무관하게, 다아시의 편지에서 내가 감동한 부분은 딱 이 문장이었다. “불가피한 건 불가피한 것이니 더 이상 사과를 드린다면 오히려 우습겠지요.” 다아시는 사과하고 있었다.

 

♣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 - 한귀은 :p 51

 

심지어.. 예전에 읽어봤던 책들도 어찌나 맛깔나게 소개를 해 주는지? 나는 진짜 별로;;라고 느꼈던 <오만과 편견>조차, 오!! 저런 장면이 있었단 말이지?? 하며.. 다시 읽고 싶어졌고, 그렇게 궁금했던 <거미여인의 키스>는 사실 어떤 이웃님 리뷰에서 책이 무척 난해하다는 이야기를 얼핏 읽고 한쪽으로 치워 두었었는데;; ㅋㅋ 거미여인의 키스도 꼭 읽어보고 싶어졌고!! 완전 사랑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도 너무 흥미롭게 다루고 있고, 특히 스무 살 즈음에 10번도 넘게 읽었었던 <생의 한가운데>도 얼마나 새롭게 와 닿게 해 주던지!!

 

이런 책은 정말 고전 해설집? 고전 참고서?로 책장에 따로 분류해놓고 새로운 고전 읽을 때마다 한 번씩 들춰보며 참고한다면 고전 읽는 재미가 10배 20배는 더 커질 거 같다. 그리고 나처럼 고전에 대한 관심으로 읽어도 재미있겠지만, 사랑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 사랑이 어렵기만 한, 혹은 내 사랑은 왜 번번이 실패로 끝나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훨씬 더 좋은 사람을, 훨씬 더 좋은 사랑을 찾을 수 있는 안목까지 더불어 챙겨 갈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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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구치 씨와 메밀국수를 먹으며 책과 우연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오랫동안 찾던 책과 만나는 일, 혹은 길을 걸으며 생각했던 책이 때마침 눈앞에 나타나는 일. 내용도 보지 않고 사 온 서로 다른 책들 속에 같은 사건이나 인물이 나오는 일. 또는 옛날에 내가 샀던 책이 헌책방을 돌고 돌아 다시 내게로 돌아오는 일. 이만큼 많은 책들이 사고 팔리면서 세상을 돌아다니니 그런 우연이 생기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아니, 우리는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건 복잡하게 얽힌 인과의 끈을 못 봐서 하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책을 둘러싼 우연에 마주쳤을 때 실로 나는 운명 같은 뭔가를 느낍니다. 그리고 나는 그걸 믿고 싶은 사람입니다.

♣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모리미 토미히코 :p 109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SF 판타지 연애소설 ㅎㅎ

처음 읽었을땐 이런 소설은 생전 첨 읽어봐서 ㅋㅋㅋ 너무 비현실적이고;; 다 헛소리 같고 그랬는데.

이상하게 자꾸자꾸 생각나는 그런 책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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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명탐정의 규칙>을 다 읽었고, 오랜만에 <오직 독서뿐>을 다시 들춰봤고,

그렇게 읽고 싶었던 <시옷의 세계>를 읽었고, 밀크티 님께 선물 받은 <살인자의 기억법>도 다 읽었다. 

늘 며칠이 뻥 비고야 마는 엉성한 내 다이어리 보다 때로는 책 달력이.. 더 많은 기억을 불러올 때가 많다. 

아! 9월엔 이런 이런 책들을 읽었구나.. 그리고, 저 책 읽을 땐 굉장히 기분 좋은 상태였고, 

무력감에 시달리던 어떤 날은 저 책으로 위로했었지..

 

9월엔 추석이 있어서 어쩌면 책 많이 못 읽을 수도 있겠다며..

초반에 열심히 달려줬더니 거뜬하게 열 권을 넘겼다.     

 

 

9월에 읽은 책은 모두 11권 

2013년 1월부터 ~ 누적 권수는 92권! (색칠된 부분은 리뷰 남겼다는 표시입니다ㅋ)

 

 

 

1. 너무 좋은 정민 교수님의 책 <오직 독서뿐 - 정민>

나는 정민 교수님 책 볼 때마다. 대학시절 경제학 원론 교수님 생각이 계속 난다.

경제학이랑 한문이 뭔 상관이라고 ㅠㅠ 전공 숙제는 둘째 치고 맨날 한문 레포트만 잔뜩 내 주셔서..

저 교수님 정말 상태 안 좋다;;며 늘 불만이었는데,

정민 교수님 책에도 한문이 잔뜩이라 ㅋㅋㅋㅋ 처음엔 몹시 당황스러웠지만;;

학창 시절부터 나에게 한문은 무조건 건너뛰는 거! 정민 교수님 책에 한문은 날로 먹는 거!

그까짓 한문 한 글자도 읽을 줄 몰라도 ㅋㅋ

뒤에 친절한 주석이, 또 그 뒤엔 정민 교수님의 인생철학까지 곁들여진 멋진 해석이 나오기 때문에..

암호처럼 어려운 말로 적혀 있는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 선생의 글도, 

삼촌 일기장 훔쳐보듯 쉽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고나 할까? ㅎㅎ 

 

아.. 그건 그렇고, <오직 독서뿐> 책 리뷰 쓰려고 사진까지 다 찍어 놨구만;; 

게으름 피우다 아직도 리뷰 못썼네 ㅠㅠ

 

 

 

 

 

2. <고양이와 느릿느릿 걸어요 - 박용준> 리뷰는 여기 ▷ http://pinky2833.blog.me/195313276

 

 

 

 

 

 

3. <명탐정의 규칙 - 히가시노 게이고> 리뷰는 여기 ▷ http://pinky2833.blog.me/191010991

  

 

 

 

4. <하루 여행 - 이한규> 리뷰는 여기 ▷ http://pinky2833.blog.me/194836021

 

 

 

 

 

5. <출판 24시 - 장현도 외>는 이웃님들의 좋은 서평만 보고 무척 기대를 많이 하며 읽었던 책이었는데 

역시, 기대가 큰 만큼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았던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야말로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출판사의 24시를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어서 

출판계란 과연 어떤 곳일까? 막연한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던 나는 이 책 비교적 만족!  

아.. 이 책도 리뷰 꼭 쓰려고 했었는데 과연 지킬 수 있을지;;;  

 

 

 

 

 

6. <뇌는 왜 내 편이 아닌가 - 이케가야 유지> 리뷰는 여기 ▷ http://pinky2833.blog.me/195027368

 

 

 

 

 

7. <왜 사느냐면, 제주도에 - 허수경> 리뷰는 여기 ▷ http://pinky2833.blog.me/195759605

 

 

 

 

8. <시옷의 세계 - 김소연> 

8월부터 내 위시리스트 상위에 있었던 책 ▷  http://pinky2833.blog.me/193538503

아무래도 시인의 글이라 내게는 살짝 어려운 느낌도 있었지만.

어쩜? 이런 문장을 생각해내고 쓸 수 있을까? 감탄, 또 감탄하게 되는 문장들이 많아서

축제 같았던 책. 아.. 이 책도 할 말 진짜 많은데..

 

 

 

 

9.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지난번에 밀크티 님께 선물 받은 책 ▷ http://pinky2833.blog.me/192485730

176쪽짜리 얇은 책이라 정말 만만하게 펼쳐 읽은 책이었는데, 솔직히 아직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잘 안 된다. 

그 유명한 김영하 작가님 책을 나로서는 처음 읽어보는 거였는데..

실컷 다 읽고도 도대체 뭔 소리인지 이해도 못하고 있으니.. 

뭔가 아쉽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그렇게 멍청한가 싶기도 하고ㅋㅋㅋ

여튼 나만 혼자 딴 세계에 갔다 온 것처럼.. 다 읽고 나서 그래서? 뭐래? 했던!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한 번 더 읽으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려나? 

 

 

 

 

10. <658, 우연히 - 존 버든> 리뷰는 여기 ▷ http://pinky2833.blog.me/195934860

 

 

 

 

 

11. <어젯밤 - 제임스 설터> 짧은

리뷰는 여기 ▷ http://pinky2833.blog.me/195966991

 

 

 

 

658, 우연히 - 10점
존 버든 지음, 이진 옮김/비채

마지막으로 9월에 읽은 책 중에 최고의 책은 : <658 우연히 - 존 버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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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신경 쓰이지 않던 작은 습관들이 나중에 거슬릴 때가 있는데, 우리에겐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었다. 말하자면 신발에 들어간 자갈을 털어내는 일과 비슷했다. 우린 그걸 ‘포기’라고 불렀고, 이를 계속하는 데 동의했다.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는 문구나 식습관, 심지어는 제일 좋아하는 옷도 이에 속했다. ‘포기’는 그런 것들을 버리도록 요구하는 걸 의미했다. 뭘 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어도 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는 있었다. 욕실 세면대의 언저리는 언제나 물기 없이 닦여 있는데, 그건 ‘포기’때문이었다. 컵을 들고 마실 때 안나는 이제 새끼손가락을 펴지 않았다. 한 가지 이상 요구하고 싶은 게 있을 수도 있고 그래서 뭘 골라야 할지 쉽지 않았다. 그래도 1년에 한 번, 싸움을 일으키지 않고 서로에게 이것만은 하지 말아달라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안도감을 주었다.

♣ 어젯밤 - 제임스 설터 :p 99~100 (포기) 

 

 

 

제임스 설터의 <어젯밤>을 다 읽었다. 총 10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책인데

솔직히. 다섯번째 나오는 <포기>를 읽기 전 까지는

흠;; 제임스 설터 이름은 되게 멋진데~!! 뭔가 나랑은 좀 안 맞나? 

읽었던 페이지를 두 번씩 읽어도 도무지 뭔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고.. 너무 안 읽혀서 고생했는데

딱 거기 까지가 고비였고, 93쪽 <포기>부터는 오!!! 또 너무 괜찮은거다 ㅋㅋㅋㅋ

마지막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까지 잔뜩 음미하며 읽었다.

 

1년에 한 번, 싸움을 일으키지 않고 서로에게 이것만은 하지 말아달라 요구할 수 있다는.. ‘포기’

저 방법? 참 괜춘하네 ㅋㅋ 씽크빅 돋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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