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갓! 할 일도 많은데... 갑자기 책정리 귀신이 붙었던 지난 목요일 밤 ㅠ
 

원래는 오빠방에 있던 프린터기를 내 방으로 옮기는게 목적이었는데..
책상 밑에  쌓아 놓은 책들 때문에.. 프린터기 하나 들어갈 공간도 안나오는거다 ㅠㅠㅠ
그러다보니 갑자기, 침대위며 여기저기 방구석에 쌓아두었던 책들도 거슬리기 시작하고;;
이것 저것 치우는 사이 책상 위에 잠깐 치워둔 책들이 아래로 우르르 추락하고 ㅠㅠㅠ
이런이런;;; 대 공사가 돼 버렸다.  

 

그나저나 책들은 왜 이렇게 싸이즈가 틀린걸까? ㅠ 심지어 1탄, 2탄 연속되는 책도 싸이즈가 다를때가 있으니..
나 처럼 넓직하고 폼나는 책장도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책도 못 사모으겠다.  ㅠㅠ
종이값이 그만큼 왔다 갔다 해서 그런거겠지? 생각은 들지만.. 
책 싸이즈도 3가지 혹은 5가지 정도로.. 규격화 되면 참 좋겠다.  

 

짜잔~!! ㅋ 깔끔하게 정리 된 내 책상 밑 ㅋㅋㅋ
이렇게 책 싸이즈가 딱딱 맞아 줘야~! 책 정리 할 맛이 나쥐~!! ㅋㅋ
이제 프린터기 들어가고도 남는다 앗싸~!!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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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2-1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있는 방은 원래 다 폭탄 맞은 방이더라구요. 첨엔 정리가 잘 되다가 나중엔.....^^
저는 이번에 이사했는데 정말 책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정리하는데 삼일 걸리더라구요. 책 정리만요! 근데 아직도 다 못했어요. 박스에 채워둔 책을 헌책방에 갖다 줘야지 하면서도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해서. 어휴!!!!

이번에 프린터 살 생각인데 아이들이 있으니깐 프린터 없으니깐 아쉽더라구요. 지난 번 것은 망가져서 버렸거든요.



꽃핑키 2010-12-10 17:53   좋아요 0 | URL
아.. 기억님 이사 하셨군요? 맞아요 책은 일단 무거워서 ㅠ 일정량이 넘어가니.. 나중에 시집을 가거나 독립을 하거나 하게된다면..? ㅋ 이 책들 옮기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겠다.. 벌써부터 걱정이 되긴하더라구요... ㅋㅋ 기억님은 아이들 책도 많을테니 ㅋ 제가 가진 책보다 10배는 많으실거 같은데 ^^
암튼 이사하고 ㅋㅋ 정리하고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ㅋㅋ 하하 저도 더이상 안 읽는 책들 정리를 좀 해야하는데 맨날 생각만 하고 있어요 ㅋㅋㅋ
저희집 프린터도 워낙 구형이라.. 스캔까지 착착 잘되는 ㅋㅋ 신형 프린터가 갖고 싶어요ㅎㅎ
성능좋고, 가격도 저렴한 괜찮은 프린터 꼭! 낚으시길 ^_^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도 가는지.. 뭘 그렇게 아둥바둥 지냈는지,

책 한 권 깊이 읽고 돌아볼 틈도 없이 벌써 11월이 시작돼 버렸다.

10월엔 필기시험 끝나고 ㅋㅋ 느긋한 마음으로  차곡 차곡 책을 읽어 나가다가..

3째주를 넘어서 체력도 바닥,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 ㅠㅠ

그래도 위로 받을 곳은 책 뿐이라.. 10월에도 8권은 읽었구나 ^_^;

   

 1. 낙하하는 저녁 : 말랑 말랑한 소설이 생각날 땐 어김없이 펼쳐들게 되는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낙하하는 저녁은> 연애소설 중에서도 실연당한 - 한 여자의 이야기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잘 안돼서 그런지? 남자가 별 매력이 없었는지) 하나도 슬프지 않았다.
엇- 짧은 리뷰라도 적어볼까? 하고 책을 살짝 펼쳤더니, 작가후기도 작품해설도 안 읽었네
이렇게 정신이 없다니;; (책이 도저히 재미없을 땐 가끔 안 읽기도 하지만;;)  이건 정말 깜빡한거..;;


2. 몰입 : 그러니까 제목 그대로 몰입하라는 건데 ㅠ 이 책은 읽어갈수록 당황스러웠다.
요지는 하루 온 종일, 몇 날 몇 일을 "오로지 한 가지만" 집중적으로 생각하라는 건데,
몇 날, 몇 일, 몇 주를 그토록 고심해야할 거창한 프로젝트도 없거니와,
나 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신산만하게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별 나라 외계인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고 ㅠㅠ


3. 정리의 기술 : 작년인가? 사카토 켄지의 <메모의 습관>이란 책을 괜찮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메모의 습관 2권>과 <정리의 기술>까지 셋트로 구매했는데. 정리의 기술은 완전 꽝!
덩달아 메모의 습관 2도 읽기 싫어지게 만드는;;; ㅋㅋ


4. 책과 바람난 여자 : 지난리뷰☞ http://pinky2833.blog.me/115324933


5. 달팽이 식당 :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하이너프님께 선물 받은 책이라 더 애착이 가는 것도 있고,
애인도, 전 재산도, 심지어 목소리까지 잃어버렸지만..
묵묵하게.. 느리지만.. 천천히.. 자신의 길을 찾아 가는 모습이 오래 오래 기억에 남는다.

6. 열정의 습관 : 지난 리뷰 ☞ http://pinky2833.blog.me/114921309


7. 이유 : '일본 추리소설의 대모'로 불리우고 있는 미미여사님의 책은 - 읽을 때마다 두께에 압도돼버려서..;;
다시는 안 읽어야지, 다시는 ㅠㅠ 하면서도 또 다시 읽게 되는 마력이 있다.
사실 이번에는 '하이너프님과 커플독서'라는 명목이 없었다면 시작하지 않았을텐데;; ㅋㅋ 어쩌다보니 뚝딱! 다 읽었다.
나는, 읽는데 2주 가까이 걸렸지만.. 하루종일 책 만 읽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하루 이틀 만에도 읽을 수 있는 흡입력!이 있어서 읽고 나면 역시~!! 미미여사님이야!! 외치게 된다.
<이유>는 2003년도 어떤 투표에서 역대 나오키 상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는데..
음. 나는 나오키수상작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읽었던 미미여사님의 <모방범>이 훨씬 좋았던거 같은데;;;
<이유>는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30명도 넘는듯?) 주변 인물에 관한 이야기는 시시콜콜 너무 많은데,
막상 핵심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 빙빙 둘러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난 특히 살인자가 범행을 지른 그날 밤! 어떻게?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칼을 휘두르고 다녔을지? 궁금했는데 ㅜ
그냥 죽어있는 시체 몇 구, 와 이렇게 저렇게 해서 상황 종료가 돼버려서 무척 아쉬웠다.


8. 달려라 아비 : 오! 80년생 김애란 작가의 책인데 그야말로 재기발랄하다!
제목부터 참신하고... 9개의 단편 하나 하나 모두, 독특하고 신선하고 재미가 있었다.
책 16PAGE부터 이 작가가 좋아졌다.
"어머니가 내게 물려준 가장 큰 유산은 자신을 연민하지 않는 법이었다.
어머니는 내게 미안해하지도, 나를 가여워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가 고마웠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게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정말로 물어오는 것은 자신의 안부라는 것을.
어머니와 나는 구원도 이해도 아니나 입석표 처럼 당당한 관계였다."



+

<이유>도 <달팽이 식당>도 <달려라 아비>도 다 좋았지만..
10월 최고의 책은 <달팽이 식당> ^_^
요즘 이런저런 일들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내게 은근한 힘이 되어주는 한 구절!을 주문처럼 외우며..
"그 작은 공간을 란도셀 처럼 등에 짊어지고, 나는 지금부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나도 링고처럼! 느리지만..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겠어요!!!


둥바둥 지냈는지,
책 한 권 깊이 읽고 돌아볼 틈도 없이 벌써 11월이 시작돼 버렸다.
10월엔 필기시험 끝나고 ㅋㅋ 느긋한 마음으로 차곡 차곡 책을 읽어 나가다가..
3째주를 넘어서 체력도 바닥,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 ㅠㅠ
그래도 위로 받을 곳은 책 뿐이라.. 10월에도 8권은 읽었구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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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2-1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입의 짦은 평은 재밌었어요. 하루종일 몇날 며칠동안 생각할 거리가 있을까요? 아, 갑자기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타벅스 가서 생크림 많이 든 카페모카 마시고 싶어요^^

꽃핑키 2010-12-10 17: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도 카페모카만 늘 주문하게 되더라구요 ㅋㅋ 기억님도 달콤한 커피를 좋아하시는군요 ^_^
이 바쁜 세상에 ㅋㅋ 저렇게 매일매일 한 가지만 어떻게 생각하냐구요! 그쵸? ㅋㅋ
몰입은 참 재미도, 실용성도, 없는 책이었어요 ㅋㅋㅋ
 
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예쁜 책만 보면 러브러브 ♡ㅅ♡를 발사하는 내게 하이너프님이 달팽이 식당을 선물로 주셨다.
안그래도 인터넷 서점을 떠돌다 이렇게 예쁜 표지라니~ 하며 눈여겨 보았던 책이었는데..
으헤헤 ㅋㅋ 넙죽; 받아서 읽다 보니 표지만 예쁜게 아니라 내용도 재미가 있다..

첫 문장부터 너무 기막혀 눈을 뗄수가 없었다.
"터키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방 안이 텅 비어 있었다.
마치 뱀이나 매미가 벗어놓은 허물처럼.
텔레비전도 세탁기도 냉장고도 형광등도 커튼도 현관 매트도 모조리 사라지고 없었다."

세상에 실연당한것도 억울한데.. 형광등에? 현관 매트까지! 싹 쓸어가는 이런 치사하고 나쁜 놈이 다 있을까?
너무 화가 나고 기가 막혀 읽다 보니.. 27페이지에서는 돼지에게 쫓겨 달린다 ㅋㅋ

"돼지 코끝이 엉덩이에 닿을 때마다 이렇게 잡아먹히고 마는건가 싶어 소름이 끼쳤다."

하긴 돼지가.. 멧돼지나 산돼지였다면 생명의 위협이 느껴질만도 하지만..
이 돼지는 주인공 엄마가 집에서 키우는 집 돼지 ㅋ
돼지는 쫓아오고, 신발 한 짝은 벗겨지고, 비는 미친듯이 내리고, 엄마는 도둑인줄 알고 낫들고 달려오고 ㅠㅠ
아.. 이 상황이 어찌나 웃기는지 ㅎㅎㅎㅎ 완전 빵 터졌다ㅋㅋ

  

그리고 왜? 달팽이 식당일까 궁금했는데... 62페이지에 이렇게 예쁜 이유가 적혀있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온 후, 이불 속에서 줄곧 이름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열두 시 정각에 우는 부엉이 영감의 소리를 듣는동안, 퍼뜩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달팽이'는 어떨까?
그리고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나는 새로 열 식당 이름은 '달팽이' 밖에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좋았어! 롤 케이크처럼 이불을 둘둘 만 채 혼자 손가락을 튕겼다.
그 작은 공간을 란도셀 (일본의 초등학생들이 등에 메는 가방)처럼 등에 짊어지고,
나는 지금부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롤 케이크처럼 이불을 둘둘말고..에서는 나도모르게 슬쩍 웃다가..
그 작은 공간을 란도셀처럼 등에 짊어지고 나는 지금부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하는 문장에선 어쩐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사랑스러운 메모가 담겨있는 책은 언제나 설렌다.
나도 책 앞장에 이렇게 쓱쓱! 예쁜 말들을 적어 선물하고 싶은데..
소심한 나는 잘 못한다. ㅋㅋ 무슨말을 쓰지? 글씨라도 틀리면 어쩌지? 망설이기만 하다가..
하이너프님~♪ 예쁜 책, 예쁜 마음 고맙습니다!
아껴아껴 잘~ 읽고 오래오래 예쁘게 간직할게요! ^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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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0-18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텅비어 있었다,라는 대목에서 저는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보면 텅빈 느낌이구나 싶었는데...도둑맞은 것이라니.

선물 받으셔서 좋으시겠어요. 네이버친구분이신가보다, 그쵸?

전 딱 한달만 누가 차려주는 밥 먹었으면 좋겠어요^^

꽃핑키 2010-11-02 01:31   좋아요 0 | URL
헤헤 ㅋㅋ 네 기억님 ^_^
네이버 이웃인데요 책때문에 친해져서 ㅋㅋ 직접 만나 선물 받은책이예요:)
저는 답례로 ㅋㅋ 미미여사님의 <이유>를 선물해주었어요ㅋㅋ

큭큭 :) 기억님은 요리도 어쩐지 막 - 잘하실거 같은데.. ㅋㅋ ^_^
전 진짜 라면 물도 하나 제대로 못 맞춰서;; 이래서 시집가겠나? 싶어요 ㅠ




다락방 2010-11-02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런 책이고 사랑스러운 메모인데 핑키님 손톱도 예뻐요!!

꽃핑키 2010-12-10 17:5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다락방님도 다락방님 글들도 다 예뻐요!! ^_^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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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 조르바! 조르바 할배의 거침없는 이 자유로움을 어찌하면 좋을까? ...;;;;
"결혼해 보았다, 이 말이지요. 그러고는 내리막길을 걸었어요. 가장이 되고 집을 짓고 새끼를 둘씩이나 까고......
하지만 산투리 덕분에 이렇게...."
"근심 걱정을 잊으려고 산투리를 치셨던 게로군요 "
"이것 보쇼. 보아하니 당신은 악기 하나 못 만지는 모양인데,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요?
집구석에 들어가면, 있는 건 근심 걱정뿐...... 마누라가 그렇고, 새끼들이 그렇잖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장차 이러다 무엇이 될까? 이런 젠장. 이래선 안돼요.
산투리를 치려면 환경이 좋아야 해요. 마음이 깨끗해야 하는 거예요.
마누라가 한 마디로 될 것을 열 마디 잔소리로 늘어놓는다면 무슨 기분으로 산투리를 치겠소?
새끼들이 배고프다고 빽빽거리는데 산투리를 어떻게 치겠소?
산투리를 치려면 온갖 정성을 산투리에만 쏟아야 해요. 알아듣겠어요?"


쯧쯧 산투리가 뭐길래... 이렇게 마누라와 자식까지 팽개칠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조르바가 늘 보물처럼 지니고 다니며 산투리를 꺼낼 때는 마치  여자의 옷을 벗기듯 조심조심 보자기를 푼다는 대목이 자주 나와서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뭔가 피리 같은 입으로 부는 악기 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크고 바람을 불어 넣는게 아니라 작대기? 같은걸로 두두려서 소리를 내는 악기였구나!   



이란에서는 대표적인 악기로 꼽힌다. 오늘날 고전음악에서 쓰이는 산투르는 사닥다리 모양의 얕은 공명상자 위에 각각 4줄씩 18∼24코스의 금속현을 치고, 가늘고 가벼운 발목(撥木)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트레모로의 기교를 써서 소리를 낸다. 중세 유럽의 덜시머(dulcimer)와 같은 종류의 악기로 현재 동유럽의 집시가 사용하는 친발롬이나 한국 ·중국의 양금과도 역사적인 연관을 갖고 있다. 아랍어로는 산티르라고 하며 그리스에서는 산투리라고 한다. . 

- 출처 네이버 사전   

 

많은 사람들이 조르바! 조르바! 찬양을 하길래.. 뭐지? 뭐지? 무척 대단한 고전이려니..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온갖 기대를 했는데.. 조르바를 찬양하는 자! 모두 남자였던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거침없는 자유인 조르바 물론 대단한 면도 많았지만.. 어쩔 수 없는 여자 사람인 나는 조르바 할배가 곱게만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자유가 좋다지만... 60넘은 할배가 오갈데도 없이 자식도 마누라도 팽개치고 자유를 찾아 방랑하고,
걸핏하면 여자 꽁무니나 쫓아다니고, 여자한테 돈질 하느라 공금을 횡령하고..;; (물론 일 할때는 미친듯 그 일에만 몰두 했지만;)
"결혼 말인가요? 공식적으로는 한 번 했지요. 비공식적으로는 천 번, 아니, 3천 번쯤 될 거요.
정확하게 몇 번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수탉이 장부 가지고 다니는 거 봤어요?"
이렇게 위험한 발언을 거침없이 주장하고 있으니ㅋ 요즘 같았으면 겁없는 남편?으로 분류될 위인이 되지 않으셨을까?


실제로 카잔차키스가 태어날 당시 늙은 산파에게 이 애, 언젠가는 주교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리스 인 조르바>도 종교적인 냄새가 무척 강하고, 수도승, 부처에 관한 얘기가 꽤 많이 나와서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안타까웠던건 학교다닐때 세계사 공부를 열심히 안하다보니ㅠㅠ
왜? 그리스인을 그토록 저주하는지 알 길이 없어서 책 읽는 내내 계속 어리둥절했다.


나는 유럽 인이 싫어. 그 중에서도 더러운 그리스 인, 그리스가 가진 모든 게 싫어. 다시는 그리스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 것이네. 내가 죽을 곳은 이땅...... 이미 여기 험한 산중, 내 오두막 앞에다 내 무덤을 만들어 놓았네. 비석을 세우고 큼직한 글씨로 비문을 내 손으로 새겨 놓았네.그리스 인을 증오하는 그리스 인 여기 잠들다. -216  

 

"두목, 참 잘하는 짓입니다. 몇 시간을 찾았어요. 이런 데 계실 줄 누가 알았겠어요?
내가 아무 대꾸도 않자 그가 말을 계속했다.
"... 정오가 지났어요. 닭 요리를 하고 있는데 이러다 아주 바스라지고 말겠어요. 몰라서 이러고 있어요?"
"알지요. 하지만 난 별로 시장하지 않아요."
조르바가 자기 넓적다리를 탁 치더니 갑자기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시장하지 않으시다...... 하지만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들지 않았어요?
육체에는 영혼이란 게 있습니다. 그걸 가엾게 여겨야지요.
두목, 육체에 먹을 걸 좀 줘요. 뭘 좀 먹이셔야지. 아시겠어요?
육체란 짐을 진 짐승과 같아요. 육체를 먹이지 않으면 언젠가는 길바닥에다 영혼을 팽개치고 말 거라고요."
-54P


인간의 영혼이란 기후, 침묵, 고독, 함께 있는 사람에 따라 눈부시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네! -143P


".... 인간이란 참 묘한 기계지요. 속에다 빵, 포도주, 물고기, 홍당무 같은 걸 채워 주면
그게 한숨이니 웃음이니 꿈이니 되어 나오거든요. 무슨 공장 같지 않소.
우리 대가리 속에 발성 영화기 같은 거라도 들어 있나봐요."
-393P



"인간의 머리란 식료품 상점과 같은 거예요. 계속 계산합니다.
얼마를 지불했고 얼마를 벌었으니까 이익은 얼마고 손해는 얼마다!
머리란 좀상스러운 가게 주인이지요. 가진 걸 다 걸어 볼 생각은 않고 꼭 예비금을 남겨 두니까.
이러니 줄을 자를 수 없지요. 아니, 아니야! 더 붙잡아 맬 뿐이지...
이 잡것이! 줄을 놓쳐 버리면 버리라는 이 병신은 그만 허둥지둥합니다. 그러면 끝나는 거지.
그러나 인간이 이 줄을 자르지 않을 바에야 살맛이 뭐 나겠어요? 잘라야 인생을 제대로 보게 되는데!"
-462P

 

나는 타락해 있었다. 여자와의 사랑과 책에 대한 사랑을 선택하라면 책을 선택할 정도로 타락해있었다.
-159 page


지나치게 책을 사랑하는 것도 타락이라니.. ㅋ 어쩜. 이런 타락이 다 있을까? ㅋㅋ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남친과 책? 둘중 어떤 것을 선택할까? 생각하며 픽~ 웃기도 하고

두 차례에 걸쳐 노벨 문학상 후보로 지명되나 안타깝게 탈락하고 비평가들에게
"카잔차키스가 그리스 인이라는 것은 비극이다. 이름이 <카잔초프스키>였고, 러시아 어로 작품을 썼더라면,
그는 똘스또이, 도스또예프스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는 평을 받았다고 하니..


책을 좀 더 실감나게 재밌게 제대로 읽으려면 나도 이제라도 세계사 공부를 ㅠ 좀 해야겠구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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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0-18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덕뜨덕)그랬던 것 같아요 상당히 마초적인. 지금은 거의 기억 안 나은데...이 책은 어쩌다 툭 튀어나오는 문구가 멋있던 작품이었어요. 두고 두고 새겨들을 만한. 다시 읽으면 다시 해석할 수 있겠는데요. 20대 읽어서...그 땐 정말 비판능력이나 안목이 거의 없었던 시절이었거든요.

꽃핑키 2010-11-02 01:35   좋아요 0 | URL
오! 기억님도 끄덕끄덕 해주셔서 ㅋㅋ 신나요 ㅋㅋ
그 시대엔 그럴 수 밖에 없었는데;; 내가 뭘 잘못 이해했나? 싶기도 했거든요 ㅋ
네 드문드문 멋진 말씀은 많이 나오던데.. 조르바 할아버지 제게는 쫌 비호감이었어요;;; ㅋ
 
기적의 기억법
크리스티아네 슈탱거 지음, 김영옥 옮김 / 글로세움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핑크핑크~♪ 표지가 어여쁜 <기적의 기억법 - 그리스티아네 슈탱거>

세계청소년기억력 대회에서 4차례 우승한 기억력 소녀!가 들려주는 기억력 훈련? 기억력 스포츠?에 관한 책이다.  

책 앞날개에 간단한 책소개가 나와 있는데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크리스티아네는 독일 텔레비전의 한 쇼에서 890개의 연속된 숫자와 105명의 얼굴과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능력을 보여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더욱이, 이런 능력을 누구나 손쉽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여 '기억력 스포츠'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녀는 기억법이 단순히 숫자나 이름을 잘 외울 뿐만이 아니라 일상의 일들, 외국어를 배우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또한 연상법을 통해 기억법을 훈련함으로써 창의력과 두되 활동을 강화시킬 수 있음을 실제로 보여주었다."
 

사실 이제는 달달달 무언가를 피터지게(;;) 외워야 할 일이 없기도 하고.. 세상이 너무 좋아져서 늘 한 몸처럼 지니고 다니는 휴대폰만 있으면 계산도 웬만한 메모도 할 수 있으니 정말 머리 쓸 일이 없는거다.. 아~ 이러다가 점점 더 멍청이가 되진않을까? 걱정도 되고, 무엇보다 부모님 휴대폰 번호가 왜 이토록 외워지질 않는지 ㅠㅠ 

천재소녀의 기억법을 읽어 보면 내 상태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열심히 읽어보았다 

 

특히. 환상이 기억력 훈련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환상을 자극한다? 기억력과 환상은 참 황당한 조합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말도 안돼! 싶기도 했는데.. 차근차근 읽어보니 말이 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흥미로운 사실들은 쉽게 기억하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과 기억해야할 대상을 매치시키는 능력!을 키우다보면 저절로 쉽게 암기가 된다는 말인듯..;;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해 내는 과정에서 상상력, 즉 그림을 만드는 능력은 커다란 역할을 한다. 기억을 위해 당신이 사용하는 그 그림들이 환상적이고 특이할 수록 그 그림들은 당신의 기억 속에 더 잘, 오래 새겨진다. - 기적의 기억법 : p20

 잠깐 위↑ 첨부 사진속의 (황당무계한;;) 글을 옮겨 보자면 


오이피클 - 금붕어

당신의 냉장고에 있는 오이 피클 병에 어느날 갑자기 작은 금붕어 한 마리가 들어가 헤엄을 치면서 커다란 눈으로 당신을 쳐다본다. 또는, 당신 집에 멋진 금붕어가 한 마리가 있는데, 어느 날 파티에 온 손님이 접시에 있던 오이 피클을 어항에 떨어뜨렸다. 그날 저녁부터 금붕어는 오이 피클만 먹으려 든다. - 기적의 기억법 p93

헐;;;; "나라면 그런 생각이나 그런 이상한 그림은 절대 못 만들거야!" 라던 저자의 친구말에 적극동감! 
(슈퍼 기억력의 비결은 저런 이상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인걸까?ㅋㅋ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는데.. 난 엉뚱한 상상은 곧잘 하는데 기억력이 좋지 않은 걸 보면 그것도 아닌듯;;;; ) 

 

"그림을 개발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크다. 자주 열쇠를 잊어버린다면. 그 열쇠가 꼭 함꼐 나가려고 문의 손잡이에 매달려 안달하며 이러저리 펄쩍펄쩍 뛰는 모습을 상상하라." 기적의 기억법 -207p

정말.. 도움이 될까? 싶어 알록달록 포스트잇도 붙여 놓고 연습도 해봤다. 

나는 요즘 아침에 자꾸 휴대폰을 빠뜨리고 나가서 휴대폰이 방문에 매달려서 문 고리를 한 바퀴 휙~ 돌고 언니 나도 데려가요! 찡끗 ^_~ 윙크하는 모습까지 상상했는데;;;; 이런 이런 그래도 휴대폰 또 까먹고 안 가져갔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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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0-1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니큐어가 바뀌셨군요. 저 위의 사진의 손톱이 더 이뻐용~~~

저의 기억력이야말로 저주에요. 어제 뭐 했는지도 까 먹는. 저런 연상은 좀 웃긴데요. 친구분 말마따나 누가 저렇게 생각하겠어요^^

오늘은 휴대폰 ? 저도 어디 나갈때 휴대폰 두고 나가서 꼭 약속시간 늦어요.

꽃핑키 2010-11-02 01:44   좋아요 0 | URL
아.. 기억님은 그래도 기본 머리가 좋으시잖아요 (아는것두 많으시고) ^_^

자랑은 아니지만 요즘 제가 진짜 나쁜 머리때문에 하루 하루 좌절하고 있어요 ㅠㅠ
다들 잘 따라가는데.. 나만 저능아같고 ㅠㅠ 매일매일 울고 싶은 심정으로ㅋ 겨우 버티고 있어요 엉엉..
자세한 이야기는.. 하자면 또 너무.. 길어서 ㅋㅋ 다음기회에.. ㅋㅋ

아, 늘 이렇게 댓글남겨 주시는데 ㅋㅋ 답글도 너무 늦게 달고 ㅋ 죄송해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