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오 년 동안 사서오경에 통달할 수는 있어도, 세상일에 냉정하고 태연할 수 있는 마음은 십오 년이라는 세월을 보낸다고 해서 키울 수 없었다. - P129
"네 마음이 괴로운 걸 나도 안다. 사람이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거나 누워있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해. 일어나는 건 힘들지만, 막상 일어나면 계속 앞으로 갈 수 있단다. 누워있는 건 쉽지만 누워있으면 길도 거기서 끝나는 거야." - P147
바둑판 앞에 앉은 류옥여는 바둑알을 들고 조용히 혼자 대국했다. 바둑알을 내려놓을 때마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걸 내려놓는 것 같았다. 마치 폭풍우에 씻기고 이글거리는 용암 속에서 모든 뼈가 타 잿더미가 된 후 다시 만드는 것 같았다.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순조로운 상황에서 발휘하는 총명함이 아니었다. 바로 역경에 부닥쳤을 때 얼마나 강인하게 버텨낼 수 있는지였다. - P153
11권 마무리. 스토리 중심의 황권을 향한 굵직한 암투를 다루는 만큼 가볍지 않다. 형남 이외 눈길을 끄는 사건도 없고, 미흡한 마무리에 개성적 캐릭터가 없어서 참 아쉽다. 왜 그랬어?